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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BMW 뉴 X5 3.0d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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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07-04-27 00:53:33

본문

SAV의 원조 BMW X5가 완전히 탈바꿈한 모습으로 다시 등장했다. 7년 만에 2세대로 진화한 뉴 X5는 차체를 키우고 실내를 개선해 고객층의 확대를 노렸다. 더욱 공격적으로 변한 외모만큼이나 업그레이드 된 운동 성능은 BMW가 만든 SUV임을 분명히 한다. 개선된 3리터 디젤 엔진은 실용 영역에서 충분한 힘을 제공하고 신형 6단 AT와 정교해진 섀시 컨트롤 덕분에 주행 성능은 더욱 세련되게 변모했다.

글/한상기(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SAV(Sports Activity Vehicle)라는 새로운 컨셉트를 내세우며 프리미엄 SUV의 바람을 일으켰던 BMW X5의 2세대가 국내에 상륙했다. 7년 만에 풀 모델 체인지 된 뉴 X5는 프리미엄 SUV의 선구자격인 모델이다.

데뷔는 메르세데스 M 클래스보다 2년 늦었지만 온로드 지향의 스포티한 주행 성능을 추구하는 컨셉트는 고급 메이커로서는 처음이었다. 모노코크 방식의 X5 이후 나타난 고급 SUV의 대부분은 오프로드 성능 보다는 온로드에서의 주행 성능을 강조한 것이 사실.
아우디 Q7과 포르쉐 카이엔은 물론, 신형 메르세데스 M 클래스 역시 프레임을 버리고 모노코크를 채용하면서 초점을 온로드에 맞췄다. 뿐만 아니라 오프로드의 명가인 랜드로버의 최근 모델들조차 온로드 성능을 크게 강화한 것이 사실이다.

1999년 X5가 데뷔할 때 SUV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였지만 X5는 새로운 컨셉트로 시장을 창출했다. 오프로드 능력을 일정 부분 포기한 대신 기존의 SUV가 갖지 못하는 스포티한 주행 성능을 강조한 것이 크게 어필했다. X5는 데뷔 이후 작년까지 전세계적으로 58만 대 이상 팔려나간 베스트셀러이다.
X5 이후 프리미엄 SUV 시장의 볼륨은 크게 늘어났다. 이 시장은 몇몇 고급 메이커들만이 모델을 내놓고 있어 상태지만 앞으로의 경쟁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X5는 데뷔 때부터 승승장구해왔지만 지금은 그때와 분위기가 다르다. 그동안 강력한 라이벌이 저마다의 매력을 내세우며 시장에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 X5는 기존의 스포티한 주행 성능을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고객층의 확대까지 노렸다.
옵션으로 3열 시트를 추가할 수 있어 7인승이 가능하며 2열 시트의 배치도 더욱 다양해졌다. 여기에 2세대 ZF 6단 AT, 플렉스레이 등 최신, 최초라 수식되는 기술들도 가득하다. 런플랫 타이어, 액티브 스티어링, HUD 등은 클래스에서 유일하게 X5만이 제공하는 장비이다.

남다른 경쟁력, 신형 6단 AT와 플렉스레이

뉴 X5에서 주목할 만한 장비와 기술로는 ZF의 2세대 6단 AT와 CAN-BUS를 대체할 통신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플렉스레이(FlexRay)가 있다.

기어박스의 경쟁력은 주행 성능의 경쟁력이라고 불릴 만큼 최근 들어 더욱 중요성이 강조되는 게 사실이다. 특히 최근에는 AT의 다단화 바람이 거세다. 이 분야의 선두 주자는 독일의 ZF로, 2001년 세계 최초로 6단 AT를 선보였으며, 이 제품은 다수의 프리미엄 모델에 쓰이고 있을 만큼 인기가 높다. 2006년 기준으로 ZF의 6HP는 BMW의 52%, 포드 그룹의 29%, 폭스바겐 그룹의 19%에 해당되는 모델이 채용하고 있으며, ZF 드라이브라인 디비전 전체 생산의 90%를 차지할 만큼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뉴 X5의 신형 6단 AT는 바로 ZF의 2세대 6HP이다. 6단 AT의 핵심은 개선된 토크 컨버터와 소프트웨어. 2세대 6HP의 토크컨버터는 모든 기어에서 록-업 기능을 제공하고, 적용되는 엔진 회전수도 1,500rpm에서 1,000/1,100rpm으로 낮아졌다. 엔진의 힘이 휠로 전달되는 시간이 늘어났고, 동력 전달 시 발생하는 에너지의 손실이 그만큼 줄어들은 것이다. ZF에 따르면 일반적인 토크 컨버터의 효율은 80~85% 정도지만, 2세대 6HP는 92%까지 높아졌다고 한다. 새로운 댐퍼 시스템(디젤은 트윈 TD(Torsional Damper)) 때문에 작동이 빠른 것은 물론 진동과 변속 충격까지 줄어들었다.
연비는 디젤의 경우 최대 6%가 향상되었으며, 다운시프트는 단 0.1초 만에 해치운다. 이는 1세대 보다 변속 시간이 50%나 줄어든 것이며, 현존하는 AT 중 가장 빠르다. 따라서 토크 컨버터가 없는 DCT와의 갭을 크게 줄였다.

