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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미니 쿠퍼 S 컨버터블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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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5-30 21:01:01

본문

미니는 그 자체로도 넘치는 개성을 자랑하지만 컨버터블은 매력이 남다르다. 선루프가 내장된 소프트톱은 컨버터블의 즐거움을 두 배로 늘려주며 쿠퍼 S가 갖고 있는 운전의 재미는 여전하다. 오히려 컨버터블이어서 달리는 스릴이 배가 됐다고 할 수 있다. 구형과 비교해 보면 파워트레인은 말할 것도 없고 승차감과 운전의 편의성까지 모두 좋아졌다. 단지 고정된 지붕의 쿠퍼 S 보다 늘어난 소음은 감수해야 한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미니는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50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명맥을 이어온 것은 확고하게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는 뜻도 된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미니는 포르쉐 911과도 비슷하다. 두 모델 모두 이름이 곧 명함인 셈이다. 굳이 차를 타보지 않아도 이름만으로도 소비 욕구를 갖게 하는 매력이 있는 것이다.

미니가 늘 잘 나갔던 것은 아니다. BMW에 인수되기 전에는 업데이트가 늦어 판매가 부진했었다. 그러던 차에 BMW가 미니를 중점적으로 육성해 기존의 개성을 그대로 살리면서 상업적인 성공까지 거두고 있었다. 럭셔리 메이커를 인수해 잘 살리지 못한 메이커가 있는 것을 생각하면 BMW의 능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만약 BMW가 로버와 함께 미니도 팔아버렸으면 지금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아마 서로에게 손해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외모만 본다면 지금의 2세대 미니는 부분 변경 모델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비슷한 모습이다. 같은 시기에 나온 BMW와 비교해 보아도 외관의 변화는 가장 적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BMW 산하의 모델 중 유일하게 크리스 뱅글의 영향을 받지 않은 모델이 바로 미니이다. 피아트를 거쳐 맥라렌으로 자리를 옮긴 프랭크 스티븐슨의 디자인이 거의 그대로 지켜지고 있다. 결정적인 이유는 미니 오너들이 스타일링의 변화를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정도로 미니에 대한 고객 충성도는 대단하다.

그래서 차체 사이즈도 거의 동일하다. 보통 세대가 발전하면 사이즈가 늘어나는데 미니는 그렇지 않다. BMW가 미니의 특성과 매력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충돌 안정성과 NCAP의 보행자 안전도를 높이기 위해 프런트 오버행은 70mm, 보닛의 높이가 20mm 늘어났을 뿐이다.

사실 미니는 많은 판매를 기대할 수 있는 차종은 아니다. 많은 장점이 있어도 2도어가 태생적으로 안고 있는 판매의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미니의 판매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글로벌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디자인이나 패키징이 갖고 있는 매력이 중요한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컨버터블 모델은 그런 미니의 특징이 극대화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보디 타입으로만 구분한다면 사람들이 가장 동경하는 형태의 차가 바로 오픈카지만 실용성 면에서는 아무래도 불리하다. 하지만 지붕을 제거해 개방감을 극대화 했다는 사실 자체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똑같은 모델이지만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다는 기능의 추가로 인해 한층 매력적인 차로 거듭나는 것이다.

EXTERIOR & INTERIOR

미니는 스타일링 자체가 눈에 띄는 편인데 지붕을 열면 주위의 시선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튄다. 튀는 것을 좋아하고 남들의 시선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쿠퍼 S 컨버터블은 최상의 선택이다. 미니는 국내에서도 꽤 많이 팔려 익숙해진지 오래지만 인기는 여전해 컨버터블 모델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장 4m 이하에 4개의 시트와 짐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4개의 바퀴를 최대한 구석으로 몰았다. 이는 오리지널 미니의 컨셉트를 충실히 살린 것으로 구형 보다 오버행이 줄어들었다고는 했지만 일반 자동차에 비하면 앞뒤 오버행은 매우 짧다고 할 수 있다. 차체 사이즈는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앞뒤 트레드가 넓어졌기 때문에 전체적인 실루엣은 더욱 안정감이 생겼다.

전장×전폭×전고는 3,699×1,683×1,414mm로 구형(3,565×1,688×1,415mm)과 비교 시 큰 차이가 없다. 구형 보다 차체 중량을 낮춘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미니의 컨버터블 모델에는 호라이즌 블루와 미드나잇 블랙 메탈을 비롯한 12가지 이상의 색상이 새롭게 추가된다. 그리고 소프트톱의 색상도 블랙과 핫 초콜릿, 데닐 블루 3가지로 늘어났다.

