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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2007 볼보 XC90 D5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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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01-14 17: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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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대표 SUV XC90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을 시승했다. 내외장을 일신하고 파워 트레인에 변화를 준 것이 포인트인 2007년형 XC90는 많은 SUV들 속에서 볼보의 아이덴티티를 정확히 표현하고자 한 흔적이 보이는 모델이다. 이미 스웨덴 현지 시승기를 통해 가솔린 버전에 대한 소개는 했고 이번에는 2.4리터 직렬 5기통 터보 디젤 엔진을 탑재한 D5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20여년 전 필자가 자동차 전문기자로서 첫 발을 디뎠을 때부터 상당기간 동안 주변 사람들로부터 ‘Dream Car’가 뭐냐고 질문을 받으면 당연하다는 듯이 포르쉐 911이라고 대답했었다. 당시야 물론 자동차 전문기자라는 직접 의식이 뚜렷하지 않았던 시절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렇게 답하는 것이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지금은 사라진 944를 비롯해 928 등 역사 속의 포르쉐는 물론이고 오늘날 스포츠카의 세계 최고봉의 자리를 지키게 해준 911의 운동성능에 경이로움을 표하기도 했다. 물론 국내에서는 그런 기회가 많지 않았다. 운 좋게 초창기부터 해외 자동차 전문기자들과의 교류가 많았고 그들과 만나 배운 것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로 인해 10여년이 지날 때까지 필자는 포르쉐 911을 진정한 드림카로 여기고 살아왔다.

그런데 그런 인식이 모두에게 옳지만은 않다는 것을 분명히 각인 시켜 준 모델이 있다. 바로 1989년에 데뷔한 마쓰다의 미아타 MX-5라는 모델이다. 경량 2인승 로드스터인 MX-5는 그때까지 통용되는 정통 스포츠카의 레이아웃과는 거리가 멀었다. 필자가 이 차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1990년으로 수입이 되지는 않았지만 국내에 근무하는 미군들과의 교류가 있었기 때문에 시승해 볼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MR 또는 FR, RR 등이 정통 스포츠카의 전형적인 레이아웃이라고 여겨졌던 시절 등장해 지금은 3세대로 진화해 있는 미아타 MX-5도 뒷바퀴 굴림방식이기는 하지만 누구나 다루기 쉬운 모델로 흔히 말하는 스파르탄한 다이나믹성과는 거리가 먼 차다.

하지만 MX-5는 최고의 스포츠카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는 포르쉐 911을 비롯해 페라리, 람보르기니, 맥라렌 등 이그조틱카 등과 함께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사랑받는 스포츠카로 여전히 군림하고 있다. 더불어 미아타 MX-5는 석유파동으로 시들해져 가던 스포츠카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주었으며 그 영향으로 메르세데스 SLK를 비롯해 포르쉐 박스터, BMW Z3등이 등장하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처럼 컨셉이 다른 모델이 쟁쟁한 스포츠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이유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자동차라는 것도 결국은 하나의 상품이라는 점에서 그것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성격을 결정짓는 시대로 변했다. 또 하나 메이커의 입장에서 본다면 갈수록 연성화되어 가는 유저들의 특성을 잘 파악했고 그에 걸맞는 차만들기를 했다는 것이다.

전체적인 밸런스를 중시하면서 볼보의 아이덴티티 살려

SUV인 XC90를 이야기하면서 무슨 스포츠카 이야기인가하는 의견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SUV의 성격변화를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SUV의 시조인 지프 체로키를 시작으로 프리미엄 SUV 의 등장, 그리고 크로스오버, 또는 퓨전카라는 용어를 등장시킨 오늘날의 컴팩트 SUV의 전성시대 속에서 소비자들은 그야말로 혼란의 연속일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1997년 메르세데스 벤츠 ML클래스로 촉발된 프리미엄 SUV 전쟁 속에서 등장한 볼보 XC90는 그들만의 아이덴티티를 살리면서 수많은 SUV들 속에서 포지셔닝하기 위한 차만들기를 해야 했다. 물론 XC90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2년이었고 그때는 이미 BMW X5가 ‘달리는 SUV’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뿌리내린 때였다.