또 다른 장점은 대응 토크가 늘어난 반면 무게 증가는 극히 미미하다는 것이다. 베이스 모델인 6HP-21은 1세대의 19 보다 대응 토크가 5.1kg.m 높아진 반면 무게는 1kg 늘었을 뿐이고, 상위 모델인 6HP-34는 대응 토크가 10kg.m 이상 높아진 86.5kg.m이지만 무게는 99kg으로 동일하다.
기어를 건너뛰는 스킵 기능도 새로 추가되었다. 2세대 6HP는 완벽히 기어를 건너뛰면서 스킵이 가능하다. 기어박스를 관장하는 TCU(Transmission Control Unit)와 엔진을 컨트롤 하는 ECU(Engine Control Unit) 사이의 통신도 더욱 원활해지고 빨라졌다.

자동차에 실리는 전자장비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각 ECU와 센서 간의 통신 기술도 중요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뉴 X5에 처음으로 상용화 된 플렉스레이는 현재의 주류인 CAN-BUS를 대체할 새로운 데이터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2006년까지만 하더라도 실제 상용화 시점은 2008년 말로 예상되었지만 처음으로 뉴 X5에 쓰인 것.

플렉스레이는 여러 회사들이 기술 개발을 위해 결성한 콘소시움이다. 주요 멤버는 BMW와 다임러크라이슬러, 보쉬, GM, 폭스바겐, 필립스 등. 플렉스레이는 지난 2000년 BMW와 다임러크라이슬러, 모터로라 등의 회사가 주축이 되어 개발이 시작되었으며, 기술의 공유 및 개발 시간 단축, 원라 절감을 위한 윈-윈 전략의 일환이었다. 2003년에는 폭스바겐, 2004년에는 토요타와 현대, 혼다 등의 아시아 메이커들도 참여했다.
오늘날의 자동차에 사용되는 통신 시스템은 CAN(Controller Area Network), LIN(Local Interconnect Network), MOST(Media Oriented Systems Transport) 등이다. LIN의 경우도 아우디, 다임러크라이슬러, 볼보, ZF와 같은 회사들이 공동 개발한바 있으며, MOST도 지난 1998년 19개의 회사가 공동으로 개발했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MOST도 2001년 BMW 7시리즈(E65)에 처음 적용된바 있다.

전자장비가 늘어나면 처리해야할 데이터가 자연히 증가하게 된다. 이때 더 빠르면서도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해줄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런 요구에 의해 플렉스레이가 태어났다. 플렉스레이의 경우 현재 주류로 사용되는 CAN보다 10배 이상의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자랑한다.
자동차 회사들은 플렉스레이를 자동차 네트워크의 표준으로 설정할 것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플렉스레이의 대용량 전송 능력과 속도는 각 전자 장비들의 정밀도와 성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플렉스레이를 적용할 경우 모든 차에 표준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me)는 20여 가지에 이르는 기능들의 성능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 X5에 플렉스레이는 아직 댐퍼 컨트롤, 즉 어댑티브드라이브 기능에만 한정적으로 쓰이고 있지만 그 효용성은 매우 크다. 뉴 X5의 어댑티브드라이브는 ARS(Active Roll Stabilization)와 EDC(Electronic Damping Control), 그리고 스티어링 앵글과 휭가속도, 휠 가속 등 다양한 정보를 순간적으로 계산, 댐핑을 제어하기 때문에 빠른 정보 처리 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BMW의 TC(Technology Communications) 총책인 마이클 블래스트는 “플렉스레이는 다른 메이커도 섀시에 우선적으로 쓸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한 인터뷰에서 밝힌바 있다.

