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데스크 | 2008 BMW 650i 컨버터블 시승기 |

페이지 정보

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8-26 11:49:39

본문

2008년형 BMW 650i 컨버터블은 호화 컨버터블이라는 본연의 성격에 더욱 충실해졌다. V8 엔진은 실키에잇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부드럽고 신형 변속기 역시 이에 못지않게 매끄럽다. 실내는 피아노 블랙 톤과 패들 시프트 등이 더해지면서 편의성이 개선되었다. 부분 변경된 650i 컨버터블은 BMW 특유의 핸들링과 사운드가 조금 감소한 대신 부드러운 면이 그만큼 강조되었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M 버전을 제외한다면 6시리즈는 BMW 라인업에서 가장 특별한 모델이다. 5시리즈 베이스의 중형급 쿠페라는 포지션은 돈이 많아도 선뜻 구입하기 쉽지 않은 성격을 갖고 있다. 특히 컨버터블의 경우 그런 부분이 더욱 강조된다. 어떤 의미에서는 6시리즈 컨버터블의 오너가 7시리즈 오너 보다 더 여유롭다고 볼 수도 있다.

1976년 데뷔한 초대 6시리즈는 아름다운 스타일의 럭셔리 쿠페로 큰 인기를 모았다. 편하지만 강력한 성능의 6시리즈는 BMW 라인업의 아이콘 역할을 했다. 6시리즈는 89년 단종되면서 8시리즈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하지만 8시리즈는 6시리즈의 성공을 이어가지 못했고 판매에도 좋은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BMW는 1999년 8시리즈를 단종하면서 한동안 쿠페(3시리즈 쿠페 제외)를 만들지 않았다.

6시리즈가 다시 되살아난 것은 지난 2003년 말이다. 6시리즈의 데뷔는 BMW가 공격적으로 라인업을 확장했던 때와 일치한다. 많이 팔리지 않는 성격의 차종이지만 세계 1위의 프리미엄 메이커라는 타이틀을 공고히 하기 위해 라인업을 한창 강화하던 시점이었다.
6시리즈는 5시리즈의 플랫폼을 조금 줄였고 여타의 부품들도 다수 공유한다. 섀시의 경우 알루미늄-스틸 하이브리드를 사용해 중량 증가를 막았고 엔진 마운트의 서브 프레임과 보닛은 알루미늄, 펜더는 열가소성 플라스틱으로 제작했다. 구형이 된 645Ci의 경우 25년 전의 M635CSi 보다 단 50kg 무거울 뿐이다. 그만큼 요즘의 BMW는 파워트레인의 개선 뿐 아니라 경량화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6시리즈의 4.4리터 엔진은 재작년 신형 4.8리터 엔진으로 업그레이드되었고 이번에는 부분 변경된 650i 컨버터블이 출시됐다. 엔진은 동일하지만 변속기가 신형으로 바뀌었고 패들 시프트 등의 편의 사양이 대폭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는 여전히 컨버터블만 들어오지만 올 하반기에는 처음으로 쿠페 보디의 M6도 선보일 예정이다.

돋보이는 실루엣, 실내는 피아노 블랙과 패들 시프트 추가

650i 컨버터블은 베이스 모델인 5시리즈보다 크게 다가온다. 전장은 조금 짧지만 전폭이 늘어났기 때문에 안정된 실루엣이 나온다. 사이즈는 비슷하지만 문이 두 개 밖에 없어 측면에서 보면 보닛과 펜더 등의 패널들이 길쭉길쭉 하다. 긴 보닛과 넓은 트레드, 휠 하우스를 꽉 채운 타이어까지 전통적인 GT의 스타일링과 스포티함이 적절히 조화되어 있다. 다른 BMW와 라인이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이미지는 확실히 차별화를 이룬다. 시승차는 순백색 색상에 펄이 들어가 더 고급스럽다. 펄 색상은 요란하지 않게 보일듯 말듯 들어가 은은한 분위기를 풍긴다.

