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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현대 테라칸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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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1-02-20 09:3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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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장 노린 럭셔리 SUV

요즘 미국에서는 “That’s a Hyundai?”라는 질문을 자주 들을 수 있다. 번역을 하면 ‘그것이 현대란 말인가?’정도가 될 것이다. 말하자면 현대자동차가 이런 차를 만들었단 말인가 하는 놀라움이 담긴 표현이다. 이 문구는 작년 연말부터 미국에서 발행되는 각종 자동차관련 매체들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신차 발표회장에서 뿐 아니라 과거 한국차에 ‘싼게 비지떡’이라거나 ‘Transportation Tool’이라고 비아냥거렸던 자동차 전문기자들조차 최근의 달라진 현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는 EF 쏘나타 이후부터 생긴 현상이다. 그것이 싼타페에서부터 더 잦아지더니 최근에는 노력은 A학점, 실물은 B학점, 내구성은 C학점이라는 식의 평가를 내놓기에 이르고 있다.

그만큼 현대자동차는 지난 88년을 정점으로 침몰하다시피 했던 미국시장에서 다시금 부활의 서곡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내수시장에서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전체 생산대수는 사상최대를 기록하게 된 것도 이런 미국시장에서의 재기로 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런 분위기를 살리고자 아예 SUV종주국의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한 모델을 만들어 냈다. 그 평가에 대해서야 아직은 이르지만 어쨌거나 랙서스 LX470이나 레인지로버 등을 비롯해 닛산 테라노, 미쓰비시 몬테로, GMC 프론테라 등을 의식한 흔적이 곳곳에서 감지되는 테라칸을 만났다. 우리의 정서로는 그런 모델들과 경쟁이 안될 것이라고 지레 단정할 수도 있겠지만 최근에는 1,600만대가 넘는 미국시장에서 충분히 그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미 스쿠프 사진 등을 통해 접한 적이 있는 테라칸의 분위기는 에지의 라운드화로 갤로퍼에 비해 박시(Boxy)한 느낌이 덜 들었다. 너무 각이 살아있어 딱딱한 감이 없지 않았던 갤로퍼와는 다른 터치다. 프론트의 7핀 라디에이터 그릴은 꽤 강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가는 핀보다는 시원스러운 느낌인 것만은 사실이지만 이것만으로 아이덴티티를 창조하기에는 왠지 부족한 감이 있을 것 같다. 특히 최근 GM 허머와 크라이슬러 지프와의 ‘그릴 전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새로운 그 무엇을 만들기에는 어려움이 적지 않은 듯하다.
이는 슬랜트각이 훨씬 완만하게 처리된 것과 어울려 테라칸의 이미지를 조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사이드부분에서는 팬더의 디자인이 상당히 세련되어 보인다. 그렇다고 오프로더로서의 강인함을 상쇄시키지는 않고 있다. 투톤 처리한 보디 컬러는 중후한 멋을 살리려 한듯하다. 리어는 타이어를 아래쪽으로 내려 깔끔하다. 테일램프도 그냥 투박하지만은 않다.

갤로퍼에서 찬반이 엇갈렸던 테일 게이트를 여는 방식이 위로 들어 올리는 형태로 바뀌었다. 그런데 이 테일 게이트에 설계되어 있는 도어록 기구가 날이 선채로 있는 점은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다른 한국차들에서도 이야기한 것인데 아직 그대로다. 어쨌거나 테라칸의 터치들은 역시 최근의 SUV들이 도시 감각을 살리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SUV사용자들의 70% 이상이 주로 포장도로에서만 운행을 한다고 한다. 그만큼 온로드 주행성과 승차감 등에 대한 배려가 필수적인 조건이라는 얘기일 것이다.

인테리어에서도 안락함을 추구하는 그런 흐름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우드 트림을 많이 사용해 고급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든지 센터 암레스트, 각종 수납공간 등이 그렇다. 시트는 7인승으로 2열째가 6:4 분할식으로 되어 있고 3열째는 접이식으로 완전한 시트의 형태를 취하고 있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리어시트의 안전성에 대응하고 있다. 이런 류의 모델들답게 다양한 시트 베리에이션을 장점으로 내 세우고 있다. 하지만 2열 시트가 풀 플랫이 안된다는 것과 3열 시트의 중간 지지대가 약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될 것 같다. 물론 동급의 한국차들과의 상대적인 비교에서는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을지라도 말이다.

