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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2008 사브 9-3 벡터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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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1-10 22:44:37

본문

사브가 대대적인 손질을 가해 2007년 11월 21일 국내시장에 출시한 9-3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시승했다. 모두 2,157군데를 개량한 뉴 9-3는 익스테리어 디자인을 좀 더 공격적으로 바꾸었고 엔진의 출력을 증강한 것이 특징. 또한 할덱스제 XWD 즉, 크로스 휠 드라이브를 채용한 에어로 V6 모델도 추가되었다. 사브 본연의 색깔 찾기에 대한 노력이 돋보이는 사브 뉴 9-3 벡터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사브는 니치 브랜드다. 틈새시장용 모델을 판매하는 브랜드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의미가 명확치 않다. 의례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사브와 같은 브랜드를 만나면 약간은 헷갈린다. 9-3와 9-5는 분명 중형 세단의 세그먼트에 속하는 패밀리카로 분류되는 모델이다. 다만 그 강력한 성능 때문에 패밀리카보다는 스포츠 세단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고 그 때문에 정통 패밀리 세단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니치 모델로 치부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필자가 이 직업을 시작했을 당시인 1980년대 후반 사브는 아우디, 피아트와 함께 달리기 성능에서 독보적인 브랜드로 인식되었었다. 아우디는 네바퀴 굴림방식의 안정성, 피아트는 가공할 가속성능, 그리고 사브는 터보차저의 성능을 바탕으로 간단하게 200km/h의 벽을 넘기는 모델군에 속했었다. 당시만해도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등은 절대 최고속도보다는 종합적인 성능에서의 우위를 강조하고 있어 위 세 모델들과는 그 궤를 달리했었다.

900, 9000이라는 차명을 사용했던 사브는 그런 강한 이미지로 인해 그때만해도 세계적으로 많은 마니아를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였다. 수요층도 건축가와 의사, 성직자, 교수, 그리고 다른 두뇌집단 들 특히 자동차에 특별한 것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모델로 유명하다. 사브 오너의 85% 이상이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어 아우디나 메르세데스 벤츠, BMW, 볼보보다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GM 과의 합병 이후 본래의 아이덴티티를 많이 상실해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특히 1998년 9-3로 차명을 바꾸면서 그런 비판이 심했었다.

그래서 2002년 내놓은 것이 현행 9-3 2세대 모델이고 오늘 시승하는 모델은 페이스 리프트 버전이다. 아키텍처는 GM의 입실론으로 독일 오펠에도 유용되고 있으며 부품과 시스템 등도 공유하고 있다. 뉴 사브 9-3는 BMW 3시리즈, 아우디 A4,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를 경쟁 상대로 표방하고 있다.

Exterior

현행 9-3는 해치백 기본에서 세단 기본으로 바뀌면서 이미지 변화를 꾀한 것이 주된 포인트였다. 스포츠 세단을 지향하는 성격에 걸맞게 앞뒤 짧은 오버행과 사브 전통의 경사가 심한 윈드실드와 리어 윈도우 등 부분적으로 사브의 이미지는 충실히 살려내고 있다. 더불어 네거티브 휠 캠버는 스포티한 자세와 풀 웨지 스타일의 차체 프로필을 더 강하게 뒷받침해주고 있는 대목은 지금도 인상적이다. 특히 공기저항계수 0.28이라고 하는 뛰어난 에어로 다이나믹성은 고속 주행안정성 향상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건이다.

이번 페이스 리프트에는 컨셉카 Aero X의 디자인 큐를 그대로 반영한 대담하고 독특한 스타일링이 적용되었다. 프론트 엔드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 항공기 날개를 형상화한 프론트 라디에이터 그릴이 훨씬 커져 있다. 좌우에 배치된 날개모양의 오너먼트로 훨씬 강인한 인상을 만들고 있다. 특히 범퍼 아래쪽에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대칭형으로 에어 인테이크를 설계해 차체가 바닥에 달라 붙는 듯한 이미지를 형상화해 내고 있다. 에어로는 에어 인테이크 부분을 블랙으로 처리해 베이스 모델인 벡터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번에 코너링 헤드램프가 추가된 것도 눈길을 끈다.

사브 특유의 새로운 시그니처 룩도 이번 뉴 9-3를 통해 적용되었는데, 바로, 새롭게 디자인된 헤드램프 렌즈와 마치 눈썹처럼 가느다란 라이팅 존을 적용한 헤드램프 유닛으로, 헤드램프가 마치 날렵한 야수의 눈빛처럼 빛이 나며 고성능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날카로운 이미지를 강화하였다. 또한 사브만의 DNA를 확인할 수 있는 오버랩 디자인의 후드는 여전하다.

사이드에서는 검정색으로 처리했던 가니시가 없어진 것이 눈에 띈다. 도어 핸들로 차체와 같은 컬러로 처리하고 있다. 시대적인 감각을 따른 것이다.

