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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BMW 5세대 760Li 독일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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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8-02 01:5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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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5세대 7시리즈의 최상급 모델 760Li 를 독일 뮌헨 일대에서 시승했다. 플래그십 중 플래그십인 760Li는 세계 최초로 12기통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한 것이 포인트다. 거대한 배기량의 모델이지만 차만들기에서는 시대적인 과제인 효율성(Efficiency)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지속 가능한 자동차사회(Sustainability)’를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는 BMW 760Li 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현 시점에서의 키 워드는 살아남기(Sustainability) 위해 효율성(Efficiency)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효율성을 추구하는 방법론에 있어 차이가 있다. 전통적으로 내연기관 엔진의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독일 메이커들과 그렇지 않은 미국, 일본, 한국 메이커들의 입장은 차이가 난다.

최근에 등장하는 뉴스만으로 보면 하이브리드카가 대세이고 전기차가 금방이라도 시장을 지배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동차의 파워트레인 연구를 가장 오랫동안 해 온 독일 메이커들은 거기에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고 있다. 그들도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 동안 내연기관의 시대는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효율성(Efficiency)의 추구다. 그 Efficiency라는 단어를 가장 먼저 수면 위로 끌어 올린 것이 BMW 다. 2004년 BMW는 ‘Efficient Dynamics’를 브랜드 이미지로 내 세운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그린과 클린을 동시에 추구하는 블루(Blue)퍼포먼스를 전면에 내 세웠다.

그러자 메르세데스 벤츠도 블루 이피션시를 선언했고 폭스바겐은 블루모션 테크놀러지를, 푸조 블루 라이언을, 피닌파리나는 블루카를, 혼다와 GS 유아사는 블루 에너지를, 그리고 현대자동차는 블루 드라이브 등을 브랜드 이미지로 네 세우기에 이르렀다.

미국에 오바마 정권이 사상 처음으로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에 대한 이산화탄소 규제법안을 강제하면서 효율성 추구의 강도는 훨씬 강해졌다. 특히 미국 자동차시장에 대한 비중이 높은 자동차회사들로서는 그것이 어떤 방법이든지 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동원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내연기관으로도 분류되면서 넓은 의미의 전기차인 하이브리드카를 비롯해 클린 디젤, 가솔린 엔진의 개량, 나아가 바이오 디젤을 비롯한 재생 에너지의 사용 등이 그것이다.

효율성(Efficiency) 의 추구와 12기통 엔진

결국은 소형화, 경량화, 다운사이징(저 배기량화) 등을 통한 효율성 추구가 화두인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BMW가 6리터 배기량의 12기통 엔진을 탑재한 초호화 럭셔리 세단을 내놓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어찌 보면 12기통 엔진을 탑재한 차량은 연료 소모와 CO2를 줄이기 위해 엔진 등 파워트레인의 개량과 차체 경량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시대적인 사명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여기에서 나타난다. 토요타가 렉서스 브랜드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용하기는 했지만 LS600hL이라는 모델을 라인업시킨 것과 같은 맥락이다. 토요타는 그들이 자신하는 하이브리드 기술을 이용해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이고 BMW 등 독일 메이커 역시 내연기관 기술의 개량을 통해 현실을 타파하고자 한다는 얘기이다.

2009년 미국 발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크게 위축했지만 어떤 형태로든 시간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소형차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는 것만큼이나 시장 규모는 적지만 초호화 럭셔리카의 시장도 살아날 것이다. 인류는 언제나 그랬듯이 이상을 외치면서 현실에서의 행동은 일치하지 않아왔다. 마티즈를 타는 유저도 있지만 760Li를 원하는 유저도 있다.

고가의 모델들로 존재감을 이어오고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에게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 못지 않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수익성 추구도 중요한 과제다. 특히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플래그십 모델을 통한 기술력의 과시는 필수 조건이기도 하다. 더불어 그런 대 배기량차를 원하는 시장도 분명히 존재한다.

