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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미국의 자동차산업 침체가 주는 의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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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1-03-27 09: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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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갈 때는 거품, 어려울 때는 통합과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지금 미국이 그런 두 가지의 과정을 가장 극명하게 겪고 있고 그것으로 인해 세계 경제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의 현상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 자동차산업이다. 클린턴 시절 최장기 호황으로 아무 걱정이 없는 듯했던 미국의 경기가 작년 말부터 감속하는 기미를 보이더니 이제는 아예 경착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설득력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그 때문인지 지금 미국자동차회사의 경영진들은 ‘지금은 장래의 일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먹느냐 먹히느냐의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 남는 것이 선결과제다’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그 단적인 예가 다이믈러크라이슬러다. 같은 그룹 내 독일의 메르세데스 벤츠 브랜드는 1993년의 두 배가 넘는 성장을 하고 있지만 미국의 크라이슬러는 지금 존폐의 기로에 서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GM과 포드라고 건재한 것은 아니다. 크라이슬러처럼 대규모가 아닐 뿐이지 수시로 공장폐쇄와 레이오프 소식이 날아든다.

하지만 이런 모든 것들은 결국 미국식 비즈니스가 빚은 결과라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다시 말해 규모의 경제만을 추구하고 기술개발을 등한시한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럽 메이커들은 3리터카 등 초저연비 엔진 개발에 엄청난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연비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그나마 최근에 하이브리드를 발표하는 정도다. 하지만 포드의 에스케이프 하이브리드 버전은 일본 미쓰이전기 제품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미쓰이전기의 300볼트의 니켈수소전지와 배터리 컨트롤러를 2리터의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조합시키는 것이다.

에스케이프 HEV는 리터당 19km 주행하며 항속거리는 800km 이상 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가장 엄격하다고 하는 캘리포니아 환경규제 SULEV(Super Ultra Low Emission Vehicle)를 통과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포드를 비롯한 미국 메이커들이 이런 모델을 발표하는 배경에는 환경단체들의 압력을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GM은 어떤가. 이미 4기통 엔진은 토요타에서 조달하고 있고 새턴의 SUV에 탑재된 V6는 혼다로부터 공급받는다. GM은 자신들의 기술력으로 엔진을 개발하기보다는 세계의 파트너들로부터 공급 받기로 결정했다. 부품은 한국제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소위 말하는 글로벌 아웃소싱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GM이 발표한 하이브리드라는 것도 내막을 들여다 보면 이미 등장한 컨셉트카들의 종합판 버전에 지나지 않는다. GM의 독자성 등은 찾아 볼 수 없다는 얘기이다.

미국 메이커들은 기술 투자를 통한 독자성의 확보보다는 호황기를 대변하는 대형 SUV만을 앞 다투어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 메이커들은 일본의 토요타와 혼다 없이는 성립되지 않을 정도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 반면 프리우스라는 양산 모델부터 시작된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기술, 연료전지 기술, 촉매기술 등은 세계 메이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21세기의 환경기술에서는 토요타가 세계를 리드하고 있다.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미국류의 자본주의와는 달리 중장기의 전략을 가진 토요타에 세계가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M&A바람이 열풍처럼 불 때도 아무런 소리없이 조용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토요타의 진가가 세삼 나타나는 대목이다. 이는 항상 시민의 힘과 정부의 종용에 의해 수동적으로 기술을 발전시켜 온 미국과 메이커 스스로 선진기술을 개발해 온 유럽과 일본의 차이가 자동차산업에 그대로 나타난 것이기도 하다.

최근 미국시장에서 신장을 거듭하고 있는 우리차의 가능성을 점치는 것도 바로 이런 점에 있다.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엔진을 만들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한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최근 미국으로의 우리 부품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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