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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2008 재규어 XJ 4.2 LWB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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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10-26 0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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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형 재규어 XJ 4.2 LWB는 뒷좌석이 강조됐지만 여전히 고품격 오너 드리븐임을 분명히 한다. 300마력의 V8 엔진은 고회전으로 갈수록 힘을 발휘해 100km/h 이후의 가속력이 더욱 돋보인다. 기어비가 넉넉해 높은 속도에서 편하게 크루징이 가능한 것은 XJ 4.2 LWB의 장점. 만족스러운 승차감과 핸들링을 제공하는 하체의 세팅은 지극히 재규어스러운 해법이다.

2003년 데뷔한 현행 XJ는 데뷔 이후 가장 큰 변화를 겪은 모델이다. 1968년의 초대 XJ부터 지켜오던 디자인이 큰 폭으로 변화했고 진보적인 알루미늄 섀시를 도입했다. 알루미늄 섀시는 아우디 정도만이 양산차에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그 예가 많지 않기 때문에 보수적인 재규어로서는 그야말로 환골탈태이며 그만큼 자사의 기함에 공을 들였다 하겠다. 또 차체 크기에 비해 실내가 좁았던 부분도 상당히 해소되어 지금의 XJ는 재규어의 기함다운 면모를 뽐낸다 하겠다.

XJ는 재규어 전체 판매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인기 모델이다. 가장 크고 비싼 기함이 판매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게 좋아할 일은 아니다. 마진은 좋을지 모르지만 볼륨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
알려진 대로 XJ 이하의 S-타입과 X-타입은 포드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판매의 주축이 되어야 할 모델이 기함 보다 팔리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재규어의 전통을 사랑하는 기존 고객이 다른 모델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며 새로운 고객의 창출에도 실패했다는 의미이다. 재규어가 PAG 브랜드 중에서 가장 큰 적자를 기록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라인업의 기함은 메이커의 기술력이 총동원 되는 모델이다. XJ에 재규어가 갖고 있는 노하우가 모두 투입되는 것은 당연하다. 또 XJ는 전통을 강조하는 재규어의 아이덴티티가 가장 강한 모델이기도 하다.
재규어, 특히 XJ는 전통과 현실의 타협 사이에서 애를 쓴 노력이 역력하다. 그동안 재규어는 오늘날의 네임 밸류를 갖게 해준 전통이 발목을 잡은 면이 없지 않았다. 디자인의 경우도 그런 이유에서 세대가 바뀌어도 소폭의 변경에 그쳤다.

데뷔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을 생각한다면 XJ의 디자인은 재규어의 창업자 윌리엄 라이언스 경이 그렸던 초대 XJ6에서 큰 변화가 없다 할 수 있다. 전통의 그릴과 헤드램프, 주름이 잔뜩 진 보닛, 낮은 허리선, 긴 리어 오버행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디테일한 부분을 세심하게 다듬어 현대적인 느낌 뿐 아니라 주행성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스포츠카 못지않은 XJ의 실루엣은 헤드룸이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었다. 세월이 지나 거주성이 점점 부각되면서 이 약점은 경쟁력의 약화로 다가왔다. 따라서 현 XJ는 전고와 벨트라인을 동시에 높이는 한편 윈드실드를 앞으로 밀었다. 데뷔 당시의 XJ는 헤드룸과 레그룸이 메르세데스 S 클래스를 능가했다. 이는 기본형 S 클래스 보다 휠베이스는 70mm, 전고는 5mm 높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기술적으로 XJ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알루미늄 섀시이다. 아우디에 이어 두 번째로 양산차에 적용된 재규어의 알루미늄 섀시는 제작 방식이 조금 다르다.
XJ의 섀시는 각 알루미늄 파츠들이 리벳과 에폭시 접착제로 연결되는데 반해, A8은 리벳과 용접을 사용한다. 이런 방식은 로터스 엘리제와 비슷하다. 다만 소량 생산되는 엘리제가 수작업에 의존한다면 XJ는 자동화된 기계로 제작된다. 리벳과 용접을 사용하는 아우디는 재규어 보다 코스트 면에서 불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루미늄 섀시의 도입으로 덜어낸 무게는 140kg에 이른다. 섀시 자체의 무게는 220kg으로 스틸 모노코크 대비 40%나 가벼워졌다. 비틀림 강성은 60% 높아졌지만 구형의 강성이 썩 좋은 편은 아니였기 때문에 최고 수준이라 부를 정도는 아니다. XJ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스티어링 컬럼과 마운팅, 시트 프레임은 마그네슘, 그리고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뒷바퀴굴림 XJ는 베이스 모델인 XJ6의 무게가 1,545kg에 불과해 메르세데스 S350 보다 200kg, S-타입 3.0 보다 100kg나 가볍다. 또 오늘 시승 모델인 XJ8 4.2의 중량은 1,615kg으로 A8 4.2(1780kg), BMW 745i(1870kg) 등과 비교할 때 동급에서 가장 가볍다.

