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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TDV8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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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7-02 02: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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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레인지로버 TDV8은 럭셔리 SUV의 성격에 힘 좋은 V8 디젤 엔진을 더한 모델이다.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레인지로버 디젤이다. TDV8은 저속에서 터지는 강한 토크 때문에 운전의 스트레스가 없고 실제로 성능의 수치도 가솔린 V8에 맞먹는다. 화려한 실내와 2열까지 충실한 편의 장비는 다른 레인지로버와 동일하다. 레인지로버 TDV8은 차의 성격부터 엔진에 이르기까지 최고급 오프로더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모델이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랜드로버에게 2008년은 의미 있는 해로 남을 것 같다.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은 동시에 인도의 타타에게 인수되면서 새 출발의 각오를 다지는 해이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랜드로버가 창립된 달과 타타에게 정식 인수가 발표된 달이 4월로 동일한 것도 이채롭다.

세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SUV가 있지만 면밀하게 따져본다면 정통 오프로더로서의 개성일 잃지 않은 것은 오직 랜드로버 뿐이다. 물론 독일 메이커를 위시한 럭셔리 SUV의 수도 적지 않지만 오프로드에 기반을 두면서도 자신의 색깔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각 세그먼트 별로 분류는 분명히 되고 있지만 실제로 타보면 다른 메이커의 SUV와는 남다른 면을 느낄 수 있고 이런 부분은 상위 모델로 올라갈수록 그 차이가 더 심해진다. 그만큼 자신만의 영역을 확고하게 구축하고 있는 메이커가 랜드로버이다.

랜드로버는 재규어와 달리 2년 전부터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고 있다. 작년 랜드로버는 창사 이래 최고인 25만 5천대를 전 세계적으로 판매했다. 연간 판매에 있어 20만대가 넘은 것도 작년이 처음이고 올해는 작년 실적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레인지로버 라인업에서는 이번에 국내에 들어온 TDV8의 선전도 괄목할 만하다. TDV8은 가솔린 V8 대비 연비가 32% 좋아 전 세계적인 판매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런 전망은 앞으로 나올 신차에 대한 기대에서 비롯된다. 랜드로버는 신차에 인색한 메이커였지만 최근의 행보는 다르다. 현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트, 프리랜더 2, 디스커버리 3 등의 짧은 간격을 두고 출시됐으며 가까운 미래에 나올 신차도 대기 중이다.

주목할 모델 중에는 프로젝트 L486으로 알려진 새 7인승 SUV가 있다. 2012년 출시 예정이며 프리랜더 2의 플랫폼을 대대적으로 손봐 라인업에서는 디스커버리 3와 프리랜더 2 사이에 위치하게 된다. 스타일링은 LRX 컨셉트에서 시작된 과감한 라인들이 대폭 적용된다.

거기다 앞으로 나오는 모든 랜드로버에는 새로운 기술들이 대거 적용된다. SUV 전문 메이커지만 환경을 위해 알루미늄 보디와 게트락에서 제공받은 듀얼 클러치, 스톱-스타트까지 채용될 예정이다. 랜드로버는 LRX를 포함한 신차 생산을 위해 현 헤일우드 공장의 용량을 현재의 14만대 내외에서 21만대까지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랜드로버는 럭셔리 오프로더라는 자신만의 색깔을 확고히 구축해오고 있다. 하지만 작금의 환경은 SUV에게 점점 불리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은 랜드로버가 급변하는 환경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EXTERIOR & INTERIOR

레인지로버 TDV8의 외관은 전형적인 랜드로버의 패밀리룩을 지향한다. 투박한듯 하지만 고급스러운 모습은 랜드로버만의 터치이며 직선 위주의 스타일링은 생명력이 길다는 장점도 있다. 디스커버리와 외관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여지없이 비싸 보이는 외관은 디자인의 힘이다. 외관에서는 해치에 붙은 TDV8 로고 정도를 제외한다면 다른 가솔린과 큰 차이는 없다.

레인지로버는 덩치에 맞게 모든 것이 크다. 헤드램프와 그릴, 보닛, 유리의 면적까지 하나 같이 큼직큼직하다. 오프로드 주행 시 손상되기 쉬운 범퍼 하단과 사이드미러, 필러는 무광 플라스틱으로 처리했다. 원이 겹쳐진 헤드램프에는 워셔 기능도 포함된다.

측면의 벤트는 장식적인 요소지만 레인지로버의 중요한 포인트이다. 자칫 밋밋해지기 쉬운 측면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다. 짧은 프런트 오버행은 오프로드에서 접근각을 높이기 위한 세팅으로 보인다. 20인치 휠은 거대한 차체 때문에 무척 겸손해 보인다. 20인치 휠이 이렇게 티가 안 나는 경우도 드물다. 타이어는 고성능 SUV 전용으로 개발된 피렐리의 스콜피온 제로(255/50ZR)를 달았다.

