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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BMW 5세대 730d/750Li 독일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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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11-28 05:5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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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플래그십 7시리즈의 5세대 모델을 고색창연한 도시 독일 드레스덴 일대에서 시승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를 의식한 다양한 장비와 더불어 효율성 추구라는 시대적인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뉴 7시리즈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다. 소형화와 경량화, 다운사이징으로 요약되는 21세기 차만들기의 핵심을 살리면서 달리는 즐거움이라는 BMW의 DNA를 양립시키고 있는 신형 7시리즈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채영석. BMW코리아

21세기 들어서며 자동차 디자인에 대해 세간의 논란거리를 제공했던 BMW의 플래그십 7시리즈가 진화(Evolution)했다. 이번 풀 모델체인지의 핵심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시대적인 흐름을 리드한다는 것이다. 트렌드세터다운 프리미엄 브랜드의 자세가 여실히 드러나 있다.

그런 그들의 의지를 표현하고자 코드네임의 앞 문자도 E가 아닌 F로 바꾸었다. BMW의 7시리즈는 1977년 E23이라는 코드네임으로 데뷔했다. 이어서 1986년의 2 세대는 E32, 1994년 3세대는 E38, 2001년 4세대는 E65로 바뀌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F01(노멀)/F02(롱 휠 베이스)로 명명해 전혀 다른 컨셉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독일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브랜드인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아우디 등을 비교하면 7시리즈가 속하는 프레스티지 클래스의 판매대수는 S클래스가 압도적이다. 예를 들어 2007년 이들 모델의 판매대수를 보면 메르세데스 벤츠의 S클래스가 8만 5,500대, BMW 7시리즈 4만 4,421대, 아우디 A8 2만 2,182대 등의 순으로 아무래도 아직은 S클래스가 우세한 입장에 있다. 재규어 XJ의 판매대수도 1만 455대로 만만치 않다.

하지만 BMW 7시리즈의 4세대 모델은 데뷔 이후 34만 4,395대가 팔려 역대 모델(1세대 28만 5,029대, 2세대 31만 65대(+9%), 3세대 32만 7,598대(+5%) 중 가장 많은 판매고를 보여 점차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와 그 폭을 좁혀가고 있다. 판매 증가율이 높은 것은 미국으로 35.7%를 기록했으며 다음이 중국 16.4%, 독일 13.0% 등이다. 특히 S클래스의 시장을 잠식한 것보다는 새로운 소비자층을 늘려간다는 점에서 시장의 변화를 잘 읽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는 토요타의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의 플래그십인 LS 의 판매가 7만 5,000대에 달한다는 것이 입증하고 있다.

4세대 7시리즈는 논란의 핵심에 서서 정면 돌파를 하며 그들의 공격성을 과시했다. 획기적인 디자인에 대해 초기에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오늘날은 많은 브랜드들이 BMW의 7에서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던 라인들을 응용하고 있다. 그것이 프리미엄 브랜드의 힘이다.

그 힘은 5세대 모델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이번에는 디자인 측면에서의 획기적인 변화보다는 초 고유가 시대를 맞아 대형차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가 역력히 드러나 있다. 이피션트 다이나믹스(Efficient Dynamics)와 드라이빙 다이나믹스(Driving Dynamics)가 그것이다.

드라이빙 다이나믹스라는 용어는 ‘달리는 즐거움’이라는 BMW의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 등 다양한 주행 시스템을 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피션트 다이나믹스는 2006년부터 BMW가 그들의 브랜드 이미지로 내 세우고 있는 내용으로 효율성을 중시하면서도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그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핵심은 소형화와 경량화, 그리고 배기량의 저감이라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5세대 7시리즈에서는 세그먼트의 특성상 차체의 크기는 줄이지 않았지만 알루미늄의 다용으로 차체 중량에서만 30kg 이상을 줄였으며 초기 모델의 배기량을 3.0리터와 4.4리터로 라인업 해 갈수록 배기량을 늘려만 가는 그동안의 추세에 제동을 걸었다. 물론 ‘엔진의 BMW’답게 그만큼의 성능 향상을 이루어냈다는 점도 포인트다. BMW 7시리즈는 딩골핑 공장에서 생산된다.

