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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쉐보레 코베트 Z06 미국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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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06-08-29 22:11:07

본문

정통 스포츠카라고 하면 대부분 유럽차만을 거론한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유럽식 취향만을 고려한 구분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에서는 그 나름대로의 문화와 트랜드에 따른 스포츠카가 존재한다.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겠지만. 어쨌든 포니카 포드 머스탱을 비롯해 시보레 카마로 등과 같은 머슬카 개념의 아메리칸 아이콘 들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다. 최근에는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모두 전형적인 미국적 개념의 스포츠카의 부활에 열을 올리고 있다. GM의 대표적인 스포츠카 코베트 Z06의 시승기를 싣는다.(편집자 주)

글/권규혁(Kwon, Kyuhyuk;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신원석(Shin, Won Suk)/GM

5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은 이렇다 할만한 스포츠카를 만들지 않았다. 스포츠카라고 하면 알파로메오, 재규어, MG등의 유럽 브랜드의 로드스터를 이야기했다. 50년대의 미국은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연합군의 수장으로, 또 항공분야의 선두주자로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었고 자동차를 비롯한 생활용품도 감각적이고 화려한 스타일을 갖추게 되었는데 세계최대의 자동차회사인 GM은 미 전역을 순회하는 자체적인 모터쇼인 모터라마(Motorama)를 매년 개최하고 있었다.

코베트는 모터라마 전시용으로 만들어진 컨셉트카였다. 밥 맥린이라는 디자이너의 스케치에서 시작된 코베트는 시보레 브랜드 총책임자였던 에드 콜에 의해 모터라마뿐만 아니라 곧바로 생산준비가 가능한 프로토타입으로 제작되었다. 에드 콜의 예상대로 코베트는 모터라마에서 관람객의 열띤 호응을 얻었고 53년 말부터 양산이 시작되었다. 초기 코베트는 미국적인 체구와 스타일링을 갖추었지만 로드스터라는 차체에 직렬6기통 엔진이라는 구성에서는 유럽산 스포츠카를 상당히 의식한 모델이었다. 직렬 6기통 엔진은 스포츠카다운 출력을 제공하지 못했던데다 3단 수동이나 2단 자동변속기와 짝을 이루어 동력성능은 당시기준으로도 그리 대단하지 못했다.

코베트가 제대로 된 스포츠카의 가능성을 갖추게 된 것은 55년, V8엔진을 장착하면서부터였다. 코베트를 본격적인 스포츠카로 단련시킨 조련사는 벨기에 태생의 레이서이자 엔지니어인 조라 던토프(Zora Arkus-Duntov)로 코베트의 역사를 논할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코베트가 태어나던 해 GM에 영입된 조라 던토프는 1세대 코베트의 레이스 투입을 맡았으며 2세대 코베트의 개발주역이었다. 코베트가 본격적인 아메리칸 스포츠카로 자리잡은 것은 63년 등장한 2세대 모델 스팅레이부터였다.

63년 코베트에는 프로 Z06이라는 옵션 패키지가 제공되었는데 별다른 튜닝벗이 곧바로 레이스에 투입할 수 있는 수준의 성능과 장비를 갖추어 프라이비터 레이서들이 주요고객이었다. Z06의 Z는 조라 (Zora)의 이니셜이었다. 코베트 팬이라면 기억하고 있을만한 ZR-1 (4세대 코베트중1990~1995년에만 제공된 고성능 패키지로 OHV대신 DOHC 32 밸브 헤드를 장비하여 초기형은 375마력, 93년식부터 405마력의의 출력을 냈다)도 Zora’s Racers의 약자였음을 볼때 그가 코베트의 역사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4세대까지의 코베트에는 스포츠카라는 이름앞에 항상 ‘미국적인’이라는 수식어가 동반되었다. 전체적인 균형과 핸들링보다는 직선가속성능을 중심으로 한 주행성 때문이었다. 코베트가 유럽이나 일본의 스포츠카에 비해 부족한 부분은 차체강성이었는데 쿠페형도 타르가탑이 기본이다 보니 차체 아랬부분에 X자형 보강재를 덧대었음에도 불구하고 비틀림에 취약한 약점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강성이 부족한 경우 타이어와 서스펜션을 보강하여 그립을 높여도 단발코너에서의 한계속도는 올릴수 있지만 연속된 코너에서는 균형을 잃게된다. 코베트가 가속성능 뿐만 아니라 종합적인 밸런스까지 유러피언 스포츠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것은 97년 등장한 5세대 모델부터였다.

