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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2009 현대 그랜저 Q270 6단 AT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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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2-04 20: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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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럭셔리 세단 그랜저의 2009년형 모델을 시승했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추세인 효율성이라는 과제를 인식한 개량이 돋보인다. 엔진의 성능과 자체 개발한 6단 자동변속기를 채용해 연비를 10% 향상시키고 나아가 VDC 등 안전장비를 전 모델에 표준 장비로 설정한 것이 포인트다. 그랜저 Q270 6단 AT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최근 들어 현대기아차의 색깔 찾기가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를 출시하면서 정통 패밀리 세단으로 만인이 원하는 차로서의 방향성을 잡고 있고 기아자동차는 디자인경영을 표방하며 시각적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불과 수년 전 현대는 세단, 기아는 SUV라는 전략을 고려했던 것에 비하면 큰 차이이다.

그런 현대자동차의 이미지를 리드하는 실질적인 모델이 그랜저다. 세그먼트상으로는 제네시스와 중복된 감이 있지만 파워 트레인을 달리해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사실 제네시스는 처음 기획 의도와는 달리 별도의 브랜드가 아닌 현대 브랜드 내에서 이미지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양산 브랜드로서 그 전략은 부담이 크다. 폭스바겐은 GTi라든가 R, 포드는 GT 등 고성능 버전을 만들지만 어디까지나 같은 모델을 바탕으로 성능을 강화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제네시스는 최근 2009 북미국제오토쇼 올 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그것이 곧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제품성을 갖췄다고 꼭 시장에서 성공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다만 그런 효과 때문인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2009년 1월 미국시장에서의 현대자동차의 판매가 총 2만 4,512대로 전년동기 2만 1,452대 대비 14.3% 성장해 주요 메이커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여 고무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같은 기간 미 빅3는 41%에서 54.8% 감소했으며 일본 빅3도 27.9%에서 31.7%씩 하락했다. 미국시장 전체로는 37.1%가 감소한 것이므로 현대자동차의 실적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어쨌든 그랜저는 1986년 처음 등장해 4세대에 이를 정도로 나름대로 역사를 축적해 오고 있는 모델이다. 쏘나타와 함께 실질적으로 수익성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인 효과는 크다.

참고로 현행 그랜저의 데뷔 이후 판매추이를 보면 주력 모델은 Q270이다. 데뷔 첫 해인 2005년에는 2.7리터가 63.8%, 3.3리터가 24.8%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듬해 3.8리터 사양이 추가됐으나 1.4%, 2007년에는 0.4%에 그쳐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2008년에는 각각 64.3%와 2.7%로 아예 2.7리터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2.4리터 사양은 8%가 판매되어 명맥은 유지하고 있다. 그 외에는 플리트 판매가 25.1%로 1/4을 점하고 있다.

Exterior & Interior

NF 쏘나타는 데뷔 후 3년이 지나 트랜스폼이라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았지만 그랜저는 매년 이어모델로 부분적인 상품성 개선만 이어지고 있다. 오늘 시승한 2009년형 모델도 내 외관을 일신한다거나 하는 시각적인 변화는 없다. 다만 자체 개발 6단 자동변속기를 처음 적용했다는 것과 각종 편의장비의 추가로 상품성을 높이는 쪽을 택했다.

기아자동차의 로체에 처음 채용했던 에코 드라이빙 시스템을 적용해 연비 개선효과를 추구한 것과 실리카 타이어와 근거리 무선통신망인 블루투스를 이용한 핸즈프리 기능도 전 모델에 신규 적용하는 등 주로 상품성 개선이 무게를 두고 있다. 또한, 버튼시동장치와 하이패스 단말기를 전자식 룸미러에 통합시킨 하이패스 시스템(ETCS, Electronic Toll Collecting System)은 옵션으로 적용한 것도 눈길을 끈다.

