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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푸조 308 MCP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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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7-06 11:4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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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308 MCP는 1.6리터 디젤의 뛰어난 연비로 어필한다. 19.5km/L의 공인 연비는 국내에서 팔리는 자동차 중에서 가장 뛰어난 수준이지만 무엇보다도 체감 연비가 기가 막히게 좋다. 반면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MCP는 좋은 연비와 승차감 저하라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저속에서의 변속 지체 현상을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눈부신 연비와 알찬 패키징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변속기의 중요성은 시간이 갈수록 더해져만 간다. 내연기관의 효율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 엔진과 매칭되는 변속기야 말로 개선의 여지가 가장 큰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렇기 때문에 다양한 방식의 변속기가 개발되고 있다.

중요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제품을 개발해야만 하는 숙제가 있는 셈이다. 변속기는 마진이 얇은 소형차가 더 어렵다. 고급 모델은 좋은 AT 또는 듀얼 클러치를 적용할 수 있지만 소형차는 힘들다. 비싸기 때문이다. 그래서 폭스바겐을 제외한다면 소형차에 듀얼 클러치를 적용하고 있는 메이커가 별로 없고, 있다 해도 차종이 다양하지 못하다.

소형차의 변속기 개발이 더 어려운 것은 ‘투 페달’이라는 전제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소형차 시장에서 AT가 차지하는 비율이 40%라는 조사도 있다. 상급 모델로 넘어가면 이 비율은 크게 높아진다. 그리고 말이 40%지 시장이 성숙된 시장에서는 소형차들의 AT 비율은 더욱 높다.

가장 큰 이유는 편한 것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요구 때문이다. 국내만 해도 경차 또는 제네시스 쿠페 같은 스포츠 성향의 모델까지 AT의 비율이 상당하다. 포르쉐나 페라리 같은 모델도 방식이야 어찌됐든 투 페달 변속기를 내놓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수동변속기의 재미 운운하는 것도 크게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대세는 페달 두 개의 변속기이고 이 조건에서 가장 좋은 효율의 방식을 선택하고 개발하는 것이 숙제로 남아 있다.

자동차에 쓰이는 변속기의 종류를 살펴보면 우선 전통의 수동(MT)이 있고 많은 운전자들이 원하는 자동(AT)이 있다. 한동안 자동차의 변속기는 수동과 자동 2가지였다. 하지만 무단변속기 CVT가 나타났고 자동과 수동의 장점만을 모은 듀얼 클러치는 요즘 가장 각광받는 변속기이다. 그리고 AMT(Automated Manual Transmission)가 있다.

이번에 국내에 들어온 308 MCP가 바로 AMT이다. AMT는 수동 기반의 자동변속기를 통칭하는 말이다. 즉 수동이지만 클러치 페달이 없는 변속기다. 과거 국내에서 팔렸던 사브 센소닉도 AMT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의 AMT는 완전 자동처럼 오토 모드가 지원돼 편의성이 상당히 좋아졌다. 클러치 페달이 없는 수동은 80년대부터 일부 모델에 쓰였지만 가장 먼저 상용화 된 것은 1995년 사브 900에 적용된 센소닉이다. 이런 방식은 수동에 비해 코스트 상승폭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또 페라리의 F1 시스템이나 BMW SMG도 이 범주에 들어간다.

변속기의 딜레마 중 하나가 변속 시간을 줄이는 것과 비례해 충격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은 스포츠카에서는 큰 흠이 아니지만 승용차에서는 단점이다. 한 예로 페라리 F355의 F1 시스템과 알파로메오의 셀레스피드는 거의 같은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변속 시간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페라리와 알파로메오의 차이이다.

한편 소형차에서는 변속 충격을 줄이는 쪽으로 세팅되지만 변속 시간이 길어지고 기어가 바뀌는 순간에 발생하는 위화감이 단점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자동의 편의성과 수동의 장점을 누릴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지만 생각 보다 점유율은 빠르게 높아지지 않고 있다.

CSM 월드와이드에 따르면 2003년 서유럽 시장에서 AMT의 점유율은 2.33%였고 올해에는 3.75%였다. 또 2015년에도 5.75%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CVT는 2003년 1.1%에서 올해는 2.38%로 높아졌고 2015년에는 1.51%로 낮아질 전망이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선보인 DCT는 2003년 해도 점유율이 0.1%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3.47%까지 높아졌다. AMT 보다 비싼 방식이지만 점유율의 증가는 훨씬 빠른 것이다. 2015년에 이르면 DCT의 점유율은 12.29%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참고로 AT의 2003년 점유율은 15.81%에서 올해는 14.87%, 2015년에는 11.94%로 떨어질 전망이다. 반면 유럽에서 수동의 인기는 여전히 높아 2003년 80.66%에서 올해에는 75.52%로 소폭의 감소를 보이고 있고 2015년에도 68.51%로 예상하고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이번에 선보이는 푸조 308 MCP(Mechanically Compact Piloted)는 파워트레인이 핵심이다. 308 라인업 중에서는 가장 친환경적인 모델이며 MCP 버전은 수동보다도 연비가 좋다. 또 1.6리터 디젤이 국내에 선보이는 것은 푸조 308이 처음이다. 1.6리터 디젤 엔진의 출력은 110마력, 최대 토크는 24.5kg.m이며 오버부스트 상태에서는 26.5kg.m까지 치솟는다.