5세대 코베트, 약칭 C5는 무게증가를 최소화하면서 강성을 현저히 높인 프레임을 갖춤과 동시에 트랜스미션을 뒤 차축으로 옮겨 우수한 무게배분을 구현했다. 뿐만 아니라 2001년부터는 63년도에 제공되었던 것과 같은 컨셉의 Z06 패키지를 부활시켰다. 6세대는 선대에 비해 길이는 줄어들었지만 휠 베이스가 늘어났고 차체는 가벼워졌다. 2005년 말에는6세대 콜벳에도 Z06 패키지가 더해졌는데 지금까지의 시판형 콜벳중에 최강버전인 셈이다. 스틸소재의 바디프레임을 적용한 일반형 콜벳과는 달리 Z06은 알루미늄 프레임을 사용했으며 엔진지지대는 마그네슘제다. 경량소재의 활용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보닛과 앞 펜더, 플로어 팬에는 카본 파이버를 적용했다. 일반형 코베트는 쿠페형도 타르가 톱이 기본사양인데 반해 Z06는 지붕을 고정하여 강성을 높였다.


Exterior & Interior

6세대 코베트는 선대에 비해 차체가 작아진 만큼 사이즈가 주는 양감은 조금 옅어졌지만 곡면 위에 날카로운 선이 살아있어 멀리서 보았을 때 느껴지는 존재감은 여전하다. 실루엣은 여전히 코베트임을 확연히 알 수 있으며 네 개의 타원형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도 여전하다. 6세대 코베트의 특징이라면 2세대부터 사용되어온 개폐식 헤드라이트 대신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고정식 헤드램프를 채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쉬운 점은 램프의 배치와 바디컬러 베젤이 코베트로서는 새로운 점이지만 그다지 독창적인 느낌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Z06과 일반형 코베트와의 외형상 차이라면 조금 더 큰 휠과 함께 숫자가 늘어난 공기 흡입구, 넓어진 뒤 윤거를 커버하기 위한 펜더 플레어 등이다.

범퍼 하단의 공기 흡입구는 늘어난 배기량에 걸맞게 조금 확대되었으며 콧날에 위치한 작은 공기흡입구도 엔진 룸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설치되었다. 공력특성을 높이기 위해 스플리터와 함께 앞 바퀴 주변의 난기류를 정리하는 거니 립(Gurney Lip)을 앞 바퀴 구멍 주변에 둘렀다. 앞 펜더 후방에 난 공기 배출구 또한 장식적인 요소가 아니라 엔진 룸에서 더워진 공기를 적극적으로 배출하기 위한 장비다. 뒤 펜더의 공기 흡입구 또한 뒤 브레이크의 냉각을 도모한다. 차체 여기저기에 뚫린 공기 흡입구와 배출구 모두 페이크가 아닌 실제 기능을 가지고 있다. 테일 상단에 조그맣게 자리잡은 스포일러는 풍동실험실에서 최적화시킨 크기와 형상이지만 시각적으로는 조금 작아 보인다.

인테리어는 코베트가 가지고 있는 최대의 취약점이다. 베이스모델 쿠페의 권장 소비자 가격이 4만5천달러이며, 고성능버전인 Z06의 기본형이 6만 5천달러, 약간의 옵션이 더해진 시승차는 7만달러를 살짝 넘는 가격표를 달고 있다. 코베트 정도의 차를 구매할만한 사람들이라면 차값이 조금 상승하더라도 마무리와 질감이 더 좋은 인테리어를 원할듯 하다. 내장재에 플라스틱이 덮고 있는 표면적이 넒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표면처리와 마무리는 미국차의 인테리어에 대한 선입관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5세대와 비슷한 드라이버 인포메이션 시스템과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코베트로는 처음으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옵션으로 갖추어 보조장비는 충실하다.

