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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기아 포르테 1.6 SLi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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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9-23 01:54:43

본문

포르테는 기아의 정체성이 본격적으로 확립되는 새 준중형 모델이다. 동급에서 가장 큰 차체와 스포티한 스타일링에서는 포르테의 상품성을 높이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스마트 키로 대변되는 풍부한 편의 장비도 확실하게 어필하는 부분이다. 동력 성능이 단연 돋보이는 수준은 아니지만 엔진 사운드까지 세밀하게 신경 쓴 것도 돋보인다. 포르테는 값싸 보이는 실내 재질만 제외한다면 모든 부분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을 만하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국내에서 준중형은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준중형을 엔트리카로 선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메이커로서는 놓칠 수 없는 세그먼트이다. 오랜 기간 국내 준중형 시장의 강자는 현대 아반떼였다. 무난함을 가장 큰 무기로 삼는 아반떼의 벽을 어느 모델도 넘지 못했고, i30까지 더해지면서 현대의 점유율은 더 높아졌다.

잘 나가는 현대 그룹 안에 속해있지만 기아의 고민은 많다. 모회사와 확실하게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매에 영향을 끼쳤고 합병 이후에도 한동안 자신의 색깔을 찾지 못한 것이 계속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물론 내부적인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 플랫폼을 공유하고 엔진을 사다 써야 하는 기아의 입장에서는 독자적인 개발의 여지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또 같은 재료로 만들기 때문에 코스트 저감은 어렵지만 현대와 가격이 같아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브랜드의 인지도 면에서 기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뭔가 다르게 어필할 만한 무기가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은 그렇지 못했다. 슈라이어 영입 후의 디자인이나 소울 같은 새 컨셉트의 모델이 좋은 예다. 실제로 로체 이후의 기아 이미지는 크게 개선되고 있다.

요즘은 달라졌는지 모르겠지만 합병 초기에는 모회사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었다. 기자가 예전에 관계자에게 들은 얘기다. 기아는 신형 오피러스에 국내 최초로 스마트 키를 적용하고 싶어 했지만 고민에 빠졌다. 이유는 현대 보다 먼저 이런 기술을 써도 될까 하는 것이었다. 결국 적용하긴 했지만 분위기가 이랬다면 그동안의 기아는 결코 현대 보다 좋은 차를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많은 자회사들이 갖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다.

최근에 나온 신차를 보면 저런 부분이 상당히 개선되지 않았나 싶다. 모하비만 봐도 그렇고 로체 역시 현대에 없는 것을 과감하게 쓰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포르테는 기아만의 차만들기가 정착되는 첫 모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TERIOR

스타일링의 주제는 스포티이다. 외관에서부터 스포티한 부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곡선이 넘실대는 아반떼가 여성적인 터치라면 포르테는 남성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다. 전면 디자인은 최근의 컨셉트카와 로체에서 보았기 때문에 익숙하다. 디자인은 호불호가 가장 명확하게 갈리는 부분이긴 하지만 적어도 플랫폼을 공유하는 아반떼의 흔적이 없다는 것은 칭찬할 만하다. 벨트라인 정도를 제외한다면 기아만의 독자적인 스타일이다. 특히 A 필러에서 이어지는 보닛의 강한 캐릭터 라인은 힘차고 스포티한 모습을 완성한다. 짧은 트렁크 리드에서는 얼핏 시빅의 느낌도 받는다.

포르테는 펑퍼짐한 보닛과 굵은 C 필러, 높은 전고 때문에 각도에 따라서는 준중형 이상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차가 커졌다. 특히 전면의 디자인은 (실제로도 크지만)차를 더 커보이게 한다.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530×1,775×1,460mm로 현대 아반떼(4,505×1,775×1,480mm) 비교 시 전장과 전폭이 늘어났다. 동급에서 가장 큰 차체 사이즈이다.

