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채영석 | 재규어 XKR 컨버터블 스페인 시승기 |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07-19 19:48:50

본문

재규어의 GT 수퍼 스포츠카 XKR을 스페인의 보르도라고 불리우는 와인 명산지 리오하(Rioja) 지역에서 시승했다. XKR의 심장은 XK에 탑재된 4.2리터 엔진에 수퍼차저 시스템을 채용해 무려 120ps 가까이를 높인 최고출력은 재규어 사상 최고인 420ps 사양. XKR의 국제 시승회는 이 지역을 세 개의 코스로 나누어 이틀간에 걸쳐 약 600km의 거리에서 강행군(?)으로 치러졌다. 메르세데스 벤츠 SL55AMG와 BMW M6 등을 경쟁 상대로 표방하고 있는 재규어 XKR 컨버터블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사진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개요

재규어는 지금 변혁기에 있다. 이미지 변신 중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포드 산하로 들어가면서 약간 희석되었던 아이덴티티의 회복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21세기에 걸맞는 재규어다움의 창조를 위한 것이다. 그 중심에 XK시리즈가 있고 내년 등장할 S타입의 후속 모델의 베이스가 될 것으로 알려진 컨셉트카 C-XF를 통해 잘 나타나 있다.
현행 XK시리즈는 데뷔 당시부터 그 스타일링으로 많은 화제를 만들어 낸 모델로 여기에 C-XF까지 한자리에 놓고 보면 재규어의 방향성을 읽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 판매대수가 적은 니치 브랜드로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포르쉐가 그런것처럼 자신들만의 흔들리지 않는 독창성이 있어야 하고 그것은 다름 아닌 고성능 모델로서의 입지 구축이다. 특히 마케팅 우위의 양산 메이커들과는 달리 엔지니어들의 목소리가 훨씬 크게 들리는 유럽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그런 과정이 여전히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재규어는 그런 의미에서 내 세우고 있는 것은 궁극적인 스포츠 GT(Ultimate Sports GT)다.
재규어는 1948년 초대 모델 GT스포츠카 XK120을 선보인 이래 GT스포츠의 행보를 끊임없이 추구해 오고 있는 브랜드다. 현행 모델 XK의 경우 포르쉐가 90년대 후반 스파르탄 스포츠카에서 GT화로 변신을 했던 행보를 훨씬 이전부터 추구해 온 재규어의 산물이다.

너무나 유명한 재규어 XK120은 그때까지의 달리는 즐거움만을 추구한다는 스포츠카에 대한 상식을 완전히 바꾸어 버렸다. 달리기를 위해서 다른 것은 포기한다는 논리가 통용되던 상황에서 재규어는 고급 설룬과 같은 정숙성, 매끄러운 주행성 등을 추구하며 힘이 약한 여성도 다루기 쉬운 스포츠카를 만든 것이다. 그러니까 포르쉐나 페라리처럼 자동차가 운전자를 선택한다는 스파르탄 감각의 스포츠카가 아닌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모델을 표방한 것이다.

동시에 뛰어난 성능을 모터스포츠를 통해 입증해 보였다. 실버스톤 서키트의 레이스에서 1, 2위 독점, 르망에서의 우승 등으로 발군의 실력을 과시했다. 그런 성적으로 인해 XK120은 특히 미국시장에서 ‘작지만 기동성 넘치는 스포츠카’로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그리고 1961년에 역시 GT카의 성격이 짙은 E타입으로 진화했으며 1965년에는 배기량을 4,235cc로 확대하고 2+2인승 쿠페도 추가되었다. 이어서 V12기통 엔진을 탑재한 3세대 E타입의 등장도 주목을 끌었다. 이어서 1975년 9월 XJS로 차명을 바꾼 쿠페 버전이, 한참 뒤인 1988년에는 V12 6.0리터 엔진을 탑재한 XJS컨버터블이 등장했다. 그 후속 모델로 등장한 것이 1996년에 데뷔한 XK8이고 2006년 풀 모델체인지 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오늘 시승하는 XKR은 그런 재규어 GT스포츠카의 플래그십에 해당한다.
다른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그렇듯이 재규어 역시 운전자가 즐길 수 있는 차를 표방하고 있다. 다만 사고방식에서 차이가 있고 그로 인해 오늘날의 재규어가 있는 것이다. 흔히들 말하는 스파르탄적인 스포츠와는 또 다른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라는 얘기이다. 그것은 간단히 말하면 스포츠카의 GT화이자 영국적 아이덴티티의 추구다.