이미 다른 모델에서는 적용했던 내비게이션의 가격을 낮춰 140만원대에 인텔리전트 DMB 내비게이션을, 2.7 모델 이상에서는 160만원대에 모젠 프리미엄 DMB 내비게이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한 것도 달라진 부분이다.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의 변화의 폭이 좁은 것은 그만큼 시장에서의 반응이 좋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그랜저 TG의 스타일링은 독창성도 있고 마무리도 수준급이다. NF쏘나타와 함께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역량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인테리어에서도 L330과 Q270에 따른 옵션의 차이만 있을 뿐이고 질감이나 디자인에서는 여전히 높이 평가할만한 수준이다.

자동변속기 다단화로 연비 개선 추구

파워 트레인의 진화가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달리고 돌고 멈춘다.’는 자동차의 기본적인 조건에서는 여전히 100년이 넘게 변함이 없지만 그 방법론에서는 지금도 끊임없는 발전을 계속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소프트웨어의 발전이다.

그것은 물론 ‘좀 더 강한, 하지만 좀 더 효율적인’ 파워트레인의 개발이 주다. 특히 수소 에너지의 사용과 전기차의 실용화가 생각보다는 진척이 되지 않으면서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효율성 제고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엔진에서는 직접분사방식의 채용이 확대되면서 터보차저가 가솔린과 결합해 배기량을 늘리지 않고도 출력은 대폭 증강시킬 수 있는 시대로 발전해 가고 있다. 더불어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선택환원촉매)시스템의 채용으로 디젤엔진의 사용 폭이 확대되면서 이산화탄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등장하면서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런 수준까지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 단적인 예로 최근 등장하는 독일산 2.0리터 엔진보다 그랜저에 탑재되는 2.7리터의 파워가 더 떨어진다. 같은 양산 브랜드인 폭스바겐의 가솔린 엔진 2.0TSI의 성능은 최고출력 200ps/5,100~6,000rpm, 최대토크 28.6kgm/1,700~5,000rpm인 것도 있는데 반해 현대 그랜저에 탑재되는 2.7리터 사양은 각각192ps/6,000rpm, 25.5kgm/4,200rpm다. 새로 개발한 디젤 R엔진도 흔히 말하는 클린 디젤로까지는 분류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는 최근 들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파워트레인의 기술력 축적을 보여주고 있다. 엔진에서 풀 라인업을 구축한데 이어 변속기에서도 발 빠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선 보인 현대의 6단 AT는 물론 현대파워택이라는 자회사를 통해 개발된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사실상 현대자동차에 의한 것이다.

많은 메이커들이 전문 제조업체로부터 납품받는데 반해 토요타와 GM등 규모가 큰 메이커들은 비용저감 차원에서 직접 개발 생산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도 현재의 규모라면 충분히 가능한 생각이고 그래서 6단 AT가 나왔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연비개선이라고 하는 시대적인 흐름과도 맞아 떨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트랜스미션은 그 엔진의 파워를 좀 더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래서 구조도 다양하게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크게는 토크 컨버터를 사용하는 자동변속기의 다단화와 무단 변속기, 그리고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이 싸우고 있다. 싸우고 있다고 표현하지만 아직까지는 기술력과 비용 등의 이유로 각 메이커마다 선택의 폭이 넓은 것은 아니다. 특히 오늘날처럼 큰 폭으로 판매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는 차량 가격을 높일 수 없어 양상 브랜드들에게는 여전히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크게 보아서는 자동 변속기의 다단화와 수동변속기의 듀얼 클러치화에 의한 자동화가 대세다.

우선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은 폭스바겐을 필두로 포르쉐, 아우디, BMW, 페라리, 닛산자동차 등에는 가로배치 DCT가, 포드, 볼보, 크라이슬러, 미쓰비시 등은 새로 배치 DCT를 채용하고 있다. DCT를 만드는 주요 업체로는 게트라그(Getrag)와 ZF, 아우디, 폭스바겐, 보그워너, 그리고 일본의 에이지기계공업 등이 있다. BMW와 페라리는 게트라그제를 포르쉐는 ZF제를 각각 사용하고 있다.

