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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메르세데스 벤츠 E63AMG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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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0-04-16 16:5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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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의 고성능 디비전 AMG의 E63AMG를 시승했다. AMG는 모터스포츠장에서의 실력을 배경으로 발전한 튜닝회사다. BMW M과 달리 메르세데스 벤츠의 고성능 디비전으로 인수합병된 과정을 거쳤다. 주로 경주용차 개발에 중점을 두어 온 역사만큼이나 차 만들기도 일반 로드 고잉카와는 다른 면모를 보여 준다. E63AMG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프리미엄 브랜드의 조건은 무엇일까? 네 바퀴로 ‘달리고 돌고 멈춘다.’는 점에서는 모두 같은데 왜 특정 모델은 고가로 판매될까? 그 답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다. 그 중 하나가 수퍼 스포츠카 세그먼트의 라인업 여부다. 유럽 기준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S클래스 등은 E2세그먼트에 속한다. 현대 에쿠스와 같은 등급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분류되는 메이커들은 그보다 위의 E스포츠와 F스포츠 세그먼트에도 모델을 라인업시키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SLR을 비롯해 BMW 6시리즈, 포르쉐 카레라 GT, 재규어 XKR 등을 말한다. 이들은 브랜드 내에 라인업되어 있는 모델들이다.

그와는 별도로 이들은 고성능 디비전을 운영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AMG를 비롯해 BMW M, 아우디 RS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양산 브랜드인 폭스바겐도 최근 R사를 별도로 설립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길을 추구하고 있다.

브랜드 내 고성능 모델이든 별도의 고성능 디비전이든 결국은 그런 모델들을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 즉 능력이 있어야 프리미엄 브랜드로 분류될 수 있다. 그저 고가를 책정한다고 소비자들이 모두 호응하지는 않는다. 그것이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 메이커들과 큰 차이이다. 이들 중에는 할 수 있어도 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고성능 모델을 개발할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뛰어들지 못한다. 아시아 메이커 중에서는 그나마 혼다가 S2000과 NSX 등으로 시도를 해 보았지만 아직까지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회사들의 기술력이 평준화되었다고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패밀리 세단이라는 카테고리에서 그렇다. 성능을 최우선으로 하는 ‘궁극의 자동차’라는 측면에서는 아직도 메이커들간의 갭은 크다. 기술력은 곧 노하우를 얘기하는 것이고 그것은 자동차라는 제품에 대한 내공, 즉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생각의 깊이가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기꺼이 비싼 가격을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AMG가 다임러 AG와 관계를 맺은 것은 1990년 2월로 자본제휴를 하면서 전체 주식의 51%를 넘겼고 사명도 메르세데스 벤츠AMG사로 바꾸었다. 현재는 다임러AG의 100% 자회사로 되어 있으며 생산대수는 2만~2만 5,000대 수준. 참고로 아우디 RS/S 시리즈는 2004년14,385 대에서 2007년 27,608 대로 거의 두 배 정도 늘었고, BMW M 은 2002년 2만 6,776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었으나 2007년에는 1만 6,128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2008년 통계는 BMW M 디비전이 24,186대, AMG는 2만 4,200대, RS는 4,651대, 2009년에는 M이 14,855대, AMG는 1만 5,900대, RS는 2,224대였다. 금융위기의 타격을 받은 것이다.

1988년 상표로 정식으로 등록된 AMG는 지금은 완전히 메르세데스 벤츠 브랜드의 일부가 되어 카탈로그 모델로서 소개되고 있다. AMG 사양차는 다른 양산 모델과 함께 진델핑겐(슈투트가르트에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 공장)의 라인에서 동시에 생산되고 있다.

AMG의 최대 시장은 2005년에는 일본이 전체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를 소화한 적이 있었다. 최근에는 미국 비중이 40% 가량으로 가장 크고 다른 시장의 확대로 인해 35% 수준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한다. .

