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데스크 | BMW 6세대 535i 시승기 |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0-04-29 17:24:51

본문

BMW의 중핵 모델 6세대 5시리즈를 시승했다. 시대를 앞서 가는 트렌트 세터다운 차만들기가 돋보인다. BMW 유저 중 가장 자동차를 좋아하고, 가장 주행거리가 많고, 가장 로열티가 높은 모델인 5시리즈는 시대를 대표하는 스포츠세단이다. 1972년 데뷔 이래 550만대가 판매됐다. BMW의 설계 사상인 이피션트 다이나믹스(Efficient Dynamics)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BMW 535i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BMW의 근간은 3, 5, 7이다. 3은 1975년, 7은 1977년에 데뷔했지만 5는 그보다 빠른 1972년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코드네임으로 구분하면 초대 E12부터 1980년 2세대 E28, 1987년 3세대 E34, 1995년 4세대 E39, 2003년 5세대 E60에 이어 7년만에 6세대가 등장했다. 특이한 점은 이미 5시리즈 그란투리스모에서 소개한 바 있지만 플래그십인 7시리즈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7시리즈는 F01/02인데 비해 5시리즈는 F10이라는 코드네임을 사용하고 있다.

선대 모델이 크리스 뱅글이 O.K.를 한 모델인데 비해 6세대는 아드리안 반 후이동크가 결정했다. 결정했다는 표현은 BMW의 디자인 시스템에서 유래한 것이다. 유럽 모델들을 이해하려면 디자이너와 디자인 시스템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유럽 메이커들은 조직(?)의 힘을 중시하는 아시아 메이커들과 달리 디자이너의 개성(Personality)을 강조한다. 팀을 이루어 작품을 완성하는 현대기아차 그룹 등 아시아 자동차회사들과 달리 BMW등은 개인의 작품을 경선을 통해 선정하고 그것을 제품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만큼 조직 구성원 수도 차이가 난다. 현대기아차의 디자이너는 국내가 350명, 해외 150명 으로 500여명 정도다. 토요타는 라인업이 다양한만큼 그보다 훨씬 많은 1,200여명에 달한다. BMW는 120명이 전부다. 그 중에서 스타일링 익스테리어 담당은 25명 정도다. 그들은 제품 기획 단계에서 결정된 컨셉을 바탕으로 각자 자신들만의 작품을 만든다. 뉴 5시리즈의 익스테리어 디자인을 담당한 야첵 프렐리히(Jacek Froelhlich)가 최근 전 세계를 돌면서 디자인 선정 과정과 5시리즈의 컨셉에 대해 설명했다. 이 역시 유럽 메이커들에게는 중요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아시아 메이커들과는 크게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그 내용을 요약한다.

인원수가 차이가 나는 것은 원천적인 이야기부터 해야 한다. 팀 단위의 작업을 통해 선정하는 우리나라등과는 달리 BMW의 디자인 결정 과정은 스케치부터 클레이 모델까지 일관되게 개인 위주로 이루어진다. 학교의 교육과정에서부터 자신만의 컨셉을 혼자의 힘으로 완성하는 것을 배워 온 문화의 산물이다.

자동차는 문화와 시대의 산물이라는 얘기를 자주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자동차가 우리 문화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아니면 브랜드만의 독창성이 있는지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우리나라 자동차만의 독창성과도 연결된 내용이다. 개인위주인가 아니면 팀워크 중심인가 등 어떤 시스템이냐 하는 것은 차이일 뿐이지만 어떤 작품을 만들어 내느냐 하는 것은 그 기업의 철학과도 연결되는 것이다.

BMW의 경우 먼저 제품 기획단계를 알 필요가 있다. BMW는 디자인 개발 초기 캐릭터 워크숍이라고 하는 단계를 거친다. 마케팅 담당자와 함께 시장조사를 하고 건축과 다양한 제품의 사진, 또는 음악 등을 사용해 유저의 라이프스타일을 시각적 감각적으로 표현하기도 하면서 논의를 반복한다. 그 과정을 통해 모델의 성격을 정의한다. 그것을 몇 개의 키워드로 표현한다.

신형 5시리즈의 성격은 우아함(Elegance), 자연스러운 스포츠성(Natural Sportiness), 균형(Balance), 현대적 감각(Modernity)이라는 네 개의 키워드로 결정됐다. 플래그십인 7시리즈는 귀족적인(Aristocratic), 위엄(Dignity), 존재감(Presence) 등으로 5시리즈와는 다른 언어를 선택하고 있다. 제품 컨셉이 결정되고 그에 따른 제반 작업이 수반된다는 것은 기본이다.

