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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현대 투산 연료전지차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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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6-09 16: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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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개발 중인 수소연료전지전기자동차를 시승했다. 투싼을 베이스로 한 연료전지차로서는 2세대에 해당하는 모델이다. 출력은 108마력, 한 번 충전으로 가능한 최대 항속 거리는 300km, 0→100km/h 가속 시간 15초, 최고 속도는 150km/h로 기존의 싼타페 연료전지를 훨씬 뛰어넘는 것은 물론 일반 투싼에 거의 근접한 성능이라는 것이 현대측의 주장이다. 연료전지차에 대한 현황과 투싼 FCEV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미국 오바마 정부의 연비규제 및 이산화탄소 배출규제 강화 방안은 자동차산업은 물론이고 사회 전반에 큰 의미를 가진다. 사실 이 규제는 2004년 캘리포니아 주 의회에서 재정된 것이다. 하지만 각 주의 입장 차이와 자동차회사들의 로비 등이 얽혀 실현되지 못했던 것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자동차산업이 초토화되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수용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미국 정부 차원에서는 차량으로부터 배출되는 온실가스에 대한 첫 번째 규제가 등장했다.

미국 정부는 원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환경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네 세웠다. 미국은 아직 이산화탄소 감축협의안의 시안인 교토의정서와 그 후속 조처에 대해 완전한 합의를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처로 미국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강화 방안은 앞으로 많은 분야에서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2004년 기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289억 톤 중 1/5이 넘는 60억톤을 발생하는 미국의 산업 현장에서는 더 많은 기술투자를 해야 하고 그만큼의 비용이 추가되게 된다. 전 분야는 아니지만 전체 이산화탄소의 약 20%를 배출하는 운송수단 중 일부인 자동차 분야만이라도 규제가 강화되는 것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이는 결국은 이산화탄소 규제를 강화해 온 유럽의 흐름을 매연 등 입자상 물질에 더 초점을 맞추어 온 미국이 따른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미국시장에서는 디젤과 하이브리드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동시에 완전무공해자동차의 개발에 대한 태도도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젤과 하이브리드는 완전 무공해가 아니다. 원유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 기준으로 이번 규제 강화기준이 달성되면 2016년 미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메이커들은 156g/km를 달성해야 한다. 하지만 유럽은 이미 2012년까지 120g/km를 달성하도록 하는 규제가 강제화 되어 있다. 엔진에서 130g/km, 타이어에서 10g/km를 줄여야 하는 것이다. 130g/km은 가솔린 엔진에서 약 18.1km/리터, 디젤 엔진에서 약 19.9km/리터의 연비에 해당한다. 이에 반해 미국의 기준은 2016년까지 차종별로 평균 연비를 갤런당 35.5마일(ℓ당 15.1㎞)로 향상시켜야 한다.

그런데 미국시장에 비중이 높은 메이커들은 현실적으로 기존 가솔린 엔진의 개량만으로 이 기준을 만족시키는데는 한계가 있다. 기술적인 문제가 우선이고 그에 따른 비용도 큰 과제다. 그래서 동원하는 것이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전기차 등 소위 말하는 완전 무공해 자동차다.

원유를 사용하지 않는 완전 무공해 자동차는 풍력과 태양열, 원자력, 수소 등 재생 에너지를 사용해 자동차 안에서 발전을 해 구동을 하는 것과 이미 화력과 수력, 원자력 등에 의해 이미 구축된 발전 시스템으로부터 전기를 충전해 사용하는 순수 전기차로 구분된다. 좀 더 간단하게 정리하면 외부의 전원으로부터 충전을 하는 순수 전기차와 차 안에서 발전을 하며 그 힘을 구동력으로 사용하는 연료전지전기차로 나뉜다. 크게 분류하면 둘 다 전기로 구동하는 자동차다.

