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데스크 | 폭스바겐 CC 2.0 TSI 시승기 |

페이지 정보

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3-18 02:00:04

본문

폭스바겐 CC 2.0 TSI는 4도어 쿠페의 매력과 실용 영역에서의 넉넉한 힘이 잘 조화돼 있다. 파사트와 확연히 구분되는 스타일링은 폭스바겐으로서는 이례적일 정도로 화려하고 어느 각도에서 봐도 늘씬함이 돋보인다. 외관만큼 차별화 되지 못하는 실내는 불만일 수 있겠지만 S 클래스와 맞먹는 트렁크 공간은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주행 성능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만 그중 브레이크가 가장 돋보이는 실력을 갖췄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4도어 쿠페가 대세다. 정확히 본다면 쿠페스러움이 자동차 스타일링의 새로운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본다면 4도어 쿠페로 분류되는 모델은 벤츠 CLS와 폭스바겐 CC 뿐이다. 하지만 최근에 나온 상당수의 세단이 쿠페와 같은 날렵함을 지향하고 있으며 BMW X6 같은 모델은 크로스오버임에도 비슷한 스타일링을 추구하고 있다.

사실 4도어 쿠페라는 말 자체가 모순이 있다. 사전적으로 쿠페는 2도어 보디를 가리키고 세단은 4도어로 통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메이커들은 4도어 쿠페, 쿠페스러운 세단 등으로 자사의 모델을 홍보하고 있다. 요즘 와서 4도어 쿠페가 부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경제 위기 이전의 트렌드가 스포티였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환경이라는 대명제에 가려져 있지만 스포티는 여전히 요즘 차 만들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 성능이 좋고 스타일링이 날렵한 자동차를 좋아한다. 스타일링의 스포티함은 경제성과는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다는 것도 메이커들에게는 부담이 적다.

메이커들에게 부담이 적다는 실패의 확률이 적다는 것과 통한다. 요즘 상황에서 판매가 빤한 진짜 쿠페 또는 스포츠카를 내놓는 것은 위험이 크다. 모두가 인식하는 것처럼 지금은 스포츠카를 개발할 때가 아니다. 하지만 4도어 쿠페는 그런 위험이 덜하다. 세단 베이스의 4도어 쿠페는 소위 말하는 ‘안전빵’이다. 세단이 베이스기 때문에 코스트도 적게 들면서도 새로운 차종을 라인업에 추가할 수 있다.

쿠페의 스포티함을 전면에 내세우지만 실질적으로는 버젓한 4개의 문을 갖고 있으며 넉넉한 2열도 있다. 결국 4도어 쿠페는 여러 고객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해법이 된다. 그런 말이 있다. 쿠페를 사고 싶을 때는 돈이 없고 살 만한 여력이 생겼을 때는 나이가 많다. 주변만 봐도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 어쩔 수 없이 세단을 사는 경우를 흔히 본다. 하지만 4도어 쿠페라면 얘기가 좀 다르지 않을까.

4도어 쿠페의 시작은 2004년 데뷔한 벤츠 CLS로 불린다. 그보다 한발 앞서서는 마쓰다 RX-8이 있다. 벤츠 CLS는 플랫폼을 비롯해 많은 부품을 E 클래스와 공유하지만 또 다른 시장을 만들어 냈다. 데뷔 이후 30만대 이상 팔렸지만 E 클래스의 판매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폭스바겐의 CC는 바로 벤츠 CLS와 같은 컨셉트이다. 폭스바겐으로서는 승용 라인업을 촘촘히 할 수 있고 파사트와는 또 다른 고객을 잡을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대단히 많은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폭스바겐이지만 적어도 국내에서는 세단의 선택의 폭이 많지 않다. 페이튼과 파사트 사이를 메우는 모델이 바로 파사트 CC이다. 국내와 북미에는 파사트와의 차별성을 위해 ‘CC`로 소개된다.

EXTERIOR & INTERIOR

이름이 간소화되긴 했지만 국내에 들어온 CC의 정식 차명은 파사트 CC이다. 파사트의 쿠페 모델이라는 뜻이다. 세단 베이스의 쿠페는 스타일링 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스타일링에서 파사트와 확실한 차별화가 이루어진다. CLS와 E 클래스의 차이만큼은 아니지만 적어도 스타일링에서는 위급 차종으로서의 면모를 나타내는데 부족함 없다 하겠다.

파사트와 비교 시 CC의 전장은 31mm, 전폭은 36mm 늘어난 반면 전고는 50mm 낮아졌다. 따라서 쿠페다운 늘씬한 스타일링이 나온다. 휠베이스는 동일하다. 파사트 CC의 스타일링은 전 디자인 총괄 무라트 구나크가 맡았다. 하지만 폭스바겐의 CEO 마틴 빈터코른이 CC의 오리지널 디자인을 맘에 들어 하지 않아 발터 드 실바에게 다시 맡겼다는 후문도 있다.

