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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크라이슬러 300C SRT8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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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9-30 12:5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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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슬러 300C는 SRT8 버전의 추가로 최고의 가격대비 출력이라는 또 다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6.1리터 스페셜 헤미는 어느 속도에서도 과격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막강한 토크를 발휘하고 미제 엔진답지 않게 고회전으로 갈수록 힘이 강해진다. AMG 모델을 연상케 하는 실내의 터치도 일반 300C와 확연히 구분된다. 300C SRT8은 머슬카 시대의 끝자락에서 남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강화되는 환경 규제와 국제 유가 급등 전만 해도 세계적인 트렌드는 고성능이었다. 모든 메이커들이 스포츠 또는 다이내믹을 내세웠고 강력한 출력의 모델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베이론, 코닉세그 같은 고출력 수퍼카들이 속속 등장한 것도 이때부터이며 각 회사별로 운영하는 고성능 버전들도 활성화 됐다. 2000년대의 초반은 큰 걱정 없이 고출력 차들을 내놓을 수 있었던 좋은 시절이었다.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고성능 디비전은 거의 모든 메이커들이 갖추고 있다. 판매 대수 기준으로 글로벌 톱 10 메이커 중 고성능 디비전이 없는 메이커는 현대 뿐이다. 10위권 밖의 메이커들도 규모가 다를 뿐 개별적인 고성능 라인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고성능 디비전이 활성화되는 이유는 마케팅에 효과적이며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마진도 좋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BMW M GmbH의 경우 고객 충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M 버전은 BMW 특유의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지고 다른 모델의 판매를 높이는 역할도 한다.

일반적으로 차 가격이 높을수록 마진은 늘어나는데, 고성능 모델은 일반형과 비교해 그 정도가 좀 더 벌어진다. 물론 오랜 기간 쌓아온 역사나 배경이 있을 때 비싼 가격을 정당화 할 수 있다. 독일 고성능 버전의 평균 마진은 일반 모델 보다 3배 가까이 높다는 조사도 있다.

고성능 디비전은 미국 회사들도 운영하고 있다. GM은 퍼포먼스 디비전, 포드는 SVT, 크라이슬러는 SRT 브랜드로 고성능 모델을 내놓고 있다. 크라이슬러의 SRT는 ‘Street and Racing Technology’을 뜻하며 숫자는 엔진의 기통수를 나타낸다. 다른 메이커에 비해 SRT의 데뷔는 늦은 편이지만 PT 크루저부터 바이퍼, 그랜드 체로키 같은 SUV까지 다양한 차종에 적용되고 있다.

국내에는 300C와 그랜드 체로키의 SRT 버전이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300C SRT8은 크라이슬러 승용차 중에서 가장 비싸기도 하지만 출력이 가장 높은 모델이기도 하다. 8기통 엔진의 SRT는 헤미 엔진이 상품성의 핵심이다. 5.7리터의 헤미 엔진은 이미 소개된바 있지만 6.1로 배기량을 늘린 SRT 헤미는 출력 면에서 일반형과 비교 불가이다. 거기다 서스펜션과 브레이크까지 한층 강화해 유럽차에 대응할 수 있을 정도로 하체도 다졌다. 국내에서 300C SRT8은 단 50대만 한정 판매된다.

EXTERIOR & INTERIOR

원래의 300C SRT8은 일반 300C와 큰 차이가 없다. 고성능 모델의 외형이 기본형과 큰 차이는 없는 게 일반적이라지만 300C SRT8은 그 정도가 더하다. 미국에서 팔리는 모델은 전용 20인치 휠과 1.27cm 낮아진 차고, 범퍼의 디자인, 커다란 듀얼 머플러 정도만이 다를 뿐이다. 고성능 모델임을 나타내는 SRT 로고도 트렁크에만 붙어있다.

