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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폭스바겐 파사트 TDI & 바리안트 TDI 스포츠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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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06-06-30 10: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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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트 TDI 형제들은 왜 요즘 디젤 엔진이 각광받고 있는지를 성능으로 보여준다. 동일 배기량에 출력은 140마력과 170마력으로 다르지만 둘다 일상적인 용도로 사용하기에 충분하고도 남는다. 소음은 공회전에서만 디젤임을 알 수 있고, 그 이상에서는 오히려 가솔린보다 조용하거나 비슷하다. 반면 연비는 비교할 수 없이 좋다. 세단과 바리안트 스포츠는 컴포트와 스포티로 차의 성격이 확실히 구분되기 때문에 선택하기도 쉽다.

글 / 메가오토 한상기
사진 / 메가오토 박기돈, 원선웅

얼마 전 오래된 친구 녀석 하나가 메신저로 안부를 물어왔다. 이런저런 얘기 중 조만간 차를 바꿀까 하는데 어떤 차가 좋겠냐며 질문을 던졌다.
이쪽 일을 하다 보니 차의 구매와 관련된 질문을 종종 받는다. 대부분은 선뜻 대답하기 힘들다. 질문 자체가 너무 광범위하기도 하지만 그쪽의 사정이나 취향, 용도 등을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친구는 다행히 자신이 원하는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면서 조언을 구했다.

이 친구의 조건은 이랬다.
자신이 원하는 가격대를 제시하면서, ‘남의 눈에 안 띄는, 튀지 않는 스타일의 수입 세단‘. 그래도 아직은 상대적으로 비싼 수입차를 사는데 왜 튀지 않는 스타일을 원하냐고 물었다. 자기가 최근 작은 사업을 시작했는데, 주차장까지 따라와서 차종을 확인하는 사람이 있어 혹시 오해의 소지가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란다.

잠시 생각해보다 몇몇 차종을 추천해줬다. 그런데 디젤이란 단서가 붙었다. 디젤을 원한 이유는 가솔린 중형차를 타다 현재 카니발로 바꿨는데 연비가 너무 좋아서란다. 또 애도 둘씩이나 생기고 하니 다시 승용차로 바꾸고 싶단다.
저 위의 조건에 디젤 엔진이 추가되니 ’폭스바겐 디젤차‘가 먼저 머릿속에 떠올랐다. 몇몇 수입 메이커들이 국내에 디젤차를 내놓고는 있으나 폭스바겐만큼 차종이 다양한 메이커는 아직 없고, 디자인도 튀지 않으니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차에 파사트 TDI와 바리안트 TDI 스포츠를 시승했으니 타이밍이 절묘한 셈이다.

작은 페이톤, 스타일 좋은 바리안트

파사트는 폭스바겐에 있어 골프와 비틀 다음으로 많이 팔린 모델이다. 1973년 데뷔 이후 현재까지 1천 400만대가 팔려나간 대표적인 유럽 중형 세단 중 하나이다. 특히 파사트는 4세대로 넘어오면서 스타일링이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큼 우아해져 큰 호평을 받았다. 실질적으로는 아우디 A4와 플랫폼도 공유했다.

폭스바겐이 내건 파사트의 컨셉트는 그동안의 라이벌이었던 포드 몬데오나 르노 라구나 이상의 차급을 지향하면서도 프리미엄 브랜드의 모델들보다 저렴한 차값을 책정해 상품성을 극대화 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호평 받았던 스타일링부터 확 바꿨다. 5세대 파사트는 먼저 선보였던 기함 페이톤의 이미지가 강하다. 작은 페이톤이라 불러도 좋을 만하다. 그리고 헤드램프를 비롯한 프론트 엔드에는 EOS의 이미지도 언뜻 비친다. 두터운 필러가 연출하는 단단함은 폭스바겐의 특유의 이미지다. 사이드 미러에는 방향 지시등과 바닥을 비추는 조명이 추가되었다.

