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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스마트 포투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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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0-03-31 00:40:17

본문

스마트 포투는 시티 커뮤터의 답안과도 같다. 도심에 최적화된 패키징을 갖췄고 안팎으로 알뜰살뜰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생각 보다 실내도 넓다. 충분한 동력 성능을 제공하는 1리터 터보 엔진이나 반자동 변속기도 구형에 비해 대폭 좋아졌다. 100km/h 이상에서 불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면 부족한 점도 분명 있지만 시티 커뮤터로 시선을 좁히면 포투만한 차가 없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오늘날 선보이는 미래의 자동차를 보면 전적으로 도심 생활을 고려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만큼 미래에는 도심에서의 교통수단이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20년 후에는 전 세계 인구의 60% 이상이 도심에 집중된다. 도심 집중화 현상은 어디서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이런 생각은 요즘에 나온 것이 아니다. 90년대부터 있었다. 스와치도 그중 하나다. 도심에서는 큰 차가 필요 없다는 단순한 아이디에서 나온 게 스마트이다. 스와치는 1990년대 초에 도심에 맞는 시티 커뮤터를 제안했고 다임러-벤츠와 만나면서 현실화 된 게 바로 스마트 포투이다.

스마트 아이디어가 나올 당시 메르세데스는 소형차에 관심이 있는 상태였다. A 클래스로 메이커 간의 첫 영역 파괴에 나선 게 메르세데스였다. 다임러는 초기 51%의 지분을 확보했고 이후 완전히 스마트를 인수해 다임러-벤츠의 디비전으로 만들었다. 스마트 포투는 데뷔 이후 8년 동안의 판매량이 77만대에 불과했다. 값싼 시티 커뮤터가 연간 10만 대 이하의 판매량으로는 이익을 내기 힘들었다. 실제로 스마트 브랜드는 흑자를 낸 적이 없다. 포투는 시대를 너무나 앞서갔던 것이다.

하지만 실패의 결정적 원인은 코스트이다. 메르세데스는 포투 같은 차를 만들어 본 경험이 적었고 작은 차에 많은 것을 담다보니 코스트가 매우 높았다. 높은 가격을 매길 수 밖에 없었지만 마진도 적었다. 만약 피아트가 만들었다면 어찌됐을지 모르는 일이다. 소형차임에도 불구하고 모델 체인지가 늦은 것은 판매 부진이 이유라고 할 수 있다.

2007년에 나온 2세대 포투는 다임러(크라이슬러)의 고민이 담겨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여러모로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대시보드의 소재를 다운그레이드는 하는 한편 테일램프의 수조차도 6개에서 4개로 줄였다. 그리고 직접 만들던 600cc 엔진은 미쓰비시에서 받아왔다. 반면 거주성을 넓히기 위해서 휠베이스와 전폭을 조금 늘렸다.

한동안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던 포투는 글로벌 경제 위기가 닥치면서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연비가 뛰어나고 도심에 최적화된 패키징이 장점이다. 국내에는 스마트 코리아를 통해 쿠페와 카브리오, 스톱-스타트가 달린 MHD 모델이 들어오고 있다. 시승차는 2008년형 모델이다.

EXTERIOR

스마트 포투는 그야말로 앙증맞은 모습이다. 패션적인 요소가 가미되고 거기다 초미니 사이즈이기에 귀여운 모습이 더 강조되는 듯싶다. 그리고 사진보다는 실물이 더 괜찮다. 독특한 모양의 헤드램프나 볼록한 펜더, 투톤 트림이 포투의 매력을 더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포투는 시티 커뮤터의 교과서적인 모습이다. 우선 실내 거주 공간 확보를 위해 앞뒤 오버행을 최대한 구석으로 밀은 게 눈에 띈다. 소형차들에서 흔히 보는 모습이긴 하지만 포투는 그 정도가 더 심하다. 측면에서 보면 앞뒤 오버행이 없다시피 하다. 이것도 EU의 충돌 테스트를 감안해 구형 보다 140mm가 늘어난 것이다.