다음 단계로 디자이너들은 그 키워드를 자동차의 형상으로 옮기는 아이디어 스케치를 한다. 이 단계에서는 원칙적으로 모든 디자이너가 참가한다. BMW에는 25명의 익스테리어 디자이너가 있다. 그 중 6세대 5시리즈의 작업에 참여한 인원은 약 20명. 이들은 자신만의 언어로 스케치를 통해 작품을 완성했다. 그들의 작품은 모두 테이블 위에 올려지고 3~4주간에 아이디어회의를 거쳤다. 회의를 통해 찬반 의견을 종합하는데 그 때의 기준은 앞서 얘기한 네 가지 키워드가 기준이다.

이것을 3개월에 걸쳐 반복한 후 BMW 디자인 수장인 부사장 아드리안 반 후이동크가 누구의 안을 1 대 1 클레이 모델로 할 것인지를 선정했다. 그렇게 해서 5명의 작품이 선정됐고 모두 1 대 1 클레이 모델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10개월에 걸쳐 5개의 안을 더욱 다듬고 나서 경영진들에게 프리젠테이션했다. 그 과정을 거쳐 최종 선정된 것은 야첵 프렐리히 작품.

모델마다 다르겠지만 뉴 5시리즈의 익스테리어 디자인이 일차적으로 결정되는데 13개월여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모델 개발 기간이 극도로 짧아진 시대적인 흐름에 비추어 본다면 짧은 시간은 아니다. 하지만 디자인이라는 작업의 관점에서 본다는 긴 시간이라고도 할 수 없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도 ‘스포티하고 다이나믹’하다는 BMW 브랜드의 DNA는 언제나 뼈 속 깊이 살아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살리면서 개성을 살리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형 5시리즈의 작품성을 알 수 있을 것이다.

BMW 디자인 수장인 후이동크는 ‘디자인은 기능을 따른다(Design follows Function)’는 전통적인 이론에서 ‘Form Follows Emotion’ 으로 옮겨간다고 주장한다. 추상적인 내용이지만 우리는 ‘형식이 논리를 지배한다.’는 등의 문구를 통해 배워 온 것과 일맥상통한다.

Exterior

BMW 5시리즈는 FR의 모범으로 평가받고 있다. 롱 후드, 숏 오버행, 쿠페형상의 유려한 루프라인. 롱 휠 베이스등의 프로포션으로 인한 것이다. 비율은 시각적인 균형에 있어서도 중요하지만 주행성을 결정짓는 키 포인트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세계의 많은 자동차들은 BMW가 만들어 낸 비율을 벤치마킹한다.

완전한 변신이지만 여전히 BMW 의 아이콘은 살아있다. 환형 헤드램프를 필두로 키드니 그릴, C필러의 소위 호프마이스터 커브, 리어의 L자형 컴비내이션 램프 등이 그것이다. 그것은 DNA라는 표현으로 긍정적인 측면이 더 강하지만 관심이 적은 이들에게는 그저 BMW로만 보이게 하는 제약(?)일 수도 있다.

6세대 5시리즈는 5세대보다 차체가 커졌다.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 4,910×1,860×1,475mm、휠 베이스는 2,968mm. 차체만 커진 것이 아니라 편의장비와 안전장비도 더 많아졌다. 하지만 중량 증가는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인텔리전트 경량구조의 채용으로 인한 것이다. 보닛 후드와 앞 펜더, 도어 등은 알루미늄으로 했다. 도어에서만 23kg의 경량화를 실현했다. 5세대 모델은 A필러를 중심으로 앞쪽은 알루미늄 뒤쪽은 스틸이라고 하는 소위 하이브리드 구조였다. 6세대는 신형 차체 앞부분을 포함해 골격은 스틸제(일부 알루미늄)를 채용했다. 그 효과는 진동의 전달쪽과 승차감으로 나타난다. 연구의 결과다.

