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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제 59회 프랑크푸르트모터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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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1-09-19 09:3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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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뉴스로 분위기는 침잠했지만 다양한 뉴 모델 선 보여


제 59회 프랑크푸르트모터쇼. 유럽 최대의 자동차대국에서 열리는 쇼인만큼 많은 관심을 끄는 행사이다. 물론 독일 업체들이 득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포드와 시트로엥 등 여타국의 업체들도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모터쇼다.

올해의 프랑크푸르트쇼는 프레스데이 첫날 테러리스트들의 미국 심장부 공격에 대한 뉴스가 전해지면서 각종 행사가 축소되는 등 침울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하지만 이미 그런 돌발사고와는 관계없이 각자의 시각에 따른 시장의 변화를 감지한 모델 정책은 그대로 살아 있었다. 럭셔리카와 소형 모델로 양분되는 모델 전략과 수소시대의 임박을 예고하는 각종 징후들이 뚜렷한 프랑크푸르트쇼 소식을 전한다.

망연자실, 프레스데이 첫날인 11일 오후 BMW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는데 장내 아나운서는 마치 만화나 공상영화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소식을 전해왔다. 순간 모든 사람들은 경악의 표정을 지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개중에는 설마 하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만큼 사건은 컸다. 전쟁이라고 해도 그렇게 순식간에 1만여명의 목숨이 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히 천인공로할 희대의 사건으로 전 세계는 앞으로 어떤 희생을 치러야 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프레스데이 첫날 날아 온 이 비극적인 소식으로 모터쇼장은 여느때와는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팡파레가 없어지고 무희들의 퍼포먼스도 생략되었다. 대형 업체 수뇌들의 기자회견도 상당 부분 축소되거나 취소되었다.

제59회 프랑크푸르트쇼 오프닝 세리모니가 개최되어야 할 2001년 9월 13일 오전 10시. 프레스센터에 모인 몇 안되는 기자들과 행사 진행요원들은 프레스센터 등록장소에 모여 5분간 사망자들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확히 5분 동안 프랑크푸르트 메세에 온 모든 사람들은 고개를 숙이고 참담한 현실에 허탈한 표정만 짓고 있었다. 그렇다고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력셔리카와 소형 모델 두 갈래에서
치열한 시장쟁탈전 예고

하지만 이미 준비 해 발표된 모델들은 그런 침통함 속에서도 저마다의 자태를 뽐 내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쇼인만큼 독일 업체들이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당연한 일. 더불어 90년대 중반 이후 실용적인 모델들이 강세를 보이는 프랑크푸르트쇼의 특징은 여전했다. 화려한 컨셉트카보다는 당장에 판매가 가능한 모델들을 위주로 부스를 꾸미고 있다는 얘기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등은 건물 하나를 아예 독차지하며 세계적인 럭셔리카다운 모습을 보여 주었다. 여기에 폴크스바겐과 오펠, 아우디, 포르쉐 등도 드넓은 전시공간에 다채로운 디스플레이를 통해 신 모델들을 선 보이고 있었다. 물론 시장이 서로 교차되어 있는 이웃 프랑스업체들도 이에 질세라 다양한 라인업으로 공세를 취하고 있었다.

이번 쇼의 특징은 크게 럭셔리카와 소형차로 양분되는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SL500과 SL55AMG, BMW의 뉴 7시리즈, 캐딜락 CTS 등 초호화 모델들을 비롯해 사브와 볼보, 아우디 등도 고급차 시장 쟁탈전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강한 브랜드 이미지를 자랑하는 벤츠와 BMW는 더 세분된 베리에이션의 모델들을 준비해 시장에 따라 공략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BMW 뉴 7시리즈는 벌써 롱 휠 베이스 모델을 선 보이는 발빠른 행보를 통해 그동안 수세를 면치 못했던 럭셔리카 시장의 재 공략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벤츠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미니밴 시장을 겨냥해 바네오라는 모델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이제는 장르 구별없이 무차별적으로 벤츠라는 브랜드의 위력을 과시하고 있었다.

다만 미국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렉서스는 이곳에서만큼은 토종 브랜드들의 위세를 넘보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았다. 한편 폴크스바겐 폴로를 비롯해 오펠 코사, BMW 미니, 포드 피에스타, 피아트 스틸로, 시트로엥 C3, 르노 클리오 등 소형차들의 득세도 럭셔리카 못지 않은 주목을 끌었다. 특히 이 세그먼트의 모델들은 폴크스바겐 골프를 비롯한 서브 컴팩트 모델들보다 더 높은 비중을 두고 있었다. 특히 폴크스바겐 폴로와 포드 피에스타의 격전이 예상되었다.

이는 내년 유럽 시장에 대한 전망이 크게 밝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내용이다. 유럽 자동차회사들의 수뇌들은 올해와 내년의 판매가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되거나 약간 후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심리가 크게 살아나지 않을 것이라는 이런 예상이 소형 세그먼트의 강세를 불러온 것이다. 어쨌거나 이 세그먼트의 모델들은 가히 전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만큼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게 될 것임은 틀림없다.

그리고 폴크스바겐 그룹의 세아트와 스코다의 진보가 눈부시다. 스코다는 파사트의 플랫폼을 유용한 수퍼브라는 모델로 쇼장을 압도하고 있었고 세아트도 탕고라는 경량 로드스터 컨셉트카로 새로운 가능성을 점치고 있었다.

또 한가지. 일본 메이커들의 심기일전도 빼 놓을 수 없는 내용이었다. 닛산이 프리메라 5도어의 데뷔장을 프랑크푸르트쇼로 잡았고 토요타도 카롤라 뉴 모델을 무대 전면에 내세우고 있었다. 여기에 혼다는 재즈라는 소형 모델로 이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토요타는 ES3라는 2.7리터로 100km/h를 달리는 디젤 엔진 탑재차를 선보여 연비경쟁에서 결코 유럽 메이커에 뒤지지 않는 모습을 과시하고 있었다. 3리터카를 주창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그보다 한걸음 더 진보된 모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메이커들도 현대를 비롯해 기아, 대우, 쌍용 등이 독자적인 부스를 마련하고 있었다. 모두가 컨셉트카는 물론이고 최신 모델들을 선 보이고는 있었지만 유럽시장의 특성을 감안한 모델 정책은 읽을 수 없었다. 다만 현대의 투스카니가 티뷰론과 마찬가지로 현지명 쿠페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며 가능성을 가늠하고 있었고 대우의 컨셉트카 칼로스 드림이 금방이라도 양산이 가능할 것 같은 모습으로 무대 전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수소 시대의 도래가 임박했다는 징후가 뚜렷했다는 것도 이번 쇼의 특징. BMW의 수소엔진 자동차를 비롯해 다임러크라이슬러, 토요타의 연료전지 자동차 등을 비롯한 다양한 미래의 파워 플랜트가 쇼장 곳곳에서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고 있었다. 이는 더 이상 선진 메이커들만의 문제가 아닌 인류 공통의 과제로 떠 올라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가 있었다. 어쩌면 흔히들 예상 하고 있는 2010년 이전에 수소의 시대가 우리 곁에 다가올 것 같다는 느낌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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