재규어가 XKR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Create the Ultimate Sports GT at home Everywhere’다. Everywhere라는 단어에서 아우디의 ‘Everyday Sports’를 연상할 수 있겠지만 재규어에는 거기에 그들만의 전통적인 아이덴티티인 Sports GT를 내 세우고 있고 다시 21세기에 걸맞는 Ultimate 를 추구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물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100km/h의 가속성능이 5초 대라고 하는 등의 절대적인 성능이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훨씬 복잡하겠지만 재규어는 “현행 XK보다 30% 이상의 고성능을 발휘한다.”는 표현으로 압축하고 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재규어는 단지 특별한 유저, 혹은 마니아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스포츠카에는 반대 의견을 표시하고 있다. Fun to Drive를 추구하는 것은 맞지만 일반인들도 접근할 수 있고 그들도 이런 고성능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아우디와 일맥 상통하는 면이 있지만 대량 생산 브랜드로의 길을 걷고 있는 아우디와는 달리 재규어는 희소성 전략이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그런 재규어의 의도가 잘 드러나 있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판매 가격이다.
전 세계의 많은 자동차회사들이 자사제 모델의 우수성을 강조하지만 그것을 객관적으로 우열을 가리는 것은 쉽지 않다. 양산 브랜드의 경우 그나마 지역별로 품질지수로 평가한다거나 하는 기준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경주되고 있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사실 그런 점수를 인정하는 예는 그다지 많지 않다. 쉽게 표현하면 미국의 J.D.파워가 품질지수에서 양산 브랜드들이 전반적으로 더 높이 평가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더 비싼 가격에 팔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재규어는 미국의 J.D.파워가 품질지수에서 1, 2위를 다투며 그런 기준에도 부합하는 차 만들기를 보여 주고 있다.

그래서 제시되는 것이 판매 가격이다. 필자의 경우 미국시장 기준으로 6만 달러 이상의 모델을 내놓는 브랜드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구분하는 의견을 따르고 있다. 현재로서는 페라리 등 이그조틱카를 제외하고 6만 달러 이상의 모델을 내놓고 있는 브랜드는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재규어, 그리고 현행 렉서스 LS460정도다.

그런데 그 프리미엄 브랜드들 중에서도 스포츠 모델로 들어가면 이야기는 좀 더 복잡해 진다. 10만 달러 이하와 10만~15만 달러, 15만~20만 달러, 20만 달러 이상 등으로 다시 세분된다.
그중 XKR은 성능면에서는 10만 달러~20만 달러 세그먼트에 속하지만 실제 시판 가격은 10만 달러 이하로 책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경쟁 모델로 표방하고 있는 SL55AMG의 경우 13만 달러, BMW M6 가 10만 달러 전후인데 반해 XKR은 9만 달러 전후로 설정되어 있다. 이는 본국인 영국시장에서 비슷한 양상이다. 참고로 이 장르의 모델만을 내놓고 있는 포르쉐 911의 가격은 8만 달러에서 12만 달러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이는 재규어가 유사 이래 지켜 오고 있는 “Value for Money”의 철학에 근거한 것이다. 성능과 품질, 가격 등 모든 면에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차를 만들겠다는 그들만의 방침이다.

물론 그렇다고 재규어 모델이 현 상황에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다시 말해 누구나 사고 싶은, 혹은 손에 넣을 수 있는 모델은 아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들 사이에서 그렇다는 얘기이다.

Exterior

필자는 현행 XK시리즈를 발표 당시부터 쭉 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2005년 프랑크푸르트쇼에서는 XK 쿠페를, 2006 디트로이트쇼에서는 컨터버블을, 그리고 2005년 10월에는 영국 버밍햄에 있는 재규어 XK 생산 공장에서 대면했다. 그리고 오늘 시승하는 XKR는 2006년 7월 런던모터쇼장에서 처음 대면했고 이어서 9월 스페인에서의 국제시승회를 통해 스티어링 휠을 잡았다.