토크 컨버터를 사용하는 자동변속기의 주요 업체들로는 독일의 ZF와 일본의 아이신, 아이신AW 등을 들 수 있다.

현재 6단 자동변속기를 생산하는 메이커로 부품업체로는 ZF와 토요타 계열의 아이신, 아이신 AW , 닛산의 계열사인 쟈트코 등을 들 수 있으며 완성차회사로는 2006년 토요타와 GM/포드 공동에 의한 것, 그리고 현대자동차가 세 번째다.

그리고 2003년에 다임러가 7G트로닉이라는 이름으로 처음으로 7단 AT를 선보였고 2006년에는 토요타가 렉서스에 8단 AT를 채용해 주목을 끌었다. 2008년에는 쟈트코사가 개발한 7단 AT가 닛산의 인피니티 FX50에 채용되기도 했다. 올해에는 ZF사의 8단 AT가 BMW의 모델에 채용되어 선 보일 예정이다.

그러니까 DCT의 채용 확대와 AT의 다단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는 효율성이라는 과제를 수행하기 위함이 주다.

현재 출시되어 있는 모델들 중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인 포르쉐의 PDK는 911카레라를 통해 연비를 12%나 향상시켰다고 발표하고 있다. 부품업체의 발표 중에는 보그워너사는 14%, 게트라그 포드사는 10~20%의 연비를 개선했다고 한다.

자동변속기의 경우 ZF사의 자료에 따르면 3단 AT보다 4단 AT가 6%, 다시 4단보다 5단이 2%, 5단보다 6단 1세대가 5%, 2세대가 다시 3%, 그리고 8단 AT로 진화하며 다시 6%의 연비 향상을 이루었다고 한다.

현대자동차는 자사개발 6단 AT는 가로배치 엔진을 위한 것으로 기존의 5단 대비 부품 수를 62개 줄여 무게를 12kg 감소했고 연비도 12.2%나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또한 현대 R&D 센터에서 개발된 6단 변속기는 300개 가까운 특허를 취득했다고 한다. 단수가 하나 늘어났지만 5단 보다 12kg 가벼운 것은 큰 장점이다. 이는 부품 수를 62개 줄이는 한편 토크 컨버터의 길이도 12mm 줄였기 때문. 이 때문에 기어박스의 길이도 41mm 감소했다. 물론 모든 기계장비가 그렇듯이 컴퓨터(TCU :Transmission Control Unit)로 제어가 되고 그 로직이 얼마나 다양한 경우의 수에 대응할 수 있느냐등 복잡한 문제가 있어 진정한 상품성은 시간이 지나야 올바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토크 컨버터이다. 토크 컨버터는 유체 커플링이 엔진의 동력을 변속기로 이어주며 기계적인 클러치를 대신한다. ATF(Automatic Transmission Fluid)로 불리는 변속기 오일은 각 부품의 윤활은 물론 부식을 막는 역할을 한다. 수동변속기와 달리 자동변속기에서의 오일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며 제 때 갈아줘야 고장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작년에 선 보였던 GM 대우 라세티에 채용된 6단 AT가 이 부분에 문제가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의 6단 자동변속기도 토크 컨버터의 내구성 등 입증해 보여야 할 부분이 아직은 남아 있다. 현대자동차는 2010년 출시를 목표로 8단 AT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세대로라면 DCT도 개발할 것 같은데 그에 대한 소식은 없다.

또한 6단 AT의 토크용량은 400Nm(약 41kgm)로 채용 모델에는 알려진 것과는 달리 한계가 있을 것 같다. 특히 2008년 말 공개한 신 개발 디젤 R 엔진을 탑재할 모델에도 같은 6단 AT가 조합될지는 미지수라는 얘기이다.