시승차는 쿠퍼 S여서 일반 미니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이 다르다. 당연히 출력이 높은 쿠퍼 S가 더 힘이 있고 17인치 알로이 휠도 스포티함을 더한다. 그리고 소프트톱을 벗겼을 때의 모습이 멋진 것도 컨버터들 모델의 특징이다.

독특한 방식의 소프트톱은 구형과 동일하다. 미니 컨버터블의 소프트톱은 선루프가 내장돼 있어 일반 소프트톱 모델과는 다른 장점을 제공한다. 즉, 선루프를 별도로 열 수 있어 부분적인 개방감도 느낄 수 있다. 소프트톱에는 선루프를 위한 프레임이 내장돼 있다.

소프트톱은 전동식이다. 오버헤드 콘솔의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약 15초 만에 개폐가 완료된다. 소프토톱 개폐에 15초면 그리 빠른 시간은 아니다. 이는 선루프가 먼저 열리기 때문이다. 만약 선루프가 없었으면 개폐 시간은 더 짧아졌을 것이다. 소프트톱을 열면 트렁크 공간은 175리터에서 120리터로 줄어든다.

실내는 외관만큼이나 변화가 없다. 하지만 쉽게 질리지 않을 만큼 감각적인 디자인을 자랑하고 센터페시아 하단의 스위치 등은 컨셉트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하단에 일렬로 늘어선 스위치들은 자꾸 만지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디자인은 비슷하지만 실내의 소재 자체는 개선되었다.

구형이나 일반 미니에 없는 기능 중 하나는 스티어링 휠 좌측에 배치된 오픈 타이머 계기이다. 오픈 타이머는 어떤 기능적인 면 보다는 액세서리의 개념으로 톱을 열고 주행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소프트톱이 완전히 열린 상태에서 작동해 아날로그 눈금이 분 단위로 오픈 시간을 알려준다. 만약 1시간이 넘으면 LED에 불이 들어온다. 컨버터블 오너를 위해서는 자동 공조 장치도 마련된다.

가죽 시트는 좋은 승차감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몸을 잡아주는 기능성도 좋은 편이다. 시트의 조절은 모두 수동이다. +2의 뒷좌석은 잠깐은 앉을 만한 공간이다. 4m 이하의 전장에서 +2의 시트는 요긴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트렁크를 열기 귀찮을 때 2열 공간을 짐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고 2열 시트를 접으면 보다 큰 짐도 실을 수 있다.

POWERTRAIN & IMPERSSION

시동을 걸고 조금만 차를 움직여 보면 2세대의 운전이 훨씬 편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구형 미니는 결코 편한 차가 아니었다. 스티어링 휠은 파워라 하기에는 너무 무거워 주정차 시 편의성도 떨어졌다. 그리고 시트 자체의 착좌감도 좋은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신형은 앞서 열거한 단점들이 한 번에 일소됐을 뿐 아니라 성능과 승차감은 더욱 좋아졌다.

쿠퍼 S의 엔진은 175마력의 1.6리터 직분사 터보이다. 요즘 가솔린 엔진에 유행하는 요소는 모두 갖췄고 터보도 반응이 빠른 트윈 스크롤 타입이다. 출력은 높아졌지만 구형에서 느꼈던 진동이나 배기음은 한층 잦아들었다.

달라지지 않은 것 중 하나는 운전을 부추키는 감각이다. 수퍼차저 모델 같은 초기 휠스핀은 줄었지만 가속 페달을 밟을 때마다 떠밀듯이 튕겨나가는 힘은 한 수 위다. 작은 차체에 175마력은 충분히 넉넉한 힘인데다 전반적인 토크 밴드가 상당히 넓다. 일단 터보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고회전까지 뿌듯한 힘이 나오고 변속이 되는 시점까지 토크의 하락을 별로 느낄 수 없다. 감각적으로 가장 힘이 넘치는 부분은 5천 rpm 내외로 이 정도의 회전수를 유지해준다면 언제나 힘차게 달릴 수 있다.

1, 2, 3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45, 80, 130km/h로 구형과 비교해 본다면 저단의 기어비는 조금씩 줄어들었다. 180km/h 이전에 5단으로 기어가 넘어가면 5천 rpm에서는 200km/h에 도달한다. 가장 달라진 것은 고속에서의 가속력이다. 구형은 5단부터 가속력이 크게 둔화됐지만 신형의 터보 엔진은 그대로 밀고 올라간다. 특히 오픈 상태에서도 210km/h까지는 꾸준하게 가속돼 달라진 면모를 느낄 수 있다. 엔진의 회전 질감이나 소음도 구형 수퍼차저와는 비교도 안 되게 세련돼졌다.