작년 말 국내 상륙한 파사트는 5세대로 구형보다 한 둘레가 커졌다. 4세대가 날씬했다면 신형은 적당히 살이 붙은 모습. 전폭과 트레드가 넓어 비교적 높은 전고지만 안정된 자세를 연출한다.
5세대는 휠베이스와 전폭이 특히 늘어나 각각 2,710mm, 1,820mm로 클래스 평균 이상이다. 또 플랫폼이 바뀌어 엔진과 기어박스를 가로 배치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전보다 공간 활용도가 훨씬 커졌다. 실내의 레그룸이 늘어난 것은 물론 섀시의 밸런스도 좋아졌다. 리어 서스펜션이 오래된 토션-빔에서 4-링크로 진화한 것도 대단히 중요한 대목이다.

차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큼직해 실제보다 차가 커 보이는 느낌이다. 경사가 두드러졌던 구형의 루프 라인은 보다 부드럽게 변했다. 도어 캐치 바로 위로는 캐릭터 라인을 집어넣어 자칫 심심할 수 있는 옆모습에 포인트를 가미했다.
테일 램프는 헤드램프와 같은 형상이다. 재미있는 것은 방향 지시등으로, 깜빡일 때 램프의 원형 전체가 점멸해 눈에 잘 띈다. 트렁크는 큼직한 폭스바겐 엠블렘을 젖히기만 하면 반자동으로 열린다.
트렁크는 생각 이상으로 넓고 깊다. 뒷좌석 레그룸을 그정도로 확보하고도 어떻게 이만큼의 트렁크 용량이 나올 수 있나 싶다.

개인적으로 스타일링은 바리안트가 더 멋지다. 왜건 보디는 세단의 변형이기 때문에 디자인 밸런스에서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파사트 바리안트는 세단보다 균형 잡힌 모습이 보기 좋다. 세단보다 왜건이 더 멋지다고 느끼는 경우는 많지 않다.
바리안트의 해치는 열고 닫는 것 모두가 자동이다. 닫을 때도 해치 게이트의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부드럽게 닫힌다. 바리안트의 매력은 역시 트렁크 용량을 비롯한 공간 활용. 바리안트의 트렁크는 입구의 높이가 두 배 이상 커졌기 때문에 보기에도 넉넉하다. 거기다 뒷좌석을 접을 수도 있으니 활용도는 몇 배로 커진다. 트렁크 양쪽에는 필요에 따라 물건을 고정시킬 수 있는 레일까지 마련되었다.

타이어는 세단이 미쉐린 파일럿 프리머시 215/55R/16, 바리안트가 피렐리 P 제로 로쏘 235/45ZR/17이다. 바리안트는 타이어부터 다른 셈이다.

바리안트는 스포츠 시트와 다인 오디오로 차별화

예전의 보라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묵직한 도어의 감각은 폭스바겐의 그것이다. 도어 또는 창문을 완전히 닫았을 경우 기분 좋은 밀폐감이 느껴진다. 섀시의 단단함과 치밀한 마무리가 엿보이는 순간이다.

파사트 TDI의 시트에 앉는 순간 조금 놀랐다. 시트의 감각이 기자가 알고 있는 폭스바겐의 그것이 아니었기 때문. 방석 뿐 아니라 등받이까지 푹신하다. 국내에서는 이정도의 시트 쿠션이 더 환영받지 않을까 싶다. 시트에 앉았을 경우 좌우 공간의 여유로움이 가장 크게 와닿는다. 시트 포지션의 메모리도 3인까지 가능하고, 요추 부분까지 세밀하게 움직인다.

파사트의 키는 독특하다. 스티어링 컬럼 오른쪽에 있는 이그니션 홀에 키를 꽂고 누르면 시동이 걸리는 방식이다. 돌리는 것이 아니라 눌러서 시동을 거는 방식은 파사트가 유일하다. 엔진을 정지 시킬 때에도 한 번 더 누르면 된다.
스티어링 휠은 수동으로 높이가 길이가 모두 조절 가능하다. 단지 조절 레버가 일반적인 위치보다 좀 더 아래쪽에 있어 처음에는 조금 허둥댔다. 스티어링 휠은 한 번 자신에게 맞추면 위치를 바꿀 일이 많지 않으니 큰 불편함은 아니다.

