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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기아 K5 2.4 GDi 동해안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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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0-05-31 09: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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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의 중형 세단 K5를 강원도 양양과 통일전망대 구간 일대에서 시승했다. 스포티지R에 이어 피터 슈라이어의 색깔이 선명하게 드러난 디자인이 포인트다. ‘디자인의 기아’를 캐치 프레이즈로 차만들기를 해 온 이래 완성도가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데뷔한 모델들이 그랬듯이 다양한 편의장비로 기선을 제압하고자 하는 의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기아 K5 2.4 GDi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RPM9팀장)

2006년 9월 기아자동차의 디자인 수장으로 취임한 피터 슈라이어가 첫 번째로 선 보인 작품은 2007년 9월의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통해 공개한 키(Kee)였다. 컨셉트카로 개발된 것이었지만 피터의 지휘권 아래 만들어졌다. 한 번 선 보인 이래 자취를 감춘 흔히 말하는 디자인 스터디 모델이었다. Kee 의 주제는 Simplelicity라고 했지만 하고 싶은 얘기가 조금 많은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었던 것도 사실이다.

기아자동차의 디자인팀이 폭스바겐 아우디 그룹의 문화와 다른 조직 체계이기 때문에 단적으로 피터 슈라이어가 어느 모델부터 그의 작품이라는 식으로 구분짓는 것은 쉽지 않다. 사실 필자는 모든 것을 기업에 함몰시키려 하는 한국적인 분위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디자인은 분명 하나의 예술작품이고 그 때문에 개인의 캐릭터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Kee는 페테르 슈라이어가 만든 작품이라는 얘기이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이런 문화가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피터 슈라이어로 인해 디자인과 디자이너에 대한 시각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개인보다는 조직이 우선이다. 조직력의 장점도 물론 있겠지만 창의적인 의견을 묵살한다는 단점도 있다. 그 결과가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 스마트폰의 세계다.

우리나라 유저들은 만들어진 컨텐츠를 이용하는데 있어서는 세계적이다. 하지만 독창적인 소프트웨어나 아이디어, 컨텐츠를 개발하는데는 한 창 뒤떨어진다는 것이 중론이다. 바로 개인보다는 조직 우선의 성격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조직의 힘으로 성장한 것은 그것대로 인정하면서 새로운 방향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그래서 대두되고 있다. 이제는 개인의 창의력을 바탕으로 조직력이 완성되는 쪽으로의 자세 전환이 필요한 시기이다.

어쨌든 그런 한국적인 문화 때문에 차라리 그가 책임자로서 출고를 허락했다는 것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더 좋을 듯 싶다.

피터의 작품으로써 두 번째로 시선을 끌었던 것은 2008년 3월 제네바쇼를 통해 크로스오버 쏘울(SOUL). 쏘울도 피터 슈라이어가 처음부터 기획한 모델은 아니다. 쏘울은 컨셉트카로 2006년 1월 디트로이트쇼를 통해 등장했던 것이다. 2006년 9월 기아자동차에 합류한 피터 슈라이어가 그만의 라인과 디테일을 추가해 완성했다. 그는 이미 진행 중이던 모하비와 로체 이노베이션 등에 그의 컬러를 반영하기 시작했고 쏘울을 통해 그동안 기아자동차의 이미지와는 다른 새로운 컨셉을 완성해 냈다.

그는 계속해서 쏘렌토R과 포르테 등을 통해 기아자동차의 전체적인 컬러에 일관성을 부여해 갔다. 나올 때마다 디자인 언어가 다를 수밖에 없는 양산 브랜드들은 성격상 패밀리 룩 등을 통해 고착화된 이미지를 만드는데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폭스바겐과 푸조, 르노 등 유럽 메이커들은 그들만의 정형화된 디자인 언어를 사용하는데 반해 미국과 일본, 한국 메이커들은 그 반대의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기아자동차는 기아만의 패밀리 룩을 완성했다. 그에 대한 평가는 물론 시장이 할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현대기아그룹에서의 기아의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야 할 것 같다. ‘디자인의 기아’ 못지 않게 ‘현대의 디자인’도 오늘날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호불호에 대한 논란이 많을수록 시장의 관심을 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인데 그런 점에서 기아자동차는 독자성을 완성하기에 이르렀고 현대자동차는 기아자동차와의 차별화로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일각에서는 두 브랜드의 모델간 판매간섭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기우다. ‘신상’ 천국인 한국에서는 물론이고 현대기아차가 주력할 수밖에 없는 개발도상국 시장에서도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며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K5의 등장으로 쏘나타와 SM5, 토스카 등의 중고 매물이 늘고 있는 것은 워낙에 ‘역사와 전통’보다는 새 것을 좋아하는 ‘신상 문화’의 효과가 더 크다. 다만 K5의 디자인이 YF쏘나타에 비해 호불호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Exterior

