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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메르세데스 벤츠 S500 4 매틱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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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01-19 18: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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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의 플래그십 8세대 S클래스의 네 바퀴 굴림방식 버전 S500 4매틱을 시승했다. 메르세데스는 세계 자동차업계 벤치마킹의 대상인 만큼 뉴 모델 출시는 물론이고 각 모델의 라인업 구성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 이번에 선 보인 모델은 풀 타임 4WD방식인 4매틱을 채용한 것이다. 그 시승 느낌을 적는다. (이번 시승 사진 중 이미지와 주행사진은 메모리 디스크 포맷 실수로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자료 사진으로 대신하게 된 점 사과 드립니다. 인테리어 사진은 직접 촬영한 것입니다. 편집자 주)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메르세데스-벤츠 미디어,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자동차는 시대의 반영이다. 사회문화적인 변화와 과학기술의 발전을 종합해서 표현하는 것이 자동차라는 얘기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플래그십 S클래스는 그런 점을 단적으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 극히 보수적이고 권위를 강조해 왔던 차 만들기가 경쟁 모델들의 영향으로 21세기의 트렌드에 맞는 쪽으로 바뀌어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기술력으로 파이어니어다운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플래그십 모델 S클래스의 8세대 모델을 처음 시승한 것은 2005년 9월 스위스 일대에서의 국제시승회 자리였다. 당시 시승했던 모델은 S350과 S500L 등 두 가지. 그리고 2006년 1월 국내 출시를 계기로 S500을 시승했고 다시 2006년 7월에 롱 휠 베이스 버전인 S600L을 시승했으며 이번에는 풀 타임 4WD방식을 채용한 S500 4매틱 버전이다.

이미 소개했다시피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의 엔진 라인업은 데뷔 당시 3.5리터 V6와 5.0리터 V8, 그리고 6.0리터 V12. 그리고 3.2리터 V6 디젤 등 네 가지였다. 그리고 국내에는 아직 시판되지 않지만 전체적인 성능 이미지를 주도하는 S65AMG가 작년에 S클래스의 라인업에 추가되어 있다.

가솔린 엔진의 경우 기존 SOHC 3밸브 시스템에서 DOHC 4밸브로 바뀌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 S350에 탑재되 엔진은 2004년 상반기에 이미 선대 S350 또는 E350에 탑재된 3.5리터 4밸브 V6 사양. 이와는 달리 S500에 탑재되는 V8은 5,461cc의 새로 개발한 4밸브 DOHC 타입의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같은 5.5리터라도 S600 롱에 탑재되는 엔진은 트윈터보 V12 SOHC 36밸브 타입으로 최고출력 517ps/5000rpm、최대토크는 84.6kgm/1900~3500rpm에 달한다.

그런데 엔진 배기량을 차명에 반영하는 통상적인 것과는 달리 차명은 S500으로 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이번에 4매틱 버전을 출시하면서 시장에 따라서 차명을 S550으로 변경한 곳도 있는데 국내 시장에서는 그대로 S500으로 명명하고 있다.

이제는 모든 프리미엄 브랜드 혹은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브랜드들이 차명을 영문 알파벳과 숫자를 결합한 형태로 바뀌어 있다. 그런데 주로 모델 배기량을 표시하는 숫자가 실제 배기량과 일치하지 않을 때가 있다.

