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데스크 | 아우디 TT 로드스터 시승기 |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1-06-05 09:32:34

본문

앞바퀴 굴림방식의 스포츠카를 표방해 온 아우디가 만든 TT시리즈는 아주 특별한 존재다. 물론 기본은 퍼스널카라는 확실한 특징이 있지만 최근 봇물처럼 쏟아지는 경량 오픈 로드스터 군단들 사이에서조차 아우디 TT시리즈는 색다른 분위기로 차별화에 성공하고 있다.

첫 눈에 들어오는 스타일링에서 기존의 아우디 라인업과는 다른 아이덴티티가 살아 있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주행성에서는 스파르탄적인 성격을 가미하고자 한 의도가 충분히 살아 있다.

아우디 A3의 스페셜티 모델인 TT 시리즈의 이름은 영국의 섬에서 개최되는 Tourist Trophy에서 따 왔다고 한다. 데뷔는 쿠페가 1998년으로 먼저이고 다음해 로드스터가 나왔다.

베이스 모델인 TT의 최대 특징은 참신한 디자인. 흔히들 디자인 우선의 차. 스타일링 중시 모델이라고들 한다. 물론 잘 알려져 있다시피 자동차의 구성은 기본적으로 이미 상륙한 TT쿠페와 대부분 같다. 더불어 아우디 A3와 VW골프Ⅳ의 플랫폼을 약간 축소한 분위기와 디자인 최우선의 보디를 갖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TT시리즈는 보디의 안쪽에 그 어떤 흡인력이 있어 밖에서 보면 뭔가 있을 것 같은 분위기다. 마치 표면을 예리한 칼날로 싹둑 잘라낸 것 같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램프류 등 철저하게 현대적인 분위기이면서도 어딘가 독일 특유의 유선형 흐름이 살아 있는 것도 큰 특징이다.

자세하게 보면 단지 루프를 떼어낸 것 이상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쿼터 필러 부분에 있는 사이드 미러에서 시작해 루프라인이 확연한 쿠페에는 2차 대전 전부터 50년대 말까지의 독일식 멋이 짙게 배어 있다. 특히 은빛 쿠페가 달리는 모습은 옛날 영화속의 장면을 연상케 한다.

그에 대해 로드스터는 발랄한 분위기가 훨씬 강하다. 더불어 말 그대로 애지중지 할 수 있는 기호품으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군더더기 없는 오픈 보디에 쭉 삐져 나온 역 U자형의 롤 오버바를 돌출형태로 세워놓은 것 등 전체적으로 재미있는 발상이 여기저기 스며있다. 그런 면에서는 대시보드 주변의 구성도 로드스터쪽이 쿠페보다 더 눈길을 끌 요소가 많다. 쿠페의 경우 아주 클래식한 내장이 보디와 그렇게 딱 맞아 떨어지지 않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그것을 혹자는 존재감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아담한 체구에서 그것이 어떻게 느껴지느냐 하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상하로 분명하게 나뉘어진 인테리어는 수지류의 질감이 돋 보인다. 특히 엷은 그레이 부분. 둥그런 링을 아주 많이 사용한 인스트루먼트 패널 주위는 알기 쉬운 디자인을 표방하고 있다. 에어컨 토출구 주위까지 둥그런 은색 링으로 감싸 기능과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특징적인 레저시트와 알루미늄 소재를 다용한 대시보드가 젊은 층을 지향하고 있음을 표방하고 있는 모델이다. 시트는 약간 하드한 감촉으로 등받이가 긴 느낌. 시트의 조정은 모두 수동으로 하도록 되어 있다. 높이조절장치도 있지만 어쨌거나 하체가 짧은 운전자라면 자리잡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운전자가 자동차에 맞추어야 할 것 같다. 스타일링 우선의 모델답게 화물공간이 협소한 것은 사실.

탑재 엔진은 1.8리터 20밸브 터보는 180ps와 225ps 두 종류가 있다. 트랜스미션은 전자가 5단 MT, 후자 6단 MT. 구동방식은 콰트로 4WD외에 FF도 있다. TT의 FF모델은 유럽에서는 데뷔초부터 있었지만 우리나라에 상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승차는 4WD모델보다 파워가 45ps 정도 낮은 180ps 사양이다. 리어 서스펜션이 위시본에서 간단한 토션빔식으로 변경된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물론 트랜스미션도 6단이 아닌 5단 MT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터빈이 소형화된 5밸브 유닛은 자연스러운 느낌이 강하며 그래도 과급감은 충분하다. 파워에도 조작성에서도 콰트로 모델에 크게 뒤지지 않은 성능을 보여준다. 콰트로 모델 225ps에서 180ps로 파워 다운된 5밸브 터보 엔진은 225ps 사양과 같이 마치 비행기가 이륙하는 듯한 느낌의 압도적인 파워는 아니지만 타코미터의 상승은 부드럽다는 말로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다. 특히 터보작동영역에 들어서면 스로틀의 조작감을 느낄 수 없을 정도의 감각으로 전진한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평상시의 감각으로 스로틀을 열어가면 1단에서 약 60km/h, 2단에서 100km/h까지 스피도미터의 바늘이 상승하는데 고속도로 통상영역인 100km/h에서는 5단에서 타코미터의 바늘이 2,750rpm을 가리킨다. 이때부터는 정확히 500rpm 당 20km/h씩 스피도미터 바늘이 올라간다. 4WD모델보다 성능이 크게 떨어지지 않도록 기어비를 낮게 설정한 것 같다.

