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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BMW 6세대 535i/530d 포르투갈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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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한상기(hskm3@hanmail.net)  
승인 2010-03-02 10: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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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5시리즈가 하이테크 세단으로 다시 태어났다. 6세대로 진화한 5시리즈는 7시리즈를 방불케 하는 안팎 디자인과 정밀한 전자 제어, 그리고 수많은 편의 장비를 자랑한다. 이전 모델에 비해 성능과 연비가 5~10% 내외로 상승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방음이 완벽한 530d는 가솔린만큼 조용하다. 4기통까지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되는 건 뉴 5시리즈가 처음이다. 신형 5시리즈는 특유의 날카로운 손맛이 다소 희석됐지만 속도 자체가 빨라진 것은 분명하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BMW

BMW는 급격한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다. 일반적으로 BMW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는 운신의 폭이 좁고 변화도 크지 않다. 하지만 시대의 요구에 따라 BMW는 적극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뉴 5시리즈에서 다시 한 번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BMW는 글로벌 경제 위기가 오기 전에는 연속적으로 흑자를 냈고 판매도 매년 증가세에 있었다. 경제 위기 속에서도 판매 감소는 크지 않았다. 90년대부터 지속적인 신차를 개발하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는 BMW가 개척한 스포츠 세단의 컨셉트가 뒤늦게 트렌드가 됐다. 21세기 들어 거의 모든 메이커가 스포티를 외치고 있는 걸 보면 BMW가 얼마나 앞서 갔는지 알 수 있다.

사실 경제 위기 이전에도 BMW는 변화를 준비해 왔다. 과감하게 그동안 써 오던 ‘궁극의 드라이빙 머신’ 대신 효율을 앞세웠다. 남들 보다 한 발 앞서 간 것이고 여기에는 환경 규제라는 배경이 있다. 여러 번 말한 것처럼 BMW와 메르세데스는 유럽 CO2나 미국의 CAFE에 가장 불리하다. 라인업이 고급차 위주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성능 대신 낮은 CO2 배출량을 자랑하는 시대가 됐고 이는 포르쉐나 람보르기니 같은 하이엔드 스포츠카 메이커도 예외는 아니다. CO2에 사활이 달린 것이다. BMW는 프리미엄 브랜드 중에서는 놀랄 만큼 평균 CO2 배출량이 낮다. 최근 가장 CO2 감소폭이 큰 메이커가 BMW이다. 여기에는 미니의 역할이 결정적이지만 이피션트다이내믹스로 대변되는 친환경 정책의 추진이 있었다. 다우존스의 지속가능한 회사에 5년 연속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기차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는 시기에 내연기관의 발전이 가장 크게 일어나는 것은 아이러니이다. 미래를 위한 준비도 좋지만 당장의 불을 끄기 위해서는 내연기관의 개선이 필수적이고 특히 요즘처럼 판매가 침체된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는 필연적으로 이런 부분에서 취약하다.

BMW를 보면 누구보다도 엔진의 업데이트가 빠르다. 프리미엄 브랜드로서는 놀라울 만큼의 엔진 업데이트다. 일 년에도 몇 개의 새 엔진이 나온다. 물론 모두가 올 뉴 엔진은 아니다. 기존 엔진의 개선이 많지만 성능과 연비를 모두 높여야 하는 명제를 충실히 시행하고 있다. 잠깐 한 눈 팔다가는 BMW 엔진의 형식도 파악하기 힘들 수 있다. 3리터 트윈 터보가 나온 게 얼마 전인데 어느새 싱글 터보 유닛으로 대체되고 있다. 그리고 내연기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변속기도 점차 8단이 도입되고 있다.

BMW는 760i에 ZF의 8단을 처음 적용했고 이제는 5시리즈와 X5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번에 글로벌 런칭된 뉴 5시리즈에는 4기통 모델까지 8단을 고를 수 있다. 고작 배기량 2리터의 4기통 엔진에 8단이라고 하면 사치스럽고 코스트도 부담되지만 효율을 위해서는 그런 부담도 감수하는 것이다. 모든 뉴 5시리즈에는 이피션트다이내믹스도 기본이다.

