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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닛산 로그 SL AWD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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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08-12-15 14:44:15

본문

요즘의 자동차 업계는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혀있다. 과거에는 플랫폼 공유, 기술 교류라는 개념 자체가 희박했지만 코스트를 줄여야 한다는 압박이 강해진 90년대 중반부터는 각 메이커들 간의 교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금은 모든 걸 혼자서 하겠다는 독불장군 식의 경영이 있지도 않지만 있어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모든 메이커가 다른 회사와 조금씩이라도 관계를 맺고 있어 시쳇말로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가 됐고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회사들도 손을 잡는다. 대표적인 예가 BMW와 피아트이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내년이면 ‘결합’ 10년을 맞는 르노-닛산은 최근 들어 공유의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하나의 플랫폼으로 여러 모델을 만들어 세계에 내다 판다. 이중 우리에게도 익숙한 플랫폼이 글로벌 C이다. 알려진 것처럼 르노삼성의 QM5는 글로벌 C에서 태어났고 르노 배지를 달고 콜레오스로 팔린다. 이 플랫폼에서 파생된 닛산 차는 로그, 라페스타, 카슈카이, X-트레일 등으로 다양하다.

이중 로그는 북미에서만 팔리는 소형 크로스오버이고 무라노와 함께 한국에 진출하는 닛산 브랜드의 원투 펀치 역할을 맡는다. 높은 판매를 기대하기 힘든 2대의 가솔린 SUV를 왜 먼저 출시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로그의 경우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이미 QM5 시티가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이 같다고 동일 모델이라고 할 수 없는 게 작금의 트렌드이지만 QM5 시티와 로그는 닮은 구석이 너무 많다.

재미있는 것은 QM5 시티의 존재이다. 원래 가솔린 SUV는 국내와는 동떨어진 차종인데 경유 값이 폭등하면서 나온 케이스이다. 그러니까 로그 대신 QM5 시티가 선수를 친 셈이고 몇 달 뒤 한국에 런칭한 닛산으로서는 악재라고도 할 수 있다. 어쨌든 글로벌 플랫폼과 수입 브랜드의 한국 진출이 본격화 되면서 거의 같은 차종을 국내에서 만나는 일이 발생했다. 한 쪽은 수입품이고 한 쪽은 국산이니 둘을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롭지 않은가.

EXTERIOR & INTERIOR

로그는 SUV라기 보다는 크로스오버의 느낌이 강하다. 닛산 자체도 로그를 크로스오버로 규정하고 있어 여성 운전자도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이미지이다. 같은 플랫폼에 크기까지 엇비슷하기 때문에 QM5의 라인이 은연 중에 풍겨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전면은 무라노만큼 강하진 않지만 감각적으로 꾸민 그릴이 포인트이다. 이 그릴이 아니라면 로그의 스타일링은 별다른 특색을 찾을 수 없고 특히 국내에서는 비슷한 급의 SUV와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 국내에 첫 소개되는 모델임에도 눈에 띄지 않고 평범한 모습이다. 그릴의 경우도 실물 보다는 사진에서 받는 느낌이 더 강하다. 후면에는 얼핏 FX의 느낌도 있고 각도에는 따라서는 현대 싼타페의 모습도 오버랩된다. 로그는 인피니티의 디자인이 괜찮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됐다.

앞서 말한 것처럼 로그의 사이즈는 QM5와 비슷하다. 전장×전폭×전고를 살펴보면 QM5가 4,520×1,855×1,695mm, 로그가 4,660×1,800×1,680mm이다. 전장은 로그가 더 길지만 전폭과 전고는 QM5가 크다. 일본차들이 그렇듯 전장에 비해 전폭이 좁은 특성을 갖고 있다. 휠베이스(2,690mm)와 앞뒤 트레드(1,545/1,550mm)는 두 차가 똑같다. 타이어는 225/60R/17 사이즈의 콘티넨탈 4×4 컨택트로 온로드 SUV에 맞는 디자인 패턴이다. 로그는 휠 하우스의 갭 때문에 약간은 붕 뜬 느낌도 있다.

시승차는 프리미엄 패키지로 키를 소지만 해도 도어 개폐와 시동 온오프가 가능한 스마트 키가 적용되어 있다. QM5 같은 카드식이 아닌 유럽 스타일의 키이다. 시동은 스타트 버튼이 아니라 돌려서 거는 방식이다. 기본형인 2WD는 가격이 2,990만원으로 저렴하지만 알로이 휠도 아니고 오디오의 스피커도 4개뿐이며 열선 시트와 패들 시프트도 빠진다. 결국 어느 정도 갖춰진 장비를 원한다면 최소 딜럭스(3,460만원)을 사야 한다.

