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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랜드로버 디스커버리3 G4 스페셜 에디션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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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07-12-14 06: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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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디스커버리3를 시승했다. 시승차는 G4 챌린지를 위한 스페셜 에디션 모델로, 경기에 참여하는 차량과 모든 사양이 동일할 정도로 오프로드 주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고유의 페인팅과 험로 주파 능력을 높여주는 장비들은 보기만 해도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오프로드 주행 능력이 강조되어 있지만 기존의 편의 장비는 그대로 적용되어 럭셔리 SUV로서의 품위도 잃지 않았다. 디스커버리3 G4 스페셜 에디션은 오프로드 매니아들의 드림카일 것이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흔히 오프로드 주행을 가리켜 자연과 하나 되는 일이라고 한다. 분명 맞는 말이고 뿌리 깊은 문화와 함께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자동차의 한 장르이다. 하지만 오프로드를 즐기는 것은 쉽지 않고 환경도 점점 위축 되어가고 있다.

오프로드를 가기 위해서는 일단 키 큰 4WD 차가 있어야 하는데, 요즘 나오는 SUV는 대부분 온로드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다녀오면 차량의 손상도 걱정해야 한다. 별도의 차를 마련할 수 있는 사정이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이다. 생각해 보면 오프로드는 서킷 주행만큼이나 경제력이 뒷받침 되어야 제대로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오프로드 자체가 주위에 없다. 일반 사람들이 오프로드를 가기 위해서는 날 잡고 가야 할 정도니 점점 실생활과 멀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프로드를 즐기는 사람의 수는 줄지 않고 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고 사람들은 말한다. 몇 번 되지 않는 필자의 짧은 오프로드 주행 경험으로 비추어 보았을 때 이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어려운 코스를 뚫고 나왔을 때의 기분은 각별하다. 고생스럽지만 끝나고 나면 또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무지하게 매운 음식을 먹고 고생하다 며칠 지나지 않아 또 생각나는 심리와 비슷하다면 억지일까.

어쨌든 오프로드 하면 대뜸 생각나는 브랜드는 바로 랜드로버와 짚이다. 지향하는 고객층은 다르지만 오늘날까지 오프로드에 주력해 왔고 최근 들어서 온로드 성능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은 동일하다. 하지만 앞으로 세월이 흘러도 오프로드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사실도 분명하다.

랜드로버 라인업에서 디펜더를 제외한다면 디스커버리3가 가장 오프로드 성향이 강한 모델이다. 신형으로 넘어오면서 고전적인 사다리꼴 프레임을 버린 것이나 에어 서스펜션을 채용하는 등 구조적으로 큰 변화를 맞았지만 오프로드 본능은 여전하다.

최근 국내에는 랜드로버가 주최하는 G4 챌린지 스페셜 에디션 모델이 들어왔다. 베이스 모델은 다름 아닌 디스커버리3이다. 극한의 오프로드 이벤트인 G4 챌린지의 스페셜 에디션 모델이 디스커버리3인 것은 당연하게 보인다. 국내에는 단 한 대만 할당되었는데 너무 야박한 것이 아닌가 싶다.

참고로 G4 챌린지(G4 Challenge)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국제 오프로드 이벤트로, 전세계 18개국의 개별 예선을 거쳐 참가자를 선발해 우승자를 가리는 경기이다.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랜드로버로 정해진 코스를 완주해야 한다. 오프로드 매니아라면 누구나 참가하고 싶은 대회일 것이다.
G4는 4개국과 4개의 GMT 시간대, 랜드로버 4 차종을 의미한다. 작년에 열린 2회 대회의 경우 한 달 동안 라오스의 밀림지대, 브라질의 리오 데 자네이로 해변, 볼리비아의 소금호수와 같은 극한의 코스를 통과했다. 코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매니아가 분명 있으리라.

Exterior & Interior

디스커버리3 G4 스페셜 에디션은 오프로드를 위한 장비로도 눈에 띄지만 특유의 탄지어 오렌지 페인팅(Tangiers Orange) 때문에 더욱 화려하다. G4 챌린지에만 쓰이는 특별한 색상이다. 거리로 나서면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 이 화려한 차로 거칠고 험한 오프로드를 정말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디스커버리3는 요즘 SUV 중에서도 키가 큰 편인데, 루프 랙을 달아 더욱 껑충해 보인다. 전고와 전폭의 비례가 거의 1:1에 가까워 불안해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무게 중심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또 더 짧아진 앞뒤 오버행을 보면 오프로드에 강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도 간다.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안팎으로 많은 장비가 더해졌다. 머드 타이어는 당연히 기본, 하체의 충격에 대비해 엔진과 변속기를 보호하는 섬프가드를 덧댔으며 추가 장비를 실을 수 있는 루프 랙도 마련되었다.

