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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현대 제네시스 4.6 V8 미국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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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1-01 07: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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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첫 후륜구동 자동차인 제네시스는 여러모로 의미가 큰 제품이다. 내수형이라고 할 수 있는 에쿠스를 제외할 때 현대가 충분히 고급 자동차를 만들수 있다는 점을 국내외로 보여준 첫 사례라는 점, 그리고 고급 브랜드의 설립을 예고할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번 시승 대상은 한국에는 아직 출시하지 않은 4.6리터 V8엔진의 제네시스로 최근에 세계10대 엔진으로 뽑힌 최신형 엔진의 성능도 함께 확인해 볼 수 있었으며, 시승 장소가 미국 북동부 지역이었던 관계로 폭설속에 후륜구동의 운전성능도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글/박상원(자동차 칼럼니스트)

본 시승은 미국내 광고에서와 같이 제네시스가 BMW나 벤츠 등의 명차들과 비교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해주었다. 참고로 글로벌 오토뉴스에 제네시스 국내형 차량의 시승기가 이미 존재하고 있으므로 본 시승기는 주로 본 차량의 상품성적인 면과 엔진 성능에 대한 평가, 그리고 제네시스의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끝내고자 한다.

1. Exterior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듯이 제네시스의 외관은 국내외 경쟁차종들과 비교할 때 참신하다고 보기 어려워 보인다. 경쟁 차종들의 외관에서 매력적인 요소들만을 선택하여 조합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방법은 시장에서 안전하게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방법이다. 현대가 제네시스를 통해 타깃으로 하고 있는 토요타의 렉서스 브랜드 차종들 중 기함인 LS세단의 1세대 모델 또한 벤츠 E클래스 외관과 상당히 흡사한 것과 같은 전략이다.

하지만 제네시스 컨셉트에서 기존 경쟁차종들과 달리 독특했던 디자인 요소들을 기억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전조등의 디자인이 컨셉트와 같이 날렵해 보이기 보다는 인피니티 G37과 같이 크게 만들어 놓은 점은 개인적으로 아쉽다.

내년 런칭예정인 벤츠 신형 E클래스의 경우 전조등 면적이 다소 줄어준 듯 한 모습으로 나가고 있고, 이처럼 모방을 주제로 할 경우 마켓리더보다 항상 한 박자 늦게 반응하게 되므로 향후 일류 브랜드로 인정받는데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 일례로 알파 로메오하면 지난 100년간 과감한 디자인으로 세계의 자동차 팬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점을 떠올려 볼 때 고급 브랜드란 무엇일까 그 정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제네시스의 외관에서 특이한 점이 있다면 전면부에 현대차라는 흔적이 없다는 점이다. 물론 후면부에 제네시스와 현대라는 로고는 있지만 그릴에 현대의 흔적이 없다는 것은 향후 고급차 브랜드 설립에 대한 숨은 의지를 보여주는 듯 하다. 전반적으로 ‘무난’한 외관 디자인의 관찰에 있어서 필자에게 제네시스의 높은 품질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하나 있었다.

바로 그것은 사이드 미러에 내장된 방향 지시등이었다. 빛의 전도율이 매우 높은 재질로 만든 제네시스의 방향 지시등은 주야간 작동시 불빛이 균일하게 퍼지는 성질의 것이다. 상품성 평가 기준들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자동차 외관에 부착된 시그널들의 불빛이 주야간에 상관없이 균일하게 퍼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가적인 이유로 보통 전구와 반사패널들로 이루어진 대다수 국내외 자동차들의 외관 램프들은 이러한 평가에 크게 미흡하다.

벤츠에서 시작된 사이드 미러 내장 방향 지시등은 보통 원가를 감안해서 LED 또는 전구 몇 개를 사용하여 보통 반사패널을 이용하여 불빛을 퍼뜨리는 데 반해 제네시스는 최신 재질을 사용하여 이러한 평가 기준을 최대한 만족시키고 있다. 물론 본 사항은 미세한 것이지만 외국 메이커들도 최근에 반영하고 있는 기술을 앞서 적용한 현대의 개발진과 경영진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사이드 미러에 있어서 또 하나 놀란 것은, 자동차 내부에서 방향 지시등을 작동 시 사이드 미러 끝 부분에 돌출되어 있는 방향 지시등의 일부분을 보고 계기판을 안보고도 작동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방식은 독일 폴크스바겐 차종들 중 사이드 미러에 방향 지시등을 채용한 차종들에서 실행하고 있는 것이며 개인적으로 운전자에게 방향 지시등 작동 여부를 재확인시켜 주고 있다는 점에서 선호하는 방법이다.