하지만 국내에 들어오는 SRT8은 수입사의 배려(?) 때문에 누가 봐도 차이가 있다. 우선 달라진 것은 차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그릴이다. 국내에서 추가된 그릴은 얼핏 벤틀리를 연상시킨다. 마니아들에게는 다소 어색할진 몰라도 한국의 실구매자에게는 분명히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크라이슬러 승용차 중에서 가장 비싼 모델인 것인 것을 과시하는 측면이고 실제 오너들에게는 어필할 만한 부분이다. 이 그릴 때문에 300C SRT8은 실제 보다 비싸 보이는 외관과 기존의 위압적인 자세가 더 부각된다. 그리고 차고가 조금 낮아지고 큰 휠이 달리면서 스포티한 맛도 배가 됐다.

거대한 20인치 휠은 큰 차체 사이즈에 가려 그다지 돋보이지 않는다. 덩치를 생각하면 20인치 이상도 충분히 소화할 듯 보인다. 차체가 내려가 휠하우스의 갭이 조금 줄어든 것도 일반 300C와 다른 점이다. 타이어는 앞-245/45, 뒤-255/45 사이즈의 굿이어 이글 F1으로 직진 성향에 보다 중점을 둔 패턴을 갖고 있지만 과거의 제품에 비해서는 트레드 디자인이 조금 달라졌다. 스포크 사이로 언뜻 보이는 빨간색 브렘보 캘리퍼도 고성능 모델임을 암시한다. 양쪽으로 뻗은 대구경 머플러는 6.1리터라는 대배기량을 과시하지만 어딘지 부족한 느낌은 있다.

300C SRT8이 벤츠 시절에 나온 모델이기 때문일까. 실내는 흡사 AMG 같은 느낌을 풍긴다. AMG의 크라이슬러식 터치라고나 할까. 똑같은 것은 아니지만 질감이 좋은 소재를 사용해 비싸고 강력한 모델임을 표현했다. 리모컨으로 도어 오픈 시 들어오는 실내등의 불빛도 다르다. 천정과 A 필러에도 베이지색의 알칸타라를 발라 질감에서 느끼는 300C와의 차이가 상당하다. 크라이슬러에서 처음 느껴보는 고급스러움이다.

일반적으로 미국차의 시트는 타이트한 맛은 없는 편이지만 300C SRT8은 차별화 된다. 시트는 좌우 지지가 좋을 뿐 아니라 방석과 등받이 중간에 알칸타라를 적용해 옷과의 밀착성을 높였다. 시트 가죽은 자체의 질도 좋고 거리 조절 모두 전동식이다. 페달 길이를 조절하는 버튼은 시트 옆에 붙어있다.

센터페시아의 디자인은 동일하지만 카본 룩 트림으로 마무리해 스포티함을 살렸다. 그리고 국내에서 추가된 내비게이션에는 DMB와 DVD, 블루투스 핸즈프리 등의 기능이 통합되어 있다. 특히 블루투스의 경우 다른 크라이슬러에 적용된 MyGIG™ 은 물론 지금까지 사용해 본 어떤 수입차보다도 빠르게 연결이 이루어진다. 20GB 용량의 하드 디스크만 아니라면 인터페이스 면에서도 MyGIG™ 보다 월등하게 좋다. 유리는 앞좌석만 상하향 원터치가 적용된다.

계기판은 속도계의 숫자 변경만으로도 분위기가 확 산다. ‘300’까지 새겨진 속도계와 6천 rpm 넘어서부터 시작된 빨간색 레드 존에서 SRT 모델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스티어링은 길이와 거리 조절 모두 전동식이다.
300C는 차체 크기에 비해 2열의 레그룸이 넉넉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SRT 버전은 시트 교체로 동일 공간에서 한결 넉넉한 공간을 만들어 냈다. 1열이 좌우를 잘 잡아준다면 2열은 엉덩이를 포근하게 감싸주는 타입이다. 탄탄한 느낌은 푹신한 것 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2열은 실질적으로 2인승으로 봐야 한다. 안전벨트도 2개 밖에 없다. 2열에도 DVD를 감상할 수 있는 모니터가 센터콘솔 후면에 달려 있다(옵션사양).