야첵은 5시리즈가 스몰 7시리즈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우선 BMW의 상징인 키드니 그릴이 7보다 낮은 위치에 있으며 옆으로 더 길다. 그 효과는 스포티한 이미지를 만들고 앞쪽에서 차체를 좀 더 와이드하게 보이게 한다. 보닛 후드상에는 안쪽과 바깥쪽으로 향하는 두 개의 캐릭터 라인을 설정하고 있다. 표면의 요철에 의해 빛과 그림자가 춤을 추는 듯한 움직임을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측면에서는 2002년 이래 BMW 모든 모델에 공통으로 적용되고 있는 캐릭터 라인이 주도한다. 차종에 따라 디테일이 다르다. 7시리즈는 더 높은 위치에 좀 더 완고하게 설정되어 있다. 뉴 5시리즈는 파격적이라고 할만큼 강한 라인으로 바뀌었다. 앞쪽 휠 아치 위에서 시작해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로 이어진다. 자세히 보면 아래 안쪽으로 경사진 선이 뒤쪽으로 갈수록 넓어진다. 음영으로 인해 그 폭이 살아난 것이다. 그 자체만으로 웨지 형상을 만들고 있다. 스포티함을 살리기 위한 수법이다.

야첵 프렐리히는 이에 대해 리어 팬더에서는 그 라인을 가능한 한 밖으로 밀어냈다고 설명한다. 그 이유는 뒤태를 와이드하게 보여 노면에 확실히 스탠스를 표현하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뒤쪽으로 갈수록 쿠페 형상으로 떨어지는 루프라인과 함께 역동성을 만들어 내고 있다. 디자이너들이 갈망하는 미적 감각을 살리면서 역동성도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호프마이스터킹의 라인으로 인해 차체의 금형기술과도 관계가 있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다.

리어의 변화도 상당하다. 크게는 트렁크 리드와 컴비내이션 램프가 만나는 선의 차이, 램프와 범퍼의 디자인의 변화로 요약할 수 있지만 다가오는 느낌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좌우로 더 길어진 램프로 인해 프론트와 마찬가지로 와이드한 이미지가 더 강조되어 보인다. 범퍼 가운데 라인을 삽입한 것은 기존 모델과 같지만 나타난 이미지는 크게 다르다.

Interior

휠 베이스가 연장된만큼 실내 공간이 더 넓어졌지만 그보다는 시트가 커진 것이 우선 느껴진다. 그란투리스모의 4인승 모델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패밀리 세단으로 사용되는 것을 상정하기 때문에 그만큼의 공간은 만들고 있다. 같은 배기량의 엔진을 탑재한 미국/일본/한국차에 비해서는 좁다. 요즘에야 우리나라 운전자들도 과거에 비해 ‘크고 강하고 넓은 것’에 대한 집착이 줄었지만 바이어스 포인트인 것은 분명하다.

인테리어는 그란투리스모 그렇듯이 대시보드를 중심으로 7시리즈와 같다. 독일차답게 운전자를 중심으로 최선의 조건을 추구하고 있다. 다른 표현으로는 기능성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모던한 감각을 살리려 하고 있다. 우드 패널과 천연 가죽 등의 자연 소재에 의해 높은 품질감을 표현하고 있다. 구석구석 마무리도 분명한 차이가 보인다. 특히 시트 주위의 마무리는 BMW의 장인정식이 엿보인다. 양산차 메이커 중에서 유일하게 시트 공장을 조립라인과 함께 운용하는 메이커답다.

5시리즈는 퍼스널 스포츠 세단을 표방한다. ‘퍼스널’이라고 하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자신만의 취향에 맞게 차를 꾸밀 수 있다는 뜻이다. 센터페시아가 운전자쪽으로 7도가 기울어져 있는 것도 그런 의도와 일치한다. 4세대 모델에서 대칭으로 했다가 다시 비대칭으로 돌아섰다.

맨 위쪽의 AV모니터 패널이 타원형 지붕에서 7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직선형으로 바뀌었다. 그 아래로 에어벤트와 DVD삽입구와 내비게이션 등의 메모리 기능인 ‘바로가기’ 버튼도 그대로다. 오디오데이터와 내비게이션을 위한 12GB의 하드 디스크가 내장되어 있다. 에어 벤트 아래쪽에 별도의 트레이를 설계하고 있는 것도 그란투리스모에서 이미 봤던 것이다.

