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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선웅 | 닛산 360 2편 - 드디어 만난 두 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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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7-07 17: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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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360 행사의 둘째 날이 밝았다. 커튼을 젖히자 낮 시간이 긴 지역답게 아침 6시인데도 정오의 태양처럼 햇살이 강하다. 오랜 비행시간과 전날의 바쁜 행사로 많이 피곤했음에도 불구하고 푹 단잠을 자고 나니 한결 기분이 상쾌하다. 훌륭한 숙소를 제공해준 닛산 측에 감사해야 할 것 같다.

글 사진/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에스토릴 서킷으로 향하는 길

둘째 날 행사는 전날과는 달리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서킷에서 진행되는 관계로 먼저 디자인 프레젠테이션을 들은 후 버스에 올라 이동했다. 버스에 타고 5분도 지나지 않아 작은 문제가 하나 발생했다. 좁은 골목길에 주차된 차로 인해 버스가 갈 수가 없게 된 것. 이러한 소소한 주차문제는 우리나라나 먼 포르투갈이나 마찬가지 인가보다. 전화번호도 기재되어 있지 않은 차량 때문에 발만 구르던 일행들. 잠시 상황을 지켜보던 기자단들이 갑자기 일어섰다. 그리고는 주차되어 있던 차량을 힘을 합쳐 들어서는 버스가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튼 것이다! 포부도 당당하게 사건을 해결(?)한 건장한 기자들의 승차에 버스 안에서는 박수갈채가 이어진다. 닛산 360에서의 즐거운 추억 하나가 더해지는 순간이었다.

언제 또 만나겠는가! 닛산의 상용차 시승

한 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곳은 에스토릴 서킷. 과서 F1레이스가 열리기도 햇으며 지금도 모토GP나 원메이크 레이스 등이 열리고 있는 포르투갈의 대표적인 서킷이다. 입구를 지나 서킷안으로 들어서자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흡사 공사현장을 연상시키는 테스트트랙이었다. 벽돌들과 모래 등이 쌓여 있고 손수레 등이 놓여 있는 아기자기한 모습에 버스 안에 있던 기자들의 얼굴엔 미소가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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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너머에는 닛산의 상용자동차들이 도열해 있었다. GM대우의 라보와 같은 작은 경트럭에서부터 대형 탑차까지 닛산이 판매하고 있는 내수 및 수출모델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사실 어제의 승용모델 시승도 즐거운 일정이었지만 상용모델들의 시승이 가능한 둘째날 행사가 내심 더 기대되었었다. 닛산의 승용모델들은 일부긴 하지만 국내에서 시승이 가능하겠지만 닛산의 상용모델들은 언제 타볼 수 있겠는가! 거기다 국내시장에선 아쉽게도 찾아보기 어려운 경트럭이나 소형 픽업트럭 까지도 (개인적으로 이런 상용모델들을 좋아한다) 시승해 볼 수 있다는 것이 기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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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가 닛산에 공급하는 경트럭 클리퍼는 직렬 3기통 657cc 48마력 휘발유 엔진과 5단 수동변속기를 얹는다. 대우 라보와 비슷한 사이즈의 이 트럭을 타고 준비된 시승코스를 처음으로 돌아보았다. 뒤쪽 적재공간에는 실제로 시멘트 포대가 적재되어 있었다. 공사현장을 재현한 코스를 지나고 좌우로 설치된 철재 빔에 닿지 않게 통과하고 짐을 내려놓을 위치에 가깝게 차량을 후진으로 주차하고 돌아오는 코스. ‘체험 삶의 현장’을 경험하는 듯한 친근한 주행코스에 운전 내내 웃음을 지었다. 최고속도와 차량가격에 그 가치를 매기는 것이 아닌 자동차의 진정한 가치는 이렇게 생활 속에서 얼마나 우리의 삶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해줄 수 있느냐에 자동차의 가치가 매겨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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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준비되어 있던 상용차량 가운데 가장 큰 닛산 아트레온을 시승해보았다. 1998년 출시되어 2004년 모델변경을 거친 아트레온은 3.5톤에서 15톤에 이르는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모델. 일단 운전석에 오르기 위해선 사다리를 오르듯 껑충 올라야 높디 높은 운전석에 안착할 수 있다. 운전석에서의 경치는 승용모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생경함과 위압감이 느껴진다. 높고 넓은 시야에 눈이 휘둥그래지는 반면 뒤쪽의 시야를 보는 것은 곤혹스럽다. 좁은 사이드 미러로 후방시야를 확인하려다 보니 만만치 않다. 코너 진입 시에는 최대한 전진해서 스티어링 휠을 틀어야 했다. 대형 상용차답게 움직일 때마다 거친 기계음과 엔진음이 넘쳐흐른다. 만화영화 속 거대로봇을 움직이는 주인공의 환경이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운전은 이쪽이 훨씬 편하겠지만 말이다.

택시기사가 되어보다. 세드릭 택시

닛산 아트레온에서 내리자 어디선가 본듯한 그러나 낯선 노란색 차량이 눈에 띤다. 바로 닛산의 세드릭 택시. 87년 데뷔 이후 지금까지도 일본의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이 차량은 직렬 4기통 2리터 85마력 LPG엔진과 자동 4단 변속기가 장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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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하는 감탄사와 함께 다가가 봤지만 주위의 기자들에게 이미 선점된 택시를 바로 타볼 수는 없었다. 기다렸다. 이런 독특한 차량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법 아니겠는가? 잠시 후 탑승한 세드릭 택시는 15~20여 년 전의 국내 택시를 연상시키는 수수하고 간결한 실내디자인과 각진 외관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새하얀 시트와 차내 비치된 영수증 출력기(실제로 영수증 출력이 가능했다)까지 더해져 택시기사 놀이(?)를 즐기기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뒷좌석에 동승한 한 기자의 “ 기사님, 강남역 앞이요” 라는 요청에 “죄송하지만 비행은 안됩니다. 손님.” 이라는 말로 답변을 했다. 시승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는 택시다.