실내의 디자인 역시 외모와 비슷하다. 현란한 화려함은 없지만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는 수수한 스타일을 지향한다. 대시보드 등 실내를 이루는 플라스틱의 재질이 꽤나 좋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이는 선글래스 수납함까지 소홀하기 쉬운 곳도 마찬가지다. 특히 각 패널이 빈틈없이 들어맞은 듯한 마무리가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실내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이 바로 수납 공간이다. 도어 포켓은 큼직해 큰 물건을 수납하기가 좋고, 센터 페시아 통풍구 밑의 작은 서랍은 카드나 동전 같은 작은 물건을 담기에도 좋다. 또 스티어링 칼럼 왼편에도 꽤 쓸만한 수납함이 있다. 모든 수납함은 물건을 넣을 때 잡음이 없도록 천을 덧댔다. 크기가 다른 용기를 모두 수납할 수 있는 컵홀더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구형보다 세부 기능도 크게 늘어났다. 계기판 내 디스플레이 창을 통해 시동을 껐을 때 헤드램프 지속 시간 등의 기능을 설정할 수 있고, 현재의 연비와 잔유량으로 갈 수 있는 거리 등이 자세히 표시된다. 세단의 경우 리어 블라인드도 전동식이다.

듀얼존 공조 장치와 오디오는 인터페이스가 간편하게 디자인되어 사용하기도 손쉽다. MP3 파일을 인식 못하는 것은 음악 애호가들한테 아쉬운 부분이겠다. 세단보다 비싼 바리안트에는 고급 다인 오디오가 추가되었다. 선루프는 로터리 스위치로 틸팅 5단계, 개폐는 7단계로 세밀하게 조정 가능하다.

안락한 세단, 스포티한 바리안트

수입 디젤차라고 가솔린보다 조용한 것은 아니다. 공회전에서는 분명 디젤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어느 메이커의 디젤이나 마찬가지. 외기 소음에 비할 때 실내로 유입되는 음량은 현저히 작아 방음에 신경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방진 즉, 진동에 대한 대책이 철저해 스티어링 휠을 통해서만 미세한 떨림이 전해질 뿐이다.

편의 장비가 많은 중형 세단에 140마력의 디젤 엔진은 얼핏 모자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타보면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토크가 높아 시내 주행은 물론 고속도로에서도 힘차게 뻗어나간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바닥까지 밟으면 약간의 휠스핀이 발생할 정도다.
일단 회전수가 1,500rpm만 넘으면 오른발에 충만한 힘이 느껴진다. 6단 DSG는 수동 모드도 있고, 적극적으로 변속 시기를 늦추는 S 모드도 있지만 굳이 사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토크 밴드가 넓기 때문에 오른발에 조금 힘을 주는 것만으로도 원하는 만큼의 가속력이 나오기 때문이다.

엔진의 상승이 너무 매끄러워 4,500rpm 정도만 돌릴 수 있는 것이 아쉬울 정도다. 1, 2, 3, 4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40, 65, 100, 150km/h 정도로 3단까지의 기어비가 타이트하게 붙어있다. 4단으로 넘어가서도 밀어붙이는 힘은 여전해 180km/h 부근까지는 힘차게 뻗어나간다. 여기까지는 가솔린이 전혀 부럽지 않은 성능이다. 반면 180km/h 이후부터는 가속력이 둔화되어 이 이상의 속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다소의 시간이 필요하다.

DSG는 2004년 독일 출장 때 아우디 A3 2.0T 이후 처음이다. 당시 수동 못지않은 기어의 직결감과 빠른 반응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폭스바겐은 현재 한 차종에 3가지 타입의 기어박스(수동 6단, 자동 6단, DSG 6단)를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메이커이다.
파사트의 경우 가솔린 모델이 6단 팁트로닉인데 반해, TDI는 DSG가 기본. 일반 세단에는 호화 장비라 할 수 있다. 6단 DSG는 성능도 성능이지만 정차 시 P-R-N-D를 오갈 때 변속 충격을 거의 느낄 수 없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하체의 반응도 시트의 푹신함만큼이나 낯설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출렁이는 것은 아니다. 충격을 부드럽게 거르면서 좋은 승차감을 만든다. 하체의 세팅 역시 국내의 소비자에게 더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바리안트로 갈아타면 성격의 차이는 시트부터 시작된다. 엉덩이로 전해지는 쿠션의 차이가 세단과는 완연히 다르고, 옆구리와 허벅지를 지지해주는 것이 안정감을 더한다. 실내의 색상도 검은색으로 통일되어 느낌부터 다르다.