Z06로고가 선명한 시트는 1G가 넘는 횡 가속도를 제공하는 코너링 성능에 비하면 횡 방향 지지도가 상당히 부족한 느낌이다. 허리부분은 잘 잡아주지만 어깨부분을 잡아주지 못하며 특히 바닥쿠션의 좌우지지도가 부족하다. 왼쪽 코너에서는 무릎을 센터터널에 지지할 수 있지만 오른쪽 코너에서는 도어트림 안쪽의 패딩이나 쿠션부분이 아니라 스피커 커버에 무릎을 지지할 수밖에 없으므로 자세를 유지하기에 조금 불편하다. 시트의 앞뒤거리와 높낮이는 전동식으로 조절하지만 등받이는 수동으로 각도를 조정하게 되어있는 점도 미국차답다. 스티어링도 텔레스코픽은 전동식이지만 틸트는 수동식이다. 차체 뒤쪽에 트랜스액슬과 연료탱크가 장비되어 화물칸 바닥은 다소 높지만 패스트 백의 쿠페형인 만큼 스포츠카로는 여유로운 적재공간을 갖추고 있다. 어머어마한 가속성능과 중력가속도를 넘어서는 횡 가속도를 보이는 차인만큼 카고 네트는 필수적이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시보레 스몰 블록 엔진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LS7 엔진으로 무려 7011cc의 배기량을 자랑한다. DOHC와 밸브타이밍기구, 터보나 수퍼차저등의 도움없이 자연흡기 OHV로 대배기량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를 그대로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좋든 싫든 미국차답다. 단위배기량당 출력을 따져보면 그리 높지 않으나, 푸시로드로 밸브를 여닫으며 대배기량에만 의존하여 높은 출력을 낸다고 하여 LS7을 구시대적인 엔진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가동부의 관성을 줄이기 위해 커넥팅 로드와 밸브에 티타늄을 적용하여 OHV방식이면서도 레드라인은 7천rpm이다. 전후 좌우 어느 방향이든 상당한 가속도를 받는 상황에서도 윤활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드라이섬프를 장비한 것도 Z06의 특징이다. 변속기는 6단 수동으로 5세대 코베트와 마찬가지로 뒤차축에 놓여져 있다.

코베트 Z06은 포르쉐 911의 미국시장 기본형인 카레라보다 낮은 가격이지만 성능면에서는 수퍼카급이다. 505마력의 최고출력, 64.9Kg-m의 최대토크, 0->60마일 가속 3.7초, 0->400m 11.7초, 최고속도 317Km/h, 최대 횡 가속도 1.04G, 뉘르부르크링 랩타임 7분 43초 등은 코베트 Z06의 성능을 보여주는 숫자들이다.

가속성능은 정말 웬만한 차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여객기를 타고 이륙하기 직전의 가속감을 뛰어넘는 느낌이다. 어마어마한 토크덕분에 전반적으로 기어비가 길게 설정되어 있어 60마일까지의 가속을 1단에서 해치운다. 0->60마일 가속을 측정할 때 변속을 하지 않아도 되므로 출발만 잘 한다면 누구나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 트랙션 컨트롤을 끄고 급발진을 해보면 어마어마한 휠 스핀을 한참을 일으키며 타이어 태우는 흰 연기를 뒤로 하고 빠르게 속도가 붙는다. 토크가 워낙 높은데다 기어비가 전반적으로 잘 배분되어있어 어느 스피드에서도 공포스러울 만큼의 가속감을 즐길 수 있다.

트랜스미션이 뒤쪽에 자리잡고 있는 만큼 시프트레버와의 거리가 있지만 변속감각은 절도 있어 각 단을 드나드는 느낌이 확실하다. 클러치 페달도 차의 출력을 감안할 때 충분히 가볍게 느껴지며 접속감도 좋다. 페달의 움직임 거리는 미국차답게 조금 길게 느껴지지만 온오프 스위치같은 느낌이 아니라 짧으나마 반클러치 구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정체구간에서도 다른 수퍼카들보다 편하게 몰 수 있다.