비록 USA Today의 칼럼니스트는 제네시스 시승기에서 이러한 기능이 너무 눈에 띈다며 불평했지만 이러한 기능조차 꼼꼼하게 벤치마킹했다는 점에서 제네시스에 들어간 노력을 짐작할 수 있었다. LED는 더 나아가 그랜져와 마찬가지로 후미등에 채용되어 첨단을 달리는 분위기와 안전을 확보해주고 있으며, 렉서스 차종와 마찬가지로 실내에도 LED를 조명등으로 다수 채용하여 눈길을 끈다. 참고로 LED는 향후 자동차 외관에 있어서 전조등의 핵심 요소로 채용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아우디 R8와 캐딜락의 대형 SUV인 에스컬레이드에 옵션으로 상용화되어 있다. 이러한 첨산 전조등은 지난 12월23일 최신 전조등 시스템인 AFLS를 국산화에 성공한 현대 모비스에서 차후 상용화하여 현대의 차세대 차종들에 적용하지 않을까 점쳐보게 된다.

2. Interior

사이드 미러 방향 지시등의 경우처럼 현대가 추구하고 있는 앞서나가고 있는 개발 철학은 인테리어 곳곳에도 깃들여져 있다. 우선 제네시스를 탈 때 넓직하고 시원한 IP(instrument panel) 그리고 꼼꼼한 끝마무리가 눈에 띈다. 이전 베라크루즈의 실내와 다르게 촉감이나 마무리가 한 단계 더 올라간 느낌이다. 실내의 품질을 살펴보면서 문득 생각이 든 것이 현대의 마이바흐 사건이다.

수년전 현대차 측에서 메르체데스 벤츠의 초고급차이자 국내 S 그룹 회장의 전용차이기도 한 마이바흐를 구매해서 tear down (경쟁사 자동차를 구입해서 완벽히 분해, 부품별로 분석하는 것)을 시도했는데, 구매자가 현대차인 것을 알게 된 벤츠 측에서 고민 끝에 판매했다는 것이다. 비록 수십만불어치의 자동차가 한 낮 부품들의 집합체로 변해버렸지만 제네시스를 통해서 마이바흐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실감하게 된다.

기어 셀렉터 쪽을 내려다 보면 놀라는 것이 바로 DIS라고 불리우는 마우스와 같은 컨트롤러이다. BMW와 벤츠, 아우디를 비롯한 유럽 회사들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본 컨트롤러와 같은 종류들은 제네시스와 일본 경쟁 차종들을 확실히 구분짓게 하는 요소이다. DIS는 현대가 일본 차종들과 틀리게 IT와 자동차의 접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이기에 매우 흥미롭다 하겠다.

DIS와 같은 HMI(Human-Machine Interface)의 기술은 현재 유럽과 일본 자동차 업계들의 개발 철학이 명확하게 대비되는 분야이다. IT의 발전은 운전자들에게 정보를 더 받기를 원하게 만들었다. 미국의 44대 대통령을 즉위할 예정인 버락 오바마 당선자를 포함한 블랙베리 핸드폰 중독자들의 공통점으로 이메일을 시도때도 없이 확인한다는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처럼 자동차로 이동 중에도 IT기술을 사용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놓고 유럽과 일본의 자동차 업계간 의견이 분분하다. iDrive를 통해 자동차에서의 각종 IT관련 조작을 처음으로 선보인 BMW를 위시한 유럽 업체들은 운전자에게 운전중에도 이러한 기능들의 조작이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닛산과 같은 일본 업체들은 운전 중에 이러한 조작이 운전자의 안전을 해친다고 생각하며 iDrive와 같은 컨트롤러의 채용에 다소 소극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 결과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혼다 어코드의 복잡한 IP에서 보여지듯이 유럽차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버튼을 탑재하고 있다. 일본업체들의 이러한 트랜드는 내구성과 같은 품질적인 면에 중점을 두고 있는 일본 자동차 업계의 개발 철학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 만약에 두 개발관의 장담점을 평가한다면 전자의 경우는 user interface가 버튼 개수의 축소로 간결해 보이지만 iDrive의 경우에서처럼 여러 단계를 거치는 등 번거롭다.