XJ는 데뷔 4년 만인 작년 처음으로 페이스리프트를 거쳤다. 외관은 스포티한 범퍼와 XK 스타일의 사이드 벤트, 낮게 내려온 사이드 스커트, 작은 스포일러 등 소폭이 변경됐고, 실내는 새롭게 통풍 시트와 블루투스 등의 새 장비가 도입됐다. 뒷좌석의 레그룸을 위해 시트가 좀 더 얇아진 것도 특징.
페이스리프트되면서 판매가 부진했던 3.5리터 V8 가솔린 대신 유럽에서 인기 좋은 2.7리터 V6 디젤이 추가된 것이 파워트레인에서 달라진 점이다.

EXTERIOR & INTERIOR

지오프 로손의 뒤를 잇는 이안 칼럼은 XJ 고유의 클래식 라인을 지키고자하는 모습이 역력해 보인다. 한정된 틀에서 모던함을 더해가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다. 40년을 버텨온 이 실루엣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궁금해진다.

XJ LWB는 정말 늘씬하다. 동급의 다른 LWB와 비교해 보아도 유난히 크고 길어 보인다. 이는 날렵한 실루엣 때문이 아닐까. XJ 4.2 LWB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5,215×2,108×1,455mm로 길이와 폭은 동급에서 가장 큰 수준이다.
반면 1,455mm의 전고는 A8L을 제외하고는 동급에서 가장 낮다. 거주성을 높이기 위해 전고를 키우긴 했지만 여전히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전장과 전폭은 가장 큰 수준인 반면 전고가 낮아 날렵한 스타일링이 나온다.

XK와 닮은 메시 그릴은 인상을 강하게 만들고 요란스럽지 않은 프런트 펜더의 벤트는 XJ의 클래식한 라인과 썩 잘 어울린다. 메시 그릴만으로도 스포티함이 물씬하다. 반면 리어 오버행은 전통대로 여전히 길다. 개인적으로 XJ의 리어 오버행은 다소 언밸런스 해 보이는데 급에 맞는 트렁크 공간 확보를 위함이니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18인치 휠은 차체 크기를 생각하면 조금 작다. 타이어는 고급 세단용으로 선보인 고성능의 컨티넨탈 컨티프리미엄컨택트 2로 트레드 패턴으로 봐선 결코 조용하지 않을 디자인이다.

운전자가 실내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접하는 부분이 시트이다. 그만큼 시트에 처음 앉았을 경우의 느낌이 좋으면 기분 좋게 시작한다 할 수 있다. XJ 4.2 LWB의 시트는 쿠션이 적당하고 몸을 잡아주는 지지부가 강조되지는 않았지만 가죽과 옷의 밀착감이 아주 좋다.