바리안트 TDI 스포츠의 170마력 엔진은 폭스바겐의 디젤의 최신 유닛으로 펌프 인젝션 대신 3세대 커먼레일이 적용되어 효율이 더욱 높아졌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30마력의 차이를 느낄 수 없지만 180km/h까지 올라가는 시간이 보다 빠르고, 200km/h를 넘기는 것도 보다 용이하다.
제원상 0→100km/h 가속 시간은 약 1.5초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느낌상 큰 차이가 없는 것은 바리안트의 하체가 보다 안정적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기어비는 둘다 동일하다.

힘의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바리안트 TDI 스포츠가 세단보다 매력적인 이유는 하체에 있다. 하체의 세팅에서 바리안트는 세단과는 다른 차가 된다. 충격에 의한 바운싱 이후의 여진이 거의 없고 연속 체인지에서도 자세를 다잡은 모습이 무척이나 재빠르다.
바리안트는 롤과 피칭이 대단히 높은 수준으로 억제되어 있다. 특히 급제동 시 발생하는 노즈 다이브 현상의 발생 정도가 극히 적다. 그만큼 거동이 안정적이다. 브레이크 역시 바리안트에는 충분한 용량이다. 힘을 가하는 만큼 제동력이 정직하게 늘어나기 때문에 예측도 쉽다.
뛰어난 운동 성능에는 P 제로 로쏘 타이어도 한 몫 한다. 피렐리의 P 제로 로쏘는 무르치엘라고 같은 수퍼카에도 쓰이는 최고 수준의 타이어. 요즘 들어 적용 차종의 범위가 스포츠 세단까지 내려오긴 했지만 파사트 바리안트에서 만나니 이채롭다. 접지력이 좋은 만큼의 소음 증가는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파사트의 섀시 비틀림 강성은 32,400Nm/degree로, 두말할 것도 없이 동급 최고 수준이다. 파사트보다 높은 비틀림 강성의 섀시를 가진 모델은 아우디 A8이나 폭스바겐 페이톤 정도이다. 거친 요철을 마구 내달려도 잡소리 하나 듣기 힘든 부분에서 그 단단함을 실감할 수 있다.

세단과 바리안트 TDI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엔진은 같지만 쓰임새와 달리기 성능의 차별화로 어필한다. 가격 차이는 약 1,000만원. 세단은 안락하고 바리안트는 스포티하다. 각기 다른 성격의 파사트 TDI가 국내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기대된다.

파사트 2.0 TDI 제원

전장×전폭×전고(mm) : 4,765×1,820×1,512
휠베이스(mm) : 2,709
트레드 앞/뒤(mm) : 1.553 / 1.566
중량(kg) : 1,534

엔진 : 1968cc 직렬 4기통 TDI
보어×스트로크(mm) 81.0×95.5
최고출력(마력/rpm) : 140/4,200
최대토크(kg.m/rpm) : 32.6/1,800~2,500
압축비 : 18.5:1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트랜스미션 : 6단 DSG
기어비 ①3.46/②2.05/③1.3/④0.9/
⑤0.68/60.56ⓡ2.95
최종 감속비 : 4.12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4-링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디스크

최고속도 : 206km/h
0-100km/h 가속 시간 : 9.8초
연료탱크용량 70리터
타이어 : 205/55R/16

파사트 바리안트 2.0 TDI 제원

전장×전폭×전고(mm) : 4,774×1,820×1,512
휠베이스(mm) : 2,709
트레드 앞/뒤(mm) : 1.553 / 1.566
중량(kg) : 1,534

엔진 : 1968cc 직렬 4기통 TDI
보어×스트로크(mm) 81.0×95.5
최고출력(마력/rpm) : 170/4,200
최대토크(kg.m/rpm) : 335.7/1750~2500
압축비 : 18.5:1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트랜스미션 : 6단 DSG
기어비 ①3.46/②2.05/③1.3/④0.9/
⑤0.68/60.56ⓡ2.95
최종 감속비 : 4.12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4-링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디스크

최고속도 : 217km/h
0-100km/h 가속 시간 : 8.8초
연료탱크용량 70리터
타이어 : 223/45ZR/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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