XK에 대해서는 이미 시승기를 통해 설명했듯이 XJ보다 더 앞서가는 첨단 테크놀러지가 적용되어 있다. 유럽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그렇듯이 분명히 다른 브랜드들과는 다른 기술적 우위를 제시해야 하는데 재규어 역시 이미 XJ에서 완전 알루미늄 차체를 개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물론 실험정신으로 인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은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XK와 마찬가지로 XKR도 쿠페와 컨버터블을 동시에 라인업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낮고 흐르는 듯한 차체 실루엣’ 이라는 컨셉을 그대로 살리면서 오늘날 유행하는 쿠페 컨버터블을 채용하지 않고 있다. 그것은 톱을 씌웠을 때와 벗겼을 때 차체 중량배분의 변화로 주행성에 손상을 입힌다는 것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주행성에 비중을 두었다는 것은 알루미늄 차체를 통한 경량화와 동시에 비틀림 강성치도 종래형에 대해 쿠페에서 31%, 컨버터블에서 48%가 향상시켰다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그 대부분을 미국으로 수출한 전설적인 E 타입을 떠 올리게 하는 프론트 그릴의 디자인은 R임을 표시하는 매시 타입으로 해 한 눈에 고성능 버전임을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범퍼는 XKR 전용 알루미늄 재질. 무엇보다 보닛 위쪽 좌우의 공기 흡입구와 돌출된 후드 파워 벌지(hood power- bulge ), 범퍼 아래쪽의 에어 인테이크를 크게 설계해 공격적인 인상을 만들고 있다.

사이드 실루엣에서는 XK에서 지적했듯이 야성미가 희석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이 대목에서는 XKR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유럽의 고성능 스포츠카들과 마찬가지로 고성능 버전임을 표시하는 R로고를 엑센트로 하고 있다.

발표회장에서 만난 재규어의 디자인 수장 이안 칼럼은 XKR의 디자인 컨셉에 대해 심플, 순수, 우아, 아름다움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그리고 유저들은 아이덴티티를 살리면서 새로운 감각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아름답고 빠른 차” 라는 테마를 살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790×1,895×1,330mm, 휠 베이스 2,750mm로 XK 시리즈와 같다.

Interior

인테리어에서도 익스테리어에서와 마찬가지로 R 레터링을 엑센트로 처리한 것 외에는 크게 다른 점이 없다.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레저 시트, 전용 시프트 노브 등에 R레터링을 한 것

전체적으로는 역시 야성미보다는 우아함을 더 강조하고 있다. 그것은 재규어의 아이덴티티다. 루프와 필러를 제외한 모든 부분을 천연가죽으로 감싸고 센터 페시아와 대시보드 상하를 구분하고 있는 우드트림의 조화가 눈길을 끈다. 이런 터치는 같은 영국산차인 레인지로버와 상통하는 대목이다.

많은 편의장비의 채용에도 불구하고 표현을 상당히 억제하고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센터 페시아의 모니터와 공조 시스템 조절 버튼류 등도 심플하게 처리되어 스포츠카임을 주장하고 있다. 도어 트림에 있는 시트 모양의 조금은 복잡해 보이는 조절 버튼이 지금도 약간 거슬린다.

모니터를 통해서는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공조, 오디오, 차량 세팅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컨트롤을 동일 화면상에서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버밍햄에서 보았을 때는 조작성에서 불편할 것이라고 느꼈었는데 직접 도로에서 주행할 때는 터치 스크린의 감각 때문인지 오히려 좋게 느껴졌다. 다만 시승차에는 내비게이션이 장착되지 않았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커맨드 컨트롤이나 BMW의 iDrive와 같은 집중 컨트롤 방식을 채용한 결과 스위치 수를 대폭 저감할 수 있다는 점은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모델로서는 당연한 선택.

6단 AT의 실렉트 레버는 재규어의 전통인 J게이트. D레인지와 S레인지가 있는 것이 특징인데 수동모드는 스티어링 휠 뒤쪽에 패들 시프트로만 하도록 되어 있다.
전동 틸팅 및 텔레스코픽 기능이 설정된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천연가죽과 우드트림을 혼용하고 있다.

