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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자동차 반드시 오래 타야 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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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0-04-09 17: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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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2년 전의 일로 기억된다. IMF로 인해 온 나라가 소비절약만이 살 길이라고 외치던 시기였다. 그런 사회적인 분위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주었다.

필요 없이 큰 차만을 선호하는 소비성향, 엔진 룸의 보닛을 여는 방법조차 모르는 잘못된 자동차관리, 주유소에서 기름만 넣고 나머지는 모두 돈으로 해결하려는 우리 오너들의 그릇된 사고방식. 필자는 이런 것들이 IMF라는 상황 하에서 어느 정도는 치유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런 기대는 처음부터 무너지고 말았다. 무슨 얘기인고 하니 당시 일간지들에는 그야말로 기절초풍 할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즉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는 자동차를 오래 탄 사람들에게 장려금을 지급한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그 기사를 읽었던 사람들 중에는 필자에게도 그때의 일을 상기시키며 우리나라도 그런 제도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역설하는 사람까지 있다.

하지만 그것은 완전히 오보였다. 그 기사를 처음 번역한 기자가 영어를 잘 몰라 오역을 했을 것이라고 넘어가고 싶은 내용이었다. 사실은 이렇다. 90년대 들어 경기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유럽의 각 나라들은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경제 살리기에 안간 힘을 쓰고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자동차를 8년 이상 탄 사람이 새 차로 바꾸면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것이었다.

이 제도가 노린 것은 노후된 차가 내뿜는 배기가스를 억제하자는 것과 자동차 소비를 촉진시켜 자동차산업을 활성화시켜 보자는 것이었다. 물론 한시적인 제도이긴 했지만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그것을 계기로 자동차 소비가 살아났고 이제는 그 당시처럼 절망적이지는 않다.

그것을 우리 언론들은 오히려 오래 탄 사람들에게 장려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도하고 그것을 그대로 믿는 국민들. 필자는 방송도 몇 군데 하고 있어 목이 쉬도록(?) 그것이 아니라고 설명을 하기도 했다.

당시 필자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소비절약이 아니라 소비정상화라고 생각했다. 과시 소비를 하지 말자는 것이 요지였다. 그런데 대부분의 언론들은 앞 다투어 소비절약을 외쳐댔다. 하지만 너무 위축되어 오히려 역효과가 나자 얼마 안 있어 적당한 소비는 필요하다고 외쳐댔다. 한 걸음 더 나가 소비가 미덕이나 된다는 듯이 떠들었다. 그래서 소비가 조금 살아 나는 듯 하자 이번에는 다시 과소비 망령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 않은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소비절약도 아니요, 그렇다고 소비촉진도 아니다. 올바른 소비생활인 것이다. 특히 자동차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자동차를 알고, 사랑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자동차의 품질이 아직도 불신을 받고 있는 것은 자동차 회사들에게 우선적인 책임이 있겠지만 그런 것이 가능하게 한 소비자들의 자세도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직접 하지 못하면 정기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대한 점검과 교환만 해주더라도 수명이 훨씬 연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 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우리 오너들은 문제가 생기면 먼저 돈으로 해결하려든다. 자신의 생명과 직결될 수도 있는 자동차를 너무도 사랑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 결과는 우리에게 실망스런 자동차로 밖에 돌아오지 않는다.

필자는 자동차 10년 타기 운동에 대해 이렇게 이해한다. 차를 잘 관리해 좋은 상태로 유지하자는 측면에서는 찬성하지만 무조건 오래 타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오늘날처럼 환경이 최대의 화두가 되어 있는 시점에서 낡은 차가 만들어내는 대기오염의 정도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 넘는다. 무엇이 선이고 후인지는 분간하고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하자는 얘기이다.

그래서 나는 외친다. 자동차를 알고 자동차를 사랑하자. 그것이 곧 나를 사랑하고 내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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