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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대우자동차는 천덕꾸러기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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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0-04-17 15: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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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난 회사를 누가 사주기만 해도 고마울 것 같았던 대우자동차가 어떤 연유에서인지 세계 자동차업계의 선두다툼의 중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위치가 되었다가 다시 어정쩡한 상황에 처하게 되어 있다. 그 흐름을 간단하게 짚어보자.

대우자동차 문제가 처음 해외 업체와 제휴를 위해 움직였던 것은 대우그룹 부도 전에 있었던 GM의 대우 지분 인수부터였다. 그러던 것이 당시 현대자동차의 주가가 1만5천원선이었는데 대우측이 6만원선을 제시해 결렬되고 말았다. 그런 와중에 대우가 부도가 났고 삼성자동차문제 맞물려 역빅딜론까지 흘러나오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여론의 흐름에 반해 꼬리를 내렸고 GM이 다시 대우자동차 인수에 대한 조건을 제시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99년 여름 당시 GM은 대우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상당기간에 걸쳐 대우차 공장과 경영관련 자료를 정밀 실사해 채권단에 인수조건을 제시했다. 소문에 의하면 GM이 제시한 조건은 18조에 달하는 대우차 부채의 약 3분의1 정도를 떠안는 수준이고 고용도 최대한 보장한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대우차를 아시아 생산의 거점으로 삼고, 특히 경쟁력이 있는 소형차 부문을 높이 평가해 한국의 대우차를 전 세계 GM 전체의 소형차 중심기지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당시의 분위기는 GM에게 넘어가는 것이었다.



그러던 중 거의 일이 마무리되나 싶더니 작년 12월 7일 포드가 대우차 인수의사를 공식표명하면서부터 분위기는 갑자기 변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현대자동차까지 대우 폴란드 FSO공장을 별도로 인수하겠다고 나서 일이 아주 복잡하게 꼬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학계가 나서서 대우차는 국가 기간산업이고 고용문제 등 불안한 요소가 많기 때문에 국영화를 통한 정상화 후 현대, 대우 양사체제로 가야 한다는 주장과 해외 업체에 매각하더라도 경쟁입찰을 통해 가능한 비싼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는 등의 주장이 물밀 듯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일부 언론은 대우자동차를 GM이 인수하느냐 포드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세계 제1위 자동차 업체의 판도가 바뀐다는 주장까지 하고 나섰다.

이 가운데 다이믈러크라이슬러도 인수의사를 표명했고 독일의 폴크스바겐과 피아트 등도 인수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통보를 해왔다. 한발 더 나아가 현대자동차도 대우자동차 전체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렇게 되자 이미 실사를 거의 끝마친 GM의 입장과는 상관없이 3월말까지 결론을 짓기로 했던 것을 다른 업체들을 위해 다시 8월말까지로 최종 결정이 유보되어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이처럼 여유있는 대응과는 달리 해외 자동차업체들은 너무나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GM은 그사이 피아트와 자본제휴를 했으며 다이믈러크라이슬러는 일본의 미쓰비시와 자본제휴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다이믈러크라이슬러는 대우자동차의 직접적인 인수가 아닌 다른 업체와의 컨소시엄을 통한 참여로 한발 물러섰다.

GM도 대중차회사인 피아트와의 관계정립이 이루어지고 일본은 자회사들과 아시아카 개발 등을 위한 일이 진척을 보이자 작년과 같은 그런 적극적인 자세와는 많이 달라져 있다.


현대자동차도 최근 그룹의 내환을 겪으면서 자본력의 한계가 드러났고 물리적으로 현대자동차가 대우를 독자적으로 인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겉으로 잘 나가는 것 같은 기아자동차도 지금 판매 부진에 고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는 더 어려워만 진다. 한술 더 떠 최근에는 자동차 4사 노조가 공동파업까지 감행하며 공기업화를 주장하고 있어 설상가상으로 꼬여만 가고 있다. 하지만 어쨌든 지금은 GM과 포드, 현대, 폴크스바겐이 인수의사를 공식적으로 철회하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당국과 채권단이 정한 8월말까지 지금의 상황이 그대로 이어질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금 한국 자동차업계의 최고 경영자들 중 누가 확실한 의지와 미래의 눈을 갖고 이 난국을 풀어갈 수 있을까. 또 누가 세계 시장에 나서서 제휴관계 성사를 위한 협상 테이블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까. 자동차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 최고경영자의 위치에 있는 그들과 자동차산업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쪽과의 협상이 올바로 진행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한마디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서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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