절대강자 백상어, FX50

상용차량 시승코스가 마련된 곳 옆에는 인피니티 라인업의 차량들이 시승을 기다리고 있었다. 눈에 띄는 모델은 바로 곧 국내에서도 판매가 되는 FX50. 최고출력 390마력, 최대토크 50.9kg•m 의 V8 5리터 엔진이 장착되며 구동방식은 AWD, 7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다. 여기에 경량 소재가 추가되고 21인치 타이어를 신은 FX50은 과연 이 차량의 무게가 2톤이 넘는다는 사실을 의심하게 한다. 시동을 켜자 으르렁대는 엔진음이 운전자를 각성시킨다. 놀랄 준비를 하라는 듯 말이다.

서킷을 벗어나 인근의 고속도로로 진입하자 작정하고 가속페달을 힘껏 밟아 보았다. 운전자를 매섭게 시트에 처박는다. 이런 압박감은 오리지널 스포츠세단에서나 느낄 수 있었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채 밟기도 전에 브레이크로 발을 옮겼다. 끝까지 밟아볼 만한 도로를 찾기가 이 곳 포르투갈에서는 찾기 어려웠다. 다른 인피니티의 스포츠세단에서 느껴보았던 예리한 핸들링 도한 FX50은 놓치지 않았다. 고속도로를 지나 구불구불한 와인딩로드에 접어 들면서 그 진가가 드러난다. 21인치의 거대한 타이어가 노면을 움켜쥐고 놓지 않는다. 한계를 넘는다 싶으면 주행안정장치가 가차없이 개입해 예리한 코너링 라인을 잃지 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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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주행성능을 체험하고 나서야 FX50의 얼굴이 궁금해졌다. 행사 전 아침에 있었던 디자인 프레젠테이션에서도 소개되었듯 FX50의 디자인 컨셉은 ‘바이오닉 치타’. 정면에서 바라본 모습은 영락없는 맹수의 모습이다. 오히려, 4발 달린 고양이과의 맹수 라기 보단 대양의 바닷속을 누비는 절대강자인 백상어를 연상케 한다. 미끈하면서도 볼륨감이 살아있는 바디라인이 한 몫 거들고 있다. 35mm 늘어난 휠베이스와 21인치의 거대한 타이어는 차체를 낮고 날렵하게 보이도록 하고 있다.

시간 관계상 오랜 시간 시승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길지 않은 시간에 이처럼 강한 인상을 남긴 차량이 최근 있었는가 싶을 만큼 FX50은 일반적인 SUV의 범주를 벗어난 모델이다. 곧 국내 시승을 통해 더 자세히 소개할 수 있을 것이기에 아쉬움을 접고 다음 시승을 위해 시동을 껐다.

닛산의 오프로더들. 그리고, 드디어 만난 GT-R

서킷의 바깥에 위치한 공터에는 이번 행사를 위해 준비한 오프로드 체험코스가 위치해 있었다. 그리고 닛산의 다양한 오프로드 모델들이 네 바퀴에 진흙을 잔뜩 묻힌 체 대기하고 있었다. 사실 처음 시승을 해보는 닛산의 오프로드 성향이 강한 SUV 모델들에 대한 조금의 의구심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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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만만치 않아 보이는 오프로드 시승코스를 보고 나서는 과연 저 코스들을 잘 돌파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스쳐갔다. 하지만, 직접 차량을 몰고 코스를 돌자 그것은 기우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침 일찍 비가 와서 코스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경사를 단숨에 내딛고 오르는 모습에 안도와 신뢰가 솟는다. 닛산 본사의 한 여성 관계자는 잔뜩 겁먹은 얼굴로 차에 오르고서는 내릴 땐 감탄사를 연발하며 한껏 웃고 있었다. 연신 ‘역시 우리 차!’ 라며 자화자찬(?)을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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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 체험을 마치고 드디어 오늘 행사의 진정한 주인공을 만날 수 있었다. 바로 닛산 GT-R. 닛산의 자존심이자 닛산 기술력의 총아라고 불리는 모델. 세계 유수의 자동차 평론가들이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는 바로 그 GT-R을 서킷에서 운전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진정 혀를 내두르게 했던 GT-R의 시승 느낌은 다음 GT-R 시승기를 통해 따로 소개하도록 하겠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GT-R은 ‘진정한 궁극의 스포츠카’ 라고 정의 할 수 있겠다. 모든 것을 이룬 닛산 GT-R의 시승기를 기대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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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R의 서킷 시승을 끝으로 공식적인 닛산 360 행사는 막을 내렸다. 아름다운 포르투갈의 해변과 자연, 그리고 수수하고 따뜻한 미소를 간직한 포르투갈인들의 모습, 여기에 다채로우면서도 자유로운 행사운영으로 어느 때보다 큰 즐거움을 갖은 시간이었다. 닛산은 ‘카를로스 곤’이라는 명장에 의해 이 소리 없는 전쟁에서 모센 풍파를 견디고 오늘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변화는 이제 진보를 넘어 모두의 모범이 되는 혁신으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그 혁신의 바탕에는 닛산이 처음 자동차를 생산하던 당시의 장인 정신이 고스란히 깔려 있다. 이러한 닛산의 철학을 어느 때 보다 절실히 느끼게 해준 ‘닛산 360’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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