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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메르세데스 벤츠 E320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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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1-04-17 08:5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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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클래스 스포티 버전

E클래스가 4등식 트윈 헤드 램프로 놀라게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데뷔 6년째를 맞는다. 하지만 지금도 새로운 감각으로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재규어가 S타입에 유용하고 다른 차종들도 트윈 헤드램프를 앞 다투어 채택하고 있는데도 E클래스 원형의 트윈 헤드램프는 여전히 신선하다.

미디엄 클래스 세단의 모범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모델인만큼 메르세데스의 모델 개발과 그 결과에 대해 항상 주목을 끌고 있는 E클래스는 트윈 헤드램프 이전에도 놀라운 판매고와 주행성을 자랑했다. 그로 인한 신뢰성으로 컴팩트급인 C클래스가 빠른 시간에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하는 이도 있다.

현행 E클래스의 디자인 테마는 그때까지 위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메르세데스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었다는 것. 이후 S는 물론이고 다시 작년 등장한 C클래스까지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4등식 트윈 헤드램프로 세상을 놀라게 했고 이후 1997년 8월에는 새로 개발한 V6를 탑재하며 직렬 6기통 시대를 접으며 주행성격에서도 변화를 추구했다.

그리고 메르세데스 패밀리 룩의 핵심인 라디에이터 그릴의 변화도 재미있다. 현행 E클래스가 데뷔할 때는 가로 바 그릴이 세 개였는데 V6화하면서 다섯 개로 늘렸다. 그 후 99년 가을 페이스 리프트 때 또 한번 세 개로 줄였다가 최근에는 S, C 등과 함께 모두 네 개로 통일되었다. 이것 하나로도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내는 브랜드의 위력이 놀랍기만하다.

E클래스는 세단과 왜건형 보디에 E240부터 시작해 E280, E320의 V6군단과 E430 V8까지 엔진 선택폭이 넓다. 여기에 최근에는 수퍼차저를 장착한 E200K라는 모델까지 상륙했다. 3,199cc 224마력의 E430이 없기는 하지만 E240 V6만으로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아직은 시기를 보고 있는 것 같다.

그 중 오늘 시승하는 E320 아방가르드는 1997년에 등장한 모델인데 데뷔 이후 꾸준 개선이 이루어졌는데 예를 들면 청색 틴티드 글래스라든가 전용 사양의 B필라, 차고를 낮추어 외관상의 차별화를 꾀했으며 폽업식 글래스 선루프, 버드아이 매플 우드 패널, 천연가죽 시트 등의 채용도 97년과 99년 페이스 리프트 때 개선된 것들이다. 뿐만 아니라 1996년 8월에는 엔진과 CAN(컨트롤러 에리어 네트워크)으로 이어지는 시프트 스케줄 등을 제어하는 전자제어식 5단 AT를 탑재하는 등 그 장비가 더욱 충실해졌다.

여기에 스포츠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아방가르드에서는 폽업식 슬라이딩 선루프와 시트 히터 내장의 천연가죽 시트, 제논 가스 봉입식 헤드램프가 전용장비로 추가되었다. 1998년 8월에는 윈도우 에어백, 뒷좌석 승차자용 리어 사이드 에어백, 그리고 뒷좌석 시트 벨트 텐셔너가 표준장비되었다. E-Call서비스도 이때 옵션으로 설정되었다.

1999년 10월 마이너 체인지시에는 프론트 노즈를 더 낮추었고 스포티감을 높임과 동시에 프론트/리어 범퍼, 도어 씰 커버,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 알루미늄 휠 등의 디자인을 일신했다. 휠도 아방가르드 전용을 장착하고 있다. 특히 방향지시등을 내장한 사이드 미러의 채용 등도 화제가 되었다.

보닛을 좀 더 슬랜트화 해 헤드램프의 위치가 낮아졌고 범퍼의 디자인도 달라졌다. S클래스에 표준으로 장비하고 있는 멀티펑션 스티어링 휠의 표준으로 한 것과 미터 클러스터 안에 디스플레이 창을 추가한 것도 빠트릴 수 없다. 여기에 티프트로닉을 적용한 5단 AT, 다기능 스티어링과 E430에만 작용해 오던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를 표준장비로 한 것도 돋보인다.

미디엄 클래스 모범다운 자세와
거침없는 주행성과 민첩성 돋보이는 준족

이처럼 많은 변화를 했지만 메르세데스라는 존재감에서는 여전히 빈틈이 없다. 현행 모델이 등장하기 전의 무겁고 딱딱한 이미지를 털어 버렸지만 3포인티드 엠블럼과 그 아래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풍기는 분위기는 메르세데스 벤츠라는 말로 요약된다. 은색의 차체는 가벼워 보이지 않으면서도 품격을 잃지 않는다.시트의 착좌감은 항상 하는 얘기이지만 좀 더 자신있게 밀어 붙이라고 부추기는 듯한 느낌으로 등을 받쳐 준다.

그런데 그동안 신경을 쓰지 않아서였는지 몰라도 스티어링과 센터 페시아, 실렉트 레버 주변에 의외로 이러저러한 버튼이 많이 나열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과거 갖출 것은 다 갖추고 간결하게 정리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던 때와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실렉트 레버 주변에 나열된 버튼들은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음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어쩐지 좀 복잡해진 감이 없지 않다.

연료주입구 덮개를 비롯한 모든 도어의 개폐를 중앙에서 통제할 수 있는 리모컨 조정 도어장치의 키를 꽂고 약간 방향만 전환하자 소리없이 엔진이 돌아간다. 실키라는 표현이 실감난다. 지난 98년 말 직렬 4기통 DOHC에서 V6 싱글 캠 3밸브로 바뀌며 채용된 트윈 스파크 테크놀러지로 한층 가열된 배기가스를 만들어 촉매 변환기가 작동하는 온도에 보다 빨리 도달해 배출가스 조절 효율을 97%까지 끌어 올린 것이다. 이는 EU나 미국 환경국의 강화된 환경기준을 만족시키며, 16만km 내구성 테스트도 거뜬히 통과했다는 것으로도 주목을 끌었었다.

과거 E240으로도 부족한 감을 느끼지 못했던 기억을 더듬으며 오른발에 힘을 주었다. 인천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는 자동차가 거의 없어 최적의 조건. 5단 AT의 팁트로닉은 시프트쇽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가속감이 아예 없다. 엔진의 매끄러움에 더해 그야말로 놀라운 매칭이다.

수동 모드로 전환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각 속도 영역에서 적절한 토크를 구사할 수 있다. 오른발에 대한 응답성은 직렬 6기통의 BMW330i의 폭발적인 것과는 다른 감이지만 거침없으면서도 매끄러운 회전 상승으로 인한 가속감은 가히 일품이다. 오른발을 지긋이 누르면 금새 스피도미터의 바늘은 200km/h를 가리킨다. 그때의 타코미터의 바늘은 4,600rpm 부근.

서스펜션은 하드한 쪽으로 설정되어 있다. 댐핑 스트로크가 의외로 짧고 노면의 요철을 대부분 솔직하게 전달한다. 특히 중고속에서 다리의 이음매 등을 타고 넘을 때는 뒷바퀴 굴림방식차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경우에 따라서는 위화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전 영역에서의 안정감은 거의 동일한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중저속의 와인딩 로드에서의 롤각 억제는 감탄할만하다.

E320아방가르드는 메르세데스가 소화한 미들 클래스 스포티 세단이 어떤 것인지를 충분히 느껴 볼 수 있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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