POWERTRAIN & IMPRESSION

300C SRT8의 핵심은 업그레이드된 헤미 엔진이다. 이 헤미 엔진은 5.7리터를 베이스로 보어를 늘려 배기량을 6,063cc로 확장했다. 엔진룸을 열어보면 길게 뻗은 메탈 인테이크 매니폴드에 빨간색으로 ‘6.1L`를 확인할 수 있다. 엔진 커버조차도 기존의 플라스틱과는 다르다. 엔진룸은 V8 6.1리터를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쪽에 공간이 남아 튜너들이 터보 작업하기도 쉽지 않을까 싶다.

6.1리터 헤미는 압축비도 9.6에서 미제 대배기량으로서는 상당히 높은 10.3:1까지 상승했다. 뿐만 아니라 밸브의 직경을 키우고 크랭크샤프트와 커넥팅 로드도 더 높은 토크에 대응할 수 있는 강화 단조 제품으로 바꿨다. 가벼운 밸브트레인을 얹기 위해 실린더 컷 오프 기능도 떼어냈다. 6.1리터 헤미의 출력은 400cc의 배기량 상승분을 뛰어넘는다. 출력은 431마력으로 5.7리터의 340마력 보다 91마력이 높아 리터당 출력이 70마력에 달한다. 최대 출력과 최대 토크가 나오는 회전수는 각각 6,000rpm과 4,600rpm으로 6리터가 넘는 대배기량 엔진으로서는 고회전을 지향한다.

공회전에서는 엔진 보다는 배기음이 강조되어 있다. 낮은 음색으로 깔리는 배기음은 미국 머슬카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부분이다. 400마력 이상의 출력이지만 다루기가 어렵거나 위화감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가속 페달을 가볍게만 밟는다면 V6 3.5리터 수준으로 부드럽고 매끈하게 움직인다.

반면 정지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바닥까지 밟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토크를 쏟아낸다. 그 결과는 당연히 255 타이어의 휠 스핀이다. 토크가 변속기를 거쳐 휠까지 우르르 달려 나가는 느낌이 짜릿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 헤미는 고회전 지향이다. 즉, 저속에서도 배기량에 걸맞게 과분한 토크를 발휘하지만 회전수를 높이면 더욱 강력해진다. 4천 rpm을 넘게 되면 엔진 사운드도 달라지고 차의 거동도 한층 기민해진다. 실내로 밀려드는 엔진의 사운드가 음악 수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소음으로 들리지는 않는다.

1, 2, 3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70, 120, 195km/h로 여기까지의 기어비는 구형 벤츠 C320과 비슷하다. 하지만 4단부터는 확 늘어난다. 4단으로 회전수가 6천 rpm에 이르면 계기판 바늘이 270을 넘어가고 여기에서도 가속력이 살아있다. 여건이 된다면 이 이상의 속도도 가능할 듯 보인다. 200km/h을 넘어서 최고 속도까지 올라가는데 거침이 없다. 5단은 100km/h 주행 시 회전수가 1,800rpm으로 전형적인 항속형 기어비를 갖고 있다.

5단 변속기는 무난하게 힘을 전달하는 평균적인 수준이다. 간혹 보이는 단점도 워낙 출력이 크기에 도드라져 보이지 않는다. 수동 모드에서 고회전 변속 시 나지막하게 ‘펑’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일반 승용차라면 단점이겠지만 고출력 모델이기에 스포티함으로 해석된다. D 상태에서 곧바로 전환되는 수동 모드는 엔진의 힘이 워낙 세기에 큰 필요성을 못 느낀다. 레드 존에서 변속 시 내부의 미끄러짐 현상도 적은 편이다.