시트에 앉으면 로그의 위치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외관에서는 수수함을 얘기했지만 실내는 그런 부분이 더욱 강하다. 혹시나 수입차의 그것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실망할 것이 분명하다. 실내의 소재를 비롯한 감성 품질은 전형적인 보급형 SUV이고 디자인이나 소재에서 QM5에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눈에 잘 안 띄는 시거잭 등의 플라스틱은 상당히 싼 티가 난다. 마무리의 정도는 나쁘지 않다. 과거의 닛산 차는 일본차치고는 거칠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많이 개선된 모습이다.

시트 포지션은 상당히 높다. 시트를 가장 낮춰도 약간은 붕 뜬 느낌이다. 시트 포지션의 높이가 거의 렉스턴급이다. 때문에 남자가 앉을 경우 답답할 정도는 아니지만 헤드룸이 아주 넉넉하지는 않다. 시트에 앉으면 보닛 끝이 보일 정도이기 때문에 여성 운전자에게는 유리한 부분이다. 시트 가죽의 질은 나쁘지 않고 크기도 적당하다. 대신 몸을 잡아주는 기능은 평균적이다. 시트는 슬라이딩과 앞뒤 거리 조절, 럼버 서포트까지 모두 전동식이다.

센터페시아의 디자인은 극히 심플하다. 오디오 패널과 관련 스위치의 플라스틱을 신경 쓰긴 했지만 썰렁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상단에는 작은 액정과 오디오, 하단에는 공조 장치가 배열되어 있다. 오디오 버튼의 조작감은 절도 있고 좋은 편이며 이는 공조 장치도 마찬가지이다. 공조 장치는 듀얼이 지원되지 않는다. 시프트 레버 뒤에는 2단계 열선 시트 버튼과 크기가 다른 컵홀더 2개가 마련되어 있다. 센터 콘솔의 크기도 넓은 편이지만 요즘 차에 흔히 볼 수 있는 USB 단자 같은 것은 마련돼 있지 않다. 센터페시아에 특별한 수납공간이 없는 것과 옹색한 도어 포켓의 크기는 아쉬운 부분이다.

최고급 사양의 시승차지만 국내 기준의 가격으로 봤을 때 로그의 실내는 편의 장비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대표적인 게 내비게이션이다. 로그에 비하면 내비게이션이 있는 QM5의 실내는 화려하기 그지없다. 윈도우도 운전석만 상하향 원터치이고 나머지 3개는 수동이다. 선루프는 개폐 모두 원터치긴 하지만 르노삼성이 자랑하는 파노라마 루프와 너무나 큰 차이가 난다.

계기판은 큼직한 타코미터와 속도계 사이에 작은 액정이 있는 단순한 디자인이다. 이 작은 액정에는 디지털 방식의 수온계와 연료 게이지, 시프트 인디케이터, 적산 거리계, 외기 온도 등의 다양한 정보가 표시된다. 별도의 트립 컴퓨터는 없고 ECM 룸미러 같은 장비도 없다. 스티어링 휠에는 크루즈 컨트롤과 오디오 버튼이 좌우로 나뉘어 배열되어 있다.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오디오와 관련된 모든 것을 조작할 수 있고 이 부분은 QM5 보다 편하다. 스티어링 휠이 (수동으로)틸팅만 가능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동급에서 가장 강점을 갖는 부분은 스티어링 컬럼에 마련된 패들 시프트이다.

2열 공간은 넉넉한 편이다. 1열 보다는 헤드룸이 넉넉하고 레그룸도 성인에게 모자람 없어 가족 모두가 탈 수 있는 크로스오버로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동반자석 시트에는 쇼핑백 고리도 있다. 2열 시트는 60:40으로 폴딩이 가능해 적재 공간을 크게 넓힐 수 있다. 해치는 상하 2단으로 열리는 QM5의 클램쉘에 비할 때 기능성 면에서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오너에게 중요하지 않을 순 있지만 배선이 어지러이 보이는 엔진룸은 깔끔하게 커버를 덮은 QM5 시티와 너무나 큰 차이를 보인다.

POWERTRAIN & IMPRESSION

로그의 엔진은 작년부터 쓰이기 시작한 신형 QR25DE이다. 기통당 배기량이 높은 4기통 2.5리터는 잘 쓰이지 않지만 저속 토크의 우위가 있고 최근 버전은 전반적인 성능이 높아졌다. 공회전 시 소음이 조용하다고는 할 수 없다. 외기 소음 자체도 크지만 기통당 폭발력이 크고 방음 자체도 부족한 느낌이다. 이는 가속 시에도 마찬가지이다. 가속 시 실내로 유입되는 소리의 양도 많지만 음색 자체가 부드럽지 않다.