타이어는 옵션으로 적용된 215/45 사이즈로 17인치 휠과 매칭된다. 준중형에 들어가는 17인치 휠은 요즘의 다른 차들처럼 실제 크기보다 작아 보인다. 배기량을 생각할 때 적정 사이즈는 16인치가 좋겠지만 일명 자세에 대한 메리트를 떨쳐내기가 힘들어 보인다. 역시 휠이 커질수록 스타일링이 사는 것은 분명하다. 타이어는 금호타이어의 솔루스 KH16으로 이 역시 국산차의 순정으로서는 평균 이상의 제품이다. 옵션이긴 하지만 타이어만 봐도 기아가 포르테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준중형급에 45 시리즈 타이어도 처음이다.

INTERIOR

실내 역시 아반떼의 흔적은 없다. 차별화가 반드시 필요한 기아로서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실내를 말하기에 앞서 준중형 최초의 스마트 키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스마트 키가 흔해지긴 했지만 준중형에서 기대할 수 있는 장비는 아니다. 그만큼 포르테에서 만나는 스마트 키는 예상 못한 호사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확실히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다. 키를 호주머니에서 꺼내지 않아도 도어 온오프와 시동을 켜고 끌 수 있으니 참으로 편한 장비이다. 시동이 걸린 상태에서 키를 갖고 차에서 멀어질 경우에는 경보음이 울린다.

시트에 앉은 느낌은 아반떼와 비슷하다. 가장 낮게 내려도 약간은 껑충한 것이 비슷한 느낌이다. 시트는 잡아주는 느낌은 부족하지만 착좌감이 개선된 것은 분명하고 장시간 운전했을 때의 불편함도 한결 줄어들었다. 조작은 모두 수동이고 럼버 서포트는 없다,

돌출된 센터페시아는 소위 아반떼와 같은 판이다. 하지만 디자인을 달리해 그 흔적을 지웠다. 기본 디자인은 모바히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센터페시아의 버튼들은 손에 쉽게 닿고 인터페이스도 간단하다. 상단에는 비상등 버튼이 큼직하게 박혀 있고 그 아래 작은 액정을 중심으로 오디오 관련 버튼들이 늘어서 있다. 오디오는 인-대시 타입의 6CD 체인저가 포함되어 있고 블루투스 핸즈프리 같은 장비도 있다. 과거 세라토(2.0)를 시승했을 때 실내의 장비를 보고 ‘와’ 했던 기억이 있는데, 포르테는 ‘와×2’다.

다이얼 방식의 공조장치는 조작감이 좋고 듀얼은 아니지만 사용의 편의성 면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하단의 수납 공간에는 시거잭과 AUX, USB 단자가 모여 있다. 수동 모드까지 내장된 4단 AT는 게이트 타입으로 조작에 절도감이 있다. 이 역시 동급의 라이벌 보다 우위를 점하는 항목이다. 또 2개의 컵홀더는 크기를 달리했고 하나는 최근 추세대로 이동식 재떨이가 포함되어 있다.

3개의 실린더 나뉜 계기판은 말이 필요 없는 스포티 디자인이다. SLK 등의 스포츠 모델에서 흔히 봤던 디자인으로 포르테의 성격을 말해준다. 계기판 내의 작은 액정에는 트립 컴퓨터 등의 정보가 표시되는데, 실시간 연비까지 표시되는 것 역시 기대치 못한 기능이다. 우측의 연료 게이지는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크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에는 핸즈프리 온오프와 오디오의 모드, 볼륨 등의 버튼이 있다. 스티어링 휠은 수동으로 틸팅만 가능하고 조절 폭은 크지 않다. 버튼이 3개나(볼륨, 하이 패스, ETC) 붙어 있는 룸 미러는 말 그대로 뭔가 있어 보이고, 선바이저를 닫을 경우 램프가 저절로 꺼지는 아이디어도 신선하다. 유리는 운전석만 상하향 원터치가 적용되었다. 2열은 준중형급으로 충분하고 공간 보다는 시트가 편해진 것이 눈에 띈다. 트렁크는 상하 높이가 있기 때문에 보기에는 물론 실제로도 가장 크다.