프리미엄 브랜드 BMW와 12기통 엔진

현존하는 대량 생산 메이커 중 12기통 엔진을 생산하고 있는 메이커는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 그리고 토요타 등 4개 뿐이다. 토요타는 1997년 처음으로 12기통 엔진을 만들어 센츄리에 탑재했지만 일본 내에서만 판매되고 있어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폭스바겐도 페이톤에 W12 엔진을 탑재하고 있지만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다. 모델로만 본다면 롤스로이스와 벤틀리도 있지만 BMW와 폭스바겐의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다시 말해 12기통 엔진의 승용차는 사실상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유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여기에 아우디가 디젤 12기통 엔진을 준비하고 있다.

12기통 엔진의 승용차는 엔진을 만드는 기술 뿐 아니라 볼륨이 적어 가격이 생명인 양산 브랜드들에게는 크게 소용이 없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에게도 성능 측면에서는 V10 또는 V8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상징성 때문에 많은 돈을 들여 여전히 필요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만큼 잦은 변경이 불가능하기도 하다. BMW가 12기통 엔진을 처음 만든 것은 1925년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항공기용이었다. 승용차에 탑재된 것은 1987년 2세대 7시리즈가 처음이었고 이번에 선 보인 것이 4세대다. 2세대 750iL에 첫 선을 보인 5리터 V12는 승용차로서는 처음 올라가는 12기통 엔진이었다. 럭셔리카 시장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보다 후발 주자였던 BMW는 V12 엔진을 오히려 먼저 내놓으면서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BMW의 첫 V12 엔진은 SOHC 방식에 5리터의 배기량으로 300마력의 출력을 발휘했다. 이에 자극받은 메르세데스 벤츠가 V12 DOHC 엔진을 600SEL에 탑재하면서 두 라이벌에게 V형 12기통 엔진은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잡게 됐다. 2세대 엔진은 1994년 750Li에 탑재된 326마력, 3세대는 2003년 데뷔한 4세대 7시리즈에 탑재된 445마력 사양이었다.

다운사이징이라는 시대적인 과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실천하고 있는 BMW 가 6리터 V12엔진 모델을 내놓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시장이 요구한다는 것이고 엔진 제작 기술의 최고결정체라는 점이다. 그들의 기술로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한다는 것이다. 5세대 7시리즈에도 어김없이 V형 12기통 버전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3리터 직렬 6기통 엔진부터 적용해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연비를 높인 고정밀 직접분사방식과 트윈 터보 시스템이 있다.

2008년 말 모델체인지한 4세대 7시리즈 중 12기통 사양의 점유율은 미국과 중국이 23%를 차지했으며 독일 15%, 일본 10%, 한국과 러시아 등이 3%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Exterior

2008년 말 데뷔한 5세대 7시리즈의 주제는 “우아함(Elegance), 존재감(Presence), 스포티함(Sportiness)”. 2001년 뮌헨에서 처음 만났던 크리스 뱅글의 터치에 놀랐던 것에 비하면 이런 표현은 의외라고 할만하다.

세상은 변한다. 사물을 보는 사람들의 시각도 변한다.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도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크리스 뱅글은 7시리즈를 통해 그 변화를 주도했었다. 지금은 BMW 그룹 디자인 수장 아드리안 반 후이동크가 크리스 뱅글이 떠난 BMW의 변화를 리드하고 있다. 후이동크는 21세기 BMW 브랜드의 디자인의 방향성을 제시했던 1999년의 컨셉트카 Z9을 비롯해 CS, M1 오마쥬 스터디 등의 디자인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Z9에 이미 iDrive 가 채용되어 있었다. 5세대 7시리즈는 BMW 브랜드의 디자인 책임자였던 후이동크의 손길에 의한 작품이다.