Exterior

뉴 X5의 디자인은 작년 페이스리프트 된 X3의 패밀리룩을 따르고 있다. 아래급인 X3와 디자인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 얼핏 보면 커진 사이즈가 다가오지 않는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덩치가 커졌다는 게 실감날 정도로 뉴 X5는 한결 당당해졌다.
펜더와 사이드의 캐릭터 라인은 엑센트가 뚜렷이 강조되었으며, 특유의 키드니 그릴은 보다 과감히 표현되어 강한 인상을 만든다. 1세대 X5도 SAV라는 컨셉트에 걸맞게 상당히 공격적인 모습이었으나 신형은 그런 부분이 더욱 강조되었다. 그만큼 뉴 X5의 디자인은 명암이 뚜렷하다.

뉴 X5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854×1,933×1,766mm로 사이즈 면에서 중형 SUV로 구분되지만 구형 보다 한 둘레가 커졌다. 뉴 X5는 전장이 각각 187×61mm나 늘어났지만 짧은 오버행을 비롯한 BMW 특유의 스포티한 라인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휠베이스는 113mm 늘어난 2,933mm로 3m에 육박한다. 공기저항계수는 0.33(3.0Si)으로 동급 최고 수준인 것은 물론, 어지간한 승용차와 비슷하다.

뉴 X5의 섀시 비틀림 강성은 23,500에서 27,000 Nm/degree으로 더욱 강해졌다. 강성이 좋아졌음에도 무게 증가는 최소한에 그쳤다. 이는 프론트 펜더를 열가소성 플라스틱으로 만들고 알루미늄 후드를 적용하는 등 경량 소재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기도 했지만 각 부품들의 무게도 줄었기 때문이다. 3.0d 엔진의 경우 이전보다 무게가 25kg 줄어들었다.
뉴 X5 3.0d의 무게는 2,200kg으로 구형 3.0d x드라이브와 비교 시 차체 중량의 증가는 20kg에 불과하다. 차체가 커지고 훨씬 많은 전자장비들이 실렸음에도 중량 증가가 미미한 것에서 경량화에 대한 BMW의 노력을 읽을 수 있다.

휠과 타이어는 255/55R/18이 기본으로 장착된다. 커다란 덩치 때문에 18인치 휠이 부족해 보이기까지 하다. 또 요즘 이 정도 사이즈의 SUV에 18인치 휠은 전혀 낯설지 않은 이유도 있을 것이다.
타이어는 미쉐린의 래터튜드 투어 HR로, SAV 최초의 런플랫 타이어인 것에 주목할 만하다. 이 타이어는 특별히 고성능 패턴은 아니지만 펑크가 났을 경우에도 80km/h의 속도로 최대 145km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에 도움 되는 부분이다.
실제로 기자는 몇 년 전 Z4 시승 시 타이어 펑크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목적지에 도착해서야 그 사실을 깨달은 적도 있어, 런플랫 타이어의 장착에 찬성하는 쪽이다. 물론 일반 타이어에 비해 무겁다는 단점이 있지만 디젤 엔진의 높은 토크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런플랫 타이어 적용으로 생기는 장점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짐 공간이 넓어졌다는 점이다. 스페어 타이어가 필요 없어졌기 때문에 그만큼의 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다. 여기 뉴 X5는 테일게이트가 이단으로 분리되어 있어서 편의성을 더욱 높였다. 요즘 SUV에 기본으로 적용되고 있는 플립업 글래스나 전동식 테일게이트, 그리고 일정 속도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문이 잠기는 오토 도어락이 없는 점은 의외이다.

Interior

화사한 베이지색 가죽으로 단장한 실내는 고급 세단의 느낌이 물신하다. 도어트림과 시트를 덮은 베이지색 가죽에서 7시리즈의 느낌도 받는다. 차체가 커지면서 발생하는 실내 공간의 여유로움도 눈으로 와닿는다.

실내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요즘의 BMW차와 유사한 흐름이다. 구형에 비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i드라이브가 추가되었다는 점. 암레스트 앞의 다이얼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찬반양론이 많았던 BMW의 i드라이브는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인터페이스가 개선되고 있다. 뉴 X5에는 원하는 메뉴에 빨리 도달할 수 있는 8개의 선호기능 버튼이 추가되었다. 센터페시아 중간에 위치한 버튼에 손가락을 갖다대기만 하면 미리 메모리 시켜놓은 항목이 모니터에 나타나며 한 번 누를 경우 기능이 실행된다. 즉, 라디오 채널을 메모리 시켜놓 듯 미리 설정 해놓는다면 번거롭게 다이얼을 돌릴 필요 없이 원터치로 원하는 항목에 도달할 수 있다.