시트 포지션도 갤로퍼에 비해 상당히 낮아졌고 그만큼 헤드룸의 여유도도 높아졌다. 이는 쾌적성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다. 여기에 레인센서라든가 방위계와 고도계, 상대고도계, 기압계, 차속감응계 등을 표시해 주는 멀티미터, 오토라이트 컨트롤 등 풍부한 편의장치도 아예 한국차의 트레이드 마크 역할을 할 것 같다. 특히 드물게 서브우퍼를 적용한 카 오디오 시스템도 주목을 끈다. 옵션으로 AV와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설정되어 있다.

오프로더의 험로주파성 보다는
매끄러운 주행성으로 도시형 이미지 강조

시승차는 JX250 액티브 4WD 5단 MT 사양으로 인터쿨러 터보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갤로퍼에 탑재된 그 엔진으로 최고출력 103ps/3,800rpm, 최대토크 24kgm/2,000rpm을 발휘한다. 같은 엔진인데 갤로퍼 7인승은 2,455kg에 비해 오히려 적은 2,430kg의 차량중량인 점이 특이하다.

시동시의 진동이 갤로퍼와 차이를 느낄 정도로 부드러워졌다. 눈길로 인한 것이었는데 클러치 미트 감각도 많이 개선된 감이다. 꽤나 부드러운 느낌이다. 하지만 기어 변속 포인트는 중저속에서는 조금 빠른 템포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테라칸의 서스펜션은 프론트 더블 위시본, 리어 5링크 방식으로 험로주파성보다는 온로드에서 고속주행성에 더 비중을 둔 세팅이다. 그 때문에 갤로퍼에 비해 훨씬 승용차 감각이 강해졌다. 일상적인 포장도로에서의 감각은 시트포지션이 아니라면 웬만한 설룬에 버금가는 수준의 부드러운 승차감을 맛볼 수 있다. 물론 요철에 대한 하체의 반응은 한국적이다. 그대로 전달하기보다는 소화를 잘한다는 얘기이다. 이런 소프트한 서스펜션의 세팅은 급차선 변경이 롤 센터와의 조화 문제로 약간 허풍스러운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롤 각 자체는 충분히 억제되어 있다.

험로 주파성에 대해서는 액티브 4WD가 주는 안심감이 일품이다. 30cm가 넘는 눈으로 뒤덮인 곳을 일부러 찾아 들어갈 때도 부담이 없이 돌아준다. 자갈길에서도 미끄러짐 현상을 아주 빠르게 해소해 준다. 아니 운전자가 느낄 틈이 없이 적절한 구동력 배분으로 전진해 준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테라칸의 구동방식은 파트 타임 4WD를 기본으로 액티브 4WD가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 액티브 4WD는 Low 모드와 Auto 모드 두 가지로 설정할 수 있는데 평상시에는 뒷바퀴로만 구동하다가 앞뒤 바퀴에 속도 차이가 생기면 ATT(Active Torque Transfer)에 의해 자동으로 앞바퀴에도 구동력을 분배하는 방식이다. 험로주파성 뿐 아니라 고속 선회시 내장 클러치가 앞뒤 바퀴의 회전차를 흡수해 고속으로 선회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까지 하는 것으로 가격이 약간 비싸기는 하지만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유익한 점이 많은 시스템이다. 국내 시판 차종 중에서는 코란도 가솔린 3.2리터 모델과 포드 익스플로러 등에 채용되어 있다.

수동적 안전에 대한 대비도 철저하다. 고강성 프레임에 보강판을 적용해 강성을 강화했고 측면충돌시에 대비한 환구조 보디, 듀얼 에어백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모두에서 언급했듯이 테라칸은 경쟁이 심화되어가는 세계의 SUV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민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또한 최근 미국에서 다시 주목을 끌고 있는 한국차에 대한 평가가 과장이 아님을 증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판매가는 디젤이 기본형 EX250 1,990만원, 최고급형 JX250 2,525만원, 가솔린은 VX350이 3,47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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