전체적인 스타일링 익스테리어에서의 변화는 없다. 측면에 크롬 플레이트 방향 지시등과 거기에 V12라는 글자가 들어간 것과 리어의 배기 파이프가 더블 트윈으로 바뀐 정도로 차별화를 하고 있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그 안 오른쪽에는 나이트 비전용 카메라, 에어 인테이크 왼쪽 부분에는 ACC용 카메라, 좌우 펜더 앞쪽에는 사이드 뷰 카메라, 사이드 미러 아래의 차선변경 경고용 카메라, 그리고 룸 미러 앞에 있는 교통표지판 인식 카메라 등이 여전히 압도한다. 액티브 제어식의 라디에이터 셔터도 BMW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내용이다.

1960년대부터 사용해 온 강한 사이드 캐릭터 라인도 BMW의 아이콘 중 하나다. C필러의 라인도 전통으로 되고 있다. 리어에서의 ‘스포티한 넓이’를 주제로 한 역동성도 이제는 자리를 잡고 있다. 디퓨저 풍으로 디자인된 범퍼 아래 듀얼 머플러가 트윈 형태로 바뀌어 있다.

이미 5세대 데뷔 당시의 시승기에서도 언급했지만 대형차임에도 획기적인 기술을 적용한 경량화는 7시리즈의 키 포인트다. 루프와 네 개의 도어, 그리고 보닛 후드와 펜더, 트렁크 리드 등에는 경량 알루미늄을 사용해 30kg 이상의 중량 저감을 이룩했다. 차체의 골격에 해당하는 부분에는 경량 스틸제를 사용하고 있으며 B필러와 사이드실 등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부분에는 고장력 강판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 결과 차체 중량은 선대 모델에 비해 55kg이 줄어들었지만 강성은 60%가, 비틀림 강성은 20%가 각각 향상되었다.

그런 노력의 결과는 수치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3.0리터 직렬 6기통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한 730d의 경우 출력은 6%, 토크는 15%가 증강되었지만 연비는 12% 향상됐다. 오늘 시승하는 760Li도 최고출력은 22%, 최대토크는 25% 증강되었지만 연비는 5% 향상되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km 당 299g으로 역시 크게 저감했다. 이는 ULEV와 유로5를 만족시키는 수치다. 이것이 각 부분별로 효율성을 극대화한 BMW Efficient Dynamics의 효과다.

차체 크기는 크기는 노멀 버전이 전장×전폭×전고가 5,072×1,902×1,479mm. 휠 베이스는 3,070mm로 다른 모델과 같다. 트레드는 공히 앞/뒤 1,611/1,650mm.

Interior

인테리어에서도 그래픽의 변화보다는 12기통 모델임을 표현하는 고급성의 강화가 추구되어있다. 예를 들어 루프 부분에 알칸타라 가죽을 사용한 것과 대시보드에 나파 가죽으로 치장한 것, 그리고 탑승객을 위한 머리 위 손잡이를 우드트림으로 처리한 것 등이 그것이다. 그야말로 사치의 극에 달한 구성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모던. 계기판과 그 오른쪽에 커다란 10.2인치의 AV모니터가 그런 느낌을 주도한다. 스티어링 휠 중심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주행 보조장치를 위한 버튼을, 오른쪽에는 엔터테인먼트 버튼을 배열하는 원칙은 대형차라고 다르지 않다.

대시보드의 구성에서 센터페시아가 운전자쪽으로 7도가 기울어져 있는데 더 크게 느껴진다. 운전자에 대한 배려에 비중을 두는 BMW다운 자세로의 회귀다. DVD삽입구와 내비게이션 등의 메모리 기능인 ‘바로가기’ 버튼도 그대로다. 오디오데이터와 내비게이션을 위한 12GB의 하드 디스크가 내장되어 있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속도계와 엔진회전계가 크게 가운데 자리한, 통상적인 배열이다. 속도계의 눈금이 260km/h까지 밖에 없는 것이 조금은 의아하다. 나이트 비전을 설정하고 있으며 계기판 전체가 LCD창의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속도계와 엔진회전계 아래쪽에는 다이나믹 트랙션의 작동 상황을 표시해 주고 가운데에는 ACC의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스티어링 칼럼 왼쪽에 내비게이션과 ACC, 차선변경 및 이탈경고장치, 그리고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작동을 위한 별도의 버튼이 나열되어 있는 것도 주목을 끈다. 이 역시 iDrive를 통해서도 할 수 있지만 자주 사용하는 장비를 쉽게 판별할 수 있도록 한다는 원칙에 입각한 것이다. 실렉터 레버가 플로어로 다시 내려온 것도 벌써 익숙해져 있다. iDrive컨트롤 다이얼 주변 버튼이 7개인 것은 여전히 조금은 복잡해 보인다. .