차체 사이즈에 비해 전폭도 넓은 편이다.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2,695×1,559×1,542mm, 휠베이스는 1,867mm로 차체 사이즈에서 비교 상대가 없다. 전폭과 휠베이스는 구형 대비 55mm, 40mm가 늘어났다. 전폭과 전고의 비율은 1:1의 비율에 못 미치고 있다. 그만큼 거주성을 위해 키를 높였다는 것이다.

포투의 도어 길이는 전장의 절반에 달하고 전반적인 유리의 면적도 넓은 편이다. 거주성과 함께 개방감도 만족하는 설정이다. 리어 펜더의 인테이크는 얼핏 장식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뚫려 있다. 미드십 스포츠카에 흔히 보는 디자인으로 포투에서 만나는 게 이채롭다. 포투는 리어 액슬에 엔진이 얹힌다.

엔진이 리어 액슬에 있다고 포르쉐처럼 보닛에 적재 공간이 있지는 않다. 보닛은 플라스틱 그릴의 양쪽의 레버를 젖히면 열 수 있다. 이 레버는 그릴과 색이 같아 잘 보이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보닛은 여는 것이 아니라 떨어진다. 일반 자동차처럼 위로 올려 고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보닛 전체가 분리된다. 보닛은 줄로 연결돼 있고 플라스틱이어서 엄청나게 가볍다.

작은 차에는 과분하게 큰 타이어를 달고 있다. 타이어는 앞-155/60R, 뒤-175/55R/15 사이즈의 브리지스톤 B250으로 트레드도 나름 스포티하다. 15인치 휠도 괜찮은 디자인이다. 국내에 수입되는 포투는 B250 이외에도 금호 KH11과 컨티넨탈 컨티스포트컨택2도 고를 수 있다.

INTERIOR

실내에 들어서면 작은 차 같지가 않다. 고개만 돌리지 않는다면 말이다. 적어도 운전석에는 좁다는 느낌이 없다. 머리 위 공간이 넉넉하고 좌우 폭도 충분하다. 물론 차에서 내리면 초미니 사이즈라는 게 실감이 난다. 파노라마 루프 때문에 개방감도 좋다. 다른 파노라마와 루프와 다른 건 유리가 아니고 얇은 플라스틱이라는 것이다.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은 직물로 덮었는데 촉감 자체가 나쁘지는 않다. 대신 소재가 아무래도 떨어지는 건 감안해야 한다. 센터페시아는 간결한 구성이다. 상단에 공조 장치를 놓고 바로 아래에 오디오 패널을 배치했다. 공조 장치는 바람의 위치는 다이얼, 온도와 바람 세기는 레버로 조절한다. 레버가 상하로 움직이는 게 다소 특이하다. 공조 장치 가운데에는 에어컨과 뒷유리 열선, 외기/내기 버튼이 있다. 하단에는 안개등과 도어록, 비상등 스위치가 있는데, 모든 버튼들이 큼직큼직하다. 오토 도어록은 차가 움직이자마자 곧바로 도어가 잠기고 안에서 당기면 자동으로 풀린다.

컵홀더는 2개가 마련되는데 위치가 좀 낮다. 안쪽 것을 꺼낼라치면 인사하듯 숙여야 한다. 그래도 컵홀더 2개는 크기가 각기 다르고 고무 날개를 달아주는 친절함까지 보이고 있다. 컵홀더 바로 위에는 빙글 돌려 수납하는 재떨이와 CD 케이스가 있다. 비싼 체인저 대신 6CD 수납 케이스를 달아주는 센스.

시동은 사브처럼 기어 레버 뒤에 있다. 기어 레버와 플로어의 위치가 낮아 동반자석에서 넘어오기도 쉽다. 이런 점은 주차할 때 요긴하다. 포투는 워낙 전장이 짧아 보통의 차가 도저히 주차할 수 없는 공간에 차를 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복잡한 주차장에서 남들은 빙빙 돌 동안 포투는 금세 자리를 찾았다.