반면 후자는 버튼이 많지만 익숙해지면 한번의 동작에 기능을 사용할 수 있으므로 운전 안정성에서는 전자보다 한 단계 위이다. 다만 자동차 내부 전자 장비들이 거의 소형 PC에 가까운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 지금 – 일례로 상당수의 자동차 내비게이션들은 마이크로 소프트의 운영체제인 윈도우 CE, 유닉스 또는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 일본 메이커들의 버튼 하나에 기능 하나의 1대1 방식은 향후 많은 버튼을 요구하게 될 것이며 일본 업체들 또한 자동차 내에서 더 많은 IT기술의 사용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iDrive와 같이 input device를 사용하는 유럽방식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가운데 제네시스의 DIS는 현대가 자동차에 IT기술을 최대한 많이 반영하고자 하며 HMI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자동차 업체들의 우리나라의 세계적인 IT능력을 최대한 제품에 반영하여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DIS는 매우 좋은 선례라고 생각된다. 다만 원형으로 만들어진 셀렉터 주변의 버튼들을 운전중에 촉감으로 구분할 수 있는 길이 없는 점은 단점이라 하겠다.

네비게이션 시스템의 경우 경쟁사들에 비해 한층 더 높은 해상도의 8인치 VGA스크린를 탑재하여 깔끔한 화면을 자랑한다. 반면에 미국에서 인기 있는 Garmin과 같은 PND(Personal Navigation Device: 손에 들고 다니는 이동용 네비게이션)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UI(User Interface)와 비정확한 경로 알고리즘은 개발의 여지가 아직도 많아 실망스러웠다.

내부 공간의 크기는 선전에서와 같이 매우 넓직하여 BMW 7씨리즈에 견줄수 있겠다는 생각이며, 뒷 좌석은 리무진으로 써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공간이 넉넉하다. 오디오는 11채널 17스피커의 528와트 시스템으로 롤스로이스에 탑재되고 있다는 렉시콘 브랜드였다. 본 오디오 시스템은 롤스로이스를 제외하고 제네시스가 처음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참고로 렉시콘은 현대 차종에 가장 많이 채용되고 있는 하만 카돈의 공급자, 하만 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수많은 브랜드들 중의 하나이다. 렉서스에 탑재되고 있는 마크 레빈슨 오디오 시스템도 하만 그룹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때 제네시스에 렉시콘 탑재의 ‘비밀’이 풀리게 된다. 본 오디오는 뛰어난 스펙에 걸맞게 고전음악에서부터 팝, 락에 이르기까지 무난하게 소화한다. 고음역은 고음역답게, 저음역은 저음역답게 처리하는 솜씨가 10점 만점에 8점이상을 줘도 무난할 정도이다.

특히 자동차 내의 훌륭한 정숙성 덕분에 우수한 음질이 더더욱 잘 와 닿는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17개의 스피커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입체감이 생각만큼 살아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음악 시스템의 평가는 평가자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쉽지 않지만, 렉시콘 오디오 시스템의 성능을 잘 표현하는 음악들을 자동차에 CD로 한 장 정도를 매뉴얼과 함께 제공한다면 마케팅 차원에서 좀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실내(인테리어)에서의 약점이라면 고급차에 비한 상대적인 기능의 부재이다. 우선 아랫급인 아제라(미국 수출명으로 그랜져)에서도 제공되는 사이드 미러 전동 접기 기능이 없다는 점이다. 원가절감 차원에서 이루어 진 것으로 생각되지만 미국의 자동 세차장에 갈 때 사이드 미러를 접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고, BMW나 벤츠와 같은 유럽 경쟁차종들은 본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므로 본 기능의 부재가 개인적으로 아쉬울 때가 있었다.