전 세계의 많은 자동차 엔지니어들은 이 둘 중 어느 것이 실용화되던 궁극적으로는 전기자동차를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에 더 많이 동의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이렇게 애매한 표현을 쓸 수밖에 없다. 순수 전기자동차에서는 배터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연료전지전기차에서는 스택 기술의 발전이 한계에 부딛혀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빨라야 20~30년 정도 후에야 가능성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및 시장조사 기관인 프로스트 앤 설리번(www.frost.com)이 최근 발표한 ‘전세계 연료전지차 시장 전략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 전세계적으로 약 12만대의 연료전지차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이 되면 연간 신차 판매대수가 1억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으로 10년 후의 12만대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도 미국을 중심으로 많은 나라에서는 전기차의 출시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등 금방이라도 세상이 바뀔 것처럼 떠들고 있다. 아직은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많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글로벌 메이커들은 전기차의 라인업을 공언하고 있다.

그 내막은 총량 연비 규제에 있다. 미국 내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메이커들은 그들이 판매하는 자동차의 전체 평균 연비를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에 가솔린 엔진만으로는 이번에 오바마 정부가 강제한 규제를 달성할 수 없다. 그래서 전기차를 몇 천대라로 판매하면 평균연비를 크게 떨어 트릴 수 있다. 이는 연비를 향상시켜 석유 수입을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고자 하는 의도와 맞아 떨어진다. 또한 전기차의 미래가 아직은 멀지만 가능한한 실현을 앞당기라는 압박으로 작용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도 있게 됐다.

또 하나는 2012년부터 시행되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ZEV(Zero Emission Vehicles) 규정이다. 배기가스가 전혀 없는 완전 무공해 자동차를 3% 판매해야 한다. 물론 이 규정은 그동안에도 실시를 예고했다가 수차례 연기된 것이지만 이번에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아직까지는 세계 최대 시장인 상당수의 미국 소비자들은 환경에 대한 의지가 강해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가격만 적정하다면 전기차를 사용하고자 하는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도 자동차회사들에게는 위안이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수소 에너지를 사용하는 연료전지전기차에 더 비중을 두었었다. 그에 비해 최근에는 순수 전기차,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의 중간 단계인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에 대해 더 많은 투자를 하는 분위기다.

수소 연료전지 전기자동차

Fuel Cell. 연료전지라는 의미이다. 별도의 에너지를 사용해 해 이 연료전지를 통해 발전을 하고 그렇게 해서 충전된 전기 에너지로 구동하는 전기자동차를 FCEV(Fuel Cell Electric Vehicle), 즉 연료전지전기자동차라고 한다. 크게는 전기자동차의 범주에 속하지만 외부에서 충전하는 순수 전기차와는 달리 자체적으로 발전을 해서 전기를 만든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연료전지차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연료탱크에 메탄올, 청정 가솔린 등의 연료를 싣고 그것을 차 안에서 수소로 전환해 다시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만드는 구조였다. 오늘날 연료전지차는 아예 처음부터 수소 탱크를 탑재해 한 단계의 과정이 줄어 들었다.

연료전지차가 관심을 끌게 된 것은 1994년 다이믈러 벤츠가 NECAR(New Electric Car)라고 하는 연료전지차를 처음으로 주행시키면서부터다. 연료전지 그 자체는 1965년에 미국의 우주선 제미니 5호에 처음으로 사용된 이래 오늘날의 우주선에서도 발전에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와 같이 소형에서 주행에 따른 진동 등 가혹한 사용조건이 주어진 상황에서의 이용은 다이믈러 벤츠가 처음이었다.

수소를 에너지로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1978년부터 연구를 시작한 BMW의 수소 엔진자동차가 먼저다. 이쪽은 기존 내연기관을 활용해 에너지만 가솔린에서 수소로 바꾼다는 것으로 현실적인 접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BMW와 마쓰다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글로벌 메이커들은 연료전지쪽으로 가고 있다.