재미있는 것은 쇼파 드리븐카로 많이 사용되는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을 위해 아예 처음부터 인디비주얼 모델을 동시에 라인업한다는 점이다. 시승 하루 전날 있었던 신차 발표회에서 디젤 버전인 730d를 전면에 내 세운 것도 시대적인 흐름을 잘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Exterior

5세대 7시리즈가 스타일링 디자인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우아함(Elegance), 존재감(Presence), 스포티함(Sportiness)”.

첫 인상은 선대 모델이 등장하자마자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것을 의식한 터치가 보인다. 플랫폼이 완전히 새로 개발됐지만 디자인에서는 혁신(Revolution)이 아니라 진화(Evolution)다. 대부분의 메이커들이 그렇듯이 하나의 디자인 컨셉을 실패한 모델이 아니면 10년에서 15년, 그러니까 2~3세대 정도는 사용한다. 4세대 7시리즈는 역대 모델 중 가장 많은 판매고를 보였기 때문에 그 터치를 살리고자 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프론트에서는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만 보면 선대의 컨셉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좀 더 높아지고 커진 듯한 라디에이터 그릴 안 오른쪽에는 나이트 비전용 카메라, 에어 인테이크 왼쪽 부분에는 ACC용 카메라, 좌우 펜더 앞쪽에는 사이드 뷰 카메라, 그리고 룸 미러 앞에는 교통표지판 인식 카메라가 설계되어 있다. 여기에 사이드 미러 아래쪽에는 차선변경 경고용 카메라까지 있다. 실렉터 레버 뒤쪽의 카메라 모양 버튼을 누르면 모니터와 차에 좌우의 그림이 뜬다. 오늘날 자동차 탑재용 카메라는 키워드 기술로 떠 오를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헤드 램프 부분에 방향 지시등과 제동 등 부분에 LED램프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한 가지 뉴 7시리즈에는 액티브 제어식의 라디에이터 셔터가 설계되어 있는데 이는 냉각기가 불필요한 경우에는 그릴을 닫아 공기저항을 저감하기 위한 것이다. 역시 달리기 성능을 우선하는 BMW다운 발상이다.

사이드에서는 강한 캐릭터 라인이 도어 핸들과 같은 높은 위치에 설계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것은 숄더 라인을 만드는 역할도 하고 있다. 그래서 그린 하우스가 더 좁아 보이고 동시에 차체는 낮아 보인다. 앞 펜더 뒤에서 도어 아래쪽으로 흐르는 선은 자칫 공허해 보일 수 있는 공간을 교묘히 커버하고 있다. 하지만 C필러의 처리로 인해 선대 7시리즈의 터치가 유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4세대 모델이 그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성공적인 족적을 남겼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리어에서도 트렁크 리드의 라인을 보면 선대 모델이 살아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전체적인 몸체, 즉 전폭에 비해 점차 좁아진 형상으로 다이나믹함을 살리고자 하고 있는 대목이다. 뒤에서만 본다면 선대 모델보다 차체가 작아진 것처럼 보인다. BMW는 이것을 ‘스포티한 넓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런 프로포션을 강조하는 듯 범퍼 디자인도 두툼하게 처리해 볼륨감을 강조하면서 역동성을 살리고 있다. 범퍼 아래쪽은 디퓨저 풍으로 디자인되어 있고 거기에 듀얼 머플러가 내장되어 있다. 선대 모델에 비해 훨씬 스포티해 보인데 일조를 하고 있다.

L자형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도 다른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헤드램프에서처럼 LED램프로 제동등을 만들고 있다.

한편 BMW가 5세대 7시리즈의 획기적인 기술로 자랑하고 있는 것은 차체 경량화다. 차체 전체를 알루미늄으로 한 것이 아니라 그 역할에 따라 각기 다른 재질을 사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 스트레스가 적은 루프와 네 개의 도어, 그리고 보닛 후드와 펜더, 트렁크 리드 등에는 경량 알루미늄을 사용해 30kg 이상의 중량 저감을 이룩했다.