스티어링의 무게는 스포츠카에 어울리도록 조금 무거운 쪽이지만 로드필을 전해주는 점에서는 약간 과장스러운 면이 있어 감각적인 면에서는 라이벌에 조금 뒤지는 느낌이다. 파워 스티어링의 어시스트도 조금 부자연스러운 느낌이므로 스티어링의 정교함은 유럽산 라이벌에 비해 조금 떨어지지만 전반적인 핸들링은 아주 뛰어나다. 와인딩에서 빠르게 달리고 나면 좌우로 걸리는 원심력에 대항하기 위해 잔뜩 힘을 주었던 목부분이 뻐근해짐을 알 수 있다.

코베트의 전통대로 가로놓인 리프 스프링을 사용하는 4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과 함께 앞 P275/35ZR18, 뒤 P325/30ZR19의 타이어는 공차중량 1440Kg의 수퍼카에 경쾌한 운동성능을 제공하는데 부족함이 없다.뉘르부르크링 랩타임이 말해주듯이 Z06는 기량이 우수한 드라이버의 손에 맡겨졌을 때 발군의 성능을 자랑한다. 필자처럼 평균이 될까 말까한 자동차 저널리스트의 운전실력으로는 이 차의 성능을 절반 정도라도 뽑아낼 수 있을까? 사실 일반도로에서는 이차가 가진 잠재력의 1/4정도만 활용하는 것으로도 큰 범칙금을 내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코베트 Z06은 여러가지로 일상적인 차로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단단한 서스펜션은 고른 노면에서는 발군의 그립을 가진 타이어를 충분히 뒷받침해주지만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는 마구 튀어오른다. 조금 과장하여 노면의 형상을 그대로 느낀다는 생각이 들만하다. 게다가 실내 소음레벨도 상당히 높다. 고속도로에서 창문을 열면 소음의 음질은 바뀌지만 음량은 별로 변하지 않는 느낌이다.

다른 수퍼카들처럼 듣기 싫은 소음은 걸러내고 감각적인 기계음과 배기음만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온갖 사운드라는 사운드는 모두 볶음밥처럼 섞어서 캐빈으로 밀어 넣는다. 차 밖에서 들을 땐 정말 관능적으로 느껴지는 대배기량 V8의 배기음도 차 안에서는 거의 느끼지 못한다. 힐앤토로 다운시프트할 때 느껴지는 부웅 부웅하고 올라가는 힘찬 엔진음도 차 안에서는 알아채기 힘든다. 지나치게 단단한 서스펜션과 실내로 침입하는 소음 때문에 일상적인 차로 타거나 장거리 여행에 타고 가기에는 상당히 피곤하다. 거기에 경제형 소형차에도 못 미치는 내장재의 질감과 마무리는 운전하면서 차내를 살펴보기 민망한 수준이다.

하지만 7만달러급의 차로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이상의 성능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러한 단점은 충분히 눈감아 줄만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이는 취향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운전실력이 어느정도 뒷받침된다면 트랙데이에서 고성능을 즐기기에 이만큼 어울리는 차도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수퍼카의 성능을 위해 일반적인 부분에서 떨어지는 부분을 눈감아줄 수 있는 아량이 있다면 코베트Z06은 최고의 선택이라 할만한 차다.



크기
전장×전폭×전고4,465×1,935×1,250mm
휠 베이스 2,685mm
트레드 앞/뒤 1,605/1,580 mm
차량중량 1,440kg
연료탱크 용량 88 리터
트렁크용량 : 68 리터

엔진
7,111cc V8 OHV
보어×스트로크 104.7×101.6 mm
최고출력 505hp/6,300rpm
최대토크 64.9Kg-m/4,800rpm

구동방식: FR
트랜스미션: 6단 AT
기어비:(1/2/3/4/5/6/R) 2.660 / 1.780 / 1.300 / 1.000 / 0.740 / 0.500 / 2.900
최종감속비 3.420

섀시
서스펜션 앞: 더블 위시본 (리프스프링)
뒤: 더블 위시본 (리프스프링)
브레이크: 4륜 V. 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파워)
타이어: 앞 275/35 ZR18 뒤 325/35ZR19

성능: 0-60mph 3.7초
최고속도 317km/h
차량 가격 : $70.3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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