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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BMW 535d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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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8-12 16: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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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535d는 디젤 스포츠를 표방하는 럭셔리 세단이다. 트윈 터보 유닛은 다른 디젤과 확실한 성능의 우위를 보일만큼 화끈한 힘을 자랑한다. 순발력도 빠르지만 속도 제한까지의 가속력이 이전과 큰 차이를 안 보인다는 게 인상적이다. 특히 200km/h 이후의 가속력이 일품이다. 최고의 디젤 엔진과 풀 옵션에 따른 대가는 M3의 가격을 요구하지만 성능은 물론 연비까지 모두 잡은 상품성은 반하지 않을 수 없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2000년대 들어 디젤의 기술은 눈에 띄게 발전했다. 기존의 디젤은 풍부한 토크와 좋은 연비가 장점으로 꼽혔지만 몇 년 전부터는 출력 면에서도 가솔린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지금의 디젤은 VGT와 피에조 등의 기술이 더해지면서 연비와 토크, 출력까지 모두 잡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6기통 이상의 디젤은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6기통으로도 충분한 성능을 낼 수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아직까지는 폭스바겐의 V10을 비롯한 몇몇 V8 디젤이 있긴 하지만 판매 볼륨이 워낙 작고 조만간 단종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디젤의 가장 높은 클래스는 6기통, 그중에서도 3리터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시장에는 대단히 많은 6기통 3리터 디젤이 나와 있다. 유럽 메이커는 물론 한국의 현대도 뛰어난 수준의 V6 3리터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 많은 3리터 디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유하고 있는 게 바로 오늘 시승하는 535d의 트윈 터보 유닛(M57TU2D30)이다. BMW의 직렬 6기통 3리터 트윈 터보 디젤은 2004년 발표됐지만 여전히 출력 면에서 타사의 V6 보다 우위에 있다.

BMW는 언제나 최고 수준의 가솔린 엔진으로 평판이 높았다. 높은 리터당 출력과 토크는 가솔린 엔진의 기준으로 받아들여지곤 했다. BMW는 이런 엔진 기술을 디젤에게 확대하고 있다. 535d의 3리터 트윈 터보는 양산 디젤로는 처음으로 리터당 마력이 90마력을 돌파했다. 이 유닛이 처음 나올 때만 해도 디젤의 평균 리터당 출력은 75마력 내외에 불과했지만 BMW는 단숨에 90마력을 달성했다. 거기다 양산 디젤로는 처음으로 리터당 100마력을 달성한 것도 바로 BMW다. 리터당 100마력 디젤을 2개(2리터 204마력, 3리터 306마력)나 보유하고 있는 메이커도 BMW가 유일하다.

535d에 올라간 트윈 터보 유닛은 보그워너와 공동 개발한 것이다. 배기량은 2,993cc로 다른 직렬 6기통과 동일하지만 여기에 터보를 하나 더했다. 그리고 단순히 터보를 하나 추가한 게 아니라 시스템 자체가 기존과는 상당히 다르다.

가변 트윈 터보 유닛은 저속의 빠른 반응과 고속의 큰 출력을 위해 각기 사이즈가 다른 터빈 2개를 배치하고 있다. 저속용 터빈은 사이즈가 작고 무게 자체도 가벼워 지체 현상을 최소화 하는 역할을 한다. 첫 번째 터빈은 아이들링부터 1,500 rpm까지 작동하는 것으로 컨트롤 밸브가 대부분의 배기가스를 소형 터빈에 공급한다. 때문에 단 1,500 rpm이라는 낮은 회전수에서 이미 54.1kg.m이라는 큰 토크를 발휘한다.

반면 1,500 rpm부터 2,500 rpm 사이에서는 두 번째 터보가 작동을 시작한다. 이때부터는 대부분의 배기가스가 큰 터빈으로 직접 공급돼 부스트를 높인다. 2천 rpm에서는 57.2kg.m의 최대 토크가 나오고 터빈의 변환이 매우 부드러운 게 특징이다. 그리고 2,500 rpm 이상에서는 거의 모든 배기가스가 큰 터빈에 집중돼 높은 출력을 생산한다. 2007년형부터는 최대 토크의 시점이 1,750 rpm으로 더욱 낮아졌다.