하지만 차체의 골격에 해당하는 부분에는 경량 스틸제를 사용하고 있으며 B필러와 사이드실 등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부분에는 고장력 강판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 결과 차체 중량은 선대 모델에 비해 55kg이 줄어들었지만 강성은 60%가, 비틀림 강성은 20%가 각각 향상되었다.

그런 노력의 결과는 수치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3.0리터 직렬 6기통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한 730d의 경우 출력은 6%, 토크는 15%가 증강되었지만 연비는 12% 저감됐다. 물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km 당 232g으로 동급 최고를 자랑한다. 이는 ULEV와 유로5를 만족시키는 수치다. 각 부분별로 효율성을 극대화한 이피션트 다이나믹스의 효과다.

차체 크기는 크기는 노멀 버전이 전장×전폭×전고가 5,072×1,902×1,479mm. 휠 베이스는 3,070mm. 롱 휠 베이스 버전은 휠 베이스 3,210mm, 전장이 5,212로 각각 140mm 길다. 트레드는 공히 앞/뒤 1,611/1,650mm로 선대보다 33/54mm 가 넓어졌다. 주행성을 중시한 결과다.

Interior

인테리어의 주제는 현대적인 감각을 살리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BMW측의 표현이고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4세대 모델에서 두 개의 계기판, 칼럼 시프트 채용 등으로 획기적인 변화를 추구했던 것을 다시 원래의 배치로 바꾸어 버렸다는 것이 먼저 보인다. ‘바꾸어 버렸다.’는 표현은 경쟁 모델들이 그런 배치를 따라 하자 BMW는 청개구리처럼 거꾸로 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 중심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주행 보조장치를 위한 버튼을, 오른쪽에는 엔터테인먼트 버튼을 배열하고 있는 등 그들의 방향성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특히 BMW는 뉴 7시리즈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위해 심리학자까지 동원했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 운전자가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가를 찾기 위해서다.

기존 모델은 대시보드가 좌우 대칭형이었는데 이번에는 센터페시아가 운전자쪽으로 7도가 기울어져 운전자 중심이라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간 것도 지나칠 수 없는 내용이다. 우선 대시보드의 계기판 하나는 통상적인 형태이지만 센터 페시아 위쪽에 있던 것은 10.2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 모니터를 삽입하는 형태로 간결하게 처리하고 있는 것이 먼저 눈길을 끈다. 그래도 센터페시아의 기본 컨셉은 선대의 것을 살리고 있다. 다만 에어컨 컨트롤 패널이 아래쪽으로 이동했다. 위쪽의 모니터와 별개로 조작이 가능하도록 별도의 디스플레이창을 만든 것이 눈에 띈다.

그 바로 위에는 DVD삽입구와 ‘바로가기’ 버튼이 나열되어 있다. 내비게이션 등의 메모리 기능이다. 이 안에는 오디오데이터와 내비게이션을 위한 12GB의 하드 디스크가 내장되어 있다. 자주 사용하는 것들은 알기 쉽게 배열한다는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의 컨셉과 같다.

스포티함을 살리기 위해 스티어링 휠도 3스포크형으로 바꾸었다. 선대 모델에 비해 좀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속도계와 엔진회전계가 크게 가운데 자리한, 통상적인 배열이다. 나이트 비전의 설정으로 클러스터의 조명에 변화가 있다. 온보드 컴퓨터의 디스플레이창이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라 계기판 전체가 LCD창의 역할을 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예를 들어 속도계와 엔진회전계 아래쪽에는 다이나믹 트랙션의 작동 상황을 표시해 주고 가운데에는 ACC의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스티어링 칼럼 왼쪽에 내비게이션과 ACC, 차선변경 및 이탈경고장치, 그리고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작동을 위한 별도의 버튼이 나열되어 있는 것도 주목을 끈다. 이 역시 iDrive를 통해서도 할 수 있지만 자주 사용하는 장비를 쉽게 판별할 수 있도록 한다는 원칙에 입각한 것이란다.