대시보드와 도어 패널의 수평 분할은 시각적으로 넓어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넓은 사이드 윈도우와 옵션으로 장착 가능한 파노라마 선루프도 공간감을 위한 장비로서의 역할을 한다. 그란투리스모는 프레임레스 도어 였지만 535i는 프레임이 있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속도계와 엔진회전계가 크게 가운데 자리한, BMW의 전형적인 배열이다. 속도계의 눈금은 7시리즈와 마찬가지로 260km/h까지 밖에 없다. 나이트 비전을 설정하고 있으며 블랙 패널 테크놀러지의 적용으로 계기판 전체가 LCD창의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속도계와 엔진회전계 아래쪽에는 다이나믹 트랙션의 작동 상황을 표시해 주고 가운데에는 ACC의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디지털 시계와 적산거리계 등 온보드 컴퓨커 디스플레이가 아래쪽으로 통합된 것이 새로운 내용 중 하나다.

스티어링 칼럼 왼쪽에 ACC, 차선변경 및 이탈경고장치, 그리고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작동을 위한 별도의 버튼이 나열되어 있다. iDrive를 통해서도 할 수 있지만 자주 사용하는 장비를 쉽게 판별할 수 있도록 한다는 원칙에 입각한 것이다. 운전자와 관련된 정보 및 제어 장치들은 운전자를 마주보는 운전석 측면에 위치한 반면, 편안한 기능 조작을 위한 모든 디스플레이와 컨트롤과 스위치는 대시보드 중간에 배치한다. 실렉터 레버가 플로어로 다시 내려온 것도 벌써 익숙해져 있다. iDrive컨트롤 다이얼 주변 버튼이 7개인 것도 7시리즈와 같다. .

센터콘솔 커버를 중심으로 한 트림이 선대에는 운전석쪽을 향해 타원을 그리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반대로 향하고 있다. 변화를 위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iDrive 컨트롤 패널이 실렉터 레버 오른쪽으로 옮겨간 것이 눈에 띈다.

시트는 5인승. 모든 시트에 통풍 기능이 채용되어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허벅지 부분을 앞으로 밀어낼 수 있지만 그러지 않아도 시트가 커져 있어서 부족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운전석 조수석 모두 전동 조절식.

리어 시트는 트렁크쪽의 레버를 통해 60 : 40으로 분할 폴딩이 가능하다. 인디비주얼 옵션 선택이 가능하고 535i에만 기본이다. 리어시트만을 위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퍼스널 스포츠 세단인데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시트에는 기본적인 검정 직물 소재부터 합성가죽, 다코타 가죽(BMW 550i 그란 투리스모), 익스클루시브 나파 가죽 등 다양한 색상과 종류가 제공된다. 시트의 경우 다양한 옵션 색상선택이 가능하다. 클래식한 검정 외에도 아이보리 화이트, 시나몬 브라운, 베네토 베이지 그리고 에버레스트 그레이 등이 설정되어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언제나 그렇듯이 시장에 따라 다르다. 기본적으로 V8의 4.4리터를 필두로 직렬 6기통 NA 터보차저, 직렬 4기통 디젤 등이 있다. 이 중 이번에 국내에 상륙한 것은 523i 컴포트, 523i, 528i, 535i 등4가지 모델이며 디젤모델의 경우 하반기 출시예정 이다.

그 중 시승차는 최상급 모델은 535i.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 탑재로 306ps/5800rpm、40.8kg-m/1200-5000rpm 을 발휘한다. 트윈 스크롤이란 터빈에 배기에너지를 유도하는 입구를 2계통으로 나눈 것을 말한다. 그로 인해 고효율화를 실현했다. 또 밸브트로닉에 의해 저 부하시의 펌핑 로스를 억제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연비가 대폭 향상됐다.

이 엔진은 시대적인 과제인 다운사이징의 첨병이다. BMW가 이피션트 다이나믹스를 브랜드 이미지로 본격적으로 내 세운 엔진이기도 하다. 3.0리터 직렬 6기통이라는 레이아웃은 그대로이지만3.5리터급의 성능을 낸다. 다운사이징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용납하지 못하는 유저들을 고려한 21세기형 기술발전의 전형이다.

파워트레인에서 가장 큰 변화는 7시리즈와 GT에서 이미 경험한 ZF제 전자제어 8단 AT의 조합이다. 그저 다단 변속기를 채용한 것이 BMW의 장기일 수는 없다. 그로 인해 연비를 무려 40%나 향상시키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물론 이피션트 다이나믹스가 엔진과 파워트레인의 조합만에 의한 것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보다 적은 에너지로 보다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것이 BMW 이피션트 다이나믹스의 설계 사상이다.