한편 글로벌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2006년 글로벌 판매대수는 전체적인 수치로 보았을 때는 BMW가 118만 5,049대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메르세데스 벤츠가 114만 8,500대, 그리고 아우디가 90만 5,100대 등의 순이었다. 세 브랜드 모두 판매가 증가했지만 BMW와 메르세데스의 순위가 바뀌었고 아우디가 9.2%나 증가하며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좀 더 들여다 보면 BMW와 아우디는 3시리즈/5시리즈와 A4/A6의 판매가 많고 메르세데스 벤츠는 E클래스/S클래스가 더 많다. BMW의 경우 2006년 실적을 기준으로 주력 차종인 3시리즈의 판매가 2005년 대비 17.1% 증가한 50만 8,498대로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보이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의 2006년 판매대수 구성은 BMW의 경우 5시리즈가 가장 많은 2,199대, 다음으로 3시리즈 2,019대, 7시리즈가 1,300대로 세계시장과는 약간 다르다. 이에 반해 메르세데스 벤츠는 E클래스 1,902 대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S클래스가 1,691 대, C클래스 376대 등의 순이었다. 여기에 E클래스를 베이스로 하고 있는 ‘4인승 쿠페’를 표방하는 CLS도 433대나 판매되어 상급 모델의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C클래스가 모델 라이프 사이클 말기에 있기는 하지만 실제 두 브랜드의 포지셔닝이 그만큼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S클래스 중에서의 판매대수는 S 350 이 759대로 가장 많았고 S 500 691대, S 600 219대, 그리고 S 500 4MATIC이 22 판매됐다.
참고로 아우디는 A6가 2,195대로 절대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고 다음으로 A4가 761대, A8이 727대로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미 데뷔 당시의 시승기에서도 언급했지만 W221 뉴 S클래스의 키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엔진. 성능은 크게 향상시키고 연비는 현격히 줄여 유해배기가스 배출을 크게 줄인 세 가지 가솔린 엔진과 연비에서 신기록을 수립한 디젤 엔진 하나 등이 탑재된다.
두 번째로 리사이클율이 85%에 달한다는 소재와 구조를 채용한 환경을 고려한 디자인.
세 번째는 에어매틱 서스펜션 등으로 차체의 거동을 최적으로 제어하고 시트에 최첨단 테크놀러지를 적용해 높은 쾌적성을 이룩하고 있다.
그리고 안전 기술의 선구자답게 프리세이프와 나이트 뷰 어시스트, 그리고 생리학적인 안전성 등을 포함한 프로 세이프(Pro Safe)개념의 도입을 들 수 있다.

Exterior

현행 S클래스는 코드네임 W221로 8세대 모델에 해당한다. 1951년 첫 선을 보인 코드네임 W186 300으로부터 시작된 메르세데스 S클래스의 전설은 1961년 W112, 1965년의 W108, 1972년의 W116, 수입차시장 개방과 함께 공식적으로 한국시장에 시판되었던 1979년 데뷔한 W126, 그리고 1991년의 W140. 1998년의 W220에 이은 모델이다.

그동안 익숙했던 모델인 W140과 W220, 그리고 이번에 등장하는 W221을 보아도 그 스타일링의 변화가 크다. 물론 BMW 7시리즈를 두고 벌어졌던 논란과는 차이가 있지만 이번 스타일링의 변화는 파격적인 것이다. 완강하고 보수적인 색채가 강했던 W140에서 메르세데스로서는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 라운드화로 수치에 비해서는 작아 보였던 W220, 그리고 현행 W221은 공격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메르세데스의 플래그십 S클래스에 W221의 공격적인 이미지는 언뜻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BMW는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다이나믹하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해왔던데 비해 메르세데스는 품위와 기품을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결국은 메르세데스만의 아이덴티티를 살리면서 동시에 역동적인 이미지를 살리고자 하고 있지만 그 표현 방법에서 선대 모델과 차이가 난다. 무엇보다 라인의 사용이 단순해졌다.

사이드 실루엣에서는 루프라인과 사이드 캐릭터 라인 등 두 개의 라인이 전체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캐릭터 라인은 CLS에서 이미 익숙해져 있던 것으로 풀 웨지 형상임을 강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트렁크 리드쪽으로 길고 매끈하게 뻗은 C필러의 라인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젊어 보이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돌출된 펜더와 상대적으로 좁아 보이는 휠 하우스가 주행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짧게 설정된 프론트 오버행에서 절정을 이룬다.

프론트에서는 물론 3 포인티드 스타와 전통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디자인은 터치는 다르지만 여전히 한마디로 메르세데스임을 주장하고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가로 바는 전 그레이드 모두 네 개로 설정되어 있다. 날카롭게 안쪽으로 향하고 있는 헤드램프는 강한 인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보닛의 캐릭터 라인과 펜더의 돌출된 부분에서 E클래스의 더블 헤드램프의 형상을 읽을 수 있어 일관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디자이너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리어의 트렁크 후드와 리드에서는 마이바흐가 보인다. C필러에서 트렁크 리드를 거쳐 범퍼쪽으로 흐르는 선은 역시 역동성을 살리기 위한 것. 그러면서 공기저항계수 0.26이라는 뛰어난 수치를 실현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보수적인 성격이 강할 수밖에 없는 세그먼트의 모델을 훨씬 압축적으로 보이도록 하고 있다. 그로 인해 실제 도로 위에서 느껴지는 것은 과거와 같은 위엄과 기품은 약화됐고 퍼스널카로서의 경향이 강해졌다. 그 이야기는 이 세그먼트의 운전자들도 이제는 직접 스티어링 휠을 잡는 유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경쟁 모델인 BMW 7시리즈나 아우디 A8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또한 안전성을 위해 고장력 강판과 하이테크 스틸 알로이를 다용하고 있으며 보닛 후드와 프론트 윙, 트렁크 리드 등에는 알루미늄을 사용해 경량화를 추구하고 있다. 전체 중량 대비 73%를 재활용 가능한 재질을 사용해 환경 인증을 획득한 첫 번째 모델이기도 하다.