연료전지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가솔린 내연기관의 에너지 효율이 20%에 불과한데 비해, 연료전지의 에너지 효율은 40∼60%로 에너지 효율이 극히 높으며, 물 이외는 아무 것도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라는 점을 들고 있다. 더불어 갈수록 전기전자장비가 많아지는 자동차의 특성을 고려할 때 발전을 하면서 구동하는 연료전지가 더 현실적이라는 점도 있다.

그렇다면 수소는 어떻게 확보하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있을 수 있다. 공업적으로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취출하는 방법이 채용되고 있다. 이것을 250 또는 350기압으로 압축해 탱크에 저장해 운반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이에 대해 다이믈러 벤츠는 1997년의 NECAR3에서 메탄올 개질식을 채용했다. 알콜 연료인 메탄올에서 수소에서 취출하는 방법으로 가솔린과 마찬가지다. 액체연료를 자동차에 탑재할 수 있기 때문에 연료보급과 항속거리의 확보 면에서 유리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또 알콜 연료라면 식물과 바이오 등 장래 개발이 기대되는 자연에너지의 활용 폭이 넓어진다. 지구 전체의 에너지 소비와 CO₂배출 면에서 순환형 사회가 만들어진다는 점도 배경으로 들었었다.

그 후 미국의 석유 메이커와 GM과 토요타에서 만들어 낸 것이 가솔린 개질식이라고 하는 것이었다. 석유자원에서 수소를 취출하는 쪽이 수소의 함유량이 많은 것과 기존의 가솔린 주유소를 유효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기반시설에 손을 대지 않고 가솔린차와의 혼합교통으로 되는 당면의 보급과정에 있어 별도의 사회자본의 투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이점도 이 안의 배경이다. 그런데 이 방식에서는 근본인 석유자원으로부터 벗어나는 것과는 직접 관계가 없다는 점이 있다.

이미 연료전지차를 리스 형태로 시판하고 있는 혼다는 수소를 직접 탑재하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고 탈 석유의 관점에서도 논리적으로도 옳다고 주장해 독자적으로 태양광 발전에 의해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고 고압가스로 해 탑재하는 방법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는 주로 정유공장에서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부생수소와 개질 수소, 원자력 수소 등을 사용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사용량이 극히 적기 때문에 부산물을 포집해 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얘기이다. 현대자동차는 2001년 6월에 그것을 350바의 기압으로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이후 현대기아차의 연료전지차의 행보는 빨라졌다.

현재의 분위기는 수소라고 하는 에너지 생산과정에서의 이산화탄소 발생, 수소 공급을 위한 인프라 구축, 수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고가의 연료전지 시스템 등등 복합적인 문제가 대두되면서 실용화에 대한 기대가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현대기아차의 수소연료전지전기자동차

현대•기아자동차는 1990년부터 전기자동차를 개발하여 왔으며, 전기자동차 개발 기술을 토대로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연료전지차 개발을 시작했다. 2000년 6월에 전 세계 자동차메이커들이 공동 참여한 미국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시범사업(California Fuel Cell Partnership)에 참여하여 상용화를 위한 여러 가지 시험/평가를 수행했다. 같은해 11월, 75kW급 연료전지 스택을 탑재한 싼타페 연료전지차를 미국의 UTC FC(United Technology Corp. Fuel Cells)사와 공동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2001년 6월에 세계 최초로 350기압 수소충전에 성공하했다. 연료전지차 경주대회인 ’미쉐린 환경친화자동차 경주대회(Michelin Challenge Bibendum)’에서 싼타페 연료전지차로 01년에는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 03년에는 금3개와 은1개를 수상하는 등의 성과도 올렸다. 이 외에도 03년에 美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캘리포니아 퓨얼 셀 파트너십 (CaFCP)’ 주최 로드랠리를 싼타페 연료전지차로 완주했으며, 02년에는 ‘日 연료전지 상업화 추진멤버’로 참여했다.

현대기아차의 연료전지차의 기술력은 다른 메이커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핵심인 스택(Stack)의 개발도 자체적으로 해 냈다. 그것을 차량에 적용하는 기술도 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혼다나 메르세데스 벤츠등에 비해 그 투자규모가 적다.