이피션트 다이나믹스란 BMW 브랜드 이미지의 근저인 다이나믹성을 살리면서 시대적인 흐름에 맞게 효율성을 가미한 것이다. BMW에 대해 우리는 ‘Fun to Drive’, ‘Driving Dynamics’, ‘Ultimate Driving Machine’ 등의 표현으로 묘사한다. 표현에서 그대로 드러나 있듯이 ‘Drive’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것은 1965년의 2002부터 ‘스포츠 세단’이라는 이미지를 내 세우면서 시작된 역사다. 그것이 3시리즈로 진화하면서 더욱 확고해졌고 오늘날의 BMW가 있게 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기어가 2개 늘어났지만 신형 8단은 기존의 6단 보다 전체 사이즈가 줄어들었고 부품 수의 증가는 소폭에 그친다. 반면 변속 시간은 더욱 빨라진 것이 특징이다. 기존 6단 AT 로도 충분하지만 거기에 주행의 편안함, 성능, 효율성 측면에서 잠재성을 더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패들 시프트가 채용된 것이 GT와 다른 점이다.

엔진에서 고정도 직분사와 터보차저로 효율성을 높이고 8단 AT와 경량화, 마이크로 하이브리드(브레이크 에너지 회생 시스템) 등 다양한 첨단 기술로 필요한 것을 얻고 있는 것이다. 시대가 바뀔 때마다 기술 발전이 있을 때마다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기 때문에 트렌드 세터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런 수치로 인해 까다로운 일본에서 에코카 감세 대상에 포함될 정도다.

시가지 주행부터 535i는 다른 거동을 보인다. 첫 마디가 역시 세련됐다는 것이다. 무심코 양산 브랜드들의 모델들을 타다가 스티어링 휠을 바꿔 잡는 순간 떠 오르는 말이 있다. ‘아무리 글을 잘 써도 실제로 타 보지 않고는 모른다.’ 글 쓰는 사람의 표현이 서투를 수도 있고 승차감이나 주행성에 대한 관점이 다를 수 있다. ‘백문이 불여일승(乘)이다.’ 시승 기회는 많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600rpm. 레드존은 7,000rpm부터. 120km/h에서 1,900rpm, 140km/h에서 2,30rpm.

여전히 신경을 쓰지 않으면 다단 변속기의 차이를 느끼기란 쉽지 않다. 지긋이 전진한다. 더 매끄러워졌다는 것 이외에는 적절한 표현이 없다. 엔진과 트랜스미션은 개발도 중요하지만 상성을 어떻게 매치시키느냐가 포인트다. 그 분야에 후발 업체들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정지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7,000rpm까지 올라가서 시프트 업이 진행된다. 50km/h에서 2단, 85km/h에서 3단, 135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된다. 1단의 기어비 폭이 6단 AT와 같다. 그 이후부터 10km/h 정도 빠른 포인트에서 변속이 이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에 대한 엔진의 응답성도 예민하다. 강력한 토크감도 그대로다. 이렇게 매끄러울 수 있을까 하는 감탄이 나올 정도다. 한편으로는 이 엔진을 수동변속기와 매치하면 어떨까 하는 욕심이 생긴다. 가공할 펀치력으로 ‘스포츠’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더 재미있는 것은 타코미터의 바늘이 올라갈수록 당기는 맛이 더 강해진다. 오른발에 힘을 빼고 무심코 바늘을 보면 첫 번째 벽 주위에서 순항하고 있다. 자주 하는 말이지만 과거에 비해 속도감을 느낄 수 없다. 별도의 음향팀이 사운드를 살려 바이브레이션이 섞인 음이 자극하지만 각종 소음과 차음장비 등으로 초 고속역을 아무렇지 않게 주파한다.

첨단 장비는 만재하고 있지만 운전자는 실렉터 레버 왼쪽에 있는 다이나믹 드라이브 컨트롤로 거의 모든 장비를 통합 제어한다. 서스펜션과 파워트레인, 즉 스티어링 어시스트량, 시프트의 감속 스피드, 엔진 응답성 등의 설정을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Comfort부터 Normal, 댐퍼를 하드하게 설정한 Sport, 차체안정 제어장치의 개입을 억제한 스포츠 주행용의 Sport 플러스 등을 버튼 하나로 선택할 수 있다.

Sport 플러스로 위치하고 공략하면 거동 전체가 훨씬 타이트해지며 긴장감을 유발한다. 이 때는 ESP가 OFF 상태로 된다. 운전자의 의지가 더 많이 반영된다는 의미이다. 이 상태가 21세기 스포츠카의 기본이다. Sport 이하 모드에서는 전자제어로 운전자의 약점을 커버하며 속도 위주의 스포츠 드라이빙을 할 수 있다. 다만 미끄러운 노면에서는 이 모드로의 운전은 삼가야 한다.