실내는 랜드로버 기함으로서의 면모가 잘 표현되어 있다. 투박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컨셉트는 외관 보다 더욱 부각되고 있으며 디스커버리와의 차별화도 더 확실하다. 우선 베이지색 시트는 화사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주도하고 있다. 시트에 적용된 베이지색 가죽은 고급 컨버터블에나 쓰일 법한 분위기이다. 질감이 매우 우수하고 소프트한 게 특징이다. 시트는 총 3명분의 메모리 기능이 지원되며 자세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럼버서포트가 가장 돋보이는 부분. 헤드레스트조차 전동식으로 움직인다. 시트 측면에도 메탈 그레인으로 엑센트를 주고 있다. 대시보드 상단의 플라스틱은 질감이 좋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 피아노 블랙과 메탈그레인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센터페시아는 얼핏 단순하게 보이지만 상당히 많은 버튼이 있다. 상단의 모니터와 하단의 공조장치가 배열된 모습이 심플해 보이지만 다양한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모니터는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터치스크린으로 조작한다. ‘SETUP`에서는 언어와 시계, 음성인식, ’TRIP`에서는 연비와 주행 가능 거리 등이 표시된다. 연비의 경우 국내 단위가 표시되는 건 좋지만 실시간 연비 기능이 없는 게 아쉬운 점이라 하겠다. 일부 스포츠카에서나 간혹 볼 수 있는 스톱 워치 기능이 내장된 게 이채롭다. ‘4×4i`는 앞바퀴의 정렬 각도 등 터레인 리스폰스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모니터에는 오디오와 DVD, AUX, 위성 DMB 등이 모두 지원되어 최근의 편의 장비는 모두 탑재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단의 공조장치 버튼은 일관된 디자인이다. 크롬 링을 두르고 고무를 입혀 조작감을 높였다. 이런 면은 디스커버리 보다 좋다. 또 가장 하단에 있는 시트 냉난방 다이얼은 공조장치와 크기가 똑같다. 지금까지 본 시트 냉난방 다이얼 중 가장 크다. 1열은 냉난방 기능이 양 시트 모두 적용되어 각각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거기다 등받이와 방석 부분을 따로 선택할 수도 있다. 반면 시트 냉난방 다이얼 사이에 있는 아날로그 시계는 존재 자체에 의미를 두어야 할 것 같다. 위치가 너무 낮아 시인성이 상당히 떨어진다. 넓은 센터플로어에는 강인한 모습의 기어 레버와 터렌인 리스폰스, 차고 조절 스위치가 모여 있다. 터레인 리스폰스는 모드 조작 시 곧바로 화면에 작동 상황이 나타난다.

스티어링 휠에도 많은 버튼이 모여 있다. 좌측은 크루즈 컨트롤, 우측은 오디오 세팅과 볼륨, 핸즈프리 등이다. 디스커버리, 프리랜더와 달린 세로로 배치된 클락션은 곡선 형태로 디자인을 달리하고 있다. 유리는 4개 모두 상하향 원터치, 선루프도 개폐 모두 원터치이다. 상하 2단으로 열리는 글로브 박스도 버튼이 따로 있다.

2열 역시 호화롭기는 마찬가지이다.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보다는 기본 자체에 충실한 것에 더 점수를 주고 싶다. 우선 시트는 1열과 같은 가죽이다. 반면 쿠션은 1열 보다 한결 단단한데, 오히려 2열이 더 착좌감이 좋게 느껴진다. 거기다 1열 헤드레스트에 박혀 있는 6.5인치 모니터를 통해 개별적으로 TV, DVD, MP3P를 이용할 수 있다. 공조 장치도 듀얼이 지원된다.
가운데 시트의 등받이를 젖히면 커다란 암레스트로 변하고 여기에는 컵홀더와 작은 수납함이 마련된다. 2열 시트는 간단하게 폴딩할 수 있지만 각도 조절이 되지 않는 것은 아쉬운 부분. 트렁크는 상당히 넓고 상하 2단으로 열리는 테일게이트가 매력적이다. 유럽 SUV로서 플립 업 기능이 없는 건 이해가 가지만 가격을 생각할 때 개폐가 전동식이 아닌 건 아쉬운 부분이다.

POWERTRAIN & IMPRESSION

TDV8에 올라가는 V8 디젤은 기존의 V6를 대체하는 엔진이다. 8기통 디젤 자체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존재 자체로 여유로움과 고급스러움을 상징한다. 출력은 272마력, 최대 토크는 65.3kg.m으로, 토크의 수치에서 V6를 압도한다. 사실 이 V8 디젤은 최신 기술이 망라된 유닛은 아니지만 이전 보다 엔진 소음을 75%나 줄인 것이 특기할 만하다.

소음이 V6에 비해 대폭 줄었다고는 하지만 극도로 조용한 것은 아니다. 공회전 시 소음 수준은 평균 정도이고 오히려 음색 면에서 본다면 스포티 보다는 거칠다고 표현할 수 있을 듯 하다. 물론 이 음색은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결정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회전수 상승에 비례해 엔진 사운드가 커지지 않고 다른 디젤들처럼 토크 밴드 내에서는 공회전 보다 한결 조용해진다.