Powertrain & Impression

2009년형 그랜저에 탑재되는 엔진은 크게 람다와 뮤, 쎄타로 구성되어 있다. 람다는 3.3리터와 3.8리터가 있고 뮤는 2.7리터 쎄타는 2.4리터가 있다. 오늘 시승하는 Q270에는 2.7리터 뮤 엔진이 탑재되어 있다. 2,656cc V6 DOHC로 최고출력 192ps/6,000rpm, 최대토크 25.6kgm/4,200rpm으로 기존과 변함이 없다.

이에 반해 3.3리터 람다 엔진은 최고출력이 233sp/6,000rpm, 최대토크 31.0kgm/3,500rpm에서 259ps/6,200rpm, 32.2kgm/4,500rpm으로 성능이 증강되었다. 고출력 서지탱크와 듀얼 CVVT의 채용등으로 인한 것이다. 2.4리터 쎄타 엔진도 164ps/5,800rpm, 22.7kgm/4,250rpm에서 179ps/6,00rpm, 23.5kgm/4,000rpm으로 성능이 향상됐다.

이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앞서 설명한데로 연비성능도 향상되었고 가속성능도 증강되었다. 0-100kmh 가속성능은 3.3리터 람다 엔진 기준으로 기존 8.0초에서 7.8초로 2.5%가 향상되었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레드존은 6,500rpm부터.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6단에서1,800rpm, 5단에서 2,200rpm. 4단에서 3,300rpm이다. 특별히 다른 모델과 차이가 나거나 하지는 않는다. 6단은 오버 드라이브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55km/h에서 2단, 90km/h에서 3단, 135km/h에서 4단으로 시프트 업이 진행된다. 초기 급가속시 미세하지만 휠 스핀 현상이 발생한다. 4단까지는 별 무리 없이 속도계의 바늘을 밀어 올린다.

기어폭에서 기존 3.3 람다 엔진과 5단 AT의 그것이 확연히 차이난다. 5단 AT는 62km/h에서 2단, 112km/h에서 3단, 162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됐었다. 그만큼 6단 AT가 효율성을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그렇게 하기 위해 다단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파워의 효율적인 이용은 성능의 향상은 물론이고 연비 개선 효과도 있다.

다시 오른 발에 힘을 주면 182km/h에서 5단으로 시프트 업이 진행된다. 그러나 여기까지 오려면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최근 시승한 유럽산 2리터 엔진들과도 차이가 뚜렷하다. 그래도 무리해서 가속을 하면 4,800rpm에서 첫 번째 벽을 돌파한다. 하지만 맥은 많이 약한 상태다. 고회전에서의 끌어 올리는 맛이 부족하다.

시프트 쇽이나 히스테리는 없다. 매끄럽게 가감속이 이루어진다. 수동모드로 전환해 계속해서 변속을 시도해도 거슬리거나 스트레스는 없다.

현대자동차는 당초 ZF와 공동으로 6단 AT 개발을 추진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D레인지에서 킥 다운에 대한 반응도 부분적으로 ZF류의 특성을 보인다. 아이신제의 AT는 고속에서 킥 다운을 하면 2~3단 아래로 시프트 다운이 되며 다시 밀어 붙이지만 ZF 제 등 유럽산은 일정 속도를 넘어가면 킥 다운이 되지 않는다.

현대 6단 AT는 D레인지에서는 킥 다운이 되지만 수동모드에서는 킥 다운이 되지 않는다. 오늘날 시판되는 대부분의 자동변속기는 수동 모드에서도 킥 다운이 된다. 킥 다운시 적정 기어를 찾아가는 응답성도 지적할 것이 없다. 크루징 상태에서 엑셀러레이터 페달로 적당한 수준의 가감속을 시도할 때의 응답성은 즉답식 쪽이다. 예민하다고 할 수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패밀리 세단으로서 부족함이 없다.