엔진 얘기를 장황하게 했지만 300C SRT8의 장점을 말하자면 하체를 먼저 들고 싶다. 엔진에 지지 않는 하체이다. 300C SRT8은 차고를 낮춘 것 이외에도 단단한 강성의 스프링과 빌스타인 댐퍼, 그리고 더 두꺼운 안티-롤 바를 더했다. 느낌상으로 댐퍼의 스트로크는 V6 모델과 비교 시 두 배는 줄어든 것 같다. 그만큼 단단하지만 승차감을 크게 해치지는 않는다. 취향에 따라서는 이쪽의 승차감이 더 좋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더 무거운 엔진을 얹었음에도 차의 앞머리는 더 기민하게 돌아간다. 스티어링의 반응이 빨라졌을 뿐만 아니라 앞뒤의 일체감도 훌륭하다. 그동안 타본 5m급 세단에서 가장 퓨어한 차는 재규어 XJR이었는데 그런 느낌은 300C SRT8이 더하다. ESP 이외에 특별한 전자 장비가 없어서일 수도 있지만 드라이빙 필링이라는 측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줄 만 하다. 반면 노면이 고르지 못한 곳에서는 그 성능이 반감된다. 반동과 리바운드를 반복할 때 타이어가 노면을 꽉 잡아주는 느낌은 아무래도 유럽차에 비해 열세이다.

4피스톤 캘리퍼가 포함된 브렘보 브레이크는 나무랄 데가 없다. 초기 반응도 좋지만 페달을 강하게 밟았을 때는 답력 이상의 제동력이 발휘된다. 또 제동력이 리니어하게 늘어나 운전자가 예측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 고속에서 급제동 시 좌우의 밸런스가 미묘하게 흐트러지는 면은 있지만 1.9톤이 넘는 차를 멈춰 세우는 능력은 흠잡을 곳이 없다.

300C SRT8의 독특한 장비로는 계기판에 전후좌우의 G 포스 값과 제동 거리, 0→100km/h, 0→400m의 시간이 표시되는 것. 스티어링 휠의 버튼을 통해 주행에 관련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시승 중 측정한 0→100km/h 가속 시간은 5.4초, 100→0km/h 제동 거리는 36m였다. 1.9톤이 넘는 대형급으로서는 제동 거리가 상당히 짧은 편이다. 또 200km/h에 급제동 시 G 포스는 0.99가 나왔다.

300C는 가격대비 차체 사이즈가 가장 큰 장점이었지만 SRT 버전은 가격대비 출력을 들 수 있다. 비슷한 사이즈와 출력의 모델 중에서 300C SRT8이 가장 높은 가격대비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헤미 같은 V8 엔진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은 마니아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유럽 메이커들은 V8 디젤을 단종하는 분위기며, 포드와 GM은 가솔린 V8을 V6 터보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GM의 노스스타 같은 전통의 V8도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헤미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시간이 흘렀을 때, 우리는 300C SRT8을 라스트 머슬 히어로로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크라이슬러 300C SRT8 주요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5,015×1,880×1,620mm
휠 베이스 : 3,050mm
트레드 앞/뒤 : 1,600/1,603mm
차량중량 : 1,990kg

엔진
형식 : V8 OHV
배기량 : 6,063cc
최고출력 : 431/6,000
최대토크 : 58.1/4,600
보어×스트로크: 103.0×90.9mm
압축비 : 10.3:1

트랜스미션
형식 : 전자식 5단 AutoStick®
기어비 : 3.59/2.19/1.41/1.00/0.83
최종감속비 : 3.06

섀시
서스펜션 앞/뒤 : SLA 더블 위시본 /5링크 퍼포먼스 튠
스티어링 휠 : 랙 & 피니언(파워)
브레이크 : V디스크
타이어 : 앞 245/45 ZR20 / 뒤 255/45 ZR20
구동방식 : 뒷바퀴굴림

성능
0-100km/h : 5.2초
최고속도 : 265km/h

차량 가격 : 8,980만원
(작성일자 2008년 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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