2007년 11월에는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스택을 탑재한 투싼 연료전지차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친환경차 경연 대회인 ‘2007 미쉐린 챌린지 비벤덤(Michelin Challenge Bibendum)’에서 환경 평가 전 부문 최고등급을 획득했다. 9회째를 맞는 ‘2007 미쉐린 챌린지 비벤덤’은 미래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친환경 기술과 차량을 평가하고, 관련 업체들의 개발을 촉진하고자 지난 1998년부터 시작된 대회이다.

현대차 투싼 연료전지차는 시보레 에퀴녹스(Equinox) 연료전지차와 메르세데스-벤츠 F-Cell 등 11개 차종이 참가한 연료전지차 부문에서 참가차량 중 유일하게 환경평가 전 부문에서 최고등급인“A”를 받았다. .

현대자동차의 투싼 연료전지차는 현재 국내에서 산업자원부 주관으로 진행되고 있는 ’수소 연료전지차 모니터링 사업’에 30여대가 투입되어 전국 주요 도시에서 운행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12년 양산을 목표로 연료전지차의 조기 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2004년 미국 에너지부가 주관하는 시범사업자로 선정되어 2009년까지 시범운행하고 있는 32대를 포함, 총 66대의 독자 개발한 연료전지시스템을 탑재한 차량을 현재 국내외에 시범운행하고 있다.

투싼 FCEV Impression

투싼 연료전지차는 기존 차량의 엔진 룸에 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하고 화물간 플로어 아래에 축전지, 리어 시트 아래쪽에 연료탱크를 탑재해 만들어졌다. 그래서 차체 외부에 시행 주행 중인 연료전지차임을 표시한 데코레이션을 없애면 일반 차량과 다르지 않다. 연료전지 시스템을 차량 밑부분에 설치됐던 기존 싼타페 모델과는 달리 엔진룸에 탑재하고, 고출력의 리튬 폴리머 전지를 새로 개발 장착한 것이 1세대와 다른 점이다.

북미 자동차 충돌법규를 만족시키는 수준의 안전성을 갖춘 투싼 연료전지차는 특히 후방 충돌시 발생할 수 있는 수소 탱크 및 배관의 손상을 막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충돌에 따른 수소누출을 예방 차단하기 위한 수소누출 감지/충돌센서를 적용해 안전성을 크게 높인 것도 변화된 내용이다.

가장 핵심 장비인 스택의 출력은 80kW. 여기에 20kW의 보조동력원인 배터리가 있고 동력을 타이어에 전달하는 모터와 제어기, 그리고 전력을 직류에서 교류로 전환하는 컨버터로 구성되어 있다. 연료인 수소의 저장탱크 용량은 3.5kg. 연비가 kg당 100km이므로 항속거리는 350km인 셈이다. 제원표상에는 300km로 나와있다. 최고속도는 150km/h까지 가능하다.

실내에서는 계기판이 약간 다르다. 가운데 속도계는 그대로인데 왼쪽의 엔진 회전계 대신 SOC(State of Charge-축전 전압의 충전률)계기가 설계되어 있다. 스티어링 휠 칼럼 왼쪽에 ESD버튼은 수소 연료를 차단하는 장치다. 그 외에는 통상적인 내연기관 엔진과 똑 같이 작동하고 주행하면 된다.

시동을 거는 방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시동키를 한 번 오른쪽으로 돌렸다가 다시 한 번 돌려 주면 계기판 속도계 오른쪽에 READY라고 하는 녹색 글자가 들어온다. 아무 소리 없이 그 상태에서 실렉터 레버를 D에 위치시키고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아 전진하면 그만이다.엑셀러레이터를 밟는 순간 모터의 동력이 연결되는 반응이 느껴지면서 부드럽게 전진한다. 주행 도중 페달에서 발을 땠다가 다시 힘을 줄 때도 같은 반응이다.

