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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기아 씨드 1.4 ISG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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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8-18 13:58:31

본문

씨드 ISG는 기아라는 한국 회사가 만든 유럽차이다. 1.4리터 엔진과 5단 수동변속기의 매칭은 골프를 연상시키고 하체의 세팅 역시 전형적인 유럽차의 감각이다. 낮은 배기량 때문에 가속 성능은 어느 정도의 한계를 보이지만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차체 사이즈를 잊을 정도로 뛰어나다. 자동으로 엔진을 끄고 켜는 ISG는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빠르고 작동 시 위화감도 느끼기 힘들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씨드는 유럽의 C 세그먼트를 겨냥한 기아의 전략 모델이다. C 세그먼트는 유럽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는 클래스로 골프와 포커스, 아스트라, 메간 같은 쟁쟁한 모델들이 포진하고 있다. 올해 들어 B 세그먼트의 판매가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유럽 시장의 주력은 C 세그먼트이고 이 클래스에 차를 내놓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씨드는 i30과 플랫폼을 공유하긴 하지만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은 물론 생산까지 모두 유럽에서 진행되는 유럽차이다. 1.6 & 2리터 디젤의 개발도 독일 러셀하임의 R&D 센터에서 주도했다. 현대/기아는 유럽의 C 세그먼트에 진출하기 위해 2002년부터 착실하게 준비를 해왔다. 그런 노력 끝에 탄생한 씨드는 스타일링부터 주행 성능에 이르기까지 큰 호응을 얻었고 반값 골프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금의 유럽 시장은 씨드가 데뷔하던 때 당시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유럽 각국이 CO2 기반의 세제를 실시하고 고연비 차량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효율을 더욱 높여야 하는 게 선결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트렌드 때문에 유럽에서 각광 받고 있는 게 바로 스톱-스타트이다. 스톱-스타트는 다수의 유럽 메이커들이 도입하고 있으며 기아도 2009년형 모델부터 씨드에 ISG(Idling Stop & Go)를 적용하고 있다.

여러 번 소개된 것처럼 스톱-스타트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비해 높은 성능을 인정받고 있는 장비이다. 가장 큰 장점은 공회전 시 발생하는 불필요한 연료의 소모를 막아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호등 정차 시 같은 상황에서 자동으로 엔진이 꺼지고 운전자가 클러치 페달을 밟거나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자동으로 엔진이 시동된다. 미국 EPA는 도심 운행에서 운전자들이 자동차에 머무는 시간의 35%가 공회전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다른 나라의 도심 상황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자동으로 시동 온오프가 되는 스톱-스타트 적용 시 시내 연비는 5~10% 좋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SG가 적용된 씨드의 경우 1.4리터 모델은 CO2 배출량이 145g/km에서 137g/km으로, 1.6 CRDi는 104g/km까지 감소한다.

스톱-스타트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유럽 지역에만 국한돼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수동변속기에만 적용 가능하기 때문으로 자동변속기용 시스템은 최근 들어 개발되고 있다. 자동변속기용 스톱-스타트가 상용화 될 경우 유럽 이외의 지역에까지 확산될 것이 틀림없다.

스톱-스타트는 마이크로 하이브리드라 불리기도 한다. 별도의 배터리나 전기 모터는 없지만 도심 주행에서 하이브리드와 비슷한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반면 배터리 센서와 크랭크 센서 등 몇 개의 부품을 고치거나 더하면 되기 때문에 코스트 상승의 부담도 적은 편으로 알려졌다. 2004년 선보인 발레오의 StARS(StARS, Starter-Alternator Reversible System)는 기존의 알터네이터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스톱-스타트의 의문점 중 하나는 잦은 재시동에서 발생되는 연료 소모이다. 푸조에 따르면 배기량에 따라 다르지만 엔진 재시동에 소모되는 연료는 2~3초의 공회전 시간과 동일하다. 반면 한 국내 조사에서는 재시동 시 필요한 연료가 6.6초의 공회전과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3~7초 이상 정차 시에는 스톱-스타트가 연비에 더 유리하다. 스톱-스타트는 에어컨과 히터를 사용하기 위해 기능을 해제할 수도 있다. 최근에 나온 시스템은 재시동에 걸리는 반응 시간도 0.35초까지 줄어든 상태이다. 보쉬와 발레오는 2012년 유럽 신차의 30%는 스톱-스타트를 채용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번에 시승하는 씨드는 기아가 연구용으로 수입한 모델로 ISG가 장착된 차량이다. 엔진의 배기량은 라인업에서 가장 작은 1.4리터이며 트림도 최하위에 해당된다. 유럽의 소형차답게(?) 변속기도 5단 수동 사양이다.