정차 시 진동은 상당히 억제돼 있고 특히 초기 시동 시에도 엔진의 떨림이 상당히 적다. 이 때문에 종종 시동 유무 확인을 위해 회전계를 봐야 한다. 대신 시트로는 약하게 진동이 전달된다. 1.6리터 디젤의 압축비는 18.0:1로 프리미엄 브랜드의 디젤에 비하면 다소 높은 편이다. 반면 실내로 전해지는 공회전 소음은 평균 수준이다.

MCP는 반드시 N 모드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시동이 걸린다. 클러치 페달을 밟아야 시동이 걸리는 수동 같은 느낌도 받는다. 만약 기어 레버가 다른 위치에 있을 때 시동 키를 돌리면 계기판에 `N`이 껌뻑거려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기어 레버는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와 조금 다르다. P-R-N-D가 아니라 R-N-A로 단순하다. P가 없기 때문에 주차 시 N에서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겨야 한다.

물론 수동 기반인만큼 A 상태에서도 크리핑 현상은 전혀 없다. 평지에서는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지 않아도 차는 움직이지 않지만 경사에 따라서는 슬슬 움직인다. 이런 부분은 수동과 동일하다. 그렇다면 경사에서도 밀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생기게 마련인데, 오르막에서는 자동으로 2초간 힐 어시스트 기능이 작동되기 때문에 초보 운전자도 문제없다. 이 시스템은 경사각이 3% 이상만 되어도 작동 한다.

하지만 사용 방법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A`에 놓고 일반 자동 변속기처럼 운전하면 되고 보다 스포티한 주행을 원할 때는 S 모드 버튼을 누르면 된다. 사용상 다른 점은 거의 없고 변속 패턴도 자동과 크게 다르지 않다. S 모드는 변속을 가능한 자제하고 회전수를 높게 가져간다. 예를 들어 6단 100km/h 주행 시 S 모드 버튼을 누르면 4단으로 바뀌면서 변속을 자제한다. 그리고 수동 모드에서는 회전수를 더 높게 사용할 수 있어 4,500 rpm 이상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사용의 느낌 자체는 상당히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시프트 업에서 발생하는 지체 현상이다. 마치 상태가 나쁜 자동변속기의 내부 클러치가 미끄러지는 느낌이고 이 때문에 시내에서의 잦은 변속에서는 승차감 저하의 원인이 된다. 또 사람에 따라서는 멀미를 느끼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저단, 고회전에서 특히 심해지는데 변속 시 운전자의 머리가 움직일 정도이다.

반면 시프트 다운은 상대적으로 충격이 거의 없다. 자동과 수동 조작 모두 깔끔하면서도 신속하게 기어를 내리고 회전수 매칭 기능이 있어서 시프트 업과 같은 느낌은 전혀 아니다. 여러모로 해본 결과 변속기의 모드에 따라서 이런 지체 현상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단지 엔진의 회전수와 부하에 따라 결정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속도가 어느 정도 붙고 고단으로 넘어가기까지 회전수를 낮게 써서 변속하는 것이다. 즉 A 모드에서는 가속 페달을 가능한 부드럽게 밟는 게 하나의 방법이다. 변속 시간은 자동 모드에서 0.5~1.2초, 수동에서는 0.4~0.8초가 소요된다.

1~4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45, 90, 120, 148km/h이고 170km/h까지는 어렵지 않게 가속된다. 수동 모드 사용 시에는 5단 4,500 rpm에서 정확히 190km/h에 도달하고 가속도 멈춘다. 평지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190km/h으로 봐야겠다. 이 상태에서 6단으로 기어를 올려도 속도는 계속 유지된다.

308 MCP의 1.6리터 디젤은 2천 rpm이 되기 전에 풍부한 토크가 나오고 실용 영역에서 충분한 힘을 제공한다. 2리터만큼은 물론 아니지만 디젤의 토크 덕분에 크게 아쉽지는 않을 정도이다. 단지 변속기의 반응이 걸림돌이 된다. 시내나 추월 등의 복잡한 패턴에서는 변속기가 빠르게 단수를 찾지 못해 주춤하는 경향이 종종 발생한다.

타이어는 205/55R/16 사이즈의 콘티넨탈 콘티프리미엄컨택2이다. 308의 피렐리 P 제로보다는 그립이 약하지만 대신 소음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308 MCP는 섀시가 단단해지고 하체의 세팅이 좋아 누구라도 만족할 만한 운동 성능을 제공한다.