후발 주자로서 자신의 입지 확보를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톱의 위치에 있는 모델을 철저히 벤치마킹해 그보다 한 단계 앞선 모델을 만들거나 아니면 전혀 다른 자신만의 컨셉을 창조해 내는 것. 물론 그렇다하더라도 크게 보아서는 크로스오버의 범주에 들어가기 때문에 차별화는 쉽지가 않겠지만...

XC90가 데뷔할 당시에는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된 폭스바겐 투아렉과 포르쉐 카이엔 등 쟁쟁한‘Made in Germany’들이 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기 시작한 때. 물론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유럽 메이커들이 만드는 이런 프리미엄 SUV들은 실질적인 수익을 올려 주는 달러박스다. 특히 미국시장에서의 이익이 사운을 좌우할 정도로 볼륨이 크다. 이런 바람에 더해 유가 폭등 사태까지 겹치자 대형 SUV 에만 치중하던 미국 메이커들까지 앞다투어 CUV를 개발해 출시하고 있을 정도다.

어쨌거나 이 시대 등장한 SUV들은 모두가 승용차의 플랫폼을 베이스로 한 것들이었고 볼보 XC90 역시 플래그십 S80을 베이스로 개발됐다. 볼보측은 이에 대해 S80을 SUV개념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격적이지 않으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모델을 보게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추세가 그렇다. 4WD 시스템을 채용하면서도 지향하는 방향은 포장도로에서 주로 사용하는 승용차 감각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볼보만의 색깔이 나타난다. 볼보는 당시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으로 미국 LA지역의 잠재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들었었다. 우선은 볼보의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이 없어야 한다는 것과 승용차처럼 안정적이면서도 승용차 감각의 주행성을 보일 것, 브레이크와 코너링 성능도 승용차와 같을 것, 그리고 리어 시트의 안락성을 확보할 것 등이었다. 이를 다시 해석하면 극단적인 주행성 위주의 모델이 아니라 종합적인 균형을 갖춘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랜드로버나 지프와 같은 정통 오프로더쪽으로 치우친 것 또한 아니다.

다만 잘 알려져 있다시피 차만들기 과정에서 여성 디자이너와 엔지니어의 참여가 높은 메이커답게 여성 취향의 터치를 고려하게 되었고 실제 판매에서도 여성 구매자가 80% 가까이 될 것을 기대했었다. 여성 취향이라는 의미는 결국 조작성이나 주행성이 승용차 감각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데 다름 아니다. 전체 판매대수에서 여성 오너의 비율이 얼마인지의 자료는 없지만 2005년 XC90는 8만 5,994대가 판매되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볼보차라고 하는 실적이 그런 컨셉이 먹혀 들었음을 입증해 보이고 있다.

자꾸 하는 얘기이지만 소품종 다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대로 접어든 상황에서 확실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분명한 타겟마켓 설정을 통한 시장공략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번 보여 준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terior & Interior

더불어 최근 들어 볼보의 행보는 정신없이 바쁘다. 올해만해도 C30의 국내 출시가 예정되어 있고 본사 차원에서는 XC90를 정점으로 한 SUV의 풀 라인업 구축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 뿐만 아니라 플래그십인 S80을 중심으로‘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을 강조하며 이미지 제고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론 그 중심에는 S80과 XC90, V70 등 볼보 내부적으로 P2라고 하는 플랫폼을 베이스로 한 모델들이 있다. XC90는 그런 배경을 가진 모델이다. 데뷔 5년째를 맞고 있으며 이제는 뉴 S80과 함께 ‘스칸디나비안 럭셔리’의 첨병 역할을 해야 하는 입장에 있다.