2008년형은 앞뒤 모습이 조금씩 달라졌고, 펜더에는 6시리즈만의 장식이 들어간다. 요즘의 BMW는 펜더에 벤트 형상을 채택하고 있지만 6시리즈에는 다른 디자인을 부여하고 있다. 두툼한 트렁크 리드도 디자인이 달라졌고 헤드램프에는 LED 방향지시등이 추가되었다.

BMW로서는 다소 의외였던 오버행의 길이도 여전하다. 뒷바퀴굴림을 잔뜩 강조하는 BMW는 짧은 앞뒤 오버행이 디자인의 매력 중 하나였지만 650i 컨버터블은 해석이 조금 다르다. 세단이나 로드스터보다는 좀 더 여유를 갖고 있다. 늘어난 앞 오버행은 약간 둔해 보일 수 있고 리어 오버행 역시 그보다 더 길다. 이는 소프트 톱의 수납과 +2의 공간, 차급에 맞는 트렁크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타이어는 브리지스톤의 포텐자 RE050A, 사이즈는 앞이 245/40, 뒤가 275/35이다. 19인치 휠은 고급스러움과 스포티를 동시에 표현한 디자인이다. 19인치지만 실제 크기가 와 닿지는 않는다. 그만큼 요즘 큰 휠에 익숙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전 같았으면 본격 스포츠카에나 쓰일법한 이런 초광폭 타이어에서 BMW의 자신감이 묻어난다. 35시리즈, 19인치 휠을 끼고도 성능과 연비, 승차감 저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으로도 비춰진다.
650i 컨버터블의 19인치 휠은 BMW 인디비주얼의 것이다. 이 휠은 도난 방지를 위해 휠 캡이 있다. 이 휠 캡은 별도의 렌치로 열 수 있다. 보통은 하나의 볼트만을 다르게 제작해 도난을 예방하는데 650i는 처음 보는 방식이다.

작동 거리가 늘어난 리모컨으로 도어를 오픈하면 사이드미러에 달린 램프가 은은히 발치를 비춘다. 그 색상이 아주 예쁘다. 사이드미러에 방향지시등이 없는 건 의외이다. 그리고 650i 컨버터블 정도의 차급과 가격이라면 스마트키가 있을 법 하지만 아직 채용 전이다. 키를 꽂고 또 다시 스타트 버튼을 눌러서 시동을 거는 방식을 불편하게 느낄 사람도 있을 것이다. 6단 AT, 플렉스레이 등의 신기술을 앞장서서 선보여온 BMW로서 이런 작은 옵션이 대단치 않을 수도 있다.

실내는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구 같았던 기존 우드그레인의 색상이 피아노 블랙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650i의 피아노 블랙은 지금까지 보았던 어떤 것보다도 피아노 같다. 광택도 대단해 얼굴이 선명하게 비칠 정도이다. 운전자를 감싸는 듯한 대시보드의 형상도 대단히 안정적이다.

전투기 조종간을 닮은 기어 레버도 새로 도입되었다. BMW의 새 기어 레버는 익숙해지면 정말 편하다. 레버 측면의 버튼을 누르고 아래로 젖히면 N, D로 전환되고 이때 발생하는 소리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또 P의 경우 상단의 버튼만 누르면 원터치로 전환된다. D에서는 한 번만 젖히면 S 모드, 그 상태에서 아래위로 움직이면 수동 조작할 수 있다. 안전을 이유로 도어가 열린 상태로 후진하면 자동으로 P로 전환된다. 2008년형에는 파워 클로저 기능도 추가되었다. 도어를 살짝만 갖다 대면 소리 없이 부드럽게 닫힌다.