즉 저회전의 풍부한 토크와 고회전의 출력을 모두 잡은 케이스이다. 거기다 얼마 전에는 재규어의 3리터 디젤의 출시를 기다렸다는 듯 더욱 강력해진 306마력 버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306마력 버전은 토크도 61.1kg.m으로 늘어난 반면 연료 소모와 CO2 배출량은 4%씩 줄어들었다. 토크의 수치가 높아졌지만 발생 회전수가 1,500 rpm으로 낮아진 것도 눈에 띄는 개선이다.

EXTERIOR & INTERIOR

외관에서는 일반 5시리즈와 특별히 다른 점은 없다. 최고의 6기통 디젤이 탑재됐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은 트렁크 리드에 붙은 535d 로고뿐이다. 한 쪽으로 모인 한 쌍의 머플러도 성능을 생각하면 수수하게 보인다. 지금의 5시리즈는 풀 모델 체인지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날카로운 스타일링이 매력적이다. 각 요소에 적용된 디테일은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면모를 각인시키고 있다.

시승차의 휠과 타이어는 M 스포트 패키지이다. 타이어는 앞-245/45R/18, 뒤-275/35R/18 사이즈의 던롭 SP 스포트01이다. 배기량을 생각하면 뒤 타이어의 사이즈가 크게 느낄 수도 있지만 엔진의 토크를 고려하면 적절해 보인다. 18인치 휠은 BMW로서는 다소 밋밋하게 보일 수도 있다.

이번에 시승하는 535d는 완전 풀 옵션 모델이다. 550i만큼의 옵션이 들어가 럭셔리 세단에 기대할 수 있는 편의 장비가 빠짐없이 들어 차 있다. HUD부터 시트 냉난방, 문이 덜 닫혔을 때 강제로 닫아주는 파워 클로저 등의 편의 장비가 가득하다. 시트의 경우만 해도 조절 버튼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자세를 잡는데 시간이 걸릴 정도다. 이런 편의 장비에 반해 키를 꽂고 다시 시동 버튼을 누르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시트의 작동은 당연히 모두 전동이며 헤드레스트의 높낮이조차 버튼으로 조절할 수 있다. 처음 조작할 때 시트 측면을 손으로 더듬는다면 많은 버튼에 당황할 수도 있다. 535d의 시트는 등받이의 상단을 따로 움직일 수 있어 어깨가 편하고 헤드레스트와 머리가 가까워진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손쉽게 머리를 뉘일 수 있다.

좌우 서포트의 날개도 조절이 가능해 스포츠 드라이빙에서는 타이트하게 몸을 잡아주고 움직임의 폭도 크다. 또 도어를 열면 승하차의 편의성을 위해 자동으로 날개가 풀리고 닫으면 다시 조이기까지 한다. 방석의 앞부분도 앞으로 빼낼 수 있어 장거리 운전 시에는 편하게 허벅지를 받쳐준다.

냉난방 기능은 총 3단계가 지원된다. 시트의 냉난방 기능은 아이드라이브와 연계돼 버튼을 누르면 곧장 시트 메뉴로 이동한다. 시트의 냉방과 난방 모두 등받이와 방석의 비율을 조절할 수도 있다. 마치 오디오의 밸런스 조절처럼 말이다. 시트의 쿠션은 등박이와 방석 모두 다분히 물렁한 편이어서 단단한 감각을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무수히 많은 기능이 있는 아이드라이브는 단시간 내에 파악하기가 힘들다. 기자에게는 빠른 시간 내에 기능을 파악해야 하는 부담이, 오너에게는 시간을 두고 하나씩 알아간다는 여유로 해석할 수 있겠다. 아이드라이브는 여전히 사용 편의성이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초기에 비하면 큰 메뉴를 밖으로 꺼내 한결 편해진 건 사실이다.

