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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2010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 X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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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0-05-11 20:40:23

본문

2010년형이 출시되면서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의 가격이 10% 낮아졌다. 2010년형은 보디 킷의 디자인이 조금 달라졌을 뿐 기본적인 사양은 이전과 동일하다. 랜서 에볼루션은 리터당 출력 150마력의 2리터 엔진과 능동적인 AWD로 차별화된 운동 성능을 제공한다. 가속도 빠르지만 코너에서의 움직임은 그야말로 기민하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모든 메이커는 이미지를 리딩하는 모델이 있다. 미쓰비시는 랜서 에볼루션이 그 역할을 맡고 있다. 정통 스포츠카는 아니지만 스포츠카 이상의 성능으로 마니아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미쓰비시 하면 떠오르는 모델도 바로 랜서 에볼루션이다.

랜서 에볼루션의 명성은 모터스포츠의 명성이 양산차로 이어진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하겠다. 별명도 일반 도로를 위한 랠리카이다. 그만큼 WRC를 위시한 랠리에서 명성을 떨쳤고 90년대 토미 마키넨과 함께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다. 1996~1999년 사이에는 WRC 4연패를 달성하기도 했다. 랜서 에볼루션이 태어난 배경도 WRC 우승을 위해서다.

당초 랜서 에볼루션은 내수에서만 팔렸다. 하지만 랠리아트를 통해 영국을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에 소개가 되면서 그 성능이 해외까지 알려졌다. 그리고 2003년부터 북미에, 2008년부터는 국내에도 공식 수입이 되고 있다.

랜서 에볼루션은 1992년 데뷔해 10세대까지 발전하고 있다. 일본차는 상대적으로 모델 체인지가 빠른데, 랜서 에볼루션은 유독 심하다. 빠른 부분 변경을 통해 지속적으로 완성도를 높여온 것이다. 플랫폼으로만 따지면 크게 3세대로 구분되고 랜서 에볼루션의 운동 성능을 확립한 AYC와 ACD는 2세대와 3세대에서 채용됐다.

랜서 에볼루션의 성격은 독특하다. 보디 형식으로 따지면 스포츠카도 아닌 것이 본격적인 스포츠카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고 특정 영역에서는 수퍼카에 육박하기도 한다. 하이 부스트의 터보를 사용하는 2리터 터보 엔진과 능동적인 AWD는 랜서 에볼루션의 가장 큰 특징으로 지금도 정확하게 매칭되는 모델이 많지 않다.

특히 AWD의 경우 리어 액슬 좌우에 토크를 배분하는 시스템이다. 요즘 이런 방식이 조금씩 늘어나고는 있어 랜서 에볼루션의 시스템이 그만큼 앞서갔다고도 할 수 있다. 대중 브랜드의 양산차에 리터당 150마력에 달하는 터보 엔진도 흔히 보기 힘들다.

랜서 에볼루션의 가장 큰 매력은 저렴한 가격에 스포츠카의 성능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런칭 초기에는 6천만 원이 넘는 가격이었지만 2010년형 10%를 내려 5천만 원대로 떨어졌다. 시승차는 한국 MR 버전으로 일본의 GSR에 한국형 사양을 더한 모델이다.

EXTERIOR & INTERIOR

이전의 랜서 에볼루션의 스타일링은 과격했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만큼의 느낌은 아니다. 공격적인 디자인의 패밀리 룩이 SUV까지 확대돼 눈에 익숙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범퍼 한쪽 편에 치우쳐 달린 번호판은 낯설다. 냉각이 중요한 고성능 터보 엔진을 생각해 위치를 옮긴 것이다.

기본적인 스타일링은 랜서와 같지만 디테일은 상당히 다르다. 우선 보닛에 뚫린 3개의 인테이크와 낮게 내려온 에어댐이 랜서와 차별화를 이룬다. 펜더의 인테이크도 장식이 아니라 엔진의 열을 배출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리어 뷰는 높게 솟은 스포일러가 주도하고 있다. 양산차로 이 정도 높이가 흔치 않고 트윈 머플러와 과격한 모양의 디퓨저가 강인함을 더하고 있다.