두툼한 스티어링 휠에는 새로 추가된 차선 이탈 경고 장치와 오디오, 핸즈프리 등의 버튼이 모여 있다. 스티어링 휠은 꽤나 굵어 손이 작은 사람이라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시프트 패들도 새로 추가된 장비로, 가죽과 메탈 트림이 섞여 있어 대단히 고급스럽다.
시트는 이전과 동일한 베이지색 가죽으로 마감되었다. 이전 보다 가죽이 더 부드러워진 대신 쿠션의 탄력은 좀 더 강조되었다. 옆구리를 타이트하게 잡아주어 몸을 지지하는 기능이 뛰어나다. 파킹 센서가 훌륭하긴 하지만 후방 카메라가 없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2의 뒷좌석은 키 178cm의 기자가 앉아도 보기와 달리 크게 옹색하지는 않다. 성인 남자 둘이 앉으면 좌우 공간이 부족하겠지만 레그룸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등받이가 곧추 세워져 있기 때문에 먼 거리를 가기에는 불편할 수 있겠다. 2열 시트는 1열 보다 쿠션이 많이 빠져있어 딱딱한 편이다.
20초 만에 개폐가 완료되는 소프트 톱은 작동이 깔끔하고 닫은 상태에서도 헤드룸이 여유 있다. 지붕을 닫은 상태에서도 리어 윈도우가 내릴 수 있는 것은 여전히 독특하다. 창 5개를 원터치로 한 번에 내리고 올릴 수도 있다.
트렁크는 차체 크기와 리어 오버행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의외로 크다. 톱을 수납한 상태에서도 공간의 여유가 괜찮다. 별도의 톱 수납 공간이 있어 지붕을 열던 닫든 항상 고정된 공간이 확보된다.

‘실키에잇’의 부드러움, 하체는 안락함 강조 돼

650i 컨버터블은 주행 성능이 이전보다 더 7시리즈에 가까워졌다. 대배기량을 과시라도 하듯 모든 면에서 여유롭고 넉넉한 모습을 보여준다. 가속시의 느낌은 미끄러져 날아간다는 표현을 쓸 수 있을 정도로 빠르다. 그러면서도 체감 가속력은 실제보다 늦다. 0→100km/h 가속 시간이 6.1초에서 5.8초로 줄어들었지만 운전자가 받는 느낌은 그보다 못하다.

V8 엔진은 항상 부드러움을 잃지 않고 고회전에 올라가도 사운드의 볼륨이 부담스럽지 않다. 너무 부드러워 실키에잇이라 표현하고 싶다. 같은 엔진이지만 X5 4.8i와는 느낌이 매우 다르다. X5 4.8i는 저회전부터 그르렁대면서 뛰쳐나갈 것처럼 운전자를 자극하지만 650i는 부드러움이 두드러진다. 럭셔리 컨버터블이라는 성격에 잘 부합되고 회전 질감이 비단결처럼 부드러워서 엔진 브레이크가 약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그만큼 고회전을 마구 사용해도 심적인 부담이 없다.

아쉬운 것은 BMW 특유의 사운드가 많이 죽어있다. X5 4.8i 정도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박진감 넘치는 소리를 기대했었는데 650i에는 그런 면이 크게 감소되어 있다. 다른 모델에 비해 변속기의 스포트 모드도 느낌이 약한 편이다. 성격은 많이 다르지만 Z4의 경우 스포트 모드에서의 사운드가 정말 매력적이었던 게 생각난다. 이는 오픈 보디임에도 불구하고 방음 대책을 확실하게 세웠기 때문이다. 실내로 들어오는 음량이 극히 제한되어 있고 회전수를 올려도 그에 비례하지 않는다. 거기다 하체의 방음도 좋아 타이어 소음도 효과적으로 차단되어 있다.

2, 3, 4단에서의 최고 속도는 각각 100, 153, 209km/h로 기어비의 보폭은 평범한 편이다. 최고 속도는 5단에서 나오는데, 제한이 걸릴 때까지 숨도 쉬지 않고 올라간다. 초반의 체감 가속력이 실제 보다 늦은 것에 반해, 100km/h 이상의 영역에서는 대배기량다운 호쾌한 맛을 여실히 보여준다. 속도 제한은 250km/h에서 걸리지만 속도계의 바늘은 260km/h까지 올라간다. 기세는 그 이상도 충분히 가능할 만큼 매끄럽고 부드럽게 속도가 상승한다. 645i에서 간혹 발생하던 소프트톱 힌지의 떨림도 발생하지 않는다.