시트는 3명까지 메모리가 가능하고 이지 액세스 기능은 스티어링과 시트를 확실하게 올리고 밀어 덩치가 아주 큰 사람도 승하차가 편하겠다. 시트는 전동식으로 미세하게 조절이 가능한데 방석 부분을 별도로 슬라이딩 하는 부분은 바르고 편한 운전 자세를 잡는데 큰 도움이 된다. 다른 고급 모델에 적용되는 이 기능은 보통 방석의 앞부분만 움직이는데 반해 XJ LWB는 전체가 움직이는 것이 독특하다. 시트는 히터와 통풍까지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시트에 앉았을 때의 느낌은 좋게 말해 몸에 꼭 맞는 타이트함이고 나쁘게 보자면 좁은 편이다. 좁다는 것은 물론 동급의 모델과 비교해서이다. 머리 위 공간은 충분하지만 센터 터널이 너무 부각된 면이 있다. 또 실내 크기에 비해 글로브 박스나 도어 포켓의 용량도 작은 편이다. 재규어는 여전히 차 크기에 비해 공간을 내주는 것에는 인색하다.
정해진 크기의 컵 홀더는 캔은 고정이 안 되고 컵을 놓았을 경우 기어 레버 조작 시 팔꿈치에 걸리기도 하는 불편도 있다. XJ에서는 왠지 이런 사소한 부분을 따지면 안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재규어의 기함은 실내에서 유난히 원목과 가죽의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XJ 4.2 LWB도 마찬가지로 부드러운 시트의 가죽과 대시보드를 이루는 우드그레인이 고급차임을 한껏 내세운다. 쉽게 눈에 들어오는 도드라진 바늘땀들은 오너의 만족감을 높여주지 않을까 싶다. 스티어링 컬럼 왼쪽에 있는 ‘VALET` 버튼은 지극히 재규어스러운 기능이다.

옥의 티는 버튼들이 모여 있는 센터페시아이다. 좋은 원목, 가죽과는 동떨어져 있는 느낌이다. 플라스틱의 재질이나 버튼 디자인에서 XJ의 격에 어울리지 않는다. 고급 세단은 버튼의 조작감까지 좋아야 하는데 XJ는 평범한 세단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인터페이스도 조금은 불편하다. 예를 들어 네비게이션을 사용하다 에어컨을 끄고 싶으면 ‘CLIMATE`로 들어가야 하고 다른 메뉴 역시 마찬가지이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매우 조용하고 부드럽다.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의 양이 극히 적은데 이는 회전수를 어느 정도까지 올려도 변함이 없다. 4,000rpm 이전까지는 회전수에 비례해 볼륨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흡음재로 엔진룸 차단을 효과적으로 한 듯하다. 재규어가 정숙성을 위해 꽤 많은 투자를 했음을 느낄 수 있다.

차체는 대형급이지만 중형차의 무게에 300마력이라면 꽤나 빠른 순발력을 기대할 만하다. 하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의외로 약한 발진 가속 성능에 고개를 갸우뚱 할 수도 있겠다. 재규어의 접근은 조금 다르다.

약하게 느껴지는 순발력은 넓은 기어비가 가장 큰 이유. 그리고 저회전 토크가 조금은 부족하다. 보통 대배기량 모델이 기어비를 넉넉하게 설정하긴 하지만 XJ 4.2 LWB는 비슷한 급의 다른 차와 비교해도 확실히 넓다. 아마 상대적으로 가벼운 차체를 고려해 이런 설정을 하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0→100km/h 가속 시간은 6.6초로 결코 순발력이 느리지는 않다. 어쩌면 체감 가속이 실제보다 못할 수 있다. 여기서 기어비가 더 짧다면 위급인 XJR과의 차이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XJ 4.2 LWB는 100km/h를 넘어서면 본격적인 실력을 발휘한다. 느끼지 못한 사이 200km/h를 훌쩍 넘어간다. 3, 4단의 간격이 1, 2단 보다 좁아 중속 이후 치고 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1, 2, 3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65, 115, 185km/h로 동급에서 가장 보폭이 넓지 않나 싶다. 4단 5,000rpm이면 200km/h에 6단으로 이 속도에서도 회전수는 3,000rpm을 조금 넘을 뿐이어서 고속 크루징에 적합하다. 이 속도에서도 엔진음은 거의 들을 수 없다. 6단 100km/h 시 회전수도 1,600rpm.