시트는 4인승. 760i에는 5인승도 있다. BMW는 다른 메이커와 달리 자체 공장에서 시트를 개발 생산한다. 달리는 즐거움을 위해서는 시트가 큰 역할을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5세대 7시리즈도 시트에 대한 BMW의 생각을 잘 보여주고 있다. 760Li에서도 뒷좌석의 안마 기능은 여전히 렉서스 LS보다 간단하다.

그래도 L7 때부터 BMW는 이 차가 쇼파드리븐으로 많이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해 뒷좌석에 대해 많은 배려를 하고 있다. 앞 시트백 뒤쪽에 9.2인치의 거대한 모니터로는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센터 암 레스트에 있는 iDrive컨트롤러로 좌우 독립식으로 조작할 수 있다. 프론트 센터페시아의 모니터와 함께 해상도(1,280×480픽셀)가 높아 TV시청시 깨끗한 화면이 인상적이다. 물론 좌우 시트 독립식으로 에어컨 컨트롤도 기본이다. 뒷좌석에 앉아서도 이런 장비를 통해 무료하지 않게 이동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7시리즈에는 3.0리터 직렬 6기통 트윈터보와 4.4리터 V8 트윈터보 가솔린 두 가지, 3.0리터 직렬 6기통 커먼레일 트윈터보 디젤 등 모두 세가지가 설정되어 있었다. 여기에 6리터 V12 트윈파워 터보 엔진이 추가됐다. 모든 엔진은 트윈 터보의 채용과 린번(Lean Burn) 연료직접분사장치인 HPI가 채용되어 있는 것이 포인트다. 2004년 BMW가 이피션트 다이나믹스 컨셉을 발표하면서부터 적용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오늘 시승하는 760Li에는 5,972cc V형 12기통 DOHC 48밸브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최고출력 544ps/5,200rpm, 최대토크 750Nm(76.5kgm)/1,500~5,000rpm을 발휘한다. 가장 큰 포인트는 12기통 엔진으로써는 처음으로 고정밀 직분사 방식과 트윈 터보 시스템이 채용되었다는 것.

4세대 V12는 자연흡기가 아닌 트윈 터보로 형식이 바뀌었다. 그로 인해 출력 면에서도 벤츠 S600을 능가하고 최대 토크의 발생 시점은 디젤 수준으로 낮췄다. 이미 선 보인 750i의 4.4리터 V8 엔진과 동일한 트윈 터보 시스템이 적용된다. 76.5kg.m의 최대 토크를 단 1,500rpm의 낮은 회전수에서 부터 5천 rpm까지 일정하게 발휘한다.

BMW의 새 트윈 터보 시스템은 트윈파워 터보로 불린다. 트윈파워 터보는 V8부터 X5, X6 M, 그리고 760i의 V12까지 동일하게 적용된다. 연소실에 연료를 직접 분사하는 고정밀 직분사(HPI :High Precision Injection)부터 BMW가 자랑하는 더블 바노스까지 현존하는 엔진 기술이 집대성 되어 있다.

이피션트다이내믹스 전략 하에 적용된 브레이크 에너지 재생, 전자 냉각수 펌프, 적재시 성능과 연료 소모의 균형을 더욱 최적화하는 유량 제어 오일 펌프 등이 장착되어 연료 소비와 배기가스 방출을 최소한으로 감소시킨다.