높은 토크 때문에 저속 반응은 상당히 좋다. 최대 토크가 발휘되는 시점은 2천 rpm이지만 배기량이 있기에 그 이하에서도 오른발의 입력에 따라 충실하게 반응한다. 차체 중량이 2.7톤을 넘을 정도로 무겁지만 디젤 터보 특유의 토크 덕을 톡톡히 본다. 0→100km/h 가속 시간은 9.2초로 V8 가솔린과 비교해도 큰 차이는 없다. 오히려 감각적인 면만 본다면 초반에는 TDV8 쪽이 더 가뿐하게 느껴진다.

1, 2, 3, 4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35, 65, 105, 140km/h으로 초반 기어비를 잘게 나눴다. 4단까지는 힘차게 달려 나가고 5단으로 넘어간 이후에는 가속력이 조금씩 처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제원상 최고 속도인 200km/h까지 꾸준하게 속도가 붙는다. 기세로는 200km/h 이상도 충분히 가능할 듯 싶다. 최고 속도는 6단에서 나오고 톱 기어로 주행 시 100km/h에서의 회전수는 1,800rpm이다.
디젤이 가솔린 보다 연비가 좋다고는 하지만 기통수와 배기량을 생각하면 큰 기대를 걸긴 힘들다. 하지만 TDV8의 공인 연비는 10.8km/ℓ로 차체 중량까지 감안한다면 훌륭하고 기대 이상으로 체감 연비가 좋은 것도 장점이다. TDV8은 가솔린 V8 보다 연비가 32%나 좋다.

익히 경험한대로 ZF의 6단 변속기는 동력 전달이 충실하고 항상 부드러운 변속을 제공한다. 주행 중은 물론 정차 중 P-R-N-D를 오갈 때도 변속 충격이 거의 없다. 다른 승용차의 ZF 6단 보다 더 부드러운 쪽으로 세팅이 된 게 아닌가 싶다. 기어 레버를 옆으로 젖히면 곧바로 S 모드로 전환되며 그 상태에서 아래위로 움직이면 수동으로 단수를 조작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는 적당하지만 기본이 오프로더인만큼 유격이 큰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하체의 세팅도 이와 비슷하다. 물론 예전보다 온로드 성향이 강해지긴 했지만 2.7톤이 넘는 차체 중량과 1.9m의 전고에서 비롯되는 롤은 감안해야 한다. 코너에서는 타이어의 스키드 음이 일찍 발생하고 DSC의 개입도 상당히 빠르다. 전자 장비의 도움 때문에 거대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자세는 비교적 안정적이다.

물론 이런 특성은 오프로드로 들어서는 순간 장점으로 변한다. 굴곡이 심한 도로에서 보디 자체가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 탁월하고 거기다 랜드로버의 특유의 터레인 리스폰스가 주행 성능을 지원한다. 터레인 리스폰스는 빙판과 눈길, 진흙 등의 상황에 맞게 다이얼만 돌리면 알아서 서스펜션과 변속기의 프로그램이 최적화 된다.
중량에 비해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이는 부분은 브렘보가 제공한 4피스톤 브레이크이다. 제동 시 노즈다이브 현상이 많이 발생하긴 하지만 초기 응답성이 빠르고 제동력이 리니어하게 늘어나 운전자가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V8 디젤 엔진을 얹은 1억이 넘는 SUV. 경유 값이 너무나 올라버린 요즘의 국내 사정에 레인지로버 TDV8은 그야말로 동떨어진 얘기로 들릴 수 있고 그 자체로 사치이다. 그러나 그런 사치야말로 랜드로버의 핵심 중 하나이고, TDV8은 그에 썩 잘 어울리는 차종이다. 레인지로버 TDV8은 랜드로버니까 이해할 수 있는 모델이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TDV8 주요 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972×2,034×1,902mm
휠베이스 : 2,880mm
트레드 앞/뒤 : 1,629.4/1,625.3mm
차량중량 : 2,717kg
최소회전반경 : 5.8m

엔진
형식 : 3,630cc V8 DOHC
최고출력 : 272마력/4,000rpm
최대토크 : 65.3kg.m/1,750~2,500rpm
보어×스트로크 : 81.0×88.0mm
압축비 : 17.3:1
구동방식 : 4WD
CO2 배출량 : 294g/km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자동
기어비 고/저 : 1/2/3/4/5/6/ 14.765/8.284/5.384/4.046/3.069/2.446
최종감속비 :

섀시
서스펜션(앞뒤) :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 V 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 255/50ZR/20

성능
0-100km/h : 9.2초
최고속도: 200km/h
접근각 : 29°~34°
이탈각 : 24.2~26.6°
램프각 : 25~30°
연료탱크 : 104.5리터
연비: 10.8km/ℓ

가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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