타이어는 245/40R/18 사이즈의 던롭 SP 스포트 600에 18인치 BBS 휠이 조합된다. 스포크 사이로 언뜻 보이는 브렘보 브레이크도 기본이다. 모두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실내 역시도 큰 랜서와 큰 차이는 없지만 운전을 위한 장비들이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레카로제 시트이다. 레카로 시트는 타는 순간부터 다른 차라는 것을 알린다. 엉덩이가 넘어오면서 쿠션의 날개에 걸린다. 몸을 잡는 것도 타이트하고 질 좋은 가죽 때문에 옷과의 밀착성도 그만이다.

랜서 에볼루션의 시트는 운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시트의 높낮이 조절 기능도 없다. 가장 좋은 자세를 정해놨으니 이에 맞춰 타라는 뜻이다. 실제로 몇 번만 슬라이딩과 등받이 각도를 조절해 보면 내가 원하는 운전 자세를 금방 찾을 수 있다.

2열의 시트도 1열과 같은 디자인이다. 하지만 2열의 쿠션이 훨씬 푹신하다. 1열의 시트가 얇아져서인지 레그룸은 더 넓어진 것 같다. 반면 일체식 헤드레스트 때문에 2열 승객의 시야가 가리는 면은 있다. 트렁크를 열어보면 배터리와 워셔액이 있다. 운동 성능을 위해 옮긴 것이다.

계기판 디자인도 동일하지만 고성능 엔진에 맞게 세부적인 건 다르다. 우선 타코미터는 9천 rpm까지 확장됐고 속도계도 300km/h까지 새겨져 있다. 타코미터와 속도계 모두 0이 시작하는 위치가 다르다. 꼭 수퍼카를 보는 기분이다. 계기판 내 작은 액정에는 S-AWC와 TC-SST 변속 모드 등의 정보가 추가로 나온다.

수동과 꼭 닮은 기어 레버는 중간에 봉을 들어 올려야 모드가 변경된다. 예전 대우차의 수동 변속기 후진 기어와 닮았다. 기어 레버 뒤에서는 변속 모드와 S-AWC의 모드 변경 버튼이 위치해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볼륨 모델 베이스의 고성능 버전이 그렇듯, 아이들링에서는 랜서와 큰 차이가 없다. 아이들링은 조용하고 진동도 느끼기 힘들다. 터보 작동으로 인한 지체 현상도 있어 오른발에 힘만 주지 않는다면 조용하게 달릴 수 있다.

지체 현상이 있다고 했지만 리터당 150마력이 나오는 2리터 엔진으로서는 양호하다. 회전수를 3,500 rpm만 띄우면 폭발적으로 토크가 증가한다. 그리고 기어비가 붙어 있어 레드 존 근처에서 변속하면 회전수가 부스트 존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 본격적으로 부스트가 걸리면 거세게 가속되는데, 그 가속력에 비해 체감은 느린 편이다. AWD에 차체도 안정적이어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달리다 보면 속도가 생각 보다 높다.

기어비가 촘촘한 것은 랜서 에볼루션의 전통인데, 6단 SST도 여전하다. 1~4단의 최고 속도는 50, 90, 120, 160km/h로 엔진의 출력을 생각하면 각 단 사이가 상당히 붙어 있다. 일반적인 준중형차와 비슷 또는 더 간격이 좁다. 기어비만 봐도 랜서 에볼루션의 성격을 알 수 있다.

랜서 에볼루션은 5단으로 실질적인 가속이 끝난다. 6단 6,100 rpm에서 250km/h을 찍긴 하지만 5단까지 달려 나가던 기세를 생각하면 가속이 뚝 떨어진다. 반면 5단으로 220km/h은 순식간이다. 2리터 터보 엔진임을 생각하면 이런 가속력이 더 대단해 보인다.

4B11 엔진은 회전수 상승에 비례해 힘이 늘어나고 사운드에도 하이톤의 비중이 커진다. 엔진 사운드는 저음으로 넓게 퍼지고 특정 회전수를 넘어서면 날카로운 음이 튀어나온다. 고회전으로 가면 소리가 더 날카로워진다. 나지막하게 붕붕대는 배기음도 매력적으로 들린다. 정체가 심한 길을 오래 가다보면 배기음 때문에 머리가 벙벙해지긴 한다.

TC-SST는 일반 자동처럼 D에 놓고 다니면 세상없이 편하다. 알아서 엔진 브레이크 척척 걸린다. D도 기본적으로 프로그램이 스포티해 속도가 낮아도 회전수를 보상하고 시프트 다운도 빠르다. 저속에서는 다른 고성능 모델의 DCT처럼 작동 소음이 들리고 간헐적으로는 튀는 현상도 발생한다.