파워트레인 뿐만 아니라 라인업도 대대적인 교체를 앞두고 있다. BMW의 세일즈 및 마케팅 총괄 이안 로버트슨은 앞으로 수년 안에 라인업의 60%가 교체될 것이라고 했다. 뉴 5시리즈가 그 시작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5시리즈 런칭에는 디자인 총괄 아드리안 반 후이동크까지 참석해 5시리즈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라인업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5시리즈는 BMW에게는 매우 중요한 모델이다. BMW가 오늘날의 규모로 성장하는데 초석이 됐다고도 할 수 있다. 지금도 1, 3, 5시리즈는 BMW의 수익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그런 만큼 신형 5시리즈에 각별히 공을 들였다는 걸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5시리즈는 5세대로 진화해 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550만대가 넘게 팔려 나갔다. 시작은 1972년 선보인 520i로 이때부터 지금의 작명법이 이어져 오고 있다. 초대 5시리즈는 70만대가 넘게 팔리면서 기존의 1500/1800/2000 시리즈 보다 두 배 이상의 실적을 거뒀지만 본격적인 성공은 1981년 나온 2세대부터이다. 2세대는 524td 등의 디젤 모델 투입으로 7년 동안 72만대 이상이 팔렸고 85년에 나온 M5로 인해 고성능 이미지가 더욱 뚜렷해졌다.

가장 성공적인 모델은 1995년 출시된 4세대이다. 4세대는 업계 최초로 알루미늄 서스펜션을 채용하고 특유의 핸들링 성능을 더욱 강화했다. 4세대는 출시 이후 2004년까지 147만대가 팔렸다. 그리고 2003년 나온 5세대는 액티브 스티어링 같은 기술과 아이드라이브 등의 편의 장비에 힘입어 구형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5세대는 2007년 말 기준으로 글로벌 판매량이 1백만 대를 넘어섰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6세대는 2달 만에 주문량이 기대치를 넘어서고 있다.

EXTERIOR

뉴 5시리즈의 스타일링은 4년 전부터 계획돼 왔다. 스케치에만 3개월이 걸렸다. 디자인 팀 120명 중 최고의 디자인을 선별했다는 설명이다. 전통대로 뉴 5시리즈 역시 비율과 개성을 중시했고 BMW의 아이덴티티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후이동크는 디자인을 통해 스피드를 표현했다고 밝혔다.

사진과 실물의 느낌은 거의 비슷하다. 신형 5시리즈는 외관에서부터 7시리즈에 더 가깝다. 구형에 비한다면 타이트하게 긴장감이 흘렀던 모습은 아니다. 스포티 보다는 중후한 모습이 역력하다. 앞으로 나올 3시리즈도 이 디자인이 적용되지 않을까 싶다.

세부적으로 본다면 키드니 그릴은 7시리즈 보다 낮고 넓어졌다. 보닛 자체도 낮고 그릴 주위의 윤곽도 더 강하다. 확대된 인테이크는 대부분의 엔진이 터보로 바뀐 것을 감안한 설정이다. 냉각 성능을 높이는 기능성 이외에도 스포티함을 강조하고 있다. 더블 라운드 헤드램프는 경기를 준비하는 운동 선수의 역동적인 모습을 담았다. 측면의 캐릭터 라인은 펜더부터 점진적으로 높아지고 바로 밑의 그늘은 점점 넓어진다. 정지된 상태에서도 움직이는 듯한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899×1,860×1,464mm, 휠베이스는 2,968mm로 구형(4,841×1,846×1,468mm, 2,888mm)에 비해 모든 부분이 늘어났다. 전고만 4mm 줄었을 뿐이다. 특히 앞뒤 트레드는 전폭이 확대된 것 이상으로 늘어난 게 눈에 띈다. 이 때문에 차가 훨씬 커졌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2,968mm의 휠베이스는 대형급에 육박한다. 뉴 5시리즈는 전장은 4cm, 휠베이스는 8cm가 늘어났다. 즉 스포티한 스타일링을 위해 앞뒤 오버행을 줄인 것이다. 오버행이 줄면 충돌 안정성과 보행자 안정성에 불리하지만 기술적인 혁신으로 극복했다. 무게의 대부분이 앞뒤 액슬 사이에 위치하는 것도 BMW의 고집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INTERIOR

실내는 구형의 느낌을 살리고 있지만 소재가 더욱 고급스러워졌다. 베이지색 가죽과 우드, 플라스틱이 어우러진 실내는 7시리즈에 버금가는 분위기를 만든다. 치밀한 마무리도 흠잡을 데가 없다. 특히 각기 다른 소재가 복합된 도어 트림은 기술적으로 힘들고 재질의 선택에도 많은 고민을 했다는 후문이다.