다임러는 최근 이 AMG 디비전에 대해 유난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6 제네바쇼장의 프레스데이서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수장 디터 제체는 AMG 모델을 직접 운전하고 무대에 등장했다. 그것은 앞으로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 그룹에서 AMG에 대해 많은 비중을 둘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런 의지를 보여 주는 것 중의 하나가 AMG버전의 등장 주기이다. 과거에는 베이스 모델 데뷔 후 1년 정도 지나야 했으나 지금은 4개월이면 나온다. 메르세데스와 AMG 디비전의 협력관계가 그만큼 밀접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Exterior

W212형 E클래스의 초고성능 모델인 E63AMG는 공장에서 생산되는 소위 말하는 양산형 모델이다. 기본적으로 이렇게 해서 시장에 소개되고 고객이 원하면 드레스업 튜닝을 별도로 할 수 있다. C63AMG처럼 E클래스도 65AMG는 없고 63AMG만 있다.그 이상의 힘이 필요 없고 또한 차체의 크기 때문에 더 이상의 엔진은 탑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E클래스가 9세대 모델로 바뀌면서 엘레강스 대신 어그레시브로 완전히 바뀐만큼 AMG 버전도 달라졌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고성능 디비전들이 그렇듯이 AMG 역시 베이스 모델에 비해 두드러지게 자극적이라거나 하지는 않다.

프론트에서는 AMG 특유의 프론트 범퍼와 그 아래쪽 사다리꼴 모양의 에어 인테이크가 포스를 풍긴다. 에어로 파츠의 AMG 독자적인 설계로 인해 분명 노멀 모델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자세하게 들여다 보면 앞뒤 범퍼, 헤드램프와 리어 컴비내이션 주변, 그리고 이그조스트 파이프 등이 보다 정교하게 마무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에어로 키츠와 함께 이정도만으로도 정통 세단 메르세데스 벤츠 라인업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그래도 불만을 느낀다면 별도의 드레스업 튜닝을 주문하면 된다. 그것이 이런 장르의 모델을 타는 이유다. 하지만 보닛 위의 강한 캐릭터 라인만으로도 카리스마가 표현되고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 가운데 엠블럼이 있는 C63AMG와 달리 보닛 후드 선단에 3포인티드 스타가 서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메르세데스 벤츠 라인업은 스포츠성을 표방하는 모델과 정통 세단을 지향하는 모델의 엠블럼 위치가 다르다. 그런데 AMG에서는 C와 E를 달리하고 있다. 한 세그먼트 위 모델인 E클래스의 카리스마를 그렇게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고성능 모델답게 자세도 다르다. 앞 트레드는 베이스 모델보다 56mm 넓고 허브 캐리어등도 새로 설계했다. 앞 255/40R18, 뒤 285/35R18 사이즈의 표준 타이어와 옵션으로 설정된 255/35R19, 285/30R19 사이즈의 피렐리 P제로도 장착할 수 있도록 펜더도 확대했다. 그래서 전폭이 17mm 넓다.

이 거대한 19인치 타이어와 전용 휠에 더해 기계식 LSD와 3스포크 AMG 스티어링 휠, 트렁크 리드 스포일러, 하드한 세팅의 서스펜션으로 구성된 퍼포먼스 패키지 옵션도 설정하고 있다.

차체 크기는 그래서 전장×전폭×전고가 4,885x1,855x1,440mm.
휠 베이스는 2,875mm.

Interior

인테리어에서도 트림류를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E클래스와 같은 계기판 등 분위기에서 다른 점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과격한’, 또는 ‘폭력적’이라고 표현되는 고성능 모델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AMG는 메르세데스 산하로 편입된 후 과격한 튜닝카라고 하는 외적인 이미지는 없어졌다. 압도적인 고성능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 맛은 세련되어졌다고 하는 것이 더 옳은 표현일 것 같다.

그런 특성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것이 인테리어다. 베이스 모델과 마찬가지로 직선을 다용하고 있다. 타원과 원을 유기적으로 사용해 우아함을 강조했던 W124와는 다르다. 조금은 그로테스크한 터치도 느껴진다. 그렇다고 메르세데스 벤츠만의 DNA를 손상시키지는 않고 있다. 높은 질감과 일관성, 그리고 현대적인 감각의 우아함이다. 특히 시승차인 아방가르드 모델은 나파와 알칸타라 가죽을 사용해 사치스러움을 표현하고 있다.