운전석에는 옵션으로 주어지는 냉방기능이 조수석에는 없다는 점도 미국의 제네시스 오너들에게서 많이 지적되는 사항이다. 또한 넓직한 뒷 좌석에서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가장 아쉬웠던 점은 바로 iPod/iPhone 연동기능의 미숙함이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옵션으로 제공되는 것이 애플 iPod/iPhone과 차내 오디오 시스템간의 연동이다. 제네시스의 경우 필자의 1세대 iPhone과 초기 연결이 잘 되었다. 한국산 차답게 MP3의 한글제목 또한 구현되어있고, 블루투스를 이용하여 전화기와 자동차간의 연결을 통해 실내 마이크와 스피커들을 이용한 핸즈프리 기능은 음질 차원에서 잡음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MP3재생에 있어서 해당 UI의 속도가 매우 느리고 음악선택에 있어서 sub folder에서 main folder로 돌아가면 목록을 ABC순서로 다시 탐색을 시작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는 등 iPod의 음악 재생 기능은 시장에 출시되기에는 미숙한 점이 많았다. 미국에 출시된 지 첫번째 해의 제네시스(2009년형)를 타보았기에 향후 4-5년간 다양한 옵션추가와 부분모델변경(face lift)가 있을 것이므로 이러한 불편한 점들이 많이 보완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3. Powertrain

본 모델의 파워트레인에 있어서 가장 큰 특징은 V8 타우엔진이다. 4.6리터라는 큰 용량의 본 엔진은 최근 Ward’s Top Ten Engine에 뽑혔을 정도로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현대의 엔진 중에서는 처음으로 상을 수상했고, 아우디와 BMW등 쟁쟁한 경쟁사들의 엔진과 경쟁한 끝에 나온 것이기에 훌륭한 업적이다. 국내에서는 기아 모하비에 옵션으로 주어지고 있다고 알고 있으며, 내년에 출시될 에쿠스 후속 (VI)에 탑재된다는 본 엔진을 본 시승차를 통해 미리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우선 타우엔진은 옥탄가 91이상의 휘발유를 사용할 경우 375마력, 그 이하의 휘발유를 사용할 경우 368마력을 나타낸다. 사실 옥탄가에 따라 출력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해 준 아이디어는 나름 독특한 마케팅이라고 여겨진다. 혼다의 고급 브랜드인 아큐라의 경우 매뉴얼에도 무조건 옥탄가 91이상의 휘발유만을 사용하라고 강조할 만큼 무조건적인 고급 휘발유 사용은 기타 경쟁사들의 고급 차종에서 자주 보인다. 하지만 미국에서 높은 기름값에 예민해진 소비자들은 이러한 정책에 많은 의문을 품었고 언론에서도 이런 문제를 다루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정유사 관계자들이나 학자들에 의하면 최신 엔진들의 경우 옥탄가가 낮은 휘발유를 써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정설이며, 이런 점을 수용한 제네시스의 이원적인 출력 표시는 높이 살 만하다. 성능적인 면에서 본 엔진은 0-100kph를 6초 미만 (제원을 따르면 5.6초)에 도달하며 스포츠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다만 초기 WOT(Wide-Open Throttle, 페달을 완전히 밟았을 때를 뜻한다)에서 첫 2초 간의 응답이 다소 느리게 느껴지며, 3초 정도 이후에 나타나는 폭발적인 가속성능과의 차이는 약간 아쉽지만 WOT에도 초기에 약간 느리게 반응하는 렉서스와 비슷하다. 또 하나 렉서스와 비슷한 성향을 보이는 것은 핸들링이다. 뷰익이나 그랜져에서 보여지는 느슨한 핸들링과 비교 시 확실히 느껴질 정도의 개선이 있으며 시속130kph (미국 80mph)에서 급속한 차선 변경에도 아무런 불편함이 없을 정도이다.

본 타우엔진에서 가장 놀란 점 두가지가 있다면 1) 3.8리터 V6형과 대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연비 그리고 2) 정숙성이다. 우선 미국에서 시판중인 제네시스의 기본형은 3.8리터 V6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연비는 시외 27mpg 시내 18mpg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4.6리터 V8엔진의 경우 시외 25mpg 시내 17mpg의 연비로 V6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지 않은 수치는 놀랍다. 정숙성 또한 우수하여 시속 130kph로 달리고 있는 와중에도 엔진소리나 도로 소리를 비롯한 소음이 잘 안들린다.

엔진을 아이들링한 상태에서 조차 실내외에서 엔진음이 매우 조용하여 가장 조용하다. 한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고연비를 추구하는 환경에서 V8엔진의 시장 매력이 한풀 겪이지 않았나 싶고, 본 엔진을 탑재한 제품들을 어떻게 포지셔닝을 해야할지 고민이 될 수도 있다.