이전과 느낌이 다른 것은 부드러운 라인이 추가된 것이다.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우드 트림은 끝으로 갈수록 부드럽게 꺽이고 있다. 도어 트림도 마찬가지로 넓은 공간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구형에 비해 몇몇 버튼이 추가됐는데, 우선 오버헤드 콘솔에 응급 센터와 연락을 취할 수 있는 SOS 버튼이다.

이는 커넥티드드라이브에 통합되는 것으로 긴급 호출은 물론 교통 정보와 차량, 여행 등의 풍부한 정보가 제공된다. 오디오 패널에도 실시간 교통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버튼이 있다. 시승차에는 아직 서라운드 뷰와 자동 주차 시스템이 탑재돼 있지 않아 사용해 볼 수는 없었다.

센터페시아는 운전자쪽으로 6도 기울어졌다. 7시리즈와 동일한 각도지만 5시리즈는 운전자가 직접 컨트롤할 수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듀얼 공조 장치는 개별 액정을 통해 바람의 세기와 온도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온도와 바람의 세기까지 듀얼이 지원되는 것은 물론 뒷좌석까지 4존 자동 에어컨이 제공된다. 사용의 편의성으로만 본다면 바람의 세기를 다이얼로 조절했던 구형이 더 편하게 느껴진다.

기어 레버는 최근의 다른 BMW와 동일한 디자인이다. 처음에는 약간 헷갈리지만 사용법만 숙지하면 더할 수 없이 편하다. 기어 레버 옆에는 어댑티브 드라이브 버튼이 추가됐다. 컴포트와 노멀, 스포트, 스포트 플러스 4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고, 모드 선택에 따라 아이드라이브에 관련 정보가 표시된다.

가죽으로 감싼 스티어링 휠에는 많은 버튼들이 달려 있다. 오디오와 전화는 물론 음성 인식, 그리고 ACC까지 컨트롤 할 수 있다. 어지간한 기능은 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조작할 수 있다. 거기다 HUD는 표시되는 정보가 더 늘어나 시선을 밑으로 내릴 일이 별로 없다. HUD는 폰트도 예뻐졌다. 계기판에는 실시간 연비 게이지 옆에 파란색의 이피션트다이내믹스 게이지가 추가됐다.

아이드라이브는 기본적으로 동일한데 프로페셔널 내비게이션을 선택하면 10.2인치 모니터가 적용된다. 와이드 화면으로 시인성이 더 좋다. 3D 맵의 경우 길안내 기능이 아주 탁월하다. 음성과 화면으로 쉽게 파악이 가능하다. 반면 길을 잘 못 들었을 때 재경로 탐색은 느린 편이다. 아이드라이브는 80GB 하드디스크가 내장돼 있고 운전자는 이중 12GB를 사용할 수 있다.

가죽 시트는 푹신하다. 출렁거릴 만큼의 푹신함은 아니지만 BMW인 것을 감안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바로 전의 5시리즈가 점진적으로 부드러워졌기 때문에 당연하게 받아들일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가죽 시트는 모든 조작이 전동인 것은 당연하고 등받이 상단과 방석의 앞부분을 별도도 조절할 수도 있다. 특히 등받이 상단을 따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본인이 원하는 자세를 찾는데 큰 도움이 된다.

2열 공간은 구형 보다 늘어났는데 원래 충분했기 때문에 크게 와 닿지는 않는다. 2열에도 개별 공조 장치가 적용되고 옵션으로는 리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다. 2열을 위한 엔터테인먼트의 모니터는 기본이 8인치, 옵션은 9.2인치가 제공된다. 트렁크 520리터로 대형급에 육박한다.

POWERTRAIN & IMPRESSION

뉴 5시리즈는 가솔린은 523i와 528i, 535i, 550i, 디젤은 520d와 525d. 530d가 나온다. 흥미롭게도 6기통 가솔린과 디젤 모두 배기량이 3리터이다. 즉 가솔린은 3리터로 자연흡기 2가지, 터보가 나온다. 이제 차명의 숫자만 보고서는 배기량을 알 수 없게 됐다. 그리고 535i는 트윈 터보(N54)가 아니라 새로 개발된 싱글 터보(N55)이다.

정확히 말해 뉴 5시리즈에서 새 엔진은 없다. 모두 최근에 선보인 유닛들이다. 가장 엔진을 빠르게 업데이트 하는 BMW의 핵심 모델로는 이상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그만큼 모델 체인지가 되기 전에 엔진을 빨리 교체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구형에 비해 모든 모델의 성능과 연비가 동시에 좋아졌다. 530d만 해도 출력과 토크는 4.3%, 8%씩 증가했지만 연비는 6.1%가 좋아졌다. 이는 8단 AT의 공도 크다. 뉴 5시리즈는 4기통까지도 8단을 선택할 수 있고 이는 업계 최초이다.