C 클래스 또는 GLK와 일맥상통하는 신세대 메르세데스다. AV모니터가 더블 패널 형태로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그 패널의 직선이 만들어 내는 분위기 역시 공격적이다. 노멀 모델시승기에서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대해 지적했었는데 바뀌지 않았다. 애프터마켓용보다 사용이 쉽지 않다. 터치 스크린 대신 리모콘으로 한 것이 오히려 불편하다.

대시보드와 센터 페시아까지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실렉터 레버 주변에는 AMG만을 위한 각종 버튼이 조금은 어지럽게 나열되어 있다. 스티어링 칼럼 시프트인 베이스 모델과 달리 플로어 타입인데 BMW와 같은 바이 와이어 방식이다. 이 전자식 실렉터 레버는 R, N, D를 선택할 수 있고 P는 버튼으로 별도로 설정되어 있다. 수동 모드는 패들 시프트로 하도록 되어 있다. 풋 브레이크가 재미있다.

실렉터레버 왼쪽 맨 앞쪽의 다이얼은 시프트 모드 전환 스위치다. C(Comfort), S(Sport), S+(Sport 플러스), M(Manual) 등 네 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C모드에서는 2단 출발이고 나머지는 모두 1단 출발이다. 그 다음으로 ESP ON/OFF 버튼, C, S, S+ 세가지로 구분된 댐퍼 모드, 그리고 AMG버튼(임의로 설정한 모드를 불러낸다.)이 있다. SL63AMG와 같은 내용이다.

전동식 틸팅&텔레스코픽 기능의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림과 그립 디자인에 변화를 주었다. 하지만 휠 직경이 좀 더 작았으면 싶다. 스티어링 기어비도 중요하지만 시각적인 면도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이 이런 장르의 모델들이 갖는 속성이다.

계기판은 가운데 큼지막하게 속도계가 자리잡고 있다. 눈금이 320km/h까지 있는 것이 보인다. 스피도미터 가운데에 온보드 컴퓨터 디스플레이가 있다. 연료소모 상태를 표시하는 기능은 기본. 왼쪽에 아날로그 시계 등은 노멀 모델과 같다. 아날로그 시계의 위치는 모델체인지 때마다 옮겨 다니는 장비이다. 시간은 내비게이션 모니터에도 표시된다.

시트는 5인승. 도어 트림에 있는 시트 모양의 조절 버튼으로 위치를 조정하는 것은 메르세데스의 아이콘으로 E클래스에도 변함이 없다. AMG모델에만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다. 시트 쿠션 오른쪽에 있는 네 가지 버튼이 그것이다. 에어 챔버의 강도조절과 럼버 서포트, 그리고 안마 기능등이 채용되어 있다. 이 역시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내용이다. 한편으로는 이런 장르의 모델이 가장 많이 팔리는 시장이 미국이라는 점을 배려한 차만들기이기도 하다.

리어 시트는 60 : 40 분할 폴딩식. 시트를 젖히려면 트렁크 쪽에 있는 레버를 당겨야 하는 것이 거슬린다. 무릎 및 머리 공간도 여유가 있다. 오버 헤드 콘솔의 버튼을 뒤로 밀면 앞뒤 커버가 가운데로 모아지며 사라지고 다시 한 번 누르면 앞쪽의 루프가 뒤로 밀려나는 트윈 선루프도 그대로다.

트렁크는 앞뒤의 길이가 동급 모델 중 가장 길 것 같다. 좌우 벽면의 정리도 깔끔해 활용도도 높다. 플로어의 커버를 들어 올리면 자잘한 물건을 넣을 수 있는 수납공간이 나타나고 그 아래에 공기를 주입해서 사용하는 스페어 타이어가 탑재되어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AMG는 뉴 E63AMG를 통해 최근 그들의 흐름의 변화를 잘 보여 주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은 100% 자사 개발 V8 6.2리터 DOHC 엔진을 탑재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정 모델로 블랙시리즈를 투입하고 C63AMG, SL63AMG 등을 통해 과거 AMG와는 전혀 다른, 즉 신세대 AMG의 성격을 표현하고 있다.

이런 장르의 모델은 무엇보다 엔진과 하체가 핵심이다. 엔진은 6,208cc V형 8기통 DOHC 로 SL63AMG와 같다. 최고출력 525ps/(386kW)/6,800rpm, 최대토크 630Nm(64.2kgm)/5,200rpm 로 SL63AMG와 같은 수치다. 같은 블록이지만 C63AMG보다 증강된 수치다.