트랜스미션은 독일 ZF사의 6단 자동 변속기이다. 시승할 때 눈이 많이 왔기에 변속기 점검을 할 수 없었지만 가속시 변속 능력이 탁월했다. 즉, 옛 현대 자동차들에게 많이 느끼던 변속 충격이 거의 없다 시피했다. 하지만 중저속 상황에서 가속페달에서 발을 띄일 때 기어가 갑작이 다운되면서 감속충격이 느껴지는 상황이 발생하여 개선이 필요하겠다.

서스펜션의 경우 3.8리터나 4.6리터 모두 동일하게 독립 서스펜션과 독일 Sachs사의 ASD(Amplitude Selective Damping) 가스 쇽 압소버를 쓰고 있으며, 고성능 엔진을 고려해서 인지 서스펜션 튜닝은 그랜져보다는 더 딱딱하지만 독일차들만큼 딱딱하지는 않게 하여 일반적인 도로 상황에서는 무난한 운전을 즐길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종합적으로 당장 아우토반에 나가서 달려 봐도 BMW 7 시리즈등과 같은 경쟁차들의 기함들과 절대 밀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자신감이 저절로 드는 성능이였다.

4. 눈속에서의 후륜구동

서울에서 택시 기사에게 들은 이야기로, 겨울철 눈이 오는 날이면 코엑스 근처의 서울 경기고등학교 앞에 위치한 오르막길에서 BMW 7 시리즈들이 엉금엉금 올라가다가 멈춘다는 전설같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을 두려워하는 후륜구동 자동차 오너들은 생각보다 많다. 지인들 중에서도 한국의 겨울철 눈길을 두려워하는 바람에 4륜구동 세단만을 찾아 결국 폴크스바겐 페이튼을 구매하게 된 경우도 있다.

이처럼 후륜구동인 고급차들의 겨울철 운전에 관한 운전자들의 고민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이 때문일까? BMW의 경우 내년에 출시 예정인 신형 7씨리즈에서 4륜구동 시스템을 7씨리즈에서는 처음으로 옵션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면 정말 후륜구동은 눈속에서 취약한 것일까?

필자가 살고 있는 중부 뉴욕주(cetral New York state)는 인근에 위치한 오대호로 인하여 겨울에 폭설이 잦다. 1주일 전에는 하루에 무려 25센티미터가 넘게 쌓였는데, 이는 미 동북부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다. 이 지역에서 만나는 BMW나 벤츠 로고의 세단들은 웬만해서 X나 4Matic이라는 4륜구동 탑재 뱃지를 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후륜구동인 제네시스를 폭설이 내리고 있는 12월에 만나게 된 것은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결론을 우선 얘기하자면 외진 동네만 아니면 후륜구동은 미국의 경우, 겨울에서도 충분히 운전 가능하다는 점이다. 필자가 사는 인구 3-4만명의 도시에서도 눈이 올 경우 제설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므로 눈이 계속 쌓여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뉴욕이나 보스턴 같은 대도시들은 두말할 나위없이 제설작업이 더 훌륭하므로 후륜구동 자동차들에게는 큰 문제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눈이 쌓인 주차장, 또는 폭설이 내리고 있는 환경에서 후륜구동 자동차들은 그 취약점을 여김없이 드러내며, 제네시스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주차장에 있던 제네시스가 약 10cm 쌓인 눈을 견디지 못하고 뒷바퀴들이 헛돌자 도와주러 달려온 사람도 있었고, 아무도 없는 밤에 차가 주차장의 눈에 빠져 고생을 한 적도 있다.

물론 spider와 같은 후륜 부착 장비로 겨울철을 보낼 수도 있겠지만 4륜 구동 시스템이 아우디, BMW와 벤츠를 넘어 렉서스에도 장착되고 있음을 볼 때 (렉서스는 IS와 LS에 4륜구동을 채용한 상태이며 흥미롭게도 렉서스 차종들 중 최고의 판매량을 올리는 RX 크로스오버차량은 4륜 구동이다) 현대도 제네시스와 에쿠스 차세대 모델 등 BH플랫폼에 기반을 둔 후륜구동 차종들에 사륜구동 채용을 한번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5. Overall Impression