시각적으로 K5는 아스톤 마틴과 재규어 XF 등 영국산 스포츠 쿠페의 이미지가 살아 있다. 피터 슈라이어가 영국의 로얄 칼리지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라고도 한다. 아우디의 디자인 팀에서 섹시한 모델들을 만들어봤던 경험 때문일 수도 있다. YF쏘나타처럼 지나치다싶게 강한 선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주목을 끄는, 스타일리쉬한 디자인을 완성하고 있다. 기아, 아니 한국차 디자인으로서는 획기적이라고 할만한 수준이다.

K5의 스타일링 디자인은 가로 배치 레이아웃의 앞바퀴 굴림방식 모델의 약점을 최대한 커버하고자 하는 의도가 보인다. 그래서 BMW 등 뒷바퀴 굴림방식 스포츠 세단과 비슷한 자세가 나온다. 앞바퀴 굴림방식 모델이면서 프로포션에서의 밸런스가 뒷바퀴 굴림방식을 연상케 한다는 것이다. 보닛의 길이(26/100)가 리어 데크(10/100)의 두 배 반이나 되는 길이로 스포티한 자세를 표현하고 있으면서도 실내 공간의 손실을 보지 않는 점에서 밸런스를 이루고 있다.

전체적인 이미지를 구현한 것은 프론트 엔드에서 루프를 타고 트렁크 리드까지 이어지는 라인이다. 사실 전문적인 지식을 별도로 하자면 앞서 예를 든 모델들을 비롯해 쿠페 형상을 표방하는 21세기 스포츠 세단의 그것과 상통한다.

프론트에는 기아의 패밀리 룩을 적용했다. 여기에서 패밀리 룩의 효과를 알 수 있다. BMW의 디자인이 크리스 뱅글이 아닌 아드리안 반 후이동크로 넘어가면서 전혀 다른 디자인 언어를 사용한 모델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키드니 그릴의 강한 이미지 때문에 일반인의 눈에는 구별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BMW라고 하는 브랜드 이미지와 파워 트레인에서의 강점은 그런 부분이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낸다.

K5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패밀리 룩이 전체의 이미지를 오히려 손상시키는 면이 없지 않은 것 같다. 특히 패밀리 룩 전략을 처음 채용한 기아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것은 프리미엄 브랜드와 양산 브랜드의 차이기도 하다. 그 부분을 어떻게 극복해 가느냐가 기아자동차의 과제다. 과도기적인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프론트 엔드에서 보닛 후드상의 캐릭터 라인은 강인한 이미지를 위한 수법. 보닛과 엔진 사이에50mm의 유격을 설정해 보행자 충돌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를 하고 있다. 많은 발전이다.

HID 헤드램프는 상향 하향 모두 프로젝션 타입을 채용하고 있다. 좌우로 길게 뻗은 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은 날렵한 인상을 만들고 있다. 범퍼 아래 에어 인테이크와 아우디가 유행시킨 LED차폭등 부분이 연결되어 소위 말하는 타이거 노즈(Tiger Nose)를 만들고 있다. 25~35도 각도까지 조정이 되는 스마트 코너링 램프는 국내 모델 중에서는 처음 채용된 것이다.

사이드 실루엣이 추구하는 것은 속도감. 프로포션은 롱 노즈 숏 데크, 로 노즈 하이 데크, 로 & 와이드. 뒷바퀴굴림방식 스포츠 세단의 공식이다. 웨이스트 라인을 높게 설정하고, 좁은 그린하우스, 쿠페 형상의 루프 라인 등을 동원하고 있다. 프론트 오버행이 짧은 것은 아니지만 디자인으로 짧아 보이도록 처리한 것이 눈길을 끈다.