시승코스는 현대자동차 원효로 서비스 센터를 출발해 연세대학교 내에 있는 충전소를 거쳐 내부 순환로를 타고 하월곡동에 있는 한국과학기술원 내 현대기아차 연료전지차 모니터링 사업부까지 왕복. 이 사업부는 정부가 지원하는 연구시설로 현대기아차가 주도하고 있다.

짧은 코스를 잡은 것은 당장에 수소를 충전해야 해서였다. 그마저도 첫 번째 충전 장소에서 용량이 부족해 다시 두 번째 충전을 위해 움직여야 했다. GS칼텍스의 수소는 개질 수소이고 모니터링 사업부는 부생 수소를 사용하지만 수요가 많지 않아 인프라 구축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다. 현재에는 서울 시내의 경우 6개 정도의 수소 충전소가 있는데 모두 업체의 연구목적으로 설치된 것이어서 일반인이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충전소의 전경에 대해서는 모두 촬영이 불가능했다. 연세대학교 충전소에서는 1kg이 채 안되는 양을, 그리고 연료전지차 모니터링 사업부에서도 500g 가량 정도밖에 충전할 수 없었다. 그 양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약 130kg 전후.

강변 북로를 통해 연세대학교로 가는 과정에서의 주행 느낌은 특별히 위화감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시내에서 저속 주행시는 엔진음이 없다는 것이 크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만큼 오늘날 내연기관 엔진 탑재차들이 조용하다는 얘기이기도 할 것이다.

속도를 올리면 들리는 소리는 타이어 회전 소음과 차체에서 발생하는 풍절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차에서 기대할 수 있는 무음 주행과는 거리가 있다. 아무 생각없이 주행하면 가솔린 엔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감각으로 달릴 수 있다. 가속감도 상당하다. 최고속도의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그 속도에 이르기까지의 감각은 일반 차량과 다르지 않다는 얘기이다. 물론 토크감 등에서는 디젤 엔진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약간 약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부족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그보다는 풀 충전시 항속거리 300km라는 점이 불만이다. 물론 기아자동차의 모하비 FCEV에 적용된 수소 저장 탱크는 기압이 700바로 오르면서 최대 항속 거리가 750km로 늘어났다. 이는 스포티지의 384km 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모하비 FCEV는 작년 미국에서 실시한 주행 테스트에서 한 번 충전으로 633km의 거리를 완주하기도 했다. 거기다 주요 핵심 부품을 모두 독자 개발해 전체 코스트를 절반으로 줄인 것도 두드러진 개선이다.

그러니까 여러가지 모델로 시험 주행을 거듭하면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해 낸다는 기본 전략은 다른 메이커들과 다르지 않다.

안전성 면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미의 엄격한 충돌 기준을 만족하면서도 수소 탱크의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 투싼 FCEV(Fuel Cell Electric Vehicle)는 2007년의 미쉐린 챌린지 비벤덤에서 유일하게 모든 환경 평가 부문에서 최고 등급을 받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2010년부터 연료전지차의 시범운행을 중대형 SUV를 포함 총 500대로 확대한 후 소량생산체제를 구축하여 2012년부터 양산에 들어가 조기 실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다른 대부분의 메이커들이 그렇듯이 그것은 어디까지나 목표일 뿐이다. 지금으로서는 수소 공급을 위한 인프라, 연료전지시스템의 성능 개량 및 가격, 수소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더 많다. 그래서 일부 메이커는 아예 다른 쪽에 대한 투자를 더 늘리고 있기도 하다.

아직은 답이 없고 어느 메르세데스 벤츠를 제외하면 메이커가 특별히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있다는 얘기도 된다. 석유 문제를 생각하면 제발 그렇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투싼 연료전지차 제원
구 분 : 투싼 FCEV
연료전지 최대출력 : 80 kW
모 터 : 3상 교류 80kW
배터리 : LiPB 152V
최고속도 : 150 km/h
일충전 주행거리 : 300km


(작성 일자 : 2009년 6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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