EXTERIOR & INTERIOR

시승차는 외관만 봐도 최하위 트림인 것이 티가 난다. 휠 캡이 달려 있는 스틸 휠은 정말로 오랜 만에 보는 것이다. 수입차는 물론 국산 신차만 해도 어지간만 모델은 전부 알로이 휠이 달려 나오기 때문에 오히려 신선하다고 해야 할 정도이다. 그래도 알로이 휠 같은 외관 때문에 생각 보다는 싼 티가 나지 않는다. 범퍼의 안개등 자리도 막혀 있다. 즉 안개등도 없는 소위 ‘깡통’차이다. 이러다 보니 보닛 리프트가 가스식이 아닌 것은 당연해 보인다. 타이어는 195/65R/15 사이즈의 미쉐린 에너지이다.

스타일링은 전형적인 유럽의 C 세그먼트 해치백이다. 단단한 느낌의 외관이 골프와도 비슷하다. 실물로 본 씨드는 사진과는 조금 느낌이 다른데, 우선 전면부는 클릭을 닮아 있고 그 외의 디테일은 카니발 등의 기아차를 연상케 한다.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235×1,790×1,480mm으로, 현대 i30(4,245×1,775×1,480mm)과 거의 흡사하고 휠베이스는 2,650mm로 동일하다.

국내 기준에서 본다면 씨드 ISG의 실내는 아이러니한 면이 있다. 직물 시트를 비롯해 최하위 트림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반면 ESP와 에어백이 마련된다. 에어백은 듀얼은 물론 2열까지 펼쳐지는 커튼, 시트에 내장된 사이드까지 총 6개나 있다. 국내 기준으로 에어백만 보자면 최고급 사양이다. 그런 반면 사이드미러는 양쪽 모두 수동이다. 동반자가 없다면 손을 쭉 뻗어 조절해야 한다. 국산차라면 상상할 수 없는 저사양이다. 거기다 실내등도 없다. 실내등 없는 차는 아마 처음 보는 것 같다.

실내 소재도 국내에서 팔리는 i30이나 아반떼에 비교할 수준이 안 된다. 눈으로 보기에도 대시보드와 도어트림 등에 적용된 플라스틱의 질이 좋아 보이진 않는다. 실제로 만져도 상당히 딱딱한 편이다. 씨드에 비한다면 i30의 실내 재질은 그야말로 럭셔리이다. 재질의 딱딱함에 비해서는 주행 중 잡소리는 거의 없다. 패널의 조립 단차가 치밀해 품질은 상당히 좋게 느껴진다. 단지 스티어링 휠은 손으로 잡고 조금만 힘을 줘도 잡소리가 발생하는 게 흠이라고 할 정도이다. 유럽 소비자가 진동이나 소리에 관대하다는 말이 생각난다.

실내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시트의 단단함이다. 앉자마자 그 단단함에 놀랐다. 최근에 타본 어떤 시승차보다도 씨드의 시트는 쿠션이 없다. 한국에서 팔리는 기아차와는 전혀 다른 세팅이다. 시트가 단단하다고 하면 얼핏 불편할 것 같지만 오히려 그 반대이다. 운전을 오래할 수록 단단한 시트가 더 편하고 피로도 적다.