난로의 연통처럼 A 필러를 타고 오르는 스노클은 도강을 위한 장비이다. 콧구멍이 머리에 달린 셈이다. 이 스노클 때문에 도강 가능한 깊이는 700mm에서 1m 이상으로 높아졌다. 사이드 미러까지 물이 찰랑대는 가운데 강을 건너는 아슬아슬 맛은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이외에도 견인력이 최대 4.5톤에 이르는 윈치와 견인바, 야전 삽, 비상 연료통 등 실전 오프로드에 필요한 모든 장비가 기본으로 실린다.
타이어는 머드 전용인 굿이어 랭글러로, 255/55R/19 사이즈를 달고 있다. 온로드 보다 휠은 한 치수 커졌고 편평비가 낮아졌다.

실내는 일반 디스커버리3와 동일하다. 고급스러움은 좀 떨어지지만 기함인 레인지로버와 비슷한 터치가 적용되어 오프로드를 달리기엔 너무 부티난다. 험로를 가다보면 흙탕물 젖은 발로 드나드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이래서 랜드로버를 진흙탕 속의 롤스로이스로 부르는 것인가.

실내에서 달라진 점은 조명 램프를 위한 버튼 3개가 대시보드에 추가된 정도이며, 트렁크에 그물망이 더해진 것 정도이다. 그물망은 몇 날 며칠을 가야하는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서는 짐을 가득 실기 마련. 트렁크의 물건이 2열로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상하 2단으로 나뉘어 열리는 해치는 오프로드를 간다고 생각했을 때 더 유용해 보인다.
선루프도 조명 램프의 지지대 때문에 개방감이 확 줄었다. 하지만 3열까지 적용된 파노라마 루프는 오프로드에서 더 매력적이지 아닐까 싶다.

Powertrain & Impression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자동차에서 각기 상반된 부분이 동시에 좋아지기는 정말 힘든 일이다.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 것이 자동차 트레이트 오프의 정설이다. 물론 기술의 발달로 연비와 출력이 동시에 좋아지는 등 상당히 극복되고 있지만 유독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온로드와 오프로드 성능의 조화이다.

시승차인 G4 챌린지 에디션처럼 본격적으로 오프로드를 지향한다면 온로드는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애호가들은 잘 아는 내용이고 충분히 감수할 만한 마음가짐이 있겠지만 일반 유저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다.
많은 SUV들이 처음부터 온로드를 지향하고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이 둘을 양립하기도 어렵지만 오프로드의 범위가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온로드로 방향을 트는 것이다.

전통의 오프로드 브랜드인 랜드로버는 자사의 아이덴티티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최근의 트렌드를 맞춰야 하기에 최근 모델들은 온로드 성능이 크게 좋아졌다. 시승차의 베이스 모델인 디스커버리3도 마찬가지. 하지만 G4 스페셜 에디션은 얘기가 다르다.

사실 기계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 여러 장비가 더해지고 타이어만 머드 전용으로 바꿨을 뿐이다. 그러나 주행 느낌은 사뭇 다르다.

우선 정숙성에 큰 차이가 있다. 머드 타이어는 80km/h만 되도 노면과 부딪치는 소음이 엄청나다. 마치 가늘게 들리는 피리 소리 같아 심적으로 큰 부담이 되고 시간이 지나면 피곤함으로 다가온다.
120km/h이 되면 풍절음까지 가세한다. 높게 솟은 지붕 위의 조명 램프 때문에 발생하는 바람 소리가 모든 것을 덮는다. 동승자와 대화를 할라치면 목소리 볼륨을 높여야 할 정도다. 이 소리에 눌려 엔진은 쥐죽은 듯 조용하다. 일반도로를 달릴 때면 원래 디스커버리3로 되돌리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을지도 모른다.

머드 타이어는 당연히 동력 성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시내에서 저속으로 움직일 때는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지만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하면 그 차이가 피부에 확 다가온다. 오프로드 타이어를 끼고 고속으로 달릴 일은 별로 없을 것이고 권장 사항도 아니지만 4단으로 160km/h에 도달하면 가속은 거의 멈춘다. 이때의 회전수는 5,000rpm으로, 타이어의 구름 저항과 공기 저항 때문에 속도는 더 이상 붙지 않는다. 같은 엔진의 순정 디스커버리3는 어렵긴 해도 180km/h까지는 꾸물꾸물 올라간다.

