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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2009 포르쉐 카이맨 S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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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4-08 15: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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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 변경된 포르쉐 카이맨은 더욱 완벽한 스포츠카로 변모했다. 997 2세대의 기술을 물려받으면서 파워트레인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상품성이 크게 높아졌다. 핸들링은 날카롭기 그지없고 이리저리 휘둘러도 끈질기게 노면에 들러붙는 접지력은 포르쉐가 만든 미드십임을 한껏 과시하는 듯하다. 신형 카이맨 S는 성능도 좋아졌지만 새 파워트레인 때문에 체감 연비 또한 우수하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포르쉐 카이맨이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911의 영역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지금의 911이 아니라 993 이전의 911을 말하는 것이다. 물론 964만큼 억세지도 않고 운전이 곧 스포츠라고 느낄 만큼 힘들지도 않다. 과거의 911에 비하면 지금의 카이맨은 궁전과도 같다. 하지만 스파르탄한 매력이 추억 속의 911과 닮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911의 위치는 점점 높아져 간다. 이 말은 곧 엔트리 모델과의 갭이 벌어지는 것을 뜻한다. 포르쉐가 911을 고성능 GT로 만들고 싶어 한다면 그 자리를 메울 모델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카이맨이고 이번 부분 변경 모델에서는 포르쉐의 작전이 은밀하게 드러난다.

카이맨은 출시 때부터 포르쉐 라인업에서 가장 핸들링이 좋다는 평가를 들었다. 정평난 박스터의 섀시에 강성이 더해졌고 스포츠카로서 이상적이라는 미드십 특유의 운동 성능이 돋보였다. 출시 초기에는 박스터 쿠페라는 말도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는 자신의 영역을 다지고 있다. 사실 카이맨은 박스터와 밀접한 관계이다. 섀시도 같고 부품도 40%를 공유하며 생산도 같은 곳에서 한다. 거기다 코드네임도 987 C7S로 비슷하다. 엔진이 같은 것은 물론이다.

그동안의 다른 포르쉐들은 911의 위세에 눌려 빛을 본 경우가 드물었다. 944 터보나 928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하지만 박스터는 911과는 급이 다른 엔트리 모델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를 바탕으로 카이맨이 탄생했다. 회사의 볼륨 확장을 위해 모델 가짓수를 늘려야하는데 성공적인 박스터가 있기에 카이맨이 보다 손쉽게 나타났다고 하겠다.

하지만 카이맨 입장에서는 자신의 처지가 억울할 수도 있다. 능력은 있지만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911의 영역을 침범하면 안 되는 불문율이 있다. 감출 수 없는 미드십의 핸들링은 어쩔 수 없다 쳐도 더 빨라서는 안 된다. 핸들링도 좋은데 빠르기까지 하면 911의 오너가 화를 낼 터이다. 그래서 S 이상은 나오지도 않는다. 터보를 비롯해 다양한 버전이 나오는 911과는 사뭇 다른 대우이다. 그래서인지 포르쉐는 이번 부분 변경 모델에 직분사와 7단 PDK를 베풀었다. 911의 기술을 물려받은 카이맨은 어떻게 변했을까?

돋보이는 파워트레인, PDK가 동력 성능의 핵심

왼손으로 시동을 걸면 새 3.4리터 엔진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깨어난다. 아이들링에서 디젤처럼 퉁퉁거리는 소리와 진동은 911 카레라 S를 연상케 한다. 요즘 자동차의 기준에서 보면 카이맨 S의 진동은 분명한 흠이다. 장점으로 미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의도적으로 허용하고 있지 않나 싶다. 스티어링 휠은 물론 시트를 통해 엉덩이로도 간헐적인 진동이 전해진다. 이 정도 진동을 트집 잡지 못하는 것은 포르쉐의 특권인가.