센터페시아는 상단에 작은 액정이 있고 바로 밑에 오디오 패널이 있는 단순한 구성이다. 상당의 액정을 통해서는 도어 열림부터 실시간 연비 같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오디오는 6CD 체인저가 내장돼 있다. 계기판은 속도계가 가운데 배치된 심플한 디자인이며 스티어링 컬럼 좌측에는 ESP와 ISG 버튼이 위치해 있다. 변속기는 5단 수동 사양으로 후진은 들어 올린 후 위로 밀어야 하는 타입이다. 2열 공간은 i30과 동일해 성인이 앉아도 레그룸이나 헤드룸에 부족함이 없다. 대신 윈도우는 레버를 잡고 빙빙 돌려야 하는 수동식이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105마력의 1.4리터 가솔린이다. 씨드에서는 가장 작은 엔진으로 5단 수동 변속기와 맞물린다. 배기량은 1,396cc로 국내에서 팔리는 1.4리터(클릭, 베르나, 프라이드)와 큰 차이 없지만 세팅은 사뭇 다르다. 105마력의 출력은 6,200 rpm에서 나오고 13.9kg.m의 최대 토크는 5천 rpm 발휘된다. 즉 비교적 고회전 지향이다. 반면 국내의 1.4리터는 95마력/6천 rpm, 12.7kg.m/4,700 rpm으로 수치에서도 차이가 나지만 실제 주행에서도 다른 특성을 보인다.

씨드의 아이들링 소음은 상당히 조용하지만 회전수를 조금만 올려도 음량이 커진다. 그리고 3천 rpm을 넘으면 힘의 증가와 함께 소음도 비례한다. 이는 엔진룸의 방음 정도가 부족한 것도 있다. 익히 알려진 대로 유럽 소비자들은 소음에 관대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겠다. 씨드에 올라간 1.4리터 엔진은 저속 토크가 부족하다. 제원에서 예상한 것처럼 회전수를 높게 써가면서 운전해야 비로써 제 힘을 발휘한다. 낮은 회전수에서는 토크가 빈약해 다소 답답한 면이 있다. 따라서 부족한 저속 토크를 간격이 좁은 기어비로 보완했다.

1~4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40, 80, 125, 160km/h로 남아도는 가속력은 아니지만 크게 힘들이지 않고 속도가 올라간다. 최고 속도는 180km/h를 약간 넘고 이때의 회전수는 5단 5,600 rpm 내외이다. 제원상 최고 속도도 185km/h로 평지에서 이 이상의 속도는 힘들어 보인다. 또 톱 기어로 100km/h 주행 시에도 회전수가 3천 rpm이다. 엔진의 배기량을 고려해 톱 기어의 회전수도 높게 잡혀 있다. 고속으로 주행 시에는 6단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씨드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하체이다. 씨드의 핸들링에 대한 외지의 칭찬을 많이 봤는데 실제로도 운동 성능이 대단히 좋다. 하체의 특성은 전형적인 유럽의 그것으로 댐퍼의 스트로크 자체가 매우 짧고 그 탄탄함이 골프보다도 더 한 것 같다. 그리고 고속 주행 시 바닥에 들러붙는 느낌은 국산차에서 느낄 수 없는 것이다. 타이어가 그립이 높은 제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슬라럼에서 각 휠이 지지하는 능력이 훌륭하다.

그럼에도 승차감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 불규칙한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추가적인 여진이 없고 무엇보다도 자잘한 움직임이 적은 게 장점이다. 물론 승차감 역시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긴 하다. ESP는 차의 접지력을 생각했을 때는 개입 시점을 더 늦춰도 좋을 뻔 했다. 기본적으로는 언더스티어지만 어지간해서는 차의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ESP 작동 시 진동은 상당히 크다.

스티어링은 씨드의 장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가 가벼운 편이지만 상당히 정확한 조향을 제공하고 손으로 전해지는 감각도 좋다. EPS의 세팅도 점점 세련된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 같다.

ISG는 기아의 스톱-스타트 기능을 일컫는다. ISG는 가다서다가 잦은 도심 주행에서 자동으로 엔진을 온오프 하는 기능으로 수동변속기의 경우 10% 내외로 연비가 좋아진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스톱-스타트 수동변속기에만 적용되지만 내년부터는 자동용도 출시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에도 스톱-스타트가 소개될 가능성이 높다.