실내에서 가장 감각적으로 디자인 된 부분을 꼽으라면 단연 시프트 레버이다. 어느 BMW의 기어레버 보다 매력적인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작동법도 완전 전자식으로 바뀌어, P와 R 모드는 버튼만 누르면 된다. 예를 들어 P 모드로 변환 시 레버 상단의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되고, 후진 시에는 측면의 버튼을 누르고 위로 한 번만 올리면 된다. 처음엔 낯설지만 익숙해지면 더할 나위 없이 편하다.
레버를 좌측으로 젖히면 스포트 모드로 변환되며 이 상태에서 기어 단수를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다. 주차 브레이크도 전자식이라 손가락만 까닥거리면 된다.

늘어난 실내 공간은 2열에서도 두드러진다. 헤드룸과 숄더룸이 충분한 것은 물론, 키 178cm의 기자가 앉아도 레그룸에 여유가 있다. 또 2열에도 뒷좌석 승객을 위한 별도의 모니터와 공조장치, 그리고 AUX 단자가 추가되었다. 시트 구성에서 달라진 점은 3열 시트가 추가되었다는 점이지만 국내에는 5인승만 선보인다. 트렁크만 보았을 때 3열 시트에 어른이 앉기에는 부족할 듯싶다.

Powertrain & Impression

뉴 X5는 파워트레인도 완전히 바뀌었다. 엔진은 가솔린 두 가지와 디젤 한 가지가 제공된다. 국내에 우선 선보이는 모델은 최근 수입차 시장의 흐름을 반영하듯 직렬 6기통 디젤을 얹은 3.0d 버전이다. 6기통과 8기통 가솔린은 3시리즈와 7시리즈에서 가져온 유닛으로 구형에 비해 한결 높은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또 모든 X5에는 6단 스텝트로닉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구형의 6기통 버전에 제공되던 6단 MT는 더 이상 쓰이지 않는다.

사이즈가 커지고 3열 시트가 추가되어 7인승 배치가 됐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변화이지만 2세대 X5의 핵심은 달리기 성능의 강조이다. 새로이 추가된 많은 기술은 대부분은 주행과 관련되었다.
물론 3.0d 엔진을 그대로 쓰는 것은 아니다. 내부적인 개선을 거쳐 출력은 218마력에서 235마력으로 상승했으며, 최대 토크도 52.9kg.m까지 올라갔다. 수치 면에서 비슷한 배기량의 라이벌 보다 높으며, 아래급인 X3 3.0d와의 차별화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키를 비스듬히 밀어 넣고 시동 버튼을 누르면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이 부드럽게 돌아간다. 진동은 스티어링 휠을 통해서만 미약하게 전해질 뿐 NVH가 높은 수준으로 억제되어 있다.
최대 토크가 2,000rpm에서 시작되는 3.0d 엔진은 초기에 약간의 지체 현상은 있는 편이다. 반면 터보가 작동하면 2단까지는 등을 떠미는 듯한 추진력이 발휘되면서 기운차게 뻗어나간다. 최대 토크가 발휘되는 구간에서는 차의 무게를 잊을 만큼 거동이 가볍고, 0→100km/h 가속 시간 8.3초에서 알 수 있듯 폭발적이지는 않아도 실용 구간에서의 힘은 충분하다.

엔진 소음은 비교적 직접적으로 전달된다. 최근에는 디젤 엔진의 소음이 많이 줄어든 상태지만 뉴 X5 3.0d는 어느 정도의 볼륨은 허용하고 있다. 반면 회전수가 높아져도 음량이 일정해 속도를 높여도 심적인 부담은 덜하고 실용 구간에서는 엔진 사운드를 즐기는 여유도 생긴다. 엔진은 오른발에 힘을 주면 타코미터 바늘이 날카롭게 치솟고, 발을 떼면 빠르게 떨어져 디젤이지만 BMW 특유의 스포티한 감각은 여전히 살아있다. 시프트 업 시점도 급가속 시에는 레드존을 훌쩍 넘긴다.