트랜스미션도 SL과 같은 7단 세미 오토 타입인 AMG 스피드시프트 MCT를 조합하고 있다. 7G트로닉을 베이스로 토크 컨버터 대신 습식 다판 클러치를 사용해 구동력 전달을 보다 다이렉트하게 한 것이 특징이다. M모드에서의 빠른 변속 속도 0-100km/h 가속성능 4.5초 최고속도 250km/h

이 조합으로 인해 12% 가까운 연비저감 실현한 것도 주목을 끄는 내용이다. EU혼합모드로 12.6리터/100km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95g/km. 대 배기량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성능이다. 효율을 추구한 블루 이피션시 테크놀러지의 채용에 의한 것이다. 한국측정모드로는 연비 6.5km/리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360g/km.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600rpm. 레드존은 7,200rpm부터. 6.2리터라고 하는 배기량을 감안하면 레드존 영역이 높다는 것이 특이하다.
시프트 모드 C로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500rpm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45km/h에서 2단, 100km/h에서 3단, 150km/h에서 4단으로 거침없이 상승하다. 앞을 볼 시간이 없다. 이럴 때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생각난다. 시프트 업 진행시 미세한 시프트 쇽이 있다. 포인트를 찾을 수 없는 것이 오늘날의 흐름인데 AMG MCT는 약간 다른 감각이다.

시가지 주행시부터 으르렁거리는 배기음이 운전자를 흥분시킨다. V형 8기통 엔진 특유의 사운드보다 더 낮은 바리톤음은 운전자를 그냥 두지 않는다. 높은 속도보다는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굳이 오른발에 힘을 주며 긴장을 하지 않아도 주변의 차는 순식간에 뒤로 밀려난다. 필자에게도 이런 배기량의 모델을 타는 것도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저중속에서의 두터운 토크감에 놀란다. 올라가는 감각은 분면 BMW M의 날카로움과는 차이가 난다. 두 브랜드의 엔지니어들의 성격차이가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계측 속도는 비슷하지만 운전자가 느끼는 감각은 다르다. 절대성능 수치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메르세데스 벤츠다운 차만들기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7,000rpm까지 육박해도 파워는 줄지 않는다. 끌어 당기는 맛이 더 살아난다. 오히려 운전자를 부추기며 도전을 강요한다. 오랜만에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그 상태에서는 느껴지는 것은 카리스마다. 일반 운전자들은 상상할 수 없는 맛을 전 영역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이런 장르의 모델을 타는 이유다. 차 안에서 속도감을 느끼는 정도가 80년대나 90년대 스포츠카와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 새삼 느껴진다. 여전히 기술 발전에 의한 결과라는데는 동의하지만 좀 더 자극적인 그 무엇을 원하는 것은 필자만의 바람일까.

시프트 모드와 댐퍼 모드를 모두 C(Comfort)로 하고 달리면 상대적으로 쾌적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S나 S+에 비해 그렇다. 단순히 쾌적하다고 표현하면 오해할 수 있다. 정통 세단 모델에 비하면 스파르탄에 가까운 하드한 특성이다. 같은 스파르탄 개념도 BMW와는 차이가 나는 것이 메르세데스류였다. 그런데 지금은 두 브랜드가 서로 마주 보고 가고 있다. ‘BMW는 좀 더 부드럽게 메르세데스는 좀 더 하드하게’.

서스펜션은 기본 형식은 앞 3링크/뒤 멀티링크로 노멀 모델 및 C63AMG와 같다. 다만 뚜렷한 네거티브 캠퍼를 채용한 AMG 전용 이다. 기존 모델이 4륜 AIR매틱이었던데 대해 신형은 4륜에 감쇄력 전자제어 가변식 댐퍼를 사용하는 것은 같지만 프론트에 통상의 코일 스프링을, 리어에 에어 스프링이라고 하는 조합을 채용한 것이 차이이다. AMG 라이드컨트롤 스포츠 서스펜션으로 불리는 이 하체는 스포츠성과 쾌적성의 양립을 위한 메르세데스식 장비이다.