이번 시승 행사에는 535i와 530d 두 가지가 준비됐다. 우선 배정받은 차는 530d로, 고속도로와 국도, 와인딩이 적절히 섞인 코스였다. 530d는 최고 출력 245마력/4,000rpm, 최대 토크는 55.0kg.m/1,750~3,000rpm을 발휘한다.

시승 장소까지 타고 온 그란투리스모에서도 느꼈지만 신형 디젤의 정숙성은 대단하다. 530d도 정말로 조용하다. 아이들링에서는 약간의 디젤 소음만 들릴 정도로 방음 대책이 철저하다. 지금까지 타본 가장 조용한 디젤차는 S 320 CDI였는데 530d도 만만치 않다. 뉴 5시리즈는 정숙성을 대폭 강화한 게 두드러진 점이다.

다른 디젤처럼 움직이기 시작하면 소음은 더욱 잦아든다. 특히 터보가 작동하는 회전대에서 크루징하면 디젤임을 알기 힘들다. 회전 자체도 매우 부드럽고 레드 라인 근처에서도 토크 하락을 느끼기가 힘들다. 디젤임에도 급가속 시 레드 라인을 넘겨 변속되는 것은 BMW다운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최대 토크는 1,750 rpm에서 나오는데 실질적으로는 더 빠른 것 같다. 이 때문에 저속에서도 힘이 넘친다. 530d의 0→100km/h 가속 시간은 6.3초로, 535i의 6.1초와 차이가 없다. 이러면 가솔린을 살 이유가 정말 없어진다. 추월 가속 같은 상황에서 날카로운 반응 정도만이 다를 뿐이다.

530d는 6단 4,500 rpm에서 245km/h에 도달한다. 회전수의 여유를 본다면 6단에서 속도 제한에 걸리고 다른 다단 변속기처럼 7, 8단은 항속 기어라고 할 수 있다. 즉 어지간한 가속은 최대 6단에서 끝난다. 이 속도에서도 7 또는 8단으로 순항할 수 있어 가능한 낮은 회전수를 유지할 수 있다.

고속으로 순항할 때는 더할 수 없이 편하다. 우선 앞서 말한 것처럼 소음이 적다. 엔진 룸도 그렇고 도어만 봐도 두터운 고무 실이 적용돼 있다. 200km/h 이상의 고속에서도 윈드실드에 부딪치는 바람 소리가 생각 보다 크지 않다. 구형이 핸들링을 강조한 스포츠 세단이었다면 신형은 럭셔리 크루저의 성격이다.

8단 AT는 기어비를 잘게 나눠 엔진의 효율을 극대화 하고 항속 시에는 회전수를 최대한 낮게 가져간다. 내리막에서는 부드럽게 엔진 브레이크를 걸고 다운 시프트 시에는 정확하게 회전수를 매칭한다. 1세대 6HP에 느꼈던 정차 시 충격도 더 이상 없다. ZF의 변속기, 특히 8단과 같은 최신 유닛은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만 사다 쓸 수 있고 BMW처럼 처음 사용하기 위해서는 돈을 더 지불해야 한다. BMW는 6HP부터 ZF의 최신 유닛을 가장 먼저 사용해 왔는데 프리미엄 브랜드로서는 중요한 부분이고 이런 것이 모여 아이덴티티를 강화한다. 플렉스레이를 사용하는 것도 BMW가 유일하다.

서스펜션은 컴포트와 노멀, 스포트, 스포트 플러스 4가지 모드가 제공되고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컴포트에선 상당히 안락한데, 모드를 변경해도 생각만큼 단단해지진 않는다. 컴포트에서 스포트로 변경하면 초기의 댐핑이 조금 딱딱해지고 그 이하는 여전히 부드러움을 잃지 않고 있다. 이는 스포트 플러스도 마찬가지다. 스포트 플러스에서는 엔진과 변속기의 반응이 날카로워지고 DSC도 해제된다.

리스본 근교의 산악 도로는 차선이 좁아 차폭이 넓은 5시리즈로 달리기가 쉽지만은 않다. 대신 저속 토크가 좋은 디젤은 가솔린 보다 코너가 많은 곳에서 더 편하게 느껴진다. 530d는 인테그럴 리어 액슬이 없는 것과는 상관없이 안정적인 접지력을 보인다. 댐핑과 전자 장비의 제어가 정말 훌륭하다. 코너에서 가속 페달을 힘껏 밟으면 뒤가 슬쩍 돌지만 어느새 자세를 바로 잡는다.