1, 2, 3, 4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34, 72, 112, 151km/h로, 차체 중량을 고려해 기어비의 간격은 짧게 설정되어 있다. 5단으로 넘어가면 조금씩 가속력이 처지기 시작하지만 198km/h에 이를 때까지 가속은 부드럽게 진행된다. 차체 중량과 3리터의 배기량을 생각할 때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반면 톱기어로 넘어가면 기어비가 낮아 가속력은 크게 둔화된다. 6단 100km/h 시 회전수는 1,800rpm이다.
새 6단 AT는 수동 모드로 다운시프트 시 빠른 변속이 피부로 와닿는다. 기어가 내려가는 시간은 그야말로 순간적. 반면 업시프트는 상대적으로 조금 느리다. 성능도 좋아졌지만 두드러지게 개선된 부분은 부드러워졌다는 것이다. 1세대 6HP는 정차 시 P-R-N를 오고갈 때 충격이 있었으나 뉴 X5에 올라간 2세대는 그런 부분을 거의 느낄 수 없다.

제원상 최고 속도는 210km/h에서 제한되는데, 윈드실드에 비치는 HUD로 확인한 숫자는 최고 209km/h이다. 이때의 회전수는 3,800rpm 내외로, 느낌상 이 이상의 속도도 가능할 것 같지만 6단에서의 가속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HUD는 윈드실드에 속도와 도어의 열림, 네비게이션까지 다양한 정보가 표시되어 시선을 아래로 내릴 필요가 없다. 거기다 표시되는 위치의 높낮이까지 조절할 수 있다.

하체의 세팅은 컴포트 지향이다. 노면의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고 어지간한 진동은 운전자에게 전해지지 않는다. 댐퍼의 스트로크도 다소 길게 설정되어 충격 이후의 여진이 발생하지만 큰 어려움 없이 자세를 추스른다.
그렇다고 동적인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롤이 느껴지지만 조향 시 기대 이상의 감각을 보인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의 속도는 어지간한 승용차 수준이며, 차의 거동도 구형보다 좋아졌다. 타이어의 접지력이 좋다고 할 순 없지만 강한 섀시와 각종 전자장비들이 눈에 보이지 않게 지원해 SUV가 아닌 SAV를 표방하는 BMW의 가족임을 분명히 한다.

DSC(Dynamic Stability Control)는 비교적 일찍 개입하는데,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뉴트럴 스티어를 만들고, 타이어의 그립을 넘어서면 미세하나마 오버스티어 현상까지 나타난다. 물론 x드라이브와 자세제어장치가 합세해 모션이 불안한 것은 아니다. 타이어 스키드 소리에 심리적인 부분이 불안할 수는 있다. 시승차에 빠져있는 액티브 스티어링과 어댑티브 드라이브가 추가되면 어느 정도로 성능이 좋아질지 궁금해진다.

뉴 X5는 급제동 시 노즈다이브 현상도 상당히 억제되어 있다. 이정도 크기의 차량으로서는 매우 뛰어난 수준. 페달의 답력에 비례해 정직하게 제동력이 늘어나고 급제동 시 좌우 밸런스도 안정적이다.
DSC에는 ABS와 ASC(Automatic Stability Control), HDC(Hill Descent Control), DBC(Dynamic Brake Control) 등의 기능이 통합되어 있으며, 뉴 X5에는 새롭게 BFC(Brake Fade Compensation)가 추가되었다. BFC는 고온에서 페이드를 방지해줄 뿐만 아니라 패드가 젖었을 경우 운전자가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건조해주는 기능도 있다.

최신의 기술들이 지원하는 뉴 X5의 주행 성능은 데뷔 때와는 상황이 달라진 요즘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안락한 승차감과 함께 날카로운 핸들링도 기대 이상이다. 거기다 한층 넉넉해진 실내와 풍부한 편의 장비, 공인연비(10.5km/l) 보다 뛰어난 체감 연비 또한 뉴 X5 3.0d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주요제원 BMW 뉴 X5 3.0d

크기
전장×전폭×전고: 4,854 x 1,933 x 1,766mm
휠베이스: 2,933mm
트레드 앞/뒤: 1,644/1,650mm
차량중량 : 2,180kg

엔진
형식 : 직렬 6기통 DOHC
배기량 : 2,993cc
최고출력 : 235ps/4,000rpm
최대토크 : 52.9kgm/2,000~2,750mm
보어×스트로크 : 90.0×84.0mm
압축비 : 17.0
구동방식: AWD

트랜스미션
6단 AT
기어비 : 4.171/2.340/1.521/1.143/0.867/0.691
최종감속비 : 3.64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 / 멀티링크
브레이크 : V. 디스크 /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앞/뒤: 255/55 R18

성능
0-100km/h: 8.3초
최고속도: 210km/h
연료탱크 : 85리터
연비 : 10.5 km/L

가격
8,890만원 (VAT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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