실내에서 아쉬운 점은 분명히 있다. 바로 항상 지적되어 오던 소재의 질감이다. 일단 눈으로 보이는 시각적인 느낌은 나쁘지 않다. 이번에는 싸구려 티가 팍팍 났던 회색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인 것이 성공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아반떼, 특히 i30과는 차급이 다르다고 할 정도로 질감의 차이가 크다. 손이 잘 닿지 않는 부분의 재질이 상당히 딱딱해 가장 아쉽다고 할 수 있다. 기아로서 좋은 장비를 적용한 만큼 다른 부분에서 코스트를 줄여야 하는 사정이 있겠지만 한 세대 전의 현대 보다 질감이 떨어지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이다.

POWERTRAIN & IMPRESSION

포르테의 주행 성능은 생김새만큼이나 스포티하다. 엔진의 세팅도 소폭의 출력 상승 이상으로 아반떼와 사뭇 차이가 있다. 우선 엔진은 스로틀 개도율 5% 정도에서 상당히 민감하다. 가속 페달을 살짝 밟았을 때 지체 현상 없이 차체가 민감하게 반응해 가다서다가 잦은 도심 운전에서 아주 편하다. 이는 갤로퍼 엔진의 분사 장치를 고쳐 초기 반응을 빠르게 세팅한 초기 테라칸과도 비슷한 느낌이다. 어쨌든 이런 부분은 여성 운전자에게도 환영받을 것 같다. 반면 그 이후에는 힘이 빠지고 회전이 늘어나면서 다시 출력이 늘어난다. 초기 반응을 제외한다면 엔진의 힘은 고회전에 무게가 실려 있다. 회전이 높아질수록 점진적으로 출력이 높아지고 가장 느낌이 좋은 부분은 4천~6천 rpm 사이이다.

포르테 엔진의 특징 중 하나가 음색이다. 국산차 중 이렇게 음색에 신경을 많이 쓴 모델이 있었나 싶다. 엔진의 음색은 3천 rpm을 넘어서면서 조금씩 달라지고 앞서 말한 구간에서는 상당히 스포티한 소리를 낸다. 소리만 본다면 평범한 준중형 세단이 아니라 스포츠 쿠페에 가깝다. 특히 회전수를 높인 상태에서 가속 페달 온오프를 반복할 경우 그 음색의 변화가 더욱 자극적이다.

이 음색은 변속기의 자동 모드, 특히 단수가 낮을 경우 더 두드러진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가속 보다는 소리가 앞선다고 볼 수 있지만 어차피 1.6리터 자연흡기에서 기대할 수 있는 힘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음색이나 늘어난 고회전의 힘을 생각하면 평범한 4단 AT는 더욱 부족하게 느껴진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긴 하지만 수동 모드를 사용해도 변속의 반응은 평균 수준에 머문다.

반면 이 음색 때문에 포르테를 조용한 차라고 말할 순 없다. 일반 운전자들 중에서는 조용하지 않다고 불평할 사람도 있을 듯하다. 단순히 엔진의 볼륨만으로 본다면 시끄럽다고 평가해야 하지만 음색까지 세밀하게 조율한 노력은 칭찬하고 싶다. 그리고 고회전으로 돌아가는 엔진의 질감도 나쁘지 않다.

엔진은 3천 rpm 이하에서는 충분히 조용하지만 하체의 방음이 부족한 것은 단점이다. 포르테는 40~50km/h에서도 노면의 소음이 하체로 많이 올라온다. 타이어가 소음이 심한 제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노면 소음이 실내로 많이 유입되는 것은 하체의 방음이 부족하다고 불 수 있다.