다음 날, 에스토릴 서킷에서 경험한 535i에서는 5시리즈의 전자 제어가 좋아진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시승 당시 에스토릴 서킷은 비가 내리는 관계로 트랙이 상당히 미끄러웠다. 선행하던 페이스카조차 코너에서 후미가 흔들릴 정도였다.

국도에서 달린 530d를 보면 스티어링이 민감해 코너에서 조금은 조심스러운 면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안전지대가 확보된 서킷 주행에서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네 바퀴가 뜰 정도의 미끄러운 노면에서도 라인을 벗어나는 일이 좀처럼 없다. 어지간히 속도가 높지 않으면 모두 DSC가 해결한다.

5시리즈의 타이어가 UHP기도 하지만 이전에 비해 구름 저항을 줄이면서 측면 그립이 부족한 느낌이다. 대신 전자 제어의 효율이 좋아졌다. 거기다 EPS와 액티브 스티어링, 리어 스티어가 연동되는 것은 뉴 5시리즈가 처음이다. 리어 스티어는 60km/h 이하의 속도에서 리어 휠이 앞바퀴와 반대로(최대 2.5도) 움직이고 고속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조향된다. 이 때문에 회전 반경이 줄어들고 고속 크루징에서는 더욱 안정적이다. 속도가 높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5시리즈 특유의 손맛이 줄어든 것은 아쉽다고 하겠다.

5시리즈의 전반적인 컨셉트는 다이내믹 보다는 럭셔리와 컴포트이다. BMW 특유의 성격은 분명 남아 있지만 컴포트가 좀 더 강조됐다는 뜻이다. 구형 5시리즈의 초기 모델을 생각해 보면 과도하다 싶을 정도 하체가 단단했다. 액티브 스티어링도 상당히 공격적이었다. 하지만 연식 변경을 거치면서 5시리즈는 조금씩 부드러워졌고 신형은 그런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금 와 생각해 보니 신형을 위한 포석이 아닌가도 싶다.

어쨌든 신형 5시리즈는 상품성 자체가 업그레이드된 게 틀림없고 잘 팔릴 수 있는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커진 차체와 7시리즈를 연상시키는 안팎 디자인, 많은 편의 장비가 그렇고 특히 디젤의 정숙성이 가장 인상적이다. 8단 AT가 적용된 520d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다. BMW의 6세대 5시리즈는 4월에 국내 출시된다. 독일 출시와 겨우 1달 남짓의 차이이다. BMW는 엔진의 업데이트만큼이나 신차의 국내 출시도 빠르다.

주요제원 BMW 535i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99×1,860×1,464mm
휠베이스 : 2,968mm
트레드 앞/뒤 : 1,600/1,627mm
차량중량 : 1,775kg

엔진
형식 : 2,979cc 직렬 6기통 트윈 터보
보어×스트로크 : 89.6×84.0mm
최고출력 : 306마력/5,800rpm
최대토크 : 40.8kgm/1,200~5,000rpm
압축비 : 10.2:1

트랜스미션
형식 : 8단 자동
기어비 : 4.714/3.143/2.106/1.667/1.285/1.000/0.839/0.667
최종감속비 : 3.077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인테그럴 V 멀티 암
스티어링 휠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구동방식 : 뒷바퀴굴림
타이어 : 245/45R/18

성능
0-100km/h : 6.1초
최고속도 : 250km/h
최소회전반경 : --
연비 : --
연료탱크 용량 : 70리터

주요제원 BMW 530d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99×1,860×1,464mm
휠베이스 : 2,968mm
트레드 앞/뒤 : 1,600/1,627mm
차량중량 : 1,795kg

엔진
형식 : 2,993cc 직렬 6기통 터보
보어×스트로크 : 90.0×84.0mm
최고출력 : 245마력/4,000rpm
최대토크 : 55.0kgm/1,750~3,000rpm
압축비 : 16.5:1

트랜스미션
형식 : 8단 자동
기어비 : 4.714/3.143/2.106/1.667/1.285/1.000/0.839/0.667
최종감속비 : 2.471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인테그럴 V 멀티 암
스티어링 휠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구동방식 : 뒷바퀴굴림
타이어 : 245/45R/18

성능
0-100km/h : 6.3초
최고속도 : 250km/h
최소회전반경 : --
연비 : --
연료탱크 용량 : 70리터

가격 : △`523i` : 6380만원
△`528i` : 6790만원
△`535i` : 95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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