뱅크각은 60도로 진동을 완벽하게 잡아냈다. 또 대부분의 부품을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무게의 증가를 최소화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엔진의 중량은 272kg. 보어×스트로크는 89×80mm의 숏 스트로크 방식이며 압축비는 터보 엔진으로는 상당히 높은 10.0:1이다. 피에조 인젝터의 압력은 200바이다.

변속기도 ZF와 공동 개발한 신형 8단 AT가 조합됐다. 기어가 2개 늘어났지만 신형 8단은 기존의 6단 보다 전체 사이즈가 줄어들었고 부품 수의 증가는 소폭에 그친다. 반면 변속 시간은 더욱 빨라진 것이 특징이다. 기존 6단 AT 로도 충분하지만 거기에 주행의 편안함, 성능, 효율성 측면에서 잠재성을 더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패들 시프트는 없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타코미터의 바늘이 올라가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조용하다. 누구나 그렇듯이 이런 대 배기량을 만나면 기대치가 크다. 다만 중저배기량과 다르다면 세밀함보다는 호쾌함을 상상한다.

해외 시승 대부분이 그렇듯이 서울에서의 시승처럼 기어비를 점검할 수는 없었다. 다른 부분은 이미 750Li와 730d의 시승을 통해 살펴 보았으므로 주로 6리터 V형 12기통의 힘에 비중을 두기로 했다. 우선은 출발 감각. 무음 주행에 가까운 발진을 한다. 8단 변속기의 1단은 출발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 추가된 것이지만 오른발을 조금은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할 것 같다. 다른 종류의 힘이 느껴진다.

매끄러운 것은 분명하지만 내재된 힘이 이미 운전자를 자극한다. ‘달리는 즐거움’이라는 BMW의 슬로건을 V형 12기통은 어떻게 만족시키는지를 점검해 보라는 듯이 부추긴다. 시내 주행시에는 그저 미끄러진다. 이 때의 엔진 회전은 1,100rpm 전후로 모든 속도 영역을 커버한다. 그 이상 특별히 힘을 가해 가속을 할 필요가 없이 2톤이 넘는 차체를 밀어 붙인다.

추월을 위해 오른발에 약간 힘을 주면 타코미터의 바늘은 3,000rpm을 넘지 않으며 반응해 준다. 조금은 조심해야 한다. ‘슈~욱’하며 치고 나가는 맛이 여유동력이 넘치는 대 배기량차의 전형이다. 아니 그동안의 V12보다 한 수 위다. 그렇다고 뚜렷하게 체감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면서도 안정적인 거동을 보여 준다. 선대 760Li 의 6단 AT도 그랬지만 세련됐다는 말 이외 딱히 적절한 단어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성큼거리며 전진하지만 세밀한 영역에서의 응답성도 압권이다. 8단 AT의 감각을 체감할 수는 없다. 연비 개선 등의 수치로 나타날 것이다. 변속이 부드럽다는 것을 느낀다면 이미 그것은 충격을 미미하게나마 감지했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런 말이 필요없다.

제원표상의 0-100km/h 가속성능은 4.6초. 선대 모델은 5.5초였다. 수치상으로 성능이 크게 향상되었지만 그런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배기량에 따른 당연한 성능이기에 그보다는 다른 측면에서의 주행성을 더 중시한다. 5시리즈나 3시리즈와는 달리 저속에서 고속에 이르기까지 가속감은 극단적으로 억제하고 있다.

그래서 치고 나가며 주변의 변화를 느끼는 달리는 맛이라는 측면에서는 성인 취향을 보인다. 이런 세그먼트의 차는 기계적으로 운전자가 끼어들 여지를 주지 않는다. 거의 모든 것을 자동차가 알아서 해결해 준다. 무릎 마래의 페달을 밟은 발과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 정도가 개입한다. 엔진 사운드도 저속에서 고속에 이르기까지 큰 차이가 없다. 콩크리트 도로를 지날 때 노면 소음이 크게 느껴질 징도다.