칼럼 시프트가 플로어 시프트로 내려와 있으며 레버는 5시리즈 등을 통해서 보았던 디자인이다. 그 오른쪽에는 센터 콘솔 앞에 있던 iDrive컨트롤 다이얼과 버튼이 배치되어 있다. 다이얼 주변의 버튼이 4개 에서 7개로 늘었다. 아우디 A8의 MMI가 생각난다. iDrive 자체도 크게 달라져 있다. 컴퓨터를 사용하듯 모니터 위 아래에 있는 폴더를 클릭하고 다시 하위 폴더를 찾는 방식에서 중요한 디렉토리를 큰 글자로 표시해 찾기 쉽게 하고 있다.

시트는 730d는 5인승, 750i는 4인승이다. BMW는 다른 메이커와 달리 시트에 대해 높은 비중을 두고 있어 자체 공장에서 시트를 개발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달리는 즐거움을 위해서는 시트가 큰 역할을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5세대 7시리즈도 시트에 대한 BMW의 생각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다만 뒷좌석의 안마 기능은 여전히 렉서스 LS보다 간단하다. 사고방식의 차이를 여실히 보여 주는 대목이다.

그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뒷좌석용 인터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앞 시트백 뒤쪽에 9.2인치의 거대한 모니터가 좌우에 설계되어 있다.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이 모니터는 센터 암 레스트에 있는 iDrive컨트롤러로 좌우 독립식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프론트 센터페시아의 모니터와 함께 해상도(1,280×480픽셀)가 높아 TV시청시 깨끗한 화면이 인상적이다. 물론 좌우 시트 독립식으로 에어컨 컨트롤도 기본이다. 730d에는 리어 시트용 iDrive 컨트롤러가 없다. 하지만 한국시장에 상륙할 때는 이 옵션이 어떻게 적용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Powertrain & Impression

5세대 7시리즈에 탑재되는 엔진은 현재로서는 740i의 3.0리터 직렬 6기통 트윈터보와 750i의 4.4리터 V8 트윈터보 가솔린 두 가지와 730d의 3.0리터 직렬 6기통 커먼레일 트윈터보 디젤 등 모두 세가지가 설정되어 있다. 트윈 터보의 채용과 린번(Lean Burn) 연료직접분사장치인 HPI가 채용되어 있는 것이 포인트. 이것은 2년 전 BMW가 이피션트 다이나믹스 컨셉을 발표하면서부터 적용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이번에는 4.4리터 엔진에 까지 확대된 것이다.

740i는 최고출력 326마력/5,800rpm, 최대토크 450Nm/1,500~4,500rpm, 750i는 최고출력 407마력/5,500~6,400rpm, 최대토크 600Nm/1,750~4,500rpm, 730d는 최고출력 245마력/4,000rpm, 최대토크 540Nm/1,750~3,000rpm을 각각 발휘한다. 모두 선대 모델에 비해 6~10% 가량의 파워가 증강되었다. 그러면서도 연비가 두 자리수 이상 개선된 것이 포인트다.