하체는 독일차답게 꽤 하드한 설정이다. 노면의 요철을 타고 넘는 감각도 속도에 따라 그 느낌이 뚜렷이 다르다. 달리는 감촉은 경쾌함과 중후함이 교묘하게 섞여 있다고 할 수 있다. 보디의 강성감도 아주 높다. 오픈화에 따라 여러 가지 장비도 많이 추가되었고 보이지 않는 부분을 보강했는데도 차량중량 증가 폭이 좁다. 하지만 어쨌든 그 중량만큼의 핸디캡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 로드스터를 단순히 스포츠카라고 부르는 것은 어딘지 옳지 않아 보인다. 특히 스포츠카의 매력 포인트를 코너링 성능에 가장 비중을 두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독일에서는 스포츠카나 GT, 고성능 세단의 운동성능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높은 실용성도 겸비하는 것은 물론이고 높은 평균속도로 장거리 주행을 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당연히 TT쿠페와 로드스터도 그런 세단과 GT카로서의 성격을 겸비해야 한다는 얘기이다.

그것도 그렇지만 24.0kgm 이상의 토크를 2,200rpm∼5,500rpm이라고 하는 넓은 범위에서 발휘하는 플래트한 성격이기 때문에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어느 영역에서 밟아도 거침없이 가속해주는 것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그리고 이 로드스터는 물론이고 쿠페에도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가 추가되었다. 이는 처음 쿠페 데뷔 직후 고속 주행에서의 사고가 보고되어 그 대책의 일환으로 채용된 것이라고 한다. 자동차의 자세변화에 따라 엔진의 회전을 한쪽의 보내기도 하고 각 바퀴에 미묘하게 브레이크를 걸기도 해 안정성을 유지하는, 최근 점차 사용이 확대되고 있는 페일 세이프(Fail Safe) 기구다. 이 시스템이 아주 효과적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예를 들면 코너 진입시 브레이킹과 동시에 일부러 크게 꺾어 들어가 휩쓸리는 기미로 날아 들어가 보아도 ESP가 개입하며 흐트러짐이 없는 자세를 유지해 준다. 결국 안정된 코너링을 위한 장비인 것이다.

이 ESP와 함께 또 하나의 안전대책이 트렁크 위에 설계된 윙과 댐퍼의 감쇄력 증강. 하지만 일반도로의 주행에서는 승차감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분명 하체에 두터운 타이어가 받치고 있음은 느낄 수 있지만 그로 인한 승차감의 손실은 없다는 얘기이다.

이 모델의 특성을 살린 오픈 에어링에서는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물론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일상 생활과 지방 전원생활과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기쁨은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일단 손으로 레버를 돌려 프론트 윈드실드와의 연결고리를 풀고 센터 콘솔 뒤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롤 오버바 뒤쪽으로 루프가 넘어가며 수납이 된다. 이때 걸리는 시간은 대략 15초 정도. 다만 트렁크에 탑재된 별도의 덮개를 직접 장착해 주어야 한다. 이는 디자인 중시의 모델이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최근의 추세대로 기왕이면 완전 자동으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런데 루프를 제거하고 그냥 달리면 거의 온몸으로 바람을 받으며 달려야 한다. 사이드 윈도우를 올려도 바람은 그대로 실내로 유입된다. 이때는 콕피트 뒤쪽에 있는 바람막이 스크린을 올리면 120km/h 정도의 영역까지는 해결된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올라가면 세단 베이스의 BMW 3 컨버터블과 같은 차분함은 아니다. 그보다는 차라리 그것을 적극적으로 즐기는 마음을 갖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

한편 톱을 닫은 상태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다. 그 자체가 아주 단단한 느낌과 짜임세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때문에 비나 바람으로 인한 거슬리는 것은 없다고 한다. 더불어 톱을 오픈 했을 때나 닫았을 때 모두 등받이를 약간 비스듬하게 눕히고 지긋이 앉는 자세도 결코 부담 스럽지 않는 것은 이런 모델이 같는 장점일 것이다. 윈드실드 가운데 달려 있는 귀여운 룸 미러로 후방을 살피는 것이 약간 어색할 수도 있겠지만 이 역시 전혀 문제는 없다. 리어 윈도우가 유리로 되어 있는 것도 시야 확보에 도움을 준다.

그런 면에서 TT로드스터는 매끈한 자세는 물론이고 톱을 닫거나 열거나 쾌적성이 거의 같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퍼스널카로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여기에서 퍼스널카라고 강조하는 것은 오늘날 세단의 흐름과 관계가 있다. 최근의 세단들은 루프가 더 높게 설정되는 경향이 있고 미니밴이나 SUV모델들도 세단과 같은 쾌적성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 요구를 모두 수용하고자 하는 흔적이 로드스터에 살아 있다는 얘기이다. 말 그대로 자연을 느끼며 자동차를 애완동물 이상으로 사랑할 수 있는 요소를 고루 갖춘 모델이 TT로드스터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Gallery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