기어 레버는 수동을 꼭 닮았다. 푸조 308MCP처럼 수동 기반의 투 페달 변속기로 구형의 6단에서 5단으로 바뀌었다. 포투의 5단 변속기는 P가 없어서 정차 시에는 N에 놓고 주차 브레이크를 당겨야 한다. N에서 밑으로 내리면 후진, 왼쪽으로 젖히면 수동이 된다. 첫 출발 시 수동에서 고정될 경우 레버의 버튼을 누르면 자동변속기의 D와 같은 A 모드로 바뀐다. A에서는 곧바로 수동 조작이 가능하다. 시동은 N에서만 걸리고 수동 모드일 때는 시동은 끌 수 있어도 키는 빠지지 않는다. N과 R에서만 키가 빠진다. 그리고 A에서도 항상 계기판에 단수가 표시된다.

계기판은 커다란 속도계와 작은 액정으로 이뤄진다. 하단의 액정에는 연료계와 수온계, 적산거리 등의 간단한 정보만 표시되고 별도의 트립 미터 기능은 없다. 연료계의 경우 기름이 5리터 남았을 때 경고등이 들어온다. 포투의 공인 연비가 24km/L니까 경고등이 들어오고서도 대략 100km를 갈 수 있다는 얘기다.

스티어링 휠은 요즘은 보기 힘든 2스포크 디자인, 명색이 유럽차라서 한 번만 터치하면 3번 깜박거리는 방향지시등도 적용된다. 방향지시등 레버 뒤에 있는 작은 다이얼이 헤드램프 높이 조절 기능이다. 생각보다 헤드램프 높이 조절의 폭도 크다. 와이퍼의 물줄기는 작은 차에는 과분하게 3개로 나오는데 옆창으로 좀 튀는 편이다.

시트의 위치는 껑충하다. 거의 SUV 수준이라고 할 정도로 높다. 어지간한 승용차는 내려다본다. 전동식 사이드미러나 원터치 상하향 유리(동반자석은 하향만 원터치) 같은 기능도 기대보다 호화스럽다. 대신 선바이저에는 동반자석만 거울이 있다. 수납 공간은 스티어링 칼럼의 좌우와 시트 뒤에 약간의 공간이 마련되고 그물도 달려 있다.

트렁크는 위아래 2단으로 열리는 방식이다. 먼저 유리를 열고 양쪽의 고리를 풀어야 하단을 열 수 있다. 포투는 보닛을 비롯해 모든 것을 고리 2개로 열어야 한다. 트렁크 안의 커버도 양쪽 고리 2개를 당겨야 열린다. 트렁크는 은근히 넓다.

POWERTRAIN & IMPRESSION

파워트레인은 999cc 가솔린 터보 엔진과 5단 반자동 변속기가 조합된다. 엔진은 84마력(12.9kg.m)의 힘을 내며 변속기는 게트락이 제공했다. 구형의 6단 반자동은 대단히 느린 변속 시간이 단점이었는데 2세대의 5단은 한결 개선됐다고 한다.

시동을 걸면 뒤에서 들리는 엔진 음이 급하다. 엔진과 운전자의 위치가 너무 가까운 것도 있지만 방음도 좀 부족한 편이다. 거기다 진동도 전해져 온다. 이런 느낌은 얼핏 911 같다. 시승차의 상태가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엔진은 작지만 터보의 느낌이 살아 있다. 아니 다른 터보보다도 더 터보 같다. 요즘의 터보 엔진은 지체 현상이 상당히 적은 게 특징인데, 포투는 비교적 고회전에 파워가 몰려 있다. 이 때문에 지체 현상이 조금 있지만 3천 rpm 이상부터는 힘차게 차를 밀어준다. 거기다 회전수가 높아질수록 파워가 더 살아나는 모습을 보인다. 이쯤되면 가속이 처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힘이 처지지 않는다.