트랜스미션은 기존의 ZF제 전자제어 6단 AT를 그대로 채용하고 있다. 성능 개량으로 변속 타이밍이 평균 50% 단축되었다고 한다. 오늘날 채용이 증가하고 있는 다단화와 듀얼 클러치인 DCT 채용여부에 대한 질문에 BMW 엔지니어는 3시리즈와 같이 기동성을 중시하는 모델에는 당연히 채용하지만 7시리즈에는 6단 AT로도 충분하다고 답했다. 연비라든가 성능면에서 6단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DCT를 채용하지 않은 것은 아직은 높은 토크에 완전히 대응하지 못하는 것 때문으로 보인다는 해석도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우선은 무엇부터 조작할까 고민된다. 시동키 홀더가 없어졌다. 730d와 750Li의 스티어링 휠을 번갈아 잡아 보았다. 두 가지 엔진 모두 파워 수치가 높아졌지만 그보다는 다양한 주행장비와 편의 장비에 정신이 쏠린다.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주를 이루는 시대이지만 전통적으로 전자장비에 강한 BMW의 뉴 모델을 만나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신기술이 과연 이것을 한 번에 모두 소개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에 발을 올리면 스스르 미끄러지는 것은 730d도 대 배기량 가솔린 엔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시내에서 매끈한 엔진회전 상승은 두터운 토크감과 맞물려 가속감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트랜스미션의 변속감도 훨씬 매끄러워졌다. 특별히 급격한 엔진 브레이크가 필요하지 않는 한 수동모드를 사용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언제나 그렇듯이 단체로 하는 해외 시승에서 기어비 점검은 쉽지 않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게다가 350km에 달하는 시승 코스 중 아우토반의 비율이 1/5 정도밖에 되지 않고 차량도 많아 속도를 내는 것도 여의치 않았다. 3.0디젤 터보와 4.4 가솔린 트윈 터보의 차이는 분명했다. 후자는 누가 뭐래도 폭발적인 펀치력으로 운전자를 부추기는 거동을 보인다. 그에 반해 디젤 사양은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가속감으로 안심감을 준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고 속도계의 바늘을 밀어 붙이면 200km/h 벽까지는 순식간에 도달한다. 0-100km/h 가속성능이 730d는 7.2초, 750Li는 5.2초로 여전히 막강한 실력을 자랑한다. 이는 차체 경량화와 맞물려 심리적으로 더 강하게 다가온다.

우선 5세대 7시리즈의 포인트 중 하나인 드라이빙 다이나믹 컨트롤 시스템을 시험해 보았다. Comfort와 Normal, Sport, Sport+ 네 단계로 구분되는데 Sport +에서는 DSC가 OFF 상태로 된다. 각 단계별로 차이를 느낀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노면의 요철 전달 정도는 분명히 읽을 수 있다.

이는 ICM(Integral Chassis Management)에 의해 각 메커니즘에 전달되어 그 제어가 시작된다. 여기에서 제어되는 것은 다이나믹 댐핑 컨트롤, 다이나믹 스태빌리티 컨트롤(DSC), 엑셀러레이터 응답성, 인테크럴 액티브 스티어링(옵션), 기어 시프트 특성,. 다이나믹 드라이브(전자제어 스태빌라이저(옵션)) 로 ICM에 인풋되어 있는 데이터와 긴밀하게 연계되어 각각이 최적의 상태로 설정되어 반응을 한다.

BMW의 엔지니어에 의하면 아주 복잡해 보이지만 이 네트워킹은 플렉스레이 기술을 이용한 고속 데이터 통신 시스템으로 행하는 것으로 각 메커니즘의 세밀한 제어가 순간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사실 그것이 추구하는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플랫한 감각의 거동으로 인한 안정성일 것이다.

위에 열거한 것 중 이번에 새로 채용된 것으로는 우선 다이나믹 댐핑 컨트롤을 들 수 있다. 이는 댐퍼에 특수한 밸브기구를 채용함으로써 신장측과 수축측의 댐핑 특성을 사륜 각각 독립적으로 무단계 조정할 수 있다고 하는 메커니즘이다. 이런 전자제어의 감각은 역시 BMW답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좀 더 자연스러움을 중시해 메커니컬한 감각을 살리는 메르세데스와의 두드러진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이라는 시스템. 쉽게 설명하면 1990년대일본 메이커들이 앞 다투어 개발하다가 포기했던 4WS, 즉 네바퀴 조향장치와 같은 개념이다. 3시리즈 데뷔 때부터 채용하기 시작했던 액티브 스티어링 시스템과 연동하는 것으로 리어 휠이 좌우 최대 3도까지 스티어해 조향 안정성을 추구한 것이다. 저속에서와 고속에서 리어 휠의 조타량에 차이가 난다.

후륜을 조타하는 수치는 스티어링 앵글, 차량 속도, 엔진 회전수, 요 레이트 등에 따라 제어된다. 주차속도시 등에서는 역상으로도 꺾이기 때문에 회전직경이 최대 70cm 로 축소된다고 한다.

