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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르노삼성,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승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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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2-01-05 09: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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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 잘 팔리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시대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최근에는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향이 강하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럽차들의 강한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하는 브랜드 이미지가 강세를 보였다.

물론 같은 유럽차라 해도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특히 프랑스차와 이탈리아차들은 약 15년 전 미국시장에서 철수한 후 아직도 복귀를 하지 못하고 있다. 잔고장이 많은데다가 끝이 없는 직선로라든가 잘 포장된 도로가 많은 미국의 도로에서 적응을 하지 못한 결과다.

유럽인들은 2만여가지의 부품으로 구성된 자동차는 고장도 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어지간한 것은 직접 자신이 수리를 해 가며 사용한다. 그들이 중시한 것은 그보다는 내구성과 성능이다. 핸들링이라든가 코너링 등에서 안정된 자세로 돌아 주는 차를 더 높이 친다. 서스펜션 특성에서도 자신의 브랜드만의 독자성을 내 세우고 있고 소비자들은 그런 것들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다. 브레이킹이 정확하지 못한 차는 좋은 차라는 평가에서 제외된다. 그리고 유럽의 시장은 그런 점을 중시하는 메이커들이 존재할 수 있는 충분한 시장을 제공한다.

하지만 미국시장은 조금 다르다. 길고 잘 정돈된 도로에서는 예민한 핸들링이나 꽉 짜인 서스펜션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여유 있는 동력성능과 수리로 인한 비용이 들지 않는 차를 최고로 삼는다. 다시 말해 잔고장이 없는 차를 가장 선호한다는 얘기이다. 그래서 소배기량차가 많은 유럽차와는 달리 미국 메이커들이 만든 차들은 대부분 3000cc이상의 대 배기량 모델들이다.

그래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J.D.Power의 품질결함지수가 미국에서는 절대적으로 구매의 기준이 되지만 유럽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한다. 컨슈머 리포트의 평가보고가 최고의 소비자 보호 자료로 여겨지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토요타는 바로 그런 점에 착안에 미국시장만을 위한 브랜드인 랙서스를 지난 1991년 발매하기 시작해 채 10년이 안되어 미국에서 최고급차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특히 지난 1959년 미국시장에 상륙했다가 잔고장이 많다는 평으로 인해 쓴 잔을 마셨던 토요타가 그것을 타파하기 위한 별도의 전략으로 인한 것이 바로 이 랙서스 마케팅이라 할 수 잇다.

랙서스는 특히 고장이 나기 전에 리콜제를 이용해 소비자들로부터 고객을 배려하는 메이커라는 찬사를 받기에 이르렀다. 그것은 물론 판매의 신장으로 이어졌고 이제는 아예 독립된 디비전으로 존재가치를 인정받기에 이른 것이다. 물론 모델은 일본에서 토요타의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는 것들과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어 랙서스는 이중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품질을 바탕으로 한 마케팅의 성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랙서스의 성공에 자극받은 많은 업체들은 토요타의 마케팅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차의 미국에서의 호황도 미국시장의 소비자 특성을 철저히 연구한 결과라는 점에서 이와 일맥상통한 점이 없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 르노삼성자동차가 후발업체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바로 이런 개념의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삼성이 주장하는 마케팅의 근간은 물론 다른 모든 메이커들과 마찬가지로 차별화된 마케팅이다. 삼성의 차별화된 마케팅은 “Better & Different”라고 삼성의 관계자는 말한다.

예를 들어 그 동안 자동차 광고라고 하면 대부분 역동적인 주행장면이나 다이나믹한 장면이 주를 이루었는데 삼성의 광고를 보면 정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러면서 ‘타는 사람의 가치’를 더 강조한다. 그래서 소비자들에게 ‘타면 탈수록 가치를 느끼게 하는 차’라는 인식을 심기 위해 노력한다.

그것은 소비자 접근 방법에서 잘 나타난다. 다름 아닌 자사차 비교 광고다. 출고 후 10만 km 이상 주행한 차량을 전국에서 18대를 구입해 소비자에게 비교시승의 기회를 제공해 직접 체감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지난 2월 시작한 이 행사를 통해 7월까지 약 1만여명이 시승을 했는데 그 중 2/3가 넘는 7천여명이 구매로 연결되었다.