랜서 에볼루션은 시프트 패들로 변속하면 다시는 D로 돌아가지 않는다. D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를 살짝 길게 누르면 된다. 그런데 변속기 모드를 변경하면 굳이 수동 조작의 필요성이 없어진다. 스포트만 해도 프로그램이 훨씬 공격적인 성향으로 바뀐다. 스포트는 가능한 회전수를 높게 가져가고 변속 시간도 빨라지며 노멀이 갖고 있었던 작은 여유도 사라진다.

더욱 공격적인 모드를 원한다면 S-스포트가 있다. S-스포트는 주행 중에는 변경할 수 없다. 반드시 차를 멈추고 N 또는 D에서 모드 변경 버튼을 3초간 눌러야 한다. S-스포트는 일반 도로에서 사용하기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회전수는 4천 rpm 이상에서 놀고 어지간해서는 시프트 업을 하지 않는다. S-스포트 모드라면 굳이 수동 조작이 필요한가 싶을 정도다. 와인딩에서는 수동 대신 S-스포트에 놓고 운전에만 집중하는 것이 더 좋을 듯 싶다.

코너링은 레일을 타는 것 같다는 극히 식상한 표현을 쓸 수 밖에 없다. 조향 시 머리가 한발 앞서 돌아가는 듯하고 차체의 기울어짐도 극히 적다. 거기다 코너를 돌아 나가면서 깊숙하게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있다. 타이어는 차의 능력에 비해 비교적 일찍 소리를 낸다.

요즘의 지능형 AWD는 코너링 중 가속하면 뒤에서 밀어주는 느낌이 나긴 하는데, 랜서 에볼루션은 그런 느낌이 더욱 강하다. 어지간한 코너 또는 한 번에 끝나는 직각 코너는 오히려 싱겁다. 물론 속도가 너무 높으면 언더스티어가 발생하긴 한다.

ASC는 개입 시점도 늦긴 하지만 작동이 매끄럽기도 하다. 작동이 세련되고 공격적이어서 운전 실력이 향상된 줄 착각하기 쉽다. ASC가 작동할 정도면 계기판을 볼 여유도 별로 없다. 계기판 액정에는 S-AWC의 작동 상황이 표시된다. 앞뒤와 좌우 구동력 배분이 표시되긴 하는데 이 역시도 가속이나 코너링 시 쳐다보기 힘들다.

브렘보 브레이크의 성능은 그야말로 강력하다. 고성능 모델답게 초기 반응은 약간 더디지만 일정 답력 이후에는 강력한 힘이 나온다. 제 힘을 내기 위해서는 강하게 밟아야 하고 약간 열이 받으면 더 잘 선다.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을 때 디스크에서 나는 소리도 듣기 좋을 정도다.

차들의 성능이 좋아진 요즘에도 랜서 에볼루션이 갖고 있는 매력은 여전하다. 남다른 코너링 성능이 주는 메리트는 랜서 에볼루션만의 것이다. 직선 가속도 뛰어나지만 곡선에서의 움직임은 확연히 차별화 된다. 랜서 에볼루션이 포진한 5천만 원대 후반의 가격은 선택의 폭이 매우 넓지만 특화된 장점으로 어필한다.

주요제원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

크기
전장×전폭×전고 : 4,495×1,810×1,480mm
휠베이스 : 2,650mm
트레드 (앞/뒤) : 1,545/1,545mm
최저 지상고 : 140mm
중량 : 1,645kg
타이어 : 245/40R18
연료탱크 용량 : 55

엔진
형식 : 1,998cc DOHC MIVEC 트윈 스크롤 터보
최고출력 : 295마력/6,500rpm、
최대토크 : 41.5kgm/4,000rpm
보어×스트로크 :86×86mm
압축비 : 9.0:1

섀시
구동방식 : S-AWC 4WD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파워 / 틸트 스티어링

변속기
형식 : 듀얼 클러치
기어비 : 3.655/2.368/1.754/1.322/1.008/0.775
최종감속비 : 4.062

성능
0-100km/h 가속 : ---초
최고속도 : ----km/h
최소회전반경 : 5.9m
연비 : 8.1km/리터

차량 가격
5,950 만원(VAT 포함)

(작성일자 2010년 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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