리어도 프론트만큼이나 극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평범한 세단형의 말끔한 처리였던 것이 러어 컴비네이션의 디자인과 범퍼 아래쪽의 머플러 디자인을 달리해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이미지를 창출해 내고 있다. 초기 데뷔 당시 시각적인 측면에서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해치백이 주는 역동성은 부족하다는 지적을 했었는데 그런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 역시 벡터와 에어로의 디자인이 다른 것도 재미있다.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647 x 1762 x 1450mm, 휠 베이스는 2,676mm로 전장이30mm가량 길어져 있다.

Interior

사브는 BMW와 마찬가지로 항공기 회사가 기원이므로 여러가지 면에서 그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인테리어에서는 흔히들 말하는 ‘항공기 타입의 조종석’이라는 표현이 그래서 나온 것이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가 운전자를 향해 설계되어 있어 손을 뻗는 위치에 버튼이 위치해 조작 및 동작편의 성에 초점을 둔 운전자 중심을 일컫는 것이다.

대시보드가 깎아 지른 듯 수직으로 설계된 것도 같은 개념이다. 2008년형에서는 기본적인 컨셉은 그대로 이지만 디자인에 큰 변화를 주었다. 무엇보다 센터 페시아의 버튼이 상대적으로 간결하게 정리된 것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계기판에서부터 센터페시아로 원호를 그리며 알루미늄 트림을 처리해 엑센트를 준 것도 분위기를 바꾸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거기에는 공조시스템의 조절장치를 버튼이 아닌 다이얼로 바꾼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오디오 컨트롤 패널 왼쪽의 나이트 패널 버튼은 그대로다. 야간 주행시에 속도계 이외의 불빛은 모두 보이지 않도록 해 운전에 집중하도록 한다는 의도의 장비다. 이것은 브레이킹 또는 방향지시등 작동과 같이 운전자의 집중이 요구되는 시점에 차내 경고 메시지나 전화 수신 기능을 잠시 중지시켜 운전자 주의 분산을 최소화하는 컴센스(ComSense) 기능과도 같은 맥락이다.

자동 온도 조절 장치, 시계/알람, 속도 측정 알람, 주차 보조 시스템, 레인 센서, 도난 방지 시스템 등과 같은 시스템을 운전자가 선호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도록 미리 설정할 수 있는 프로파일러 시스템도 사브다운 발상이다. 6.5인치 모니터를 통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원 터치로 조작할 수 있으며 네비게이션은 에어로에만 기본 사양이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틸트 / 텔레스코픽 기능이 채용되어 있으며 이 부분 역시 알루미늄 트림의 사용 정도로 벡터와 에어로를 구분하고 있다.

시트는 5인승으로 기존 모델에 비해 훨씬 부드러워진 감촉이다. 풀 버킷 타입으로 3명분의 메모리 기능이 설정되어 있다. 리어 시트는 공간이 넉넉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크게 답답하지 않은 정도의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시트백은 60 : 40 분할 폴딩이 가능한데 작동은 트렁크쪽에서 레버로만 하도록 되어 있다. 트렁크도 벽면을 직선으로 정리해 차체에 비해서는 넓다.

Powertrain & Impression

이번에 국내에 출시된 9-3는 세 가지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V6 2.8터보의 에어로와 1.9TiD디젤 버전, 그리고 오늘 시승하는 벡터가 있다. 기존 베이스 모델이었던 리니어는 없어졌다.

2.0T 사양은 1,998cc 직렬 4기통 DOHC 터보차저로 최고출력 210ps/5,300rpm, 최대토크 30.5kgm/2,500rpm을 발휘한다. 같은 2.0리터 사양인 쏘나타 트랜스폼이 각각 163 ps/6,200rpm , 20.1kg•m/4,500rpm이므로 비교가 될 것이다. 이 엔진은 기존에는 에어로에 탑재됐던 것이다. B207R의 고압 터보차저는 사이즈가 큰 미쓰비시제로 부스트를 0.85로 상당히 높게 설정하고 있다. 거기에 강화된 피스톤과 피스톤 링, 흡기 타이밍을 빨리 한 캠 샤프트, 대 구경 이그조스트 시스템 등의 전용 부품이 사용되어 있다. 30.5kgm의 최대토크를 9-3 시리즈에서 가장 고회전인 2,500rpm에서 발생한다.

트랜스미션은 사브가 자랑하는 수동모드가 있는 5단 AT 센트로닉으로 일본 아이신제다. 5단 MT와 6단 AT도 있다. 우리나라 시장에는 수동변속기가 금기시(?)되다시피한 것은 이 모델에서는 특히 아쉽게 느껴진다.

센트로닉은 D레인지에서는 킥다운이 되지만 수동모드에서는 안된다. 특히 수동 모드에서 풀 스로틀을 시도하면 각 단에서 레드존 직전까지 회전이 상승하며 그대로 유지된다. 시프트업이 진행되거나 연료차단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물론 통상 주행영역에서 토크의 증감에 따른 시프트 업다운은 자동으로 진행된다.