시트는 XK의 2+2인승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전장에 비해 좁은 리어 시트로 인해 4인승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프론트 시트는 좌우 공히 10웨이 전동 조절식. 등을 확실하게 지지해 주는 감각이 차의 성격을 말해주고 있다.

소프트 톱의 개폐 시간은 18초로 이 종류의 것으로는 약간 늦은 편이다.

Powertrain & Impression

XKR의 파워 트레인은 4,196cc V8 DOHC 32밸브의 XK엔진에 수퍼차저를 채용해 최고출력 420ps/6,000rpm 최대토크 57.1kgm/4,000rpm을 발휘한다. XK가 각각 300ps 42.8kgm이므로 확연히 비교가 될 것이다. 이미 설명했듯이 이는 재규어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파워의 엔진이다. 이는 이튼제 헬리컬 3 날개식 수퍼차저를 채용한 결과로 흡기 캠 샤프트에 가변 타이밍 기구를 조합시키는 것은 기존의 방식과 같지만 흡기관을 하나에서 두 개로 나눈 트윈 에어 인렛으로 바꾸어 유속을 높이고 또 EMS도 최적화함으로써 성능을 향상시키는데 성공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선대 XKR보다 20ps, 0.7kgm 높은 수치.

이런 장르의 차들은 양산형 패밀리 세단과는 달리 최고출력, 최대토크, 최고속도 등을 중시 여긴다. 예를 들어 포르쉐는 최고속도를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삼았고 메르세데스 벤츠는 최고출력의 절대 수치에 높은 비중을 두어왔다. 아우디도 4WD를 통한 성능을, BMW는 엔진의 절대성능을 지고의 가치로 표방해 왔다. 그런 그들의 장기를 내 세우는 방법은 물론 XKR과 같은 장르의 모델들 통해서다. 그리고 그것은 시장에서 충분히 받아 들여져 왔고 그 때문에 이런 모델을 만드는 메이커들은 실제 도로 상황과는 관계없이 성능의 절대 우위에 높은 비중을 둔다.

트랜스미션은 ZF 제 6단 AT. 이 변속기의 변속 타임은 0.6초. 이는 수동변속기를 아주 잘 다루는 사람의 실력보다 한 수 위다. 더불어 예민한 응답성으로 엔진의 성능을 추출해 내면서도 그렇다고 위화감을 줄 정도로 폭발적인 감각을 표현하지는 않는다. 이 대목이 재규어다운 것이다. 포르쉐나 BMW류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약간 양에 차지 않을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분명히 독일산 스포츠카들과는 다른 성격이 여기에서부터 드러난다.

국내 시승에서처럼 일정한 조건에서 기어비를 점검하지 못한 것은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아쉬운 대목이었다. 다만 50여명의 전 세계 자동차 전문기자들 속에 낀 필자는 만나서 반가운 것 이상으로 더 많은 정보를 얻고자 하는 욕심으로 마음이 바쁘다. 직접 타보고 느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필자가 존경하는 진정한 전문기자들에게 자문을 구하느라 더 그렇다.

우선 공통된 의견은 사운드로 모아졌다. 아우디도 별도의 음향팀을 구성해 ‘사운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 적이 있었는데 재규어 역시 XKR에는 액티브 이그조스트라고 하는 배기시스템을 사용한 사운드 시스템을 설계하고 있다. 이는 통상적인 주행시에는 정숙하고 스포츠 드라이빙시에는 중 저 배기음을 발산하도록 한 것이다.