2007년형 XC90는 기존 디자인 큐는 그대로 살리면서 좀 더 스포티하고 고급스런 현대적인 디자인 터치로 디자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볼보측은 설명하고 있다. 외관상 변화는 크롬과 알미늄 그리고 기능적인 변화가 많이 추가 되었다. 그릴과 스키드 플레이트(Skid Plate)에 각각 크롬터치가 추가 되었으며, 알미늄 터치의 루프레일, 바디컬러와 매칭이 된 몰딩/손잡이/범퍼, 사이드미러 일체형의 방향지시등 그리고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 등을 꼽을 수가 있다. 또한, 일렉트릭 실버 메탈릭, 섀도우 블루 등의 색상이 추가됐다. 차체 크기는 XC90은 4,807×1,909×1,781mm. 휠 베이스 2857mm. 데뷔 당시 모델에서의 크기는 전장×전폭×전고 4,800×1,900×1,745mm이었다.

인테리어에도 고급 소재의 가죽 장식재와, 고기능 가죽 패널, 그리고 옵션으로 베이지 컬러를 추가하고 있다. 센터콘솔 및 디스플레이 등 곳곳에 크롬 터치를 추가한 것도 눈에 띈다. 또한 덴마크의 다인오디오(Dynaudio)의 라우드 스피커, 알파인 디지털 클래스 D앰프를 탑재했고, 여기에 볼보 유일로 출고시 기본 장착되는 돌비 프로로직 서라운드(Dolby Pro Logic II Surround) 시스템을 채용한 것도 주목을 끈다.

더불어 리어 시트 중앙을 앞쪽으로 슬라이드 시키면 운전석과의 거리가 상당히 가까워지는 인티그레이티드 차일드 시트(7인승)와 원터치로 3열 시트 백을 폴딩해 화물칸과 같이 편평하게 할 수 있는 시트 구조 등은 여전히 돋보인다.

Powertrain & Impression

2007년형 XC90의 가장 큰 포인트는 파워트레인의 변경이다. 2.9리터 직렬 6기통 트윈 터보 대신 신형 S80부터 탑재된 새로 개발한 3.2리터 직렬 6기통과 4.4리터 V형 8기통, 그리고 기존의 2.5리터 직렬 5기통 저압터보 사양의 가솔린 세 가지, 그리고 오늘 시승하는 2.4리터 직렬 5기통 터보 디젤 등이 탑재된다. 이 중 국내에 수입되는 것은 2.5리터 직렬 5기통 저압터보 사양의 2.5T와 2.4리터 터보디젤의 D5 두 가지. D5의 엔진은 이미 소개된 것으로 신형 S80과 C70 등에도 탑재되어 있다. 전자 제어식 터보 차저와 개선된 멀티 스로틀 분사 방식의 도입으로 반응이 빠르고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며, 반영구적 미립자 필터의 적용으로 환경친화적인 엔진이라는 것이 볼보측의 설명. 배기량 2,401cc 직렬 5기통 터보 디젤로 최고출력 185마력/4,000rpm, 최대토크 40.8kgm/2,000~2,750rpm를 발휘한다.

트랜스미션은 S80과 마찬가지로 아이신 AW제 6단 AT 기어트로닉이 조합되어 있다. 수동모드를 위해 레버를 오른쪽으로 밀게 되어있는 것도 S80부터 달리진 내용이다. 스포츠 모드는 없다. 구동방식은 풀 타임 전자제어 4WD로 할덱스 타입.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900rpm. 레드존은 5,0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35km/h에서 2단, 60km/h에서 3단, 100km/h에서 4단, 135km/h에서 5단으로 시프트 업이 진행된다. 엔진회전 특성으로 인해 변속 포인트가 빠르다는 점에서 오늘날 디젤엔진과 자동변속기는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지 상태에서 외부에서 들으면 디젤 엔진 특유의 소리가 분명하다. 하지만 실내에 앉아서 한 참 달리다가 타코미터를 보고서야 ‘아 참 이 차 디젤이지?’하는 반응을 보일 정도다. 하지만 같은 PAG 그룹 내의 재규어제 모델에서보다는 엔진음의 침입이 조금 크다. 그저 평범한 감각으로 가속을 할 때는 별로 느끼지 못하지만 오른 발에 힘을 주면 가속음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중저속에서는 그보다는 호쾌한 가속감이 먼저 다가온다.