로그의 동력 성능에서는 CVT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QM5 시티 시승 때도 느꼈지만 닛산의 X트로닉 CVT는 정말 영리하다. 상황에 딱딱 맞게 기어비의 전환이 이뤄지고 가속 페달의 입력에 따른 반응도 즉각적이다. 완만한 오르막에서는 가속 페달을 깊게 밟지 않아도 큰 힘을 낼 수 있는 낮은 기어비로 변환되고 내리막에서는 알맞게 엔진 브레이크가 걸린다. 이렇기 때문에 QR25DE+CVT 조합의 연비가 좋을 수 밖에 없다. 엔진 보다는 변속기의 성능이 돋보이는 차가 로그이고 최근 경험한 CVT 중에서는 닛산의 X트로닉이 가장 좋다. 대신 정차 시 충격, 특히 D→N으로 옮길 때의 충격은 요즘차로서는 상당히 큰 편이다.

가속 시 타코미터의 바늘은 6,200rpm에 고정된 채 속도계의 바늘만 올라간다. 일반 AT처럼 타코미터의 바늘이 출렁대지 않고 당연히 변속 충격 자체도 없다. 180km/h까지는 무난히 가속되고 조금만 시간을 들이면 200km/h까지도 꾸준하게 밀고 올라간다. 고속에서의 가속력은 QM5 시티 보다 로그가 더 좋다.

푹신한 서스펜션을 생각하면 고속에서의 자세와 직진 안정성도 좋은 편이다. 대신 고속 주행 시 앞바퀴의 접지력이 약해지는 느낌이 있어 빠른 조작에서는 아무래도 조심스럽다. 하체는 매우 물렁해 초기에 롤이 많고 스트로크의 길이도 길어 어지간한 충격은 모두 흡수한다. VDC는 일찍 개입해 빠르게 자세를 마무리 짓고 슬그머니 사라진다. VDC가 제동을 거는 것에 따른 자세 교정이 빠르다. 정도는 다르지만 세단의 VDC 세팅이 로그 같은 SUV에도 동일하게 적용된 느낌이다. 코너에 들어서면 차체와 몸이 많이 기울지만 심리적인 불안감과는 달리 자세 자체는 좋은 편이다. 브레이크는 초기 응답이 빠르고 끝까지 일정하게 제동력이 늘어난다. 브레이크 어시스트의 응답성이 빠른 것과 훌륭한 좌우 밸런스도 장점이다. 대신 ABS 작동에 따른 진동은 큰 편이고 급 제동 시 노즈 다이브 현상이 심해 몸이 상당히 앞으로 쏠린다.

로그(4WD)의 연비는 10.7km/L로 앞바퀴굴림의 QM5 시티 보다는 다소 떨어지지만 2리터 가솔린 엔진의 투싼(9.8km/l), 스포티지(9.9km/l) 보다 좋다. 배기량이 500cc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연비가 더 좋은 것은 CVT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하지만 시승하는 내내 로그를 사야하는 별다른 이유를 찾지 못했다. 로그의 장점은 QM5가 다 갖고 있는 것이고 가격도 더 싸기 때문이다. 혹시 모른다. 열렬한 닛산 애호가라면 생각이 다를지도.

닛산 로그 주요 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660×1,800×1,680mm(루프레일포함),
휠 베이스 : 2,690mm
트레드 앞/뒤 : 1,540/1,550mm
차량 중량 : 1,495kg(1,605kg/1,610kg: 4WD)
최저 지상고 : 210mm
공기저항계수(Cd) : ----

엔진
형식 : 2,488cc 직렬 4기통 DOHC 16밸브
최고출력 168ps/6,000rpm,
최대토크 23.4kgm/4,400rpm
보어×스트로크 : 89.0×100.0mm
압축비 : 9.6:1
중량 대비 출력 kg/kW : -
리터당 출력 : ---
구동방식 : 2WD(4WD옵션)

트랜스미션
형식 : Xtronic CVT 6단 수동모드
기어비 : 1.75
최종감속비 : 6.12

섀시
서스펜션 :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 앞/뒤 V.디스크/V.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파워)

성능
0-100km/h : ---초
최고속도 : ----km/h
최소회전반경 : ---m
타이어 : (앞/뒤) 235/65R18
연비 : 11.8km/ℓ(10.7 4WD)
연료탱크 용량 : 60리터
가솔린 옥탄가 : ----
CO2 배출량 : 198g/km(218g/km 4WD)

차량가격
2WD : 2,990만원\
4WD Deluxe : 3,460만원
4WD Premium : 3,590만원 (VAT 포함)

(작성일자 : 2008년 1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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