가속 성능은 기대 이상이다. 구형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고 일반 소형차와 비교해도 우위에 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0→100km/h 가속 시간이 10.9초로 준수하고 그 이상의 속도에서도 힘 부족을 느낄 수 없다.

최고 속도는 4단에서 나오는데, 계기판상으로 150km/h에서 속도가 제한된다. 이때의 회전수는 4,400 rpm 부근으로 차의 크기나 하체의 성능을 보면 속도 제한 되는 게 맞다고 보여진다. 나가는 기세로만 보면 속도 제한 이상도 충분해 보이긴 한다. 1~3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50, 75, 110km/h로 초반 기어비가 비교적 붙어 있다.

변속기는 확실히 달라졌다. 예전 구형을 시승할 때 변속기의 반응이 너무 느려서 답답할 때가 많았다. 사실 변속기 때문에 포투의 기억은 별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2세대 포투의 5단은 엔진 이상으로 성능이 개선됐다. 변속 느낌이 308MCP 보다도 낫다. 물론 여전히 변속될 때 동력이 차단되면서 뒤에서 잡아당기는 느낌이 있지만 그럭저럭 참을 만하다. 수동 모드를 사용하면 나름 스포티하게 탈 수도 있다.

하체는 단단하다. 유럽차에서 흔히 느꼈던 감각이긴 한데 느낌 자체는 좀 다르다. 그래도 작은 차체를 잘 지지해 준다. 고속 안정성도 구형 보다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옆에서 불어오는 바람에는 쉽게 휘청대는 모습을 보인다. 노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빨리 달리기가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100km/h 이상의 속도 달리기는 조심스럽다. 리어 서스펜션은 여전히 일체식 드디옹 액슬을 쓰고 있다.

파워가 없는 스티어링은 정말 오랜만이다. 파워가 없지만 차가 워낙 가볍고 엔진이 뒤에 있어 정차 시 운전대 돌리는 게 힘들진 않다. 하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예를 들어 무겁다가도 브레이크를 밟으면 순간적으로 스티어링 휠이 가벼워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브레이크도 조금은 낯선 감각이다. 페달이 딱딱하고 초기 반응이 약하다. 대신 조금만 깊게 밟으면 강한 제동력이 나온다. 그러니까 감각이 낯설어서 그렇지 제동력이 약한 것은 아니다. 일정 답력이 넘어가면 점진적으로 강해진다.

스마트 포투는 작지만 거주성이 좋고 도심에서의 기동성도 그만이다. 연비도 좋으니 시티 커뮤터에 필요한 덕목은 대부분 충족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이 걸림돌이다. 국내 가격은 2,500만원인데 이정도면 남 보기 번듯한 국산 중형차를 살 수 있다. 아무리 연비가 좋아도 중형차 대신 포투를 고르기란 쉽지 않다. 이런 이유 때문에 포투는 차기 모델부터 르노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차기 포투를 한결 부담 없는 가격에 만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주요제원 스마트 포투

크기
전장×전폭×전고 : 2,695×1,559×1,542mm
휠베이스 : 1,867mm
트레드 앞/뒤 : 1,283/1,385mm
차량 중량 : 780kg
트렁크 용량 : 480리터

엔진
형식 : 999cc 3기통 터보
보어×스트로크 : 72×81.8mm
압축비 : 10.0:1
최고 출력 : 84마력/5,800rpm
최대 토크 : 12.9kg.m/3,500rpm
CO2 배출량 : 130g/km

트랜스미션
형식 : 5단 AMT
기어비 : 3.308/1.913/1.258/0.943/0.707
최종감속비 : 4.529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 드디옹 액슬
브레이크 앞/뒤 : 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 155/60R/15, 175/55R/15
구동방식 : 뒷바퀴굴림

성능
0-100km/h : 10.9초
최고속도 : 145km/h
최소회전반경 : 4.3m
연비 : 24km/L
연료탱크 용량 : 33리터

차량가격
2,510만원(VAT포함)

(작성일자 : 2010년 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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