Interior

현행 W221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역대 S클래스의 모델 중 가장 디자인에 충실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능 위주의 디자인’이라는 기조를 벗어나 디자인을 위해 기능성에 변화를 주었다고도 한다.

물론 그 중심에는 커맨드 시스템이 있다. COMAND, 즉 Cockpit Management and Data System의 가장 큰 특징은 배우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BMW iDrive 및 아우디의 MMI와 마찬가지로 센터콘솔 앞쪽에 죠그셔틀 형태의 커맨드 컨트롤러로 센터 페시아 위쪽에 있는 디스플레이를 보며 기능을 찾아 작동하는 것은 같다.

다만 늦게 등장한 대신 한 발 앞선다는 의지가 보인다. 다시 말해 컴퓨터에서 상위 폴더를 찾아 다시 하위 폴더를 검색해 필요한 기능을 찾아 내는 방식이 아니다. 라디오와 TV, CD/DVD 체인저, 전화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그저 보이는데로 다이얼을 돌려 마우스를 클릭하듯이 눌러주면 하위 메뉴가 나타나고 그것을 찾아 누르면 된다. 그리고 다시 전 단계로 가고자 하면 그 앞에 있는 리턴 버튼을 누르면 되는 구조다.
다만 그럼에도 모니터를 보면서 작동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시간이 흐르면서 iDrive, MMI와 마찬가지로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기도 하다.

센터 페시아에는 이 커맨드의 디스플레이 창과 에어벤트가 간결하게 나열되어 있고 그 바로 아래 에어컨 시스템을 조절할 수 있는 버튼이 정리되어 있다. 약간은 작아 보이는 이 버튼들로 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작동하도록 되어 있다. 그 가운데 설계된 아날로그 타입의 시계가 클래식한 분위기를 만들며 전체적인 분위기를 차분하게 만들고 있다.

실렉터 레버가 칼럼 시프트로 바뀜으로서 실제 운전하면서 편안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트랜스미션의 존재감이 희박해지고 있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작동방식은 BMW 7시리즈의 것과 같다. 센터 콘솔박스는 전화기를 거치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앞쪽 커맨드 컨트롤의 다기능 스티어링 바로 뒤에는 전화번호를 누를 수 있는 키패드가 설계되어 있다.

시트는 5인승. 12웨이 프론트 시트는 럼버 서포트까지 표준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액티브 벤틸레이션, 앞뒤 멀티 컨투어가 채용되어 있다. 다이나믹 멀티 컨투어는 옵션. 선대 모델의 멀티 컨투어보다 한층 발전된 이 기술은 11개의 공기주머니를 설계해 스티어링 각과 가속도, 차량 속도 등에 따라 피에조 밸브가 순간적으로 시트백 공기 주머니의 공기 양과 압력을 조절해 탑승자의 상체의 쏠림과 이동을 최대한 억제해 준다. 물론 마사지 기능도 있다.
리어 시트는 센터 암 레스트 뒤에 냉장고를 옵션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좌우 시트 별도의 에어컨 시스템과 조절 기능이 설계되어 있다.
뒷좌석에 앉아서 앞뒤로 분리되어 있지만 파노라마 타입의 선루프를 열면 개방감을 만끽할 수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 외에도 S 500 4MATIC L에는 최고급 사양의 인테리어와 편리하고 즐거운 드라이빙을 선사하는 편의장치들이 채용되어있다. 천연 가죽 시트와 최고급 호두나무 무늬 트림, 하먼 카돈 사운드 시스템, 기존 선루프에 비해 3분의 1 더 넓게 열리는 파노라마 선루프를 장착해, 뒷좌석 승객도 넒은 시야와 실내채광을 확보할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한국형 DVD 내비게이션과 블루투스 이동전화 장치를 기본으로 장착했다.