엔진은 머스탱과 공유하는 4리터 V6 가솔린이다. 저회전에서 높은 토크를 내는 것이 유리한 주행 특성상 기통당 배기량이 높은 엔진이 적합해 보인다. 시내에서 살살 다닐 때는 매우 조용하고 회전도 부드러워 V8이 크게 아쉽지도 않다.

우선 주어진 시승 시간이 너무 촉박해 제대로 된 오프로드를 가지 못한 것에 대해서 양해를 구해야겠다. 시승차에게는 운동거리도 되지 않는 가벼운 비포장도로를 다녀온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밖에 없어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오프로드 전문 브랜드의 차는 비포장길로 들어서자마자 느낌이 확 다르다. 별것 아닌 길이지만 그 울퉁불퉁한 노면의 충격을 보디로 흡수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다른 SUV와 큰 차이를 보인다. 그리고 온로드에서 약점으로 지적됐던 요소들이 장점으로 변한다. 스티어링 반응이 느리고 출렁대는 하체가 불만일 경우 오프로드를 주행하고 나면 보는 눈이 새삼 달라질 것이다.

G4 챌린지 에디션은 어지간한 길은 터레인 리스폰스를 만질 필요도 없이 가뿐하게 지나간다. 일반 모드에서도 내리막을 내려올 때면 알게 모르게 제동이 걸리고 기울어진 지형에서는 에어 서스펜션이 자동으로 차의 수평상태를 유지해준다. 이 에어 서스펜션은 수동으로 차고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도 있는데 반응이 상당히 빠른 편이다.

험로를 만나면 내려서 휠 허브를 돌리는 것은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이야기가 됐다. 대부분의 SUV들이 간편한 전자식 4WD를 쓰는 세상이다.

하지만 랜드로버는 여기에 한 술 더해 터레인 리스폰스라는 강력한 무기를 마련했다. 운전자는 노면 상황에 맞게 기어 레버 뒤에 있는 다이얼을 돌려 모드(일반주행, 초지/자갈길/눈길, 늪지, 모래, 암반로)만 선택해주면 된다. 그러면 엔진과 변속기, 에어 서스펜션, ABS, DSC, TCS, 디퍼렌셜 록, HDC 등이 최적으로 세팅된다. 즉, 운전자가 어렵게 기술을 부리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여기다 시스템의 작동 상황이 센터페시아 상단의 모니터에 자세하게 표시된다. 터레인 리스폰스가 가동되면 에어 서스펜션과 디퍼렌셜 록, 그리고 바퀴의 조향까지 나타나니 얼마나 편한가. 바퀴의 방향을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내밀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럭셔리한가.

주행 중 나뭇가지가 차체에 스치는 소리에 가슴이 아프다. 내 차 아닌 것에 감사 아닌 감사를 한다. 문득 디스커버리3 G4 스페셜 에디션으로 오프로드를 즐기려면 어느 정도의 재력이 필요한지가 궁금해졌다.
이 스페셜 에디션 모델은 G4 챌린지에 참가한 차량과 모든 사양이 동일하다. 만들어진 레이싱카를 구입해 사는 것과 다름없다고 해야 할까. 희소가치나 오프로드 주행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매력적인 모델임에 틀림없다.

■ 주요제원 디스커버리3 G4 스페셜 에디션

크기
전장×전폭×전고(mm) : 4,835x1,915x1,887
휠베이스(mm) : 2,885
트레드 앞/뒤(mm) : 1,605/1,613
중량(kg) : 2,550

엔진
형식 : V6 4,009cc
보어×스트로크(mm) : 100.4×84.4
최고출력(마력/rpm) : 217/4,500
최대토크(kg.m/rpm) : 35.8/3,000
압축비 : 9.75:1

구동방식 : 4WD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AT 커맨드 시프트
기어비 : 15.596/8.608/5.474/3.868/3.070/2.563
최종감속비 : 3.73:1
트랜스퍼 박스 기어비(고/저) : 1:1/2.93:1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에어 서스펜션)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

성능
최고 속도(km/h) : 180
0-100km/h 가속 성능(초) : 10.9초
최소회전반경(m) : 5.725
연료탱크용량(리터) : 86.3
연비 : 5.9km/l(4등급)
타이어 : 255/55R/19
가격 : 8,990 만원

(작성일자 : 2007년 1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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