스타일링은 폭스바겐으로서는 상당히 멋을 부렸다. 그동안의 폭스바겐은 첫 눈에 확 끌리는 경우가 드물었다. 하지만 CC는 그런 기존의 개념과는 다소 다르다. 굵은 선이 가미된 디테일들이 눈길을 끌고 쿠페의 유려함과 남성적인 면이 동시에 공존한다. 폭스바겐의 정체성은 확실하지만 신선한 요소가 많은 게 CC이다. 보닛 하단은 에어로파츠를 달은 것처럼 멋지다. 타이어는 235/45/ZR/17 사이즈의 콘티넨탈 컨티스포트컨택3이다. 폭스바겐답게 승차감 보다는 접지력 우선의 타이어를 달았다. 차체 크기에 비해 검소한 사이즈의 17인치 휠은 CC와 잘 어울린다.

실내는 기본적으로 파사트와 동일하다. 외관에서만큼 차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다른 소재의 트림을 적용했지만 위급 모델로서의 느낌이 강한 것은 아니다. 파사트가 우그그레인을 사용했다면 CC는 대시보드와 기어레버 주위에 차가운 느낌의 메탈 그레인을 대거 적용했다. 이 메탈 그레인은 하이테크 또는 전형적인 독일차의 감각을 떠올리게 한다.

하단의 공조 장치는 디자인이 달라졌다. 특이한 것은 공조장치의 온도 조절 다이얼이다. 다이얼을 돌리는 것에 따라 온도가 나타나는 신선한 아이디어이다. 이 다이얼에는 3단계 히팅 시트 버튼도 내장돼 있고 온도 조절은 듀얼이 지원된다. 기어 레버 주위에는 ESP와 오토 홀드, 파킹 센서, 댐퍼 조절, 뒤 유리 블레이드 버튼들이 나열돼 있다. 선루프의 면적이 넓은 것은 장점이지만 틸팅만 되는 것은 아쉽다. 틸팅만 되는 선루프는 흔치 않은 경우이며 그 틸팅의 범위가 크지도 않다. 유리는 4개 모두 상하향 원터치로 작동된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도 디자인이 달라졌다. CC에 비하면 파사트의 스티어링 휠은 수수하게 느껴진다. 스포크에 위치한 오디오와 트림 컴퓨터 버튼은 디자인이 바뀌면서 더욱 다양한 컨트롤이 가능하다. 계기판은 수온계와 연료 게이지가 타코미터와 속도계로 들어갔고 바탕 트림도 우드에서 메탈도 바뀌었다. 고급스러움만을 따진다면 파사트의 우드 트림이 더 좋아보일 수도 있다.

시트는 파사트 바리언트 스포츠에서 봤던 것처럼 주름이 잔뜩 들어간 스포츠 타입이다. 대신 더 스포티하고 가죽도 고급스럽다. 앉았을 때 엉덩이는 물론 옆구리까지 잘 감싸주지만 부담스러울 정도로 타이트 한 것은 아니다. 깊은 주름이 있어 옷과의 밀착성도 뛰어나다. 위치 메모리는 3인분이 마련돼 있으며 냉방 기능도 포함돼 있다. 3단계로 조절 가능한 냉방 기능은 시트 모서리에 있는 버튼으로 조절한다. 냉방 버튼을 누를 경우 반딧불처럼 작은 파란 램프가 점등된다. 시트 포지션은 파사트 보다 15mm 낮다.

2열은 실질적으로 2인승이다. 시트의 구성에서 본다면 일반 패밀리 세단이 아니라 쿠페를 지향하지만 공간은 세단에 가깝다. 휠베이스가 파사트와 같아 넉넉한 레그룸을 얻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헤드룸이 작게 느껴지지만 키 178cm의 기자가 앉기에도 큰 불편함 없다. 1열과 동일한 재질의 가죽과 주름도 장점이며 커다란 사물함도 마련된다. 대단히 큰 트렁크는 중형급 이상으로 용량은 벤츠 S 클래스와 맞먹는다.

POWERTRAIN & IMPRESSION

국내에 소개되는 CC는 2.0 TDI와 2.0 TSI, 3.6 가솔린이 들어온다. 시승차는 200마력의 2.0 TSI로 다른 폭스바겐과 아우디를 통해 익숙한 엔진이다. 아쉬운 부분은 210마력의 신형 엔진이 나왔음에도 200마력 버전이 올라갔다는 점이다. 200마력 버전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CC가 신차라는 것을 생각하면 일말의 아쉬움은 분명히 있다.

CC 2.0 TSI의 초반 느낌은 동일 엔진의 제타와 비슷한 면이 있다. 제타만큼은 아니지만 정지 상태에서 스로틀을 깊게 밟으면 토크가 순간적으로 몰리면서 휠 스핀이 발생하고 초기 반응이 아주 좋다. 낮은 회전수에서 최대 토크가 나오기 때문에 디젤스러운 감각도 있다. 거기다 가속 페달을 약하게 밟고 있어도 부드럽게 속도가 붙어 2리터라는 배기량을 잊는다. 미국형이니만큼 토크 위주의 세팅이다.