하체도 역시 마찬가지다. 타이어는 트레드 패턴부터 결코 조용하지 않은 제품이지만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효과적으로 차단되어 있다. 풍절음은 과거를 생각하면 대폭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보닛 끝 쪽에 부딪치는 바람 소리는 있는 편이다.

요즘 유행하는 패들 시프터나 별도의 수동 모드가 없긴 하지만 ZF 6단 AT는 극히 부드럽다. 다른 차에 올라가는 ZF 6단 AT와 기본적으로는 동일하지만 유난히 부드럽게 느껴진다. 전통의 J-게이트를 위해 그 흔한 수동 모드마저 포기한 것은 지극히 재규어스러운 부분이다.

D 모드에서 우측으로 젖혀 수동 모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조작감은 매우 우수하다. 단 일렬로 늘어서 있는 2~5단은 레버 때문에 단수 확인이 쉽지 않아 인디케이터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오너가 익숙해지면 큰 문제는 아닐 것이다.

하체는 초창기에 탔던 XJ6 보다 조금은 부드럽고 나긋나긋해진 느낌이다. 댐핑 스트로크도 크지만 요철 구간에 자세를 바로잡는 모습이나 타이어가 끈덕지게 노면을 붙들려고 하는 모습이 기특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XJ8L의 모습은 승차감과 핸들링을 양립시키는 재규어식의 해석이라 하겠다.
독일 라이벌들처럼 수많은 전자장비가 지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벼운 차체의 유리함, 무엇보다 하체의 세팅이 갖는 묘미가 있다. 조향 특성도 뉴트럴에 가깝다. 물론 크기에 따른 부담은 있다. 전장과 휠베이스가 워낙 길어 연속 코너에서는 그것이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면을 잡아 쥐는 능력은 차 크기를 생각하면 훌륭하다.

스티어링 감각은 처음 모는 사람도 부담 없는 수준이다. 스티어링의 무게 또는 조향 시 머리가 움직이는 모습이 매우 자연스럽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리니어하게 늘어나는 스티어링의 무게도 위화감이 없다. XJ의 랙 & 피니언 스티어링은 동급에서 가장 뛰어난 수준이다.

페달의 스트로크가 좀 깊긴 하지만 브레이크의 능력은 매우 우수하다. 초기 반응에서 마지막으로 차가 멈추기까지 제동력의 증가가 일정하고 늘어나고 예측이 충분히 가능하다. 댐핑 스트로크가 길지만 노즈 다이브를 최소화 하는 모습도 인상적.

XJ 4.2 LWB의 뒷좌석은 리무진급의 레그룸을 제공한다. 헤드레스트의 모니터를 통해 TV와 DVD를 시청할 수 있고 공조 장치도 좌우 별도이다. 롱 휠베이스의 가장 큰 장점인 뒷좌석 공간의 여유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오너가 재규어 XJ의 운전대를 잡지 않고 뒷좌석에 탄다는 것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 XK 4.2 LWB는 때때로 귀한 손님을 모실 수 있는 고품격 오너 드리븐의 여유로움으로 해석하면 좋겠다.

주요제원 2008 재규어 JX 4.2 LWB

크기
전장×전폭×전고(mm) : 5,215×2,108×1,455
휠베이스(mm) : 3,159
트레드 앞/뒤(mm) : 1,556/1,546
중량(kg) : 1,615

엔진
형식 : V8 4,196cc 터보
보어×스트로크(mm) : 86.0x90.3
최고출력(마력/rpm) : 300/6,000
최대토크(kg.m/rpm) : 42.8/4,100
압축비 : 11.0:1

구동방식 : 뒷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AT
기어비 : 4.17/2.34/1.52/1.14/0.69
최종감속비 : 2.87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디스크

성능
최고 속도(km/h) : 250
0-100km/h 가속 성능(초) : 6.6
최소회전반경(m) : 6.1
연료탱크용량(리터) : 85
연비 : 8.0km/l
타이어 : 235/50ZR/18

차량가격
1억 3,500만원(부가세 포함)

(작성일자 2007년 10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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