이런 이벤트는 택시 기사들의 반응을 통해 르노삼성차의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는데 톡톡히 역할을 했다. 물론 르노삼성측은 택시기사들에게 특별히 별도의 접촉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다만 ‘택시 무상점검서비스’ 이벤트를 통해 직접 그들의 의견을 듣고 가려운데를 긁어주는 방법을 썼다고 한다. 그 결과 그들로부터 삼성차의 특징을 내구성 좋고 잔고장이 없는 차라는 평가를 얻어 내는 성과를 올렸다. 지금 택시로 판매되고 있는 SM5의 90%가 개인택시 수요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소위 ‘엉덩이 보기 캠페인’도 르노삼성차의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모두 3,700여명에 이르는 르노삼성의 모든 임직원들이 도로에 주행중인 SM5를 보고 이상 유무를 판단해 차 번호와 함께 고객 엔젤센터로 연락한다. 예를 들면 브레이크 등이 들어오지 않는다거나 하는 사소하면서 중요한 요소들이다. 그러면 차적을 조회해 고객에게 연락해 가까운 정비소에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하찮은 것 같은 이런 이벤트에 대해 고객은 감동할 수 있다는 것이 르노삼성측의 마인드다.

주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전략도 재미있다. 사실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차량을 구입할 때부터 운영하는 과정에서 언어장벽 때문에 적지 않는 고충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바로 여기에 착안해 르노삼성측에서는 모든 차량정보에 대해 영어자료를 만들어 제공하고 판매과정에서부터 사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영어로 처리를 한다. 그 결과 그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속속들이 알아 처리를 해 줄 수 있게 되었다.

지난 9월 직판팀 내에 별도로 외국인 전담 영업팀을 설립해 지금까지 모두 60여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다른 대형업체의 입장에서는 그다지 큰 규모는 아니지만 삼성의 판매 구조상으로 상당한 실적을 올린 것이라고 한다. 틈새시장이기는 하지만 이로 인한 브랜드 이미제 제고효과는 엄청나다는 생각에 이런 아이디어는 끊임없이 계속된다.

예를 들어 르노삼성 출범 1주년을 기념해 지난 9월 1일 발매한 ‘Editon Special’이라는 모델은 모두 8,300대만 한정 생산한다. 같은 SM5 중에서도 특별한 소장가치가 있는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 전략이다. 희소성을 소구가치로 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대형업체들도 심심치 않게 실시하는 이런 형태의 마케팅은 물론 그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지나야 나오겠지만 어쨌거나 그것을 가꾸어가기에 따라서는 적지 않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삼성측의 주장이다.

그 외에도 르노삼성측이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은 문화마케팅이다. 즉, 현대자동차의 올림픽 마케팅과는 그 규모나 비중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꾸준한 문화행사의 지원을 통해 르노삼성차의 고급성을 강조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실시하는 것이다.

이점에서 르노삼성의 CEO 제롬스톨은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기업 이미지를 확립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용산가족공원에 세계 유명 조각가들의 작품들을 기증하는데 거액의 협찬을 했으며 국립극장에서의 토요문화광장을 비롯한 각종 전시회의 후원에도 아낌없는 지원을 한 것도 그런 이유라고 한다.

이처럼 적극적인 마케팅의 결과 르노삼성은 지난 9월 8,103대의 SM5를 판매하여 월 8000대 판매를 넘어서는 등 국내 중대형차 시장 27%를 점유하기에 이르렀다. 12월 초 현재, 르노삼성의 올해 총 판매량은 64,591대로 출범 1년 넘는 기간 동안 꾸준한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물론 전체적인 판매대수에서 경쟁차종과 비교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 그것이 완전한 틀을 갖추고 수익을 올리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2005년까지 25만대를 생산해 그 중 50%를 수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으며 그런 미래를 위해 나름대로 자리를 잡는데 성공했다는 자평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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