아우토반으로 올라섰다. 뮌헨 주변의 아우토반은 여전히 악명(?) 높다. 게다가 오늘은 토요일이다. 그래서 국제시승회 주최측은 코스를 북동쪽으로 잡아 주었다. 오스트리아쪽으로 내려 가는 차량을 피해서다.

100km/h에서의 엔진 회전은 1,300rpm. 선대 모델은 1,600rpm이었다. 레드존은 6,800rpm부터.

앞이 잠깐 트인다. 그냥 오른발에 힘을 주었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지도 않았다. 그런데 벌써 속도계의 바늘이 200km/h를 넘는다. 이 때 엔진회전은 8단에서 2,800rpm. 그대로 조금 더 밀어 붙이자 250km/h에 달한다. 그 순간의 회전수는 4,500rpm. 약간 기다리면 3,800rpm으로 떨어진다. 세 번 정도 같은 속도에 도전할 수 있었다.

그런데 ‘팅’ 하는 스피드리미터 작동음이 들리지 않는다. 바늘이 계속 올라간다. 동승자가 120km/h 정도의 속도로 달리는 기분이라고 한다. 이것이 대 배기량차가 보여 주는 카리스마다. 그 상태에서도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사실 내친김에 오랜만에 300이라는 숫자를 볼까 했었지만 이곳은 뮌헨 주변이다. 속도계의 눈금도 260km/h까지 밖에 없다. 아쉬운 부분이다.

이런 속도에 대해 혹자는 말한다. 그정도로 달릴 수 있는 도로가 얼마나 있냐고. 하지만 그 정도의 속도로 달릴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모든 구비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었다는 얘기이다. 잠재성이 무한하다고 표현할 수도 있다.

5세대 7시리즈의 포인트 중 하나인 드라이빙 다이나믹 컨트롤 시스템,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 시스템 등이 주는 안심감은 상상 이상이다. 특히 뒷좌석에서 차체의 쏠림을 의식하지 않게 하는 거동은 플래그십 모델다운 거동이다.

서스펜션은 프론트 더블 위시본, 리어 인테그럴 액슬. BMW는 시스템이 무엇이냐보다는 실제 도로에서 엔진 이길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를 추구한다. 더 이상 속도를 올려 보지 못해 섀시와 엔진의 우열을 판가름할 수는 없었다.

760Li는 한마디로 럭셔리 세단의 궁극의 조건을 갖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비교할만한 성격의 세그먼트도 아니다. BMW의 DNA 를 살리면서 시대적인 과제도 수행하고 동시에 프레스티지 모델로서의 카리스마를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중요하다. 그것은 직접 체험해 보지 않고 왈가왈부 할 사안은 아니다.

주요제원 BMW 760Li

크기
전장×전폭×전고 : 5,072×1,902×1,479 mm
휠 베이스 : 3,070mm
트레드 앞/뒤 : 1,611/1,650 mm
차량중량 : 2,175kg
연료탱크 용량 : 82리터
트렁크용량 : 750리터

엔진
형식 : 5,972cc V12 DOHC 트윈파워 터보
보어×스트로크 : 89.0×80.0 mm
최고출력 : 544ps/5,250rpm
최대토크 : 750Nm(76.5kgm)/1,500~5,000rpm

트랜스미션
형식 : 8단 AT
기어비:(1/2/3/4/5/6/7/8/R) 4.70/3.13/2.10/1.67/1.29/1.00/0.84/0.67/3.30
최종감속비 : 2.81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 /멀티링크
브레이크: 4륜 V. 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파워)
타이어: 앞//뒤 245/45 R19//275/40R19
구동방식: FR

성능
0-100km/h : 4.6초
최고속도 : 250km/h(자동제한)
최소회전반경 : -- m
연비: 12.9리터/100km
이산화탄소 배출량 : 299g/km(760i) 303g/km(760Li)

차량 가격
----만원(VAT포함)
(작성일자 : 2009년 8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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