스톱-스타트의 핵심은 빠른 엔진 온오프와 잦은 시동에 따른 부품의 내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중 운전자가 직접적으로 느끼는 것은 엔진 온오프에 따른 반응이다. 연비에 도움이 되어도 운전에 불편을 느낄 만큼 반응이 느리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기자 역시도 스톱-스타트의 성능에 큰 관심이 있어 왔다.

시승 결과 ISG의 성능은 기대 이상으로 빨랐다. 우선 주행 중 신호등에 걸려 차가 멈추게 되면 곧바로 시동이 꺼진다. 느낌상으로는 0.5초 이하이다. 그리고 클러치 페달을 밟거나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었다가 다시 밟으면 자동으로 시동이 켜진다. 재시동에 걸리는 반응 시간은 0.4초인데, 클러치 페달을 밟고 기어를 1단에 넣기도 전에 시동이 걸린다. 혹시나 시동의 반응이 기어 넣고 가속 페달 밟는 것에 따라오지 못할까 하는 우려는 씻은 듯 사라졌다.

문제는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철 또는 겨울이다. 여름에는 늘 에어컨을 키고 있는데, 정차 중 시동이 꺼지게 되면 에어컨도 꺼지고 팬만 돌아간다. 물론 잠시 동안은 에어컨의 냉기가 유지돼 견딜만 하지만 이 잠시를 못 참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럴 경우 ISG의 기능을 해제할 수 있는 별도의 버튼도 달려 있다. 그리고 정차 시 전장품이나 헤드램프 등의 전력 소비가 많아 전압이 떨어지면 다시 시동이 걸린다. 즉 가다서다가 잦은 정체 구간에서는 ISG의 작동 시간도 짧아진다. ISG는 일단 출발 후 차의 속도가 10km/h 이상 넘었을 경우에만 작동한다.

브레이크는 최근 타봤던 시승차 중에서는 가장 인상적이다. 평범한 C 세그먼트 해치백으로서는 놀라울 만큼 제동력이 좋다. 급제동 시 노즈다이브도 없지만 초기 제동력이 상당히 강력해 예상 보다 훨씬 빨리 속도가 줄어든다. 급제동 시점은 170km/h 내외로 고속도로에서 자주 사용하는 80~120km/h의 속도에서는 더더욱 강력하다. 거기다 좌우 밸런스가 좋고 연속된 급제동 시 발생하는 페이드의 양도 적다.

씨드는 기아 유럽의 차만들기 능력이 상당 수준에 올라왔음을 확인시켜준다. 화려한 편의 장비 보다 기본기에 충실한 세팅은 국내 소비자의 취향과는 완전히 달라 철저하게 유럽 시장에 특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소위 ‘깡통’이라고 불리는 최하위 트림이지만 ESP와 6개의 에어백이 채용된 것은 생각을 한 번 해 볼 문제이다. 2009년형부터 추가된 ISG는 도심 주행에서는 매우 유용해 다른 부분은 몰라도 빠른 시일 내에 국내 도입을 기대해 볼만하다.

기아 씨드 ISG 주요 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235×1,790×1,480mm
휠베이스 : 2,650mm
트레드 앞/뒤 : 1,546/1,544mm
차량중량 : 1.263kg
트렁크 용량 : 340리터

엔진
형식 : 1,396cc 직렬 4기통 가솔린
보어×스트로크 : 77×74.99mm
압축비 : 10.5:1
최고출력 : 105마력/6,200 rpm
최대토크 : 13.9kg.m/5,000 rpm
구동방식: 앞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5단 수동
기어비 : 3.786/2.053/1.370/1.031/0.837/
최종감속비 : 4.412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 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 피니언
타이어 : 195/55R15

성능
0-100km/h: 11.6초
최고속도: 185km/h
최소회전반경 : --
연료탱크 : 53리터
연비 : km/L
이산화탄소 배출량 : 137g/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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