가속 보다 소리가 앞선다고 했지만 동력 성능은 동급에서 가장 좋은 수준이다. 160km/h 내외까지는 활발하게 가속된다. 3단의 최고 속도는 160km/h로 변속 직전부터 가속력이 둔화되기 시작하고 4단으로 넘어가면 끈기가 있어야 180km/까지 도달할 수 있다. 물론 아반떼에 비해 고속, 고회전에서 끈기 있게 힘이 나오는 점은 있다. 두 번의 아반떼 시승에서는 한결같이 170km/h을 전후해서 가속이 멈췄다. 하지만 포르테는 180km/h 돌파가 가능하고 내리막의 탄력으로 이 이상의 속도가 나왔다가 줄어들 때도 그 속도를 유지한다. 고속에서의 직진 안정성도 좋은 편이다.

스티어링 감각 역시 아반떼 보다 낫다. 아반떼의 핸들링 성능이 상당히 뛰어나긴 하지만 핸들 감각 자체는 다소 위화감이 있었다. 하지만 포르테는 그 감각이 한층 세련되게 바뀌었다. 예를 들어 아반떼가 조향하는 방향으로 꺽이는 힘과 복원력이 강했던 것에 반해 포르테는 그런 부분이 줄어들었다. 스티어링의 무게도 적당히 무겁다. 그리고 중심 부분에서 민감한 것은 조향의 재미를 높이는 부분이다.

포르테는 리어 서스펜션이 일체식이라는 게 (적어도)운동 성능 면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조향을 했을 때 앞머리의 반응도 빠르지만 뒤가 충실히 따라오고 언더스티어가 나타나는 시점도 상당히 늦춰져 있다. 코너에 진입해서도 각 휠이 지지해 주는 느낌이 상당히 좋다. 여기에는 타이어가 45 시리즈인 것도 한 몫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하체의 세팅에 상당히 공을 들인 흔적이 보인다.

브레이크는 엔진처럼 제동력이 점진적으로 늘어난다. 초기 반응이 민감해 일반적인 운전자들도 편하게 다룰 수 있고 페달의 감각 자체도 익숙하다. 급제동 시의 좌우 밸런스는 100km/h 내외에서는 아주 안정적이지만 최고 속도 근처에서는 좌우로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

합병 이후 기아만의 색깔이 없어졌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합병 전 현대와 기아는 라인업이 정확하게 겹쳤다. 각각의 세그먼트에서 경쟁했었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다. 인수 초기 현대는 컴포트, 기아는 스포티로 성격을 달리하겠다는 계획도 나왔지만 그동안의 결과가 좋다고 할 순 없다. 포르테는 기아의 새 출발을 알린다. 포르테를 면면히 살펴보고 시승을 해보면 기아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역량과 자원 안에서 최선의 노력을 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기아의 이런 노력이 포르테 이후에 어떻게 표출될지도 관심이 아닐 수 없다.

주요제원 기아 포르테1.6 SLi

크기
전장×전폭×전고 : 4,530×1,775×1,460mm
휠 베이스 : 2,650mm
트레드 앞/뒤 : ----mm
실내 (장×폭×고) : -----mm
차량중량 : 1,185kg,(1,265 디젤)

엔진
1,591cc 직렬 4기통 1.6 CVVT DOHC
최고출력 : 124ps/6,300rpm
최대토크 : 15.9kgm/4,300rpm I
보어×스트로크 :
압축비 :

트랜스미션
형식 : 4단 AT
기어비 :
최종감속비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커플드 토션빔 액슬
스티어링 휠 : 랙 & 피니언(파워)
브레이크 : V.디스크/디스크
구동방식 : FF

성능
0-100km/h :
최고속도 : 182km/h
최소회전반경 : 5.4m
연비 : 14.1 km/ ℓ(16.11 km/ ℓ MT)

타이어 : 215/45R17( 기본형 :205 /65R15)
연료탱크 용량 : ----리터
가솔린 옥탄가 : ----
이산화탄소 배출량

차량가격
1.6 가솔린 일반형 1,193만원 ~ 1,711만원
1.6 가솔린 프리미엄 1,705만원 ~ 1,845만원
1.6 디젤 1,695만원 ~ 1,965만원.

(작성일자 2008년 9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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