아쉬운 것은 패들 시프트가 없다는 것이다. 거의 유행이다시피한 장비인데 플래그십에 해당하는 모델에 채용을 하지 않는 것은 좀 그렇다. 더 아래 세그먼트에도 채용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더 아쉬운 것이 있었다. 하체다. 서스펜션은 프론트 더블 위시본, 리어 멀티 링크로 변함이 없다. 댐핑 스트로크는 NF쏘나타보다는 약간 긴 설정이라는 대목도 그대로다. 그래래서 여전히 승차감은 부드럽다. 중 저속에서 노면의 요철을 거의 흡수해 편안한 주행을 보여준다. 크루징 상태에서는 스티어링을 잡은 어깨에 긴장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직진안정성도 크게 불만은 없다.

그런데 그런 안락감을 얻은 대신 코너링 등을 과감하게 공략할 때는 상대적으로 큰 롤 각이 이번에는 더 크게 다가온다. 물론 자세는 VDC로 제어해 주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기술 발전이 이루어진 수입차들과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진다. 특히 코너링시 롤 각 억제는 한 번더 힘을 들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발전을 보면서 욕심이 생겼기 때문일 것이다.

스티어링 휠의 록 투 록이 L330에서는 3.2회전이었는데 Q270은 3.0으로 약간 차이가 난다. 그레이드의 차이인지 그동안 기술적인 변화가 있었는지, 아니면 필자가 잘못 계산한 것인지 확인할 수는 없다. 약 언더 스티어 형상을 보이는 핸들링 특성도 같다. 응답성은 여유로운 설정이다. 누차 하는 얘기이지만 이처럼 여유가 있는 반응은 저속에서 부드럽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장시간 운전시 피로가 누적되어 좋은 승차감이라고는 할 수 없다.

데뷔 당시의 시승기에서도 지적했지만 전체적인 주행 특성은 유럽 스포츠 세단들과 같은 치밀한 접지력과 자세 제어특성을 보이지는 않는다. 당시는 선대 모델에 비해 발전의 폭이 커서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크게 부족함이 없다고 평가했었지만 이번에는 웬지 아쉽다. 타이어 선택에도 이유가 있겠지만 접지력에서도 한 단계 더 발전이 요구된다. 그만큼 최근 현대기아차의 기술 발전 속도는 빠르다는 얘기도 될 것이다.

그랜저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상대로 삼고 있는 모델들은 그동안에도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발전 못지 않게 하체에 대한 투자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하체는 어떤 시스템을 쓰느냐 보다는 엔지니어들이 얼마나 실차 경험을 많이 해 피드백을 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난다. 컴퓨터 시물레이션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부분이다. 그것이 여전히 독일차를 비롯한 유럽차가 성능에서만은 앞선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독자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해 현대만의 컬러를 주장할 때가 됐다고 한 적이 있는데 그것은 기초 기술에서의 완성도를 바탕으로 가능한 것이다. 상품성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 구성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보이지 않는 성능의 발전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주요제원 그랜저 L330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95×1,865×1,490mm
휠 베이스 : 2,780mm
트레드 앞/뒤 : 1,580/1,565mm
차량중량 : 1,689kg
최저지상고 : 171mm
트렁크 용량 : 469리터

엔진
형식 : 32,656cc V6 DOHC
최고출력 : 192ps/6,000rpm,
최대토크 : 25.6kgm/4,200rpm

섀시
서스펜션 : 앞/뒤 더블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 앞/뒤 V.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구동방식 : 앞바퀴 굴림방식
타이어 :앞/뒤 235/55VR17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AT
기어비 : 4.212/2.637/1.800/1.386/1.000/0.772 후진 3.385
최종 감속비 : 3.064

성능
0-100km/h 가속성능 : ---초
최고속도 : ---km/h
최소회전반경 : 5.6m

연료탱크 용량 : 70리터
연비 : 10.6km/ℓ

차량가격
▲Q240 기본형 2,552만원
▲Q240 디럭스 2,704만원
▲Q270 디럭스 2,790만원
▲Q270 럭셔리 3,019만원
▲Q270 프리미어 3,247만원
▲L330 럭셔리 3,316만원
▲L330 TOP 3,525만원.

(작성일자 : 2009년 2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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