달리다 보면 얼마 전 아우토반에서 시승했던 C63AMG와 거동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코너링시에 그런 느낌이 더 강하다. 민첩성이 더 향상됐다고나 할까. 운전석에서는 차체 크기로 인한 넓이는 느낄 수 있으나 거동은 더 기민해졌다. 다만 그런 기분을 망치는 것은 노면이다. 한국의 고속도로는 밭 이랑이 많다. 이 노면을 35인치나 되는 넓은 타이어로 타고 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타이어가 그 곡면을 읽어 전달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오버하면 컨트롤을 잃을 수도 있다.

또 하나 C모드와 S+모드에서의 직진안정성이다. S+모드에서는 흔들림이 전혀 없지만 C모드에서는 약간의 여유가 느껴진다. 그렇다고 자세를 흐트러트리는 수준은 아니다. 헤어핀에서 머리를 돌리고 빠져 나올 때 약간 오버 스티어 기미로 회두성을 손상시키는 대목도 없지 않다. 어디까지나 이런 장르에서의 비교다.

그럼에도 속도가 올라갈수록 노면에 달라붙는 듯한 메르세데스 전통적인 장점이 그런 것들을 상쇄한다. 이런 부분에 위화감을 느끼는 운전자는 노멀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듯.

록 투록 2.6회전의 스티어링 기어비도 표준 모델에 비해 20% 이상 빠른 14 : 1로 아주 예민한 응답성을 보인다. 핸들링 특성은 뉴트럴쪽. 상황에 따라 미세한 오버기미가 있는 것은 C63AMG와 같다.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은 훨씬 예민해졌다. 아우토반에서 약간의 여유를 느꼈던 C63AMG와는 또 다른 맛이다. 도로 조건도 그런 느낌에 한 몫을 할 것이다.

하체에 걸맞는 브레이크와 강성의 차체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헤리티지가 그대로 묻어난다. 이미 설명한 적이 있지만 브레이크는 센소 트로닉 시스템이다. 효과적인 제동성능을 위해 운전 상황에서 이미 스태빌리티 상태로 들어간다고 하는 장치를 일컫는다.

예를 들면 통상적인 상황보다 빠른 속도로 엑셀러레이터 페달이 되돌아왔을 때, 다시 말해 운전자가 허둥거린다는 상황이 추측되었을 때 브레이크 시스템은 패드와 로터의 간격을 극히 가까운 부분까지 순간적으로 좁혀 대기한다. 그만큼 운전자의 실수를 최소화해 안전하게 제동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E클래스의 브레이크성능은 여전히 효과 면이나 느낌 면에서도 훌륭하다. 특히 고속 주행 중 돌발 상황을 만나 급 제동을 했을 때 자세가 일품이다. 전체적으로 달리기 성능에서 활발해 졌다고 할만하다.

원유가 급등으로 인해 소형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보다는 못하지만 고성능 고가 모델들의 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개도국의 수요와 선진국 소비자들의 소득 증가가 요인이다. 하지만 그런 이론적인 배경보다는 수퍼카에 대한 로망이 시대가 변해도 식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설득력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주요제원 메르세데스 벤츠 E63 AMG

크기

전장×전폭×전고: 4,885x1,855x1,440mm.
휠 베이스: 2,875mm
트레드 앞/뒤: 1,590/1,610mm
공차중량: 1,940kg
트렁크 용량: 540리터
연료탱크: 80리터

엔진
형식 : 6,208cc V형 8기통 DOHC 32밸브
보어×스트로크 : 102.2×94.6mm
압축비 : 11.3 :1
최고출력 : 525ps/(386kW)/6,800rpm,
최대토크 : 630Nm(64.2kgm)/5,200rpm
허용 최고 엔진회전수 : 7,200rpm

트랜스미션
형식 : 7G-트로닉 AMG 스피드시프트 MCT
기어비 :

섀시
타이어 :앞/뒤 235/40R18//255/35R18
구동방식 : 뒷바퀴 굴림방식

성능
0-100km/h 가속성능 : 4.5초
최고속도 : 250km/h
연비 : 6.5km/리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 360g/km

가격
1억 4,100만원(VAT포함)

(작성일자 : 2010년 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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