새 3.4리터 엔진은 직분사가 적용되면서 320마력으로 출력이 올랐다. 이 정도면 911 카레라의 영역이다. 물론 911의 출력이 올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만 여전히 적당한 차이를 두고 있다. 엔진의 성능은 구형 997과 비슷하고 적용된 기술은 997 2세대와 동일하다. 섀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출력이 부족하다는 소리를 들었던 카이맨이지만 320마력이면 그런 부분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 하겠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약한 클리핑 현상에서 포르쉐의 저력을 느낄 수 있다. 성능 위주의 모델이지만 편의성도 놓치지 않겠다는 뜻이다. 7단 PDK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키는 부분이라 하겠다. 포르쉐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매일 탈 수 있는 스포츠카’의 성격은 카이맨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이 7단 변속기는 정차 시 P-R-N-D를 오갈 때도 충격이 거의 없다. 뒤에서 쿵쿵 소리가 났던 타르가와 다르게 보다 정제된 느낌이 난다.

가속 페달을 아주 약하게 밟았을 때 굼뜬 면이나 이후 거칠 것 없이 솟구치는 엔진의 느낌은 911과 큰 차이 없다. 오히려 중량이 적게 나가기 때문에 경쾌한 맛은 더 있다. 결과 먼저 본다면 카이맨 S는 빠르다. 0→100km/h 가속 시간이 4.9초(런치 컨트롤 사용 시)니 어디 내놔도 꿇리지 않는 순발력이다. 거기다 포르쉐의 특유의 기어비 조합으로 고속에서도 가속력이 쉽게 지치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포르쉐는 4단 이후의 기어비가 붙어 있어 고속에서도 뛰어난 가속력을 발휘했다. 물론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엔진의 힘이 뒷받침 해줘야 한다.

카이맨 S도 이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200km/h까지 화끈하게 가속하고 그 이상에서도 만만치 않은 가속력을 발휘한다. 1~5단의 기어비를 살펴보면, 각 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대략 55, 101, 151, 190, 235km이다. 보통은 고단으로 갈수록 기어비가 벌어지는 것과는 다르다. 엔진이 플랫 토크를 그리고 고회전에서도 끈질기게 힘이 나와야 하는 전제 조건이 있다.

자동 변속이 되는 시점은 7,200rpm 부근인데 카레라 S의 3.8리터 보다 더 돌리다 말은 느낌이 난다. 그만큼 엔진의 회전에 박력이 넘치고 레드존 근처에서도 토크 하락이 없다. 스포트 플러스 모드에서는 각 단의 최고 속도가 노멀 보다 조금씩 높게 나온다. 어찌된 일인지 3.8리터에서 느꼈던 직분사 소음은 들리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같은 엔진인데 따로 손을 보지 않았나 싶다.

시승 중 기록한 최고 속도는 263km/h로 6단에서 나온다. 회전수의 여유도 있을뿐더러 달려 나가는 기세로 봐선 270km/h도 어렵지 않게 넘을 듯하다. 고속 주행 시의 느낌을 말한다면 911이나 박스터 보다 불안하다이다. 스티어링 중심이 민감해지고 댐퍼가 단단해지면서 높은 속도로 크루징 시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달릴 수 없다. 타이어는 분명히 노면에 잘 달라붙어 있지만 직진 시에도 스티어링을 계속 수정해 줘야 한다. 이런 면에서 911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보통 사람이 보면 비슷하게 생긴 포르쉐지만 주행 성능 면에서는성격의 차별화가 뚜렷하다.

반면 노멀 모드에서는 한결 편안해 진다. 고속으로 빠르게 달리는 상황이라면 노멀이, 중저속에서 빠른 핸들링을 원한다면 스포트 플러스가 어울린다. 결론적으로 카이맨 S는 200km/h 이상의 크루징 보다는 중저속에서의 날카로운 핸들링이 더 어울린다.

레이싱카 느낌의 런치 컨트롤, 조작도 간단

7단 PDK는 가장 돋보이는 장비이다. 단점을 찾기 힘들다. 이 7단 PDK 때문에 스포츠카로서의 성능과 매일 탈 수 있는 자가용으로서의 목적을 동시에 만족한다. 엔진과 억세게 물리는 직결감이 좋기도 하지만 다운시프트 시 순간적으로 회전수를 보상하면서 기어를 내리는 능력이 탁월하다. 시프트 버튼을 사용하면 그 효과가 배가 된다. 스포트 플러스 모드에서는 의도적인 변속 충격도 발생한다.

수동 변속 후 별다른 운전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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