730d에서는 이 시스템을 체감하기가 쉽지 않았으나 750Li의 뒷좌석에서는 상체의 쏠림정도로 느낄 수 있었다. 코너링시 원심력에 의해 바깥쪽으로 튕겨 나가는 듯한 자세가 나오는 것이 보통인데 그 정도가 현저히 줄었다는 것이다. 르노도 이와 비슷한 시스템을 채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보다 더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이 BMW측의 주장이다.

운전석에서는 긴 차체의 뒤쪽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다. 롱 휠 베이스 모델들은 가끔씩 운전자가 뒤쪽의 차체를 끌고 간다는 느낌을 받는데 그런 점에서 거동이 훨씬 가벼워졌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스티어링의 응답성도 3이나 5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기존 모델에 비해서는 좀 더 예민해졌다.

기왕에도 그랬지만 5세대 7시리즈는 더욱 더 전자제어 기술의 적용이 확대되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그들이 확신을 갖지 못하면 실차에 적용하지 않는다. 뉴 7시리즈는 그런 면에서 전자제어 기술에 많은 비중을 두어 온 BMW 가 그동안 어떤 방향으로 운전자와 뒷좌석 승차자를 배려하려 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서스펜션은 프론트 더블 위시본, 리어 인테그럴 액슬로 시스템은 같지만 개량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강력한 엔진을 이길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를 추구하는 메이커인만큼 이 부분에서의 실뢰성은 높다. BMW의 엔지니어는 항상 베이스로 되는 섀시가 확실하지 않으면 아무리 전자제어기구를 채용해도 효과가 적다고 주장했다. 그만큼 자신있다는 얘기이다.

5세대 7시리즈는 효율성이라는 시대적인 사명과 달리는 즐거움이라는 BMW의 DNA 사이에서 타협보다는 조화를 추구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동시에 프레스티지 모델로서의 카리스마를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도 여전히 추구되어 있다. 사실 이 세그먼트에서 역동적인 주행성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유럽시장의 오너들은 대부분의 7시리즈 오너들이 직접 운전을 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불가결한 차만들기이다.

거기에 쇼파드리븐카로서의 사용 비율이 많은 아시아권의 시장 확대를 노리며 뒷좌석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흔적도 역력하다. 다시 말해 쾌적성과 안전성을 위한 다양한 신기술을 채용하면서 동시에 다이나믹 성능을 살라기 위해 하이테크의 채용을 더욱 확대했다는 것이다. 4세대 모델이 디자인으로 인해 많은 관심을 끌었는데 5세대에서는 어떤 점이 또 운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될지 궁금하다.

주요제원 BMW 730d/750Li

크기
크기: 전장×전폭×전고 5,072×1,902×1,479
휠 베이스 : 3,070mm
트레드 앞/뒤 : 1,611/1,650
차량중량 : 1,935kg
연료탱크 용량 : 82리터
트렁크용량 : --- 리터

엔진
형식 : 2,979 I6 DOHC 트윈터보(4,395cc V8 DOHC 트윈 터보
보어×스트로크 : 84.0×90.0(89.0×88.3)
최고출력 : 245/4,00(407/5,500~6,400)
최대토크 : 540Nm/1,750~3,000rpm(600Nm/1,750~4,500rpm)

구동방식: FR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AT
기어비:(1/2/3/4/5/6/R) 4.17/2.34/1.52/1.14/0.87/0.69/3.40
최종감속비 : 3.73

섀시
서스펜션 앞 : 더블 위시본
뒤: 멀티링크
브레이크: 4륜 V. 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파워)
타이어: 앞//뒤 245/40 R20//275/35R20///245/50R18

성능
0-100km/h : 5.2초(7.2초)
최고속도 : 250km/h(자동제한)
최소회전반경 : -- m
연비: 7.2리터/100km(11.4리터(100km)

차량 가격
----만원(VAT포함)
(작성일자 : 2008년 10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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