제네시스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 국내에서는 여러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시승을 마치면서 제네시스는 개발진의 고민과 노력을 잘 반영한 제품으로 철학인 면에서는 단순히 경쟁차종을 베끼는 수준을 넘어 현대측만의 고유한 의견을 반영하고자 한 흔적이 역력했다. 결과적으로 제네시스는 현대 자동차의 연구 개발사를 한 단계 더 향상시킨 작품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마치 서구의 역사를 예수의 탄생 이전과 전후 (Before Christ의 약어인 BC와 Anno Domini인 AD)로 나누듯, 현대자동차의 차종들은 앞으로 B.G. (Before Genesis)와 A.G. (After Genesis)로 분류되어도 좋을 정도라는 생각이다. 문제는 정작 지금이 아닌 미래이다. 노사간의 문제와 같은 경영론적인 화두는 제외하더라도 제네시스를 시작으로 출시될 BH플랫폼 기반의 신차종들은 어떻게 포지셔닝 할 것이며 과연 이들을 새로운 고급 브랜드에 포함시켜 출시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서서히 부상할 것이다.

현대의 이러한 고민은 제네시스가 분명 렉서스와 벤츠 같은 고급 브랜드들의 차종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지만 정작 현대 딜러에서 팔리고 있는 모순적인 상황에서도 드러난다. 미국내 제네시스 구입자들의 불만 중 하나이기도 한 기존 현대 딜러들의 제네시스 취급은 마치 고급 쿠바산 시가를 24시간 편의점에서 파는 것과 비슷하며, 향후 독립적인 브랜드 또는 딜러의 등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토요타의 렉서스를 제외한 혼다의 아큐라 브랜드와 닛산의 인피니티 브랜드 인지도가 겪는 어려움은 현대가 참고해야만 한다. 성공도, 실패도 아닌채 회색 지역(gray area)에서 떠돌고 있는 이들 브랜드들은 참고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생각보다 손쉬운 공략 대상일 수도 있다.

즉, 현대가 고급 브랜드를 만든다면 어딘가 독특함(uniqueness)를 제공해줘야만 한다. 렉서스만큼의 품질, 벤츠만큼의 성능 하지만 현대만의 첨단 기술(예를 들어 IT기술의 적용도)과 같이 다른 경쟁차들은 아직 제공하지 못하는 그 무엇인가를 더해야만 한다. 토요타는 품질이 악화되어 가고 있던 독일차들을 대신할 수 있는 우월한 품질과 낮은 초기 가격으로 렉서스를 정착시켰듯이 현대가 고급 브랜드를 런칭할 경우 자신만의 무엇인가가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과연 그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무엇인가를 찾았을 경우 시장에 이를 성공적으로 포장해서 선사해야 하며, 그것은 마케팅으로 카버해야만 한다. 좋은 차종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의 인식에는 독일 경쟁사들에게 미흡하게 비춰지는 아큐라와 인피니티의 경우를 보면 마케팅 능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음을 보게 된다.

그러면 짧은 시간내에 현대의 뛰어난 제품개발 능력과 제품들을 알리는 마케팅은 어떨 것을 쓰면 될까?

필자는 이에 대한 해답을 국내에서, 그것도 삼성전자에게서 보라고 권하고 싶다. 몇 년 전, 어느 독일인이 한국을 방문한다는 자신의 친구에게 삼성 카메라의 구입을 대신 부탁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독일에서 소니를 능가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은 삼성 브랜드의 위력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였다. 필자가 지난 여름 인턴쉽을 한 세계적인 IT회사에서 만난 한 독일인 디자이너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Dell의 LCD 모니터를 사용하지 않고 삼성의 LCD 모니터를 사서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것을 보고 브랜드 파워가 얼마나 막강한지를 깨달았다. 하지만 우리는 삼성이 불과 20여년전 국내 소비자들이 어떤 인식을 갖고 있었는지를 매우 잘 기억한다.

이제는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어 미국 내 최대 전자 판매점인 Best Buy를 비롯 미국 가정에 들어가 있는 삼성 제품들을 보면 상전벽해에 비유될 수 있는 변화가 아니었나 싶다. 이러한 전례가 있는 만큼 현대도 과감한 마케팅을 추구할 필요가 있으며, 제네시스가 그 시초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숙제들은 머지 않은 시점에 풀어져야겠지만 제네시스 세단이라는 자동차는 필자가 한국인으로, 그리고 한국 자동차 업계의 전(前) 종사자로서 세계인들 앞에 뿌듯해진 첫 한국산 자동차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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