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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재규어 X-타입 2.5L SE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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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1-10-24 09: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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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제네바쇼에 그 모습을 드러냈고 유럽에서는 지난 5월부터 시판된 재규어의 신 병기 X타입이 드디어 국내에도 상륙했다. 재규어로서는 마크Ⅰ이라는 모델 이래 56년만에 뛰어드는 D세그먼트의 모델로 벤츠 C클래스와 BMW3시리즈를 주 경쟁대상으로 표방하고 있다. 재규어 최초의 4WD시스템 트랙션 4를 채용한 X타입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첫 인상이 재규어 다움이 훨씬 많이 살아 있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 S타입은 과거 마크Ⅱ를 모티브로 한 그릴만으로 재규어라는 것을 주장했었지만 이 X타입은 유럽을 중심으로 강하게 각인되어 있는 재규어다움을 충분히 살리고 있다는 얘기이다. 특히 XJ시리즈의 인상이 강한 우리나라 오너들에게는 그 그릴과 헤드램프만으로 재규어임을 금방 알아볼 수 있는 터치를 하고 있다.

물론 전체적인 실루엣에서는 라운드화된 보디와, 역동적인 C필러, 테일 램프의 형상 등에서 S타입과 상통하는 부분이 많다. 여기에 X타입은 재규어다움과 스포츠성을 동시에 살리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685×1,790×1,420mm로 기존의 XJ나 S에 비해 컴팩트한 크기로 최소회전반경도 4WD임에도 불구하고 5.3m로 아주 적다. 그러나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나 BMW보다는 약간씩 크다.

인테리어는 XJ시리즈 특유의 호화로움은 약간 희석되었지만 재규어 전통의 질감이 살아 있다. 특히 시승차는 천연가죽 시트를 표준으로 하고 있는 SE로 우드 트림으로 인한 분위기가 재규어다움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컬러 매칭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약간 거슬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스티어링 휠은 틸팅, 텔레스코픽 양쪽 모두로 조정이 가능하고 전동 시트는 요즈음 유행인 메모리 기능은 없지만 원하는 시트 포지션을 설정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리어 시트가 70:30의 비율로 접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이하다. 물론 이로 인해 트렁크 공간의 활용성이 커졌다.

도어 트림상의 커다란 수납공간도 재미있고 접이식 전동 사이드미러도 기본으로 채용하고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의 윈도우는 모두 원터치식으로 열리고 닫히며 선루프 역시 버튼을 가볍게 누르면 끝까지 열리고 닫힌다. 물론 사이에 손 등이 끼었을 때를 대비한 안티 트랩 방식도 적용되어 있다.

안전장비에 대한 배려도 충분하다. 에어백의 작동여부와 작동 강도를 조절하는 스마트 에어백을 채택한 것은 물론이고 역시 재규어로서는 최초로 커튼형 에어백을 채용하고 있다. 앞좌석 프리텐셔너 시트 벨트는 그렇다 하더라도 전좌석 3점식 시트벨트를 채용한 점도 돋 보인다.

경쟁 모델과 차별화하기 위한
4WD시스템 트랙션4 돋 보여

X타입에 탑재된 엔진은 포드 몬데오와 공용하는 것인데 재규어로서는 처음으로 가로배치를 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엔진 자체는 포드의 V6 DOHC 2.5리터와 3리터 두 가지가 있는데 시승차는 그 중에서 2.5리터로 195ps/6,800rpm, 3리터는 234ps/6,800rpm의 최고출력을 낸다.
자료에 의하면 이 X타입에 탑재된 경량 V6엔진은 최대 토크의 90% 정도가 2,500rpm부터 발휘된다고 하는 재규어류의 세팅이 실시되어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의 하이라이트는 재규어로서는 처음으로 채택한 4WD인 트랙션4다. D세그먼트 공략을 위해 뭔가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가 필요했는데 재규어는 4WD시스템을 그 무기로 네 세우고 있는 것이다. 지금 지구상에서 FR를 기본 구동시스템으로 고집하고 있는 메이커는 벤츠와 BMW, 그리고 재규어 정도인데 S타입에서는 FR를 그대로 고집했었는데 X타입에서는 예상을 깨고 4WD를 채용하고 있다.

이 트랙션 4는 풀타임 4WD시스템으로 트랜스퍼에 의해 프론트 40%, 리어 60%로 토크 배분되어 4WD이면서도 FR적인 요소를 많이 살리고 있다. 그리고 센터 디퍼렌셜에는 비스커스 커플링을 채용해 앞뒤의 슬립시에는 상호 토크를 적절히 배분해 항상 최적의 트랙션을 얻도록 세팅되어 있다. 그로 인해 직진시나 코너링시나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핸들링과 승차감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어쨌거나 전통적으로 FR타입의 섀시만을 고집해왔던 재규어로서는 대단한 변화가 아닐 수 없는 내용이다. 여기에 5단 MT와 5단 AT가 조합되는데 5단 MT기준으로 0→100km/h 가속성능이 8.3초, 최고속도는 225km/h인데 시승차는 5단 AT로 각각 8.9초와 220km/h.