Powertrain & Impression

S500 4매틱에 탑재되는 엔진은 5,461cc V8 4밸브 DOHC로 보어×스트로크 98.0×90.5mm. 최고출력은 388ps/6,000rpm, 최대토크는 530Nm/2,800~4,800rpm.
이 V8엔진은 V6와 달리 실린더 협각은 90도로 기본적인 다이나믹 밸런스에 뛰어나기 때문에 밸런스샤프트는 필요하지 않다. 물론 올 알루미늄제로 알루미늄/실리콘제의 저 마찰 실린더 라이너를 갖고 있다. 또 동체 부품의 경량화를 추구한 결과 극히 부드럽다. 여기에 주행성의 향상을 위해 넓은 영역에서 높은 토크를 얻기 위해 새로이 개발된 가변 캠 샤프트 시스템도 장비되어 있다. 4 캠 샤프트는 앞쪽에 레이아웃된 어저스터에 의해 컨트롤되며 흡배기 밸브의 타이밍을 운전 상황에 따라 최적화해 플랫하고 충분한 토크와 강력한 파워의 양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트랜스미션은 메르세데스가 자랑하는 7G트로닉. 칼럼 시트에는 R, N, D, P 밖에 없지만 커맨드 컨트롤러 옆에 있는 버튼으로 C( 컴포트 모드), M(수동 모드), D(주행 모드) 중 선택해 좀 더 적극적인 드라이빙을 즐길 수도 있다. M과 D에서는 스티어링 패드 뒤쪽에 설계된 버튼으로 시프트 업과 다운이 가능하다.

여기에 풀 타임 4WD인 4매틱이 채용된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4MATIC은 평상시에는 45:55의 비율로 앞바퀴와 뒷바퀴에 구동력을 전달하여 4륜 구동의 안정성과 후륜 구동의 다이내믹함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악천후에는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 전자식 주행 안전 장치)와 연계하여 주행 중 타이어의 공회전으로 차량이 미끄러지는 상황이 발생해도 차량의 안전성을 확보, 눈길, 빗길에서의 편안함과 안정된 주행성을 보장한다는 컨셉이다. 가장 큰 특징은 4륜 각각의 브레이크와 엔진 출력을 제어하는 4ESP를 채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항상 최적의 트랙션을 확보해주는 주행안정성, 조종 안정성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시스템을 소형 경량화해 뒷바퀴 굴림방식 모델과 같은 수준의 실내 공간과 차량 중량의 증가 억제, 노이즈와 진동의 억제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 메르세데스측의 설명이다.

이미 한 번 시승한 적이 있지만 다시 한번 기어비를 점검해 보았다.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400rpm부근으로 예의 대 배기량 엔진다운 세팅이다. 레드존은 6,4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5km/h 에서 2단, 105km/h 에서 3단, 160km/h 에서 4단으로 시프트 업이 진행된다. 지난번과 약간씩 수치에서 차이가 나지만 이는 주행거리의 차이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제원표상의 0-100km/h 가속성능이 5.4초로 그야말로 순식간에 속도계의 바늘을 밀어 올린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2톤에 가까운 덩치의 차체를 이렇게 가볍게 끌어 올린다는 것은 여전히 신기하기만 하다.
최고속도는 물론 스피드 리미터로 250km/h. 연비 또한 선대 5리터 V8에 대해 100km/h 당 0.2리터가 증가해 11.9리터/100km로 동급 V8과 비교하면 뛰어나다.

다시 오른 발에 힘을 주면 첫 번째 벽을 넘고 다시 두 개의 눈금을 더 지나면서 변속이 이루어진다. 이때까지 가속감에서의 변화가 없다는 표현을 해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하지만 이런 등급의 차, 특히 메르세데스 S클래스의 오너들은 속도감보다는 중후함에 더 비중을 둔다는 점에서 그리 크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보다는 어느 영역에서든지 오른발에 조금만 힘을 주어도 원하는 만큼 치고 나가는 여유동력을 중시하는 것이 보통이다. 3단으로 60km/h에서 120km/h까지를 겨우 5.6초만에 가속하는 추월 가속력이 이런 취향을 잘 반영하고 있다.
그 속도에 이르기까지 변속 포인트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매끄러운 7G트로닉의 감각은 그대로다.