6단 자동변속기도 엔진만큼이나 좋아졌다. 구형의 6단 AT는 반응이 상당히 느려 하체의 성능과 불균형을 보였지만 신형은 거의 2배 이상 빨라진 느낌이다. 거기다 변속 충격도 적어 엔진과 좋은 매칭을 이룬다. 아쉬운 점 중 하는 D 모드에서 수동 조작 시 다시 D 모드로 돌아오는 시간이 짧다는 것 정도이다.

톱을 오픈하고 달릴 때 실내로 들어오는 바람의 양도 많이 줄었다. 작은 윈드스크린은 보기와 달리 바람의 들이침을 효과적으로 막아주고 설치도 간편하다. 값비싼 컨버터블만큼은 아니지만 150km/h 이상의 속도로 달려도 실내로 들어오는 바람의 양은 적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체도 더욱 정제된 성능을 보인다. 주행에 있어 미니의 아이콘은 하체인데 신형의 성능은 더욱 세련된 모습으로 변모했다. 우선 초기의 댐핑이 물러지면서 직접적으로 충격이 전달되는 면이 한층 누그러졌다. 이는 승차감의 향상으로 이어져 많은 사람들이 반길듯하고 지붕을 잘라낸 것 때문에 카트 같은 감각이 더 강조됐다. 다른 모델들 같으면 불안함으로 느낄 수도 있겠지만 미니는 하체의 성능이 뛰어나 운전의 재미로 이어진다. 물론 그만큼 소음이 증가하는 것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지붕을 잘라내면서 없던 잡소리가 발생한다.

하체가 컴포트해졌다고는 했지만 실질적인 운동 성능은 더 높아졌다. 스티어링의 입력에 따라 예민하게 머리가 돌아가고 코너에서 속도가 조금 높다 싶어도 시종일관 뉴트럴 스티어를 유지한다. 몇 번 익숙해지면 VDC를 꺼도 되지 않나 싶을 만큼 뛰어난 그립을 보여준다. 속도가 높아지면 결국 언더스티어가 조금씩 발생하지만 미니가 제공하는 운전의 즐거움은 컨버터블에도 유효하다. 스티어링도 EPS 방식으로서는 위화감 없이 상당히 정확한 작동을 보여준다.

브레이크는 파워트레인이나 하체의 성능을 충실히 보조한다. 페달의 유격은 약간 있어 초기 응답이 민감하다고 할 순 없지만 전반적인 성능은 매우 뛰어나다. 급제동 시 제동력은 리니어하게 늘어하며 완전히 멈출 때까지도 지속적으로 높은 힘을 발휘한다. 특히 고속에서 연거푸 급제동을 할 때도 페이드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과 좌우의 밸런스가 좋은 것도 장점이다.

미니라는 타이틀은 동일하지만 컨버터블 모델은 일반 쿠퍼 S와 또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컨버터블이니까 감수해야 하는 단점이 신형에서는 많이 희석됐고 성능과 운전의 편의성, 승차감까지 모든 부분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쿠퍼 S 컨버터블은 미니의 개성×2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톡톡 튀는 맛이 있다. 미니가 너무 흔해진 게 불만이라면 보다 차별화된 미니가 바로 컨버터블이다.

주요제원 뉴 미니 쿠퍼 S

크기
전장×전폭×전고 : 3,699×1,683×1,414mm
휠베이스 : 2,467mm
트레드 앞/뒤 : 1,458/1,461 mm
차량 중량 1,290kg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엔진
형식 : 1,598cc 직렬 4기통 직분사 터보
최고출력 : 175마력/6,000rpm,
최대토크 : 24.5kg.m/1,600-5,000rpm, 오버부스트시: 26.6kg.m/1,700-4,500rpm
보어×스트로크 : 77×85.8mm
압축비 10.5:1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AT
기어비 : 4.04/2.371/1.556/1.159/0.852/0.672
최종감속비 : 4.10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 피니언
타이어 앞/뒤: 205/45 R17

성능
0-100km/h : 7.7초
최고속도 : 217km/h
최소회전반경 : 5.35m

연료탱크 용량 : 50리터
트렁크용량 : 125리터
연비: 12.1km/리터

차량 가격
4,400만원(VAT포함)

(작성일자 : 2009년 5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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