인터페이스 면에서는 BMW의 공조 장치가 가장 좋은 편에 속한다. 다른 BMW처럼 5시리즈의 공조 장치 역시 대단히 편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완전 자동도 지원되지만 수동으로 손쉽게 바람의 세기와 온도를 조작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는 요즘처럼 에어컨을 자주 사용하는 계절에 매우 편리하다.

실내의 느낌은 스포티함 보다는 컴포트에 가깝다. 우드를 많이 사용하는 대신 메탈 트림은 기어 레버 주변에만 한정적으로 쓰였고 가죽과 플라스틱을 비롯한 각 소재는 고급 세단에 어울리는 품질을 갖추고 있다. 유리는 4개 모두 상하향 원터치가 지원되고, 특히 2열 유리는 남김없이 내려간다.

POWERTRAIN & IMPRESSION

535d의 3리터 트윈 터보 디젤이 발휘하는 최고 출력은 286마력, 최대 토크는 59.2kg.m이다. 출력으로 본다면 BMW의 3리터 트윈 터보 가솔린에 육박하고 토크의 수치는 M5 이상이다. 물론 회전 한계가 낮긴 하지만 M5급의 토크가 1,750 rpm이라는 낮은 회전수에서 시작된다.

아이들링 소음은 다른 디젤과 크게 다를바 없지만 방음 정도가 뛰어나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 사운드가 적은 편이다. 그리고 진동의 억제 능력도 상당히 뛰어나다. 풀 옵션 사양의 럭셔리 세단답게 NVH에도 상당히 신경을 쓴 모습이다.

가다서다가 잦은 정체 구간에서는 535d의 실력을 제대로 느끼기가 힘들다. 물론 트윈 터보의 반응이 빨라 시내에서도 불편함이 없지만 가속 페달을 약하게 밟는 상황에서는 다른 3리터와 큰 차이가 난다고 할 순 없다. 535d는 속도가 붙으면 붙을수록 차별화된 성능이 더욱 빛난다.

가속 페달을 힘껏 밟으면 엔진의 회전수가 빠르게 올라가면서 속도도 순식간에 솟구친다. 0→100km/h 가속 시간은 6.4초로, 사실 이정도 순발력을 내는 세단은 흔하다. 하지만 3리터 디젤로서 0→100km/h 가속이 6초 초반을 기록하는 차는 흔치 않다. 거기다 워낙 토크가 높아 느낌도 조금 다르다. 날카롭게 가속된다는 표현 보다는 묵직하면서도 힘차게 밀어준다고 말하고 싶다. 거기다 좀 전에 밝힌 대로 속도가 붙으면 더욱 잘 나간다. 출발 후 정말 잠시면 속도계의 바늘이 ‘200’ 부근에 가있다. 그러면서도 5단으로 넘어가도 바늘이 올라가는 속도가 전혀 처지지 않는다. 빅 터보의 힘이라고 할까.

1~4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50, 85, 148, 195km/h로 단수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기어비가 벌어지는 세팅이다. 하지만 535d의 진정한 실력은 순발력 보다는 추월 또는 고속에서의 가속력에서 나타난다. 고출력 모델, 특히 독일차는 고속에서도 가속력이 좋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535는 그런 점이 더욱 부각된다. 150→200km/h이나 200→속도 제한까지의 가속이 정말 큰 차이가 없다. 최고 속도는 5단 4,500 rpm에서 제한이 걸리는데, 달려 나가는 기세로 본다면 그 이상도 충분할 듯싶다. 토크가 워낙 좋기에 기어비가 낮은 6단으로도 속도 제한에서 가속이 될 것만 같은 느낌이다.