1~4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55, 95, 145, 195km/h이며 5단 5천 rpm에서 정확히 210km/h의 속도 제한에 걸린다. 고속에서의 가속력을 아주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꾸준하게 속도가 늘어난다. 200km/h이 가까워질 때면 가속이 주춤해지지만 달려 나가는 기세로 봤을 때는 속도 제한 이상도 충분해 보인다.

변속기가 DSG가 아닌 것이 아쉽지만 6단 팁트로닉으로도 부족하지 않은 성능을 보인다. CC의 6단 변속기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면서도 반응이 빠르다. 정차 시에도 변속 충격이 거의 없다. 세단에 맞는 고급스러운 성능이다. 거기다 스티어링 휠의 시프트 패들로 수동 변속도 가능하다. 시프트 패들 자체의 반응이 빨라 자주 사용하게 되고 손에 자연스럽게 닿는 것도 장점이다.

고속에서의 자세는 나무랄데가 없다. 차체가 커지고 하체가 단단해지면서 고속에서의 안정성도 파사트 보다 좋아졌다. 거기다 직진 안정성이 좋고 풍절음도 적어 편안한 고속 크루징을 제공한다. 하체의 특성을 달리하고 싶을 때는 DDC의 모드를 바꾸면 된다. DDC는 컴포트와 노멀, 스포트 모드가 내장돼 있다. 각 모드에 따라 댐핑 압력은 물론 스티어링 어시스트와 스로틀 반응이 달라진다.

하체는 기본적으로 파사트 보다 단단하다. 파사트에 비한다면 DDC의 컴포트 모드에서도 노면의 충격이 더 전해진다. 그럼에도 승차감의 저하를 크게 느낄 수는 없다. 섀시가 단단하기도 하지만 자체적으로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반면 스포트로 모드를 바꾸면 댐핑이 단단해지면서 한결 기민한 핸들링이 가능하다. 스포트에서는 몸으로 전해지는 충격의 양이 비례해 늘어난다.

조향 특성은 약한 언더스티어의 세팅이다. 어느 정도까지는 뉴트럴을 유지하지만 타이어의 접지력이 희미해지기 시작하면 언더스티어로 전환된다. 양산 세단으로서는 당연한 반응이다. 다른 폭스바겐에 비해 ESP의 개입 시점도 다소 앞당겨졌다. 핸들링 성능은 중형급 차체로서는 우수한 편이지만 차명의 뜻처럼 컴포트함에 보다 무게가 실려 있다.

주행 성능은 어디 하나 흠잡을 곳이 없지만 스티어링의 감각은 다소 불만이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가 전반적으로 무거운 것을 떠나서 손으로 느끼는 감각이 익숙했던 폭스바겐의 그것보다 떨어진다. 조향의 감각이 섀시와 하체의 능력을 따라가지 못한다.

반면 브레이크는 최근 타본 세단 중에서는 가장 뛰어나다고 할 만큼 훌륭하다. 몇 년 사이 시승한 세단 중에서는 인피니티 M과 벤츠 E 클래스가 가장 좋았는데, CC의 브레이크는 더욱 뛰어나다. CC는 멈추기도 잘하지만 고속에서 제동 시 좌우 밸런스는 물론 앞으로 가라앉는 느낌도 적다. 제동력은 차가 멈출 때까지 리니어하게 늘어나고 발로 전해지는 페달의 감각도 일품이다. 끝까지 제동력을 쥐어짜는 느낌이랄까. 거기다 200km/h 내외에서 3번 연속으로 급제동을 해도 페이드가 발생하지 않는 점도 높이 살 부분이다.

폭스바겐 CC는 시장에 나온 4도어 쿠페 중 가장 저렴한 모델이다. 벤츠 CLS를 시작해 내년까지 출시가 예정된 모델의 대부분의 고가이다. 따라서 폭스바겐 CC가 세단과 쿠페의 장점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현실적인 모델이라 하겠다. 207CC가 전동식 하드톱 시장을 확장했듯이 CC가 4도어 쿠페의 대중화를 이끌지도 두고 볼 일이다.

폭스바겐 CC 2.0 TSI 주요 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796×1,855×1,422mm
휠베이스 : 2,710mm
트레드 앞/뒤 : 1,552/1,551mm
차량중량 : 1,530kg
연료탱크 용량 : 70리터

엔진
형식 : 1,984cc 직분사 터보
최고출력 : 200마력/5,100~6,000rpm
최대토크 : 28.6kg.m/1,700~5,000rpm
보어×스트로크 : 82.5×92.8mm
압축비 : 9.6:1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팁트로닉
기어비 : 4.04/2.37/1.56/1.16/0.85/0.67
최종감속비 : 3.50

섀시
서스펜션 앞/뒤 : 스트럿/4링크
스티어링 휠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 : 235/40R17

성능
0-100km/h 가속성능 : 7.8초
최고속도 : 210km/h(속도 제한)
최소회전반경 : 5.7m
연비 : 10.6km/L
CO2 배출량 : 221g/km

차량가격
CC 2.0 TSI : 5,040만원
(작성일자 : 2009년 3월 17일)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Gallery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