BMW가 자랑하는 드라이빙 다이나믹스에서는 통합 액티브 스티어링의 채용에 의해 주행 상황에 따라 뒷바퀴를 2.5도까지의 각도로 조타할 수 있다. 속도에 따라 스티어링 기어비를 연속 가변제어 해 후륜을 조타하는 시스템이다. 고속 주행시에는 차선 변경을 민첩하게 할 수 있고, 저속시에는 차체 회두성이 좋아지고 힘도 덜 든다. 이 대목은 상당한 운전 경험이 있으면서 다양한 차종을 접해 본 사람이라면 그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로 인한 또 하나의 이점은 최소회전반경이 기존 모델 5.7m 에서 5.5m보다 작아졌다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다루기 쉬운 쪽으로 이동해 있다는 점도 포인트다. ‘Everyday Sport’를 표방하는 아우디와 스파르탄의 전형이었던 BMW가 서로 조금씩 가까워진 세월도 많이 흘렀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인테그럴 V암식. 시승차에는 댐퍼의 감쇄력과 스태빌라이저의 효과를 연속 가변제어하는 어댑티브 드라이브가 채용되어 있다.

스티어링 휠의 록 투 록은 2.9회전. 3시리즈에 비하면 유격이 있는 편이다. BMW 모델들간에 그렇다는 것이다. 경쟁 모델들에 비하면 예민하고 직설적인 반응을 보인다. 핸들링 특성은 뉴트럴. 와인딩에서의 거동은 흐트러짐이 없다. 다이나믹 드라이브 컨트롤을 Comfort로 해도 롤 각은 큰 변화가 없다. 노면의 요철을 좀 더 흡수할 뿐이다.

BMW는 달리는 즐거움을 위해 액티브 드라이브, 전자댐퍼 컨트롤, 액티브 롤 스태빌라이저,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 등을 포함한 2,200 달러 상당의 스포츠 패키지를 설정하고 있다. 국내 사양에는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이 설정되지 않는다. 옵션의 이름만 나열해도 끝이 없다. 주차 보조 시스템, 오토 홀딩, 톱 뷰 카메라, 사각지대 경보장치, 차선이탈 경보장치, 전방충돌 위험성을 감지해 경고와 브레이크 어시스트를 하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헤드업 디스플레이, 보행자감지기능이 채용된 나이트비전 등 다양한 첨단 옵션을 설정하고 있다. 정차시 실렉터 레버 뒤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좌우 앞 펜더 앞쪽에 설계된 카메라로 도로의 상황을 보여 준다. 사각지대의 시야를 확보 해 주는 안전장비이다.

특이한 점은 6세대 5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전 세계 대부분의 시장에서 판매가를 낮추었다는 대목이다. 6월에 출시하는 미국시장의 경우 535i가 5만 1,000~5만 5,950달러에서 5만 470달러로 선대 모델보다 낮게 책정하고 있다. 한국시장도 100만원 전후 인하했다. 시장을 보는 시각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아니면 기술개발을 통해 비용저감을 이루어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프리미엄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를 예상케 하는 부분이다.

주요제원 BMW 535i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99×1,860×1,464mm
휠베이스 : 2,968mm
트레드 앞/뒤 : 1,600/1,627mm
차량중량 : 1,775kg

엔진
형식 : 2,979cc 직렬 6기통 트윈 터보
보어×스트로크 : 89.6×84.0mm
최고출력 : 306마력/5,800rpm
최대토크 : 40.8kgm/1,200~5,000rpm
압축비 : 10.2:1

트랜스미션
형식 : 8단 자동
기어비 : 4.714/3.143/2.106/1.667/1.285/1.000/0.839/0.667
최종감속비 : 3.077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인테그럴 V 멀티 암
스티어링 휠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구동방식 : 뒷바퀴굴림
타이어 : 245/45R/18

성능
0-100km/h : 6.1초
최고속도 : 250km/h
최소회전반경 : 5.5m
연비 : --
이산화탄소 배출량 : 195g/km
연료탱크 용량 : 70리터

판매 가격
523i 컴포트 5,990만원,
523i 6,380만원,
528i 6,790만원,
535i 9,590만원. (VAT 포함)

(작성일자 : 2010년 4월 7일)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Gallery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