엑셀러레이터 응답성은 즉답식이다. 오른 발에 힘을 주면 타코미터와 스피도미터의 바늘이 동시에 같은 정도로 상승한다.
데뷔 당시 시승 때도 느꼈지만 연속되는 와인딩 로드에서의 달리는 즐거움은 사실은 메르세데스를 탄다는 입장에서는 의외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보여 준다. 달리는 즐거움보다는 기품있는 안정적인 주행성을 더 강조했던 메르세데스 S클래스로서도 시대적인 흐름을 거역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가끔 하는 이야기이지만 필자는 자동차가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는 것보다는 운전자의 의지로 컨트롤할 수 있는 드라이빙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하지만 메르세데스 벤츠를 비롯한 현대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거의 모든 부분을 전자적으로 제어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특성을 보인다. 이 역시 시대의 반영이다. 그러면서도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성격을 추구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스포츠카의 개념도 20세기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역시 그런 성격을 극단적으로 보여 주는 차이다. 선대 모델까지만해도 전자장비에서 앞선 기술력을 보인 BMW에 비해 상대적으로 메카니컬한 성격이 강했던 것이 달라진 것이다. 액티브 세이프티와 패시브 세이프티 기술에서 파이오니어 입지에 선 메르세데스도 21세기의 상황에 맞는 컨셉으로 진화한 것이다.

1년 여 전 처음 시승했을 당시 스위스 일대 400km가 넘는 도로를 달리면서 느꼈던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성격은 그러나 우리나라의 도로에서는 또 다르게 다가온다. 차의 성격이 달라졌다기보다는 차의 성격 탓에 운전자가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는 것이 더 옳은 표현일 것이다. 에어매틱 서스펜션의 효과도 있겠지만 하체의 접지력이 선대 모델에 비해 한 단계 더 향상되어 거동은 분명 민첩하다. 그러면서도 노면의 정보는 대부분 전달해 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인 다이나믹을 추구하는 BMW류의 주행특성과는 차이를 보인다. 이는 전 영역에서 항상 같은 감각을 유지하며 운전자에게 안심감을 주는 메르세데스다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타이어가 끌리면서 자세를 잡아주는 타입이 아니라서 다이나믹성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라든지 속도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억제된 소음 등으로 인해 그런 느낌은 더 커진다. 다만 다리 이음매 등 돌출부에서는 에어 서스펜션 특유의 반동이 느껴진다.

여기에 4매틱 시스템이 주는 안정감은 시너지 효과를 한층 극대화 시켜준다. 항상하는 말이지만 아무리 좋은 기술을 채용한 차라도 빙판길 등 모든 노면에서 전지전능한 성능은 보여주지 못한다. 하지만 그 전 단계까지 얼마나 견디어 주느냐의 차이로 우리는 그 차의 우수성을 평가한다. 4매틱에 대한 본격적인 테스트를 하지 못한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헤어핀과 코너링시 베이스 모델보다 20km/h 이상 속도를 올려 주파할 수 있어 그 가치는 어느정도 느껴볼 수는 있었다.

안전장비로는 ABC(Active Body Controle), 액티브 라이트 시스템, 브레이크 어시스트 플러스, 코너링 라이트, 디스트로닉 플러스, 나이트뷰 어시스트, 어댑티브 브레이크 시스템(Adaptive Braking System)과 넥프로 헤드레스트(Neck-Pro Headrest), 주차시 장애물이 있는 경우 신호음을 울려주는 파크트로닉 등을 만재하고 있다. 생리학적 안전성과 프리 세이프 등을 다시 통합한 프로 세이프(Pro-Safe) 컨셉은 메르세데스가 왜 프리미엄 브랜드인가를 입증해 주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항상 이 차는 비쌀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주요제원 메르세데스 벤츠 W221 S500 4매틱

크기
전장×전폭×전고: 5,076×1,871×1,473mm
실내 (장×폭×고): ----mm
휠 베이스: 3,035mm
트레드 앞/뒤: 1,600/1,606mm
차량중량: 1,880(1,925) kg
연료탱크 용량: 85리터
트렁크용량: 560리터

엔진
5,461cc V8 DOHC 4 밸브
보어×스트로크: 98.0×90.5 mm
압축비: 10.7 :1
최고출력: 388ps/6,000rpm,
최대토크 54.0kgm/2,800~4,800rpm
구동방식: 풀 타임 4WD

트랜스미션
7G-트로닉
기어비(1/2/3/4/5/6/7/R): 4.377/2.859/1.921/1.368/1.000/0.820/0.728/ 후진 3.416/2.231
최종감속비: 3.070

섀시
서스펜션 앞/뒤: 4링크/멀티링크(에어매틱)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ABS)
스티어링: 랙&피니언(파워)
타이어: 앞/뒤 255/45 R 18

성능
0-100km/h 가속성능: 5.4초
최고속도: 250km/h(스피드리미터)
최소회전반경: 5.9(6.1)m
연비: 6.5km/리터

차량 가격
2억 960만원(부가세 포함)

(작성일자 : 2007년 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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