하체는 초기의 세팅은 부드럽지만 코너에서 지지하는 힘은 만만치 않다. 특히 시종일관 뉴트럴을 유지하는 게 눈에 띄는 부분이다. ESP 작동 시 각 휠에 제동을 걸어 언더스티어로 마무리하는 게 아니라 차의 머리를 조향하는 쪽으로 움직여 뉴트럴을 유지한다. ESP 작동 시 진동은 상당히 많은 편이다.

제동력은 파워트레인의 능력에 비해 과도할 정도로 좋다. 급제동 시 노즈 다이브 현상은 심하지만 꽂히듯 선다. 특히 최고 속도 부근에서 급제동할 경우 초반에 속도가 줄어드는 게 빠르고 페달의 감각도 위화감이 없다. 초기 반응이 예민해 여성 운전자도 쉽게 다룰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ABS는 작동 시 진동도 없고 좌우의 밸런스가 좋은 것은 물론이다.

실내에서 달라진 것은 내비가 거치식에서 고정으로 바뀐 점이다. 약간 썰렁했던 거치식 보다는 한결 보기 좋지만 마무리는 다소 부실해 보인다. 내비게이션 화면은 주간 시 시인성이 다소 떨어지는 게 흠이다. 그리고 스티어링 휠에에는 패들 시프트도 달렸다.

308 MCP는 연비를 가장 강조한 모델이지만 기존의 편의 장비는 그대로 달려 있어 1.6리터급 디젤로서는 패키징이 좋다고 할 수 있다. 전동식 사이드미러와 오토 헤드램프, 듀얼 공조 장치, 크루즈 컨트롤까지 마련된다. 유리도 4개 모두 상하향 원터치가 적용된다. 거기다 파노라마 루프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유리는 지붕 전체를 덮을 만큼 넓어 2열 승객까지 뛰어난 개방감을 맛볼 수 있고 특히 야간 운전 시 운치가 있다. 요즘처럼 햇살이 따가운 시기에는 덮개를 덮으면 된다. 파노라마 루프의 덮개는 개폐 모두 원터치로 작동한다.

시트는 직물이지만 뛰어난 착좌감을 제공하고 등과 허벅지를 잘 받쳐준다. 조절은 모두 수동이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패드나 스포크에 일체의 버튼이 없다. 대신 컬럼 양쪽의 레버로 크루즈 컨트롤과 오디오의 모든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은 틸팅과 텔레스코픽 모두 지원된다.

변속기의 품질 면에서 조금은 고개가 갸우뚱 하지만 효율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308 MCP의 연비는 대단히 훌륭하다. 가속 페달을 바닥까지 붙이고 최고 속도로 달려도 보통 8~9km/L를 기록하고 가장 연비가 나쁜 상황인 추월 가속 시에도 5km/L가 나온다. 이렇다 보니 연비가 좋을 수밖에 없다. 반면 톱 기어를 이용해 100km/h 내외의 속도로 달리면 30km/L가 나온다. 시승 중 연비 게이지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아마 지금까지의 시승 중 가장 많은 기름을 남긴 채 반납한 시승차가 아닐까 싶다.

국내의 공인 연비는 19.5km/L로 앞서 말한 대로 308 수동 버전 보다 좋은 것은 물론 국내에서도 투 페달 변속기를 탑재한 모델 중에서는 하이브리드를 제외한다면 가장 좋다. 동일 배기량의 프라이드 디젤은 수동이 20.5km/L, 자동이 16.9km/L, 아반떼 디젤 수동은 21km/L, 자동은 16.5km/L이다. 즉 ‘디젤 자동’ 중에서는 가장 연비가 좋다. 거기다 CO2 배출량도 138g/km에 불과하다. 참고로 프라이드 디젤 자동은 155g/km, 아반떼 디젤 자동은 163g/km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308 MCP는 도심 보다 장거리 또는 신호등이 없는 간선도로 운행에 더 적합하다. 도심 운행에서도 빼어난 연비를 자랑하지만 변속기나 디젤 엔진의 특성상 고정된 속도로 주행할 때 가장 큰 효율을 얻을 수 있고 승차감도 가장 편안하다. 308 MCP는 변속의 위화감이 분명한 단점으로 지적되지만 워낙에 뛰어난 연비의 유혹을 떨치기도 쉽지 않다.

푸조 308 MCP 주요 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275×1,815×1,500mm
휠베이스 : 2,610mm
트레드 앞/뒤 :1,525mm
차량중량 : 1,334kg
트렁크 용량 : 430리터

엔진
형식 : 1,560cc 직렬 4기통 터보 디젤
보어×스트로크 : 75.0×88.3mm
압축비 : 18.0:1
최고출력 : 110마력/4,000rpm
최대토크 : 24.5kg.m/2,000~2,750rpm(오버부스트 시 26.5kg.m)
구동방식: 앞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MCP
기어비 :
최종감속비 : 3.74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크로스멤버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 피니언
타이어 : 205/55R16

성능
0-100km/h: 11.3초
최고속도: 190km/h
최소회전반경 : --
연료탱크 : 60리터
연비 : 19.5km/L
이산화탄소 배출량 : 138g/km

가격
3,410만원(VAT 포함)

(작성일자 : 2009년 7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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