엑셀러레이터의 반응이 아주 재미있다. 그냥 크루징을 할 때는 타코미터의 바늘이 1,500∼2,000rpm 사이에 위치하며 아주 매끄러운 엔진회전을 보여준다. 부드럽다는 말 그대로 아주 쾌적하고 정숙한 상황에서 운전자는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이때는 굳이 X타입을 스포츠 세단이라고 하지 않아도 된다. 고급 럭셔리 세단일 뿐이다.

그런데 그 상태에서 앞쪽이 트여 엑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아 킥 다운을 시도하면 독특한 현상이 일어난다. ‘부웅 부∼웅’ 하는 감으로 두 단계에 걸쳐 회전 상승이 이루어지는데 일단 바늘이 올라가면 거침없이 일정하게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활 시위를 당겼다 놓았을 때처럼 바늘이 튕겨지듯이 레드존을 향해 던져지는 것처럼 올라간다. 그렇다고 그로 인한 위화감은 없다.

다만 고속도로 주행시 다른 차를 추월하고자 할 때는 지긋이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눌러주기만해서는 재미가 없다. 과감하게 회전을 올리며 치고 나가는 것이 더 좋다.
그 상황에서의 자세는 분명 소프트한 쪽이 강했던 기존의 재규어와는 다른 면이 나타난다. 하지만 글로벌화가 더 많이 추구된 상급 모델인 S타입보다는 훨씬 하드한 설정인 것만은 틀림없다. 댐핑 스트로크도 훨씬 짧아졌다. 어지간한 요철을 타고 넘을 때의 반응이 대범해졌다.

피렐리 P6000 의 특징으로 인한 점도 있겠지만 시트 아래 부분을 통해 확실하게 전달되는 노면의 요철은 지금까지의 재규어 설룬에는 없었던 점이다. 그러면서 보디의 기분 좋지 않는 진동 등은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있다.

또한 보디 강성과 승차감의 매칭이 이 X타입의 개발 단계에서 하나의 목표로 설정되었었다고 한다. 그런 배려는 실제 주행시 충분히 체감할 수 있었다. 코너링시에도 직진로를 주행할 때에도 강성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차의 중량을 느끼지 않는다.

물론 그것은 충분한 파워와 하체의 안정적인 면에서는 뛰어나다고 할 수 있지만 전통적인 재규어다운 승차감 측면에서는 다른 방향성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해 다른 유럽차와는 달리 소프트하고 쿠션이 좋은 승차감에서 스포티한 방향으로 진행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인 이 X타입이 다른 재규어와의 비교를 통해 만들어 낸 것이 아닌 다른 세그먼트를 의식하고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기존 XJ의 특징으로도 유럽 시장에서는 충분한 아이덴티티에 럭셔리성을 인정받았지만 이제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글로벌화에 더 신경을 쓴 결과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고급 승용차로 4WD의 성능을 직접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일부러 산악으로 접어들 수도 없는 일.

아쉽지만 그나마 모래와 조그마한 자갈들이 섞여 있는 넓은 공터를 찾아 조금이라도 시험을 해 보았다. 직진 상황에서 스로틀을 열어 가다가 코너를 만나면 의도적으로 테일 슬라이드를 유도해 보는 방식을 취했다. 순간적으로 스티어링 휠을 돌려 방향을 설정하고 테일이 미끄러지는 순간 다시 자세를 잡았다. 보통은 상체가 휘청거리며 자세가 쏠리며 코스아웃할 가능성이 많은 상황이었는데 X는 리어가 흐르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네 바퀴로 충분히 지면을 잡아 나가며 각 바퀴에 토크가 충분히 걸리는 느낌을 주며 자세를 바로 잡아주었다. 무엇보다 홀드성이 좋다는 것을 체감할 수가 있었다.

어쨌든 한국시장에서의 재규어는 확고하게 자리잡지 못한 상황에서 수입원이 자주 바뀌는 과정을 거치고 있지만 모델 라인업 구성에는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고 있다. 3리터 사양을 수입하지 않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수입할 수 있기 때문에 선전을 기대해 본다.

재규어로서는 무엇보다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 그쪽에 많은 비중을 두어야 할 것 같다. 이 X타입은 헤일우드(Halewood)공장에서 생산되는데 이 공장은 새로운 시설을 위해 300만 파운드나 투자했다고 한다. 국내 판매가는 부가세 포함 5,9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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