실렉터 레버 뒤 플로어에 설계된 이그니션 키를 돌려 시동을 걸면 기존 고압 터보에서 보다 매끄러워졌다는 인상이 첫 번째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 회전은 2,200rpm, 레드존은 6,350rpm.
정지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58km/h에서 2단, 90km/h에서 3단, 145km/h에서 4단으로 시프트 업이 진행된다. 여기까지는 아주 경쾌하게 상승한다. 그 상태로 좀 더 진행하다가 호흡을 가다듬으며 기다리면 첫 번째 벽에 도달한다. 최고출력의 수치로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끝 부분에서 약간 밋밋한 느낌이다.

스포츠 세단이라는 선입견이 있어서인지 싱겁게 느껴진다. 분명 이 엔진은 수년 전에 시승할 때만해도 폭발적이라는 느낌이었으나 이제는 많은 메이커들의 엔진 파워가 크게 증강되어 그 때만큼의 감동은 아니다. 그보다는 1990년대에 거론되었던 터보레그가 거의 없다는 점이 우선 다가온다. 흔히 말하는 ‘터보가 터졌다.’ 라는 느낌으로 구분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엑셀러레이터는 여전히 즉답식이다. 필요한 상황에서 원하는만큼 뻗어준다. 특히 100km/h∼160km/h 부근의 가속성능은 발군이다. 기존 엔진에 비해 중속역의 토크감 증대가 발군이다. 회전상승감이 너무 매끄러워 속도감을 느낄 수 없다.

서스펜션은 프론트 맥퍼슨 스트러트, 리어 멀티링크 시스템으로 그대로다. 쇽 업소버는 ZF Sachs의 것을 사용하고 있다. 댐핑 스트로크는 오늘날 개념으로 본다면 짧은 편이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길어져 승차감은 부드럽게 다가온다. 저속역에서 노면의 요철을 그대로 전달할 때는 이 타이어가 하드하다고 느껴진다. 대신에 시트의 쿠션을 부드럽게 해 상쇄하고 있었다. 하지만 속도가 올라가면서는 아주 독특하면서도 부드러운 감각이 살아났다.

코너링시의 거동은 사브 특유의 수동 감각 그대로다. CP 포인트를 지나 전체적으로 보아 2/3 정도 지점에서 ESP가 작동되며 제어해 준다. 그 전까지는 타이어가 약간 끌리는 맛을 내며 부드러운 거동으로 치고 나간다. 운전하는 맛을 느끼게 한다는 얘기이다.

이렇게 되자 그레이드의 성격에 변화가 생겼다. 기존 에어로의 감각을 벡터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미 경험한 엔진이라서인지 신선한 감은 떨어진다.

핸들링 특성은 뉴트럴 쪽에 가까운 언더 스티어. 응답성이 예민해진 것이 느껴진다.

고속영역에서 프론트 디스크가 285mm에서 312mm로 리어는 276mm에서 290mm로 커진 대형 브레이크의 진가가 나타난다. 순간적으로 속도가 떨어지면서도 위화감을 주지 않는다. 다만 가끔씩 과도한 브레이킹을 하면 스키드음이 발생하는 것은 거슬린다.

한 가지 사브가 이번데 9-3에 할텍스제 4WD시스템을 XWD(크로스 휠 드라이브)라고 명명해 채용했는데 국내 사양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4세대 시스템으로 옵션으로 eLSD (전자제어 리미티드 슬립 디퍼렌셜)를 리어 액슬에 채용하고 있다. 좌우 토크 배분을 필요에 따라 4%까지 조정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안전장비로는 프론트 듀얼, 사이드, 사이드 커튼 타입 등 6개의 에어백을 비롯해, ABS, ESP, CBC, 4 휠디스크 ABS, EBD, TCS 등을 만재하고 있다.

뉴 9-3는 풀 체인지는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그에 가까운 변화로 사브만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자 한 노력이 역력한 모델이다. GM의 아키텍처를 사용하고 오펠 등과의 부품공유의 흔적이 보이지만 좀 더 공격적인 이미지를 살려 내려 하고 있다. 하지만 포드가 PAG그룹을 살려내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로 사브라는 강한 이미지의 모델을 살리지 못하는 GM의 전략이 어떻게 바뀌느냐가 더 관건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어 보인다.

주요제원 사브 9-3 2.0T

크기
전장×전폭×전고 : 44647 x 1762 x 1450mm,
휠 베이스는 2,676mm
트레드앞/뒤 : 1,524/1,506mm
차량중량 : 1,555kg
최소회전반경 : ---m
트렁크 용량 : 425리터

엔진
형식 : 1,998cc 직렬 4기통 DOHC 터보차저
최고출력 210ps/5,300rpm,
최대토크 30.5kgm/2,500rpm
보어×스트로크 : 86.0x86.0mm
압축비: 9.5 :1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방식

트랜스미션
형식 : 5단 AT 수동모드
기어비 : 4.575/2.979/1.947/1.317/1.000/
후진: 5.024
최종감속비 : 2.440

섀시
서스펜션 : 앞/뒤 더블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 V.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파워)
타이어 : 235/45R17

성능
0-100km/h : 8.8초
최고속도 : -------km/h

연료탱크 용량 : 58리터
연비: 10.2km/리터
가솔린옥탄가 : ----

차량 가격
3,690만원 (부가세 포함)

(작성일자 2008년 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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