반면 6단으로 100km/h 주행 시 회전수는 1,500 rpm에 불과하다. 이렇게 회전수가 낮아 고속도로에서 주로 사용하는 속도에서는 탁월한 정숙성을 보인다. 535d의 엔진은 터빈이 돌아가면 더욱 정숙해지고 특히 엔진 룸과 하체의 방음 능력이 탁월하다. 타이어가 비교적 소음이 있는 제품인데도 불구하고 고속도로에서 주로 사용하는 속도에서는 약간의 바람 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그리고 성능에 비해 뛰어난 연비도 빼놓을 수 없는 상품성의 일부이다. 100~120km/h 내외로 정속 주행 할 경우 순간 연비는 15~18km/L 사이를 기록해 최근 시승했던 2리터 디젤과 거의 근접한 수치를 보인다. 배기량과 출력을 생각하면 정말 좋은 연비라고 할 수 있다. 공인 연비도 12.9km/L에 달한다. 가솔린으로 이 정도 순발력과 고속에서의 가속력을 낸다고 한다면 이런 공인 연비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하체도 비교적 소프트해 BMW는 점차 부드러워진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현행 5시리즈가 처음 나올 때만 해도 놀랄 만큼 하체가 단단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는 보다 컴포트한 성향으로 바뀌고 있다. 하체가 부드러워져도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운동 성능이 더욱 좋아졌다. 하지만 이전과 비교해 심리적으로는 약간의 불안감도 느끼는 게 사실이다. 기존의 BMW에 익숙해졌자면 이런 부분이 불만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일반 소비자에게는 더욱 환영받을 만한 변화이다. 승차감은 매우 좋아 모든 충격을 깔끔하게 흡수해 낸다.

개인적으로는 고속에서도 스티어링 휠이 더 묵직해지지 않는 게 유일한 불만이다. DTC 상당히 적극적으로 개입해 직선 주행에서도 요철을 넘을 때 계속 램프가 껌벅거린다. 즉 535d의 DTC는 적극적인 운전을 도와주는 개념이다. 한 예로 코너에서 DTC를 끄면 언더스티어가 크게 일어난다. 반면 DTC를 켜고 주행할 때는 과감하게 뒤를 흘리면서도 코너를 빠져나갈 수 있고 운전의 재미와 적극적 안정성도 더 높아진다. DTC는 개입이 빠른 반면 풀리는 것도 빠르다.

브레이크는 나무랄데 없다. 초기 응답성이 민감한 편은 아니지만 힘을 주는 대로 멈춰 선다. 누구라도 쉽게 다룰 수 있는 브레이크 세팅이다. 거기다 급제동 시에도 좌우 밸런스가 상당히 좋고 노면이 좋지 않은 곳에서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BMW 535d는 출시된지 5년이 돼 가지만 여전히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출시될 때나 지금이나 동급의 다른 디젤에 비해 성능을 보유하고 있는 것에서는 한 발 앞선 기술력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강력한 성능과 좋은 연비를 모두 만족하는 디젤 엔진의 럭셔리 세단을 선택한다면 535d 이외에는 별다른 선택이 없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주요제원 BMW 535d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41×1,846×1,468mm
휠베이스 : 2,888mm
트레드 앞/뒤 : 1,558/1,581mm
차량중량 : 1,740kg,

엔진
형식 : 2,993cc 직렬 6기통 디젤 트윈 터보
보어×스트로크 : 90×84mm
최고출력 : 286마력/4,400rpm
최대토크 : 59.2kgm/1,750~2,250rpm
압축비 : 16.5:1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AT
기어비 : 4.17/2.34/1.52/1.14/0.87/0.69
최종감속비 : 2.56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 링크
스티어링 휠 : 랙 & 피니언(파워)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구동방식 : 뒷바퀴굴림
타이어 : 앞-245/40R/18, 뒤- 275/35R/18

성능
0-100km/h : 6.4초
최고속도 : 250km/h
최소회전반경 : --
연비 : 12.9km/ℓ
연료탱크 용량 : 70리터

차량가격
9,9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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