다시 오른발에 힘을 주면 약간 호흡을 가다듬으며 속도계의 바늘을 밀어 붙인다. 5단 4,200rpm에서 160km/h의 벽을 돌파하는데 감각적으로 제원표상의 최고속도인 190km/h까지 가속하려면 인내심이 필요할 것 같다. 물론 대부분의 디젤 엔진이 그렇듯이 고회전역에서의 가속감보다는 통상영역에서의 두터운 토크감을 중시한다는 점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특히 2.5톤이 넘는 차량 중량을 감안하면 넘친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필요충분한 파워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엑셀러레이터의 응답성은 즉답식쪽은 아니다.

한 가지 스티어링의 록 투 록이 2.6회전으로 수치상으로는 날카로운 응답성을 보여야 하는데 실제 감각은 여유가 있다. 그런데 이 스티어링이 서스펜션과 어울려 차체 크기와는 달리 뉴트럴에 가까운 핸들링 특성을 보인다. 미심쩍어 몇 차례 시도를 해보았지만 라인 추종성이 좋다. 물론 BMW X5류의 날카로운 응답성과 스파르탄한 감각은 아니다.

그보다는 다루기 쉬운 쪽의 특성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헤어핀이나 곡률이 심한 코너링 등에서 과도한 핸들링을 통한 공략보다는 롤 센터가 높은 차라는 것을 의식하고 달리게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XC90의 개발 책임자는 의도적인 설정이라고 설명한 적이 있다. 특히 여성 오너들의 운전 특성까지 고려한 것으로 통상적인 주행 조건에서의 밸런스를 추구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촬영을 위해 과도한 코너링 자세를 취해 보았지만 롤 각이 클 것 같은 느낌과는 달리 라인 추종성에서 위화감을 준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어쨌거나 ‘달리는 SUV’ 들과는 달리 조금은 여유있는 자세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안전장비로는 전복방지 시스템 (RSC: Roll Stability Control), 미끄럼 방지 시스템(DSTC: Dynamic Stability Traction Control) 등 볼보만의 안전장치를 만재하고 있다.
참고로 2003년 데뷔 당시 국내 시판 가격은 XC90 T6가 8,580만원, 2.5T가 7,81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XC90 2.5T(가솔린) AWD가 6,900만원으로 상당한 가격 인하가 이루어져 있다.

볼보 2007 XC90 주요 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07×1,898×1,784mm
휠베이스 : 2,857mm
트레드앞/뒤 : 1,634/1,624mm
차량중량 : 2,620kg
트렁크 용량 : 613리터

엔진
배기량 : 2,401cc 직렬5기통 터보 디젤
보어×스트로크 : 81.0×93.2mm
압축비 : 17.3:1
최고출력 : 185마력/4,000rpm
최대토크 40.8kgm/2,000~2,750rpm
구동방식: AWD

트랜스미션
6단 자동
기어비 : 4.148/2.370/1.556/1.155/0.859/0.686/ 후진 3.394
최종감속비 : 3.750

섀시
서스펜션 : 앞 스트럿 / 뒤 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파워)
타이어 : 235/60R 17

성능
0-100km/h: 11초
최고속도: 190km/h
연료탱크 : 80리터
연비 : 10.2km/리터

가격
XC90 2.5T AWD 6,900만원
XC90 D5 AWD 6,690만원

(작성일자 : 2007년 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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