변속기는 2세대 ZF 6단 AT로 바뀌었다. 이 6단 AT는 급가속에서도 미끄러짐이 없고 시종일관 부드러워 V8 엔진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특히 딱딱 끊어지는 변속 시 절도감이 일품이고 1세대에서 지적받았던 정차 시 충격도 거의 느낄 수 없다. 패들 시프트를 조작할 경우 D에서도 곧바로 수동 모드로 넘어가고 반응도 빠르다.

쿠페를 타보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650i 컨버터블 역시 있던 지붕을 잘라내면서 발생하는 강성 저하는 분명히 있다. AFS((Active Front Steering) 때문에 앞머리가 기민하게 움직이지만 리어의 추종성이 이에 미치지 못한다.
AFS는 5시리즈 보다는 민감도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장비이다. 복잡한 도심에서도 좋지만 핸들링 성능에서도 빛을 발한다. 코너가 연속될 경우 조향의 재미가 탁월하다. 초기 모델에 비해 일정 속도에서 기어비가 바뀔 때 발생했던 약간의 어색함도 없을 정도로 세련된 작동을 보여준다. 물론 조향의 날카로움만큼 차 전체가 못 따라오는 것이 아쉽다. 타이어 스키드음이 일찍 발생하고 DSC도 비교적 일찍 개입한다. 하체가 좀 더 부드러워지긴 했지만 35시리즈의 런플랫 타이어에 19인치 휠인 것을 감안하면 승차감은 정말 뛰어나다.

새로 적용된 차선 이탈 경고 장치는 스티어링 휠의 버튼으로 켜거나 끌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다른 메이커의 것과는 달리 차선을 이탈할 경우 경고음 대신 스티어링 휠의 진동으로 이를 알린다. 어찌 보면 스티어링 휠의 진동이 경고음 보다 효과적일 수 있겠다. 이 기능은 약 70km/h 이상의 속도에서 타이어가 차선을 밟을 경우 작동하고,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표시도 된다.

브레이크는 초기 답력도 민감하지만 고속에서의 제동력도 크게 아쉽지 않은 수준이다. 고속에서 급제동 시 예상보다 큰 힘이 나오고 일찍 차를 멈춰 세운다. 급제동에서 노즈다이브 현상은 서스펜션의 성능을 생각할 때 많은 편이고 차체의 무게도 다소 느껴지지만 자세 자체는 매우 안정적이다.

고급 세단의 편안함과 스포츠 드라이빙을 하나의 차에 담아내는 BMW의 전통은 650i 컨버터블에도 여전히 이어진다. 달라진 점이라면 럭셔리 컨버터블이라는 차급에 맞게 동적인 운동 성능 보다는 편하고 여유로운 부분이 더 강조되었다. 이런 성격의 변화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더 어필할 것이다. 특유의 운동 성능을 좋아했던 BMW 애호가에게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되겠지만.

BMW 650i 컨버터블 주요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20×1,855×1,373mm
휠베이스 : 2,780mm
트레드 (앞/뒤) : 1,558/1,596mm
중량 : 2,100kg

엔진
형식 : V8 DOHC
배기량 : 4,799cc
최고출력 : 367마력/6,300rpm
최대토크 : 50.0kg.m/3,400rpm
보어×스트로크 : 93.0×88.3mm
압축비 : 10.5:1

섀시
구동방식 : 뒷바퀴굴림
서스펜션 (앞/뒤) : 스트럿/인테그럴 암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변속기
형식 : 자동 6단
기어비 : 4.17/2.34/1.52/1.14/0.87/0.85
최종감속비 : 3.46

성능
0-100km/h 가속 : 5.8초
최고속도 : 250km/h(속도 제한)
최소회전반경 : 5.7m

타이어 : 앞-245/40R19, 뒤-275/35R19
연료탱크 용량 : 70리터
트렁크 용량 : --
연비 : 7.3km/l(3등급/8군)

차량 가격 : 1억 7,280만원(VAT 포함)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Gallery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