그렇다. 스포츠카는 성능 이상으로 사운드로 운전자를 자극할 수 있어야 한다. 소음이 아닌 듣기 좋은 배기음과 엔진음의 조화를 통해 달리는 즐거움을 배가시킬 수 있어야 한다. 신형 XKR의 사운드는 오른발에 힘을 주면 점진적으로 두터워지는 바리톤 음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듯하다. 언젠가 언급한 적이 있지만 이런 사운드도 오늘날은 미국의 유저들을 고려한 세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우리의 경우는 사운드까지도 소음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V8엔진이 주류를 이루는 시장에서는 그 두터운 음이 없으면 무시당할 수도 있다. 다만 수퍼차저 특유의 사운드는 억제되어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엔진의 반응은 두터운 토크감이 우선 다가온다. 1,000rpm 전후로도 충분히 가감속이 가능한 세팅이다. 고성능 스포츠카이지만 굳이 고회전역을 오르내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실제 300km가 넘는 고속도로를 평균 230km/h로 달리면서 오른발에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았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스트레스를 즐기고 싶은 차도 있겠지만 재규어 XKR은 그 쪽은 아니다. 특히 1,780kg의 경량 차체가 만들어 내는 가속감은 경쾌한 쪽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으로 예의 전자제어 서스펜션 CATS(Computer Active Technology Suspension)가 채용되어 있다. X댐핑 스트로크는 독일형 스포츠카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게 설정되어 있다. XK보다는 분명 하드한 쪽으로 치우쳐 있다. 속도가 상승함에 따라 감쇄력이 높아지며 스포티한 감각이 살아난다. 이는 XK에 비해 스프링 레이트가 앞 38%, 뒤 24% 강화되고 2단계로 감쇄력이 전환되는 전자제어 가변 댐퍼 CATS에도 XKR 전용의 세팅이 실시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재규어측은 설명하고 있다.

이는 록 투 록 2.7 회전의 속도감응식 유압 파워 스티어링과 조화를 이루어 정확한 핸들링 감각을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독일산 스포츠카의 거동에 익숙한 유저들이 지적했던 스티어링 응답성은 지금까지의 재규어와는 또 다른 맛을 내고 있다. 물론 DSC의 채용으로 운전 능력에 따른 주행을 즐길 수도 있다. 이 대목은 사실 어지간한 실력으로는 체감하기가 쉽지 않은 대목이고 컨트롤이 쉽지 않다. 필자도 사실은 서키트 시승 이외에서는 본격적으로 시도해 보지 않았다.

변화를 가장 크게 실감하는 부분은 와인딩 로드 공략시. 그런 성격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시승 코스도 산악로를 200km 가까이 설정하고 있다. 과거 재규어차에서 느꼈던 소프트함과는 한 차원 다른 감각이다. 독일산 스포츠카를 의식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다만 그 때문에 고속도로 순항시 매끄러운 면이 약간 손해를 본 것은 어쩔 수 없다.

그 외 안전장비로는 프론트 디스크의 직경이 326mm에서 355mm로 커졌으며, 두께도 30mm에서 32mm로 늘어난 브레이크, 그리고 EBD, ABS, BSA 등을 만재하고 있다.

XK가 재규어 전통의 GT스포츠카로서의 성격을 고집하고 있다면 XKR은 어딘지 독일 스포츠카를 의식한 차만들기가 느껴진다. 좀 더 스파르탄한 쪽으로 이동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물론 재규어만의 DNA는 살리고 있다. 그런 변화는 재규어 브랜드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고 시대적인 흐름을 따른 것이다. 그 싸움에서의 성패는 이제부터다.

주요제원 재규어 뉴 XKR 컨버터블

크기
전장×전폭×전고: 4,780×1,890×1,305mm
휠베이스 : 2,750mm
트레드앞/뒤 : 1,560/1,600mm
차량중량 : 1,780kg
최소회전반경 : 5.48m

엔진
4,196cc V 8 DOHC 수퍼차저
최고출력 : 420ps/6,250rpm
최대토크 : 57.1kg.m/4,000rpm
보어×스트로크 : 86×90.3mm
압축비 : 11.0:1
구동방식: 뒷바퀴굴림

트랜스미션
6단 자동, 시퀜셜시프트(스티어링 휠 마운티드 패들 시프트)
기어비 1/2/3/4/5/6 4.171/2.340/1.521/1.143/0.867/0.691/ 후진 3.403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앞/뒤 더블 위시본 CATS
브레이크: 4륜 V. 디스크 (전:주철 후:알루미늄 디스크)
스티어링: 랙 & 피니언(파워)
타이어245/40ZR 19 , 275/35 ZR 19

성능
0-100km/h: 5.3초
최고속도: 250km/h(속도제한)
연료탱크 70.6리터
연비: ---km/리터

가격
쿠페 1억 6,900만원, 컨버터블 1억 7,900만원. (부가세 포함)

(작성 일자 : 2007년 7월 19일)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Gallery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