C필러 부분의 크롬 도금 처리는 독창적인 그래픽이다. 전체 라인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 느낌도 있다. 세부적으로는 고급형 모델의 사이드 미러 방향지시등을 LED램프를 사용하고 있다. 도어 핸들에도 조명처리를 해 고급감을 살리려 하고 있다. 16인치부터 18인치까지 설정된 알루미늄 휠도 전체 자세를 결정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가 C필러 바로 아래까지 밀고 들어 온 처리가 눈길을 끈다. 헤드램프 선단과 웨이스트라인으로 연결되어 있다. 앞뒤 유기적인 처리다.

리어에서는 최근 기아차에 적용된 컴비내이션 램프의 터치를 바탕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ㄷ자로 감아 돌린 LED 램프는 오늘날 유행하고 있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램프의 그래픽은 아우디 A6 등과 유사하다. 범퍼 아래쪽을 투 톤으로 처리해 엉덩이가 무거워 보이지 않게 처리하고 있다. 스포티함을 강조하기 위한 수법이다. 샤크 안테나도 그런 이미지에 일조한다. 선 루프 부분을 블랙 컬러로 처리하는 유행도 따르고 있다.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845×1,835×1,455mm, 휠 베이스 2,795mm. 선대 모델인 로체는 4,810×1,820×1,480mm, 휠 베이스 2,720mm. 전장은 35mm길어졌지만 전고는 25mm 낮아졌다. 그것이 주는 스포티한 효과는 적지 않다. YF쏘나타는 4,820×1,835×1,470mm 휠 베이스 2,795mm이므로 비교가 될 것이다.

Interior

인테리어는 대시보드의 비대칭 배열을 중심으로 운전자 중심의 레이아웃이 포인트. 이 역시 유럽에서 타고 난 피터의 취향이 반영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질감을 중시하는 마무리가 보인다. 그것은 부분적으로 인조 가죽으로 트림처리를 한 것 등에 의한 것이다. 출시된 다른 모델들의 경우 부분적인 마무리 불량으로 인한 지적을 받기도 했는데 K5는 어떨지 궁금하다.

계기판과 센터 페시아가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 통합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 포인트. 계기판 상단에서 AV모니터를 감싸는 듯한 필러의 선 처리가 그런 느낌을 강조한다. 실렉터 레버 패널 오른쪽에서 운전자쪽으로 향하는 부분의 처리도 마찬가지의 역할을 한다. 이 역시 비대칭 처리로 자칫 잘못 사용하면 안정성을 해칠 수 있는 부분이다.

센터 페시아가 운전자쪽으로 9.6도 기울어져 있어 항공기 콕핏을 연상케 한다는 표현을 쓴다. 21세기 들어 대칭형 대시보드를 사용하다가 최근 다시 비 대칭이 유행하고 있는데 그때마다 자동차회사들은 나름대로 그럴듯한 구호를 부여한다. 대칭으로 해 놓고 조수석 탑승자를 배려한다고 하고 비대칭에서는 운전자 중심이라고 한다. ‘그 때 그 때 달라요.’다. 센터 페시아 맨 위에 커다란 7인치 AV 모니터는 BMW가 유행시킨 더블 패널을 완화시킨 최근의 디자인과 흡사하다. 그러면서 그래픽은 아우디와 닮아 있다.

틸팅 & 텔레스코픽 기능의 스티어링 휠에는 국내 최초로 온열 기능이 채용되어 있다. 크루즈 컨트롤과 핸들 정렬 알림 기능도 국내 최초 장비다. 스티어링 휠이 좌우 90도 이상 돌아간 상태에서 시동시, 약 3초간 정보표시창을 통하여 운전자에게 핸들을 정렬 할 것을 알려줌으로써
운전자가 안전하게 출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이다. 아직 국내외 다른 차에서 본 적이 없는 장비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시동키를 돌리면 바늘이 오른쪽으로 끝까지 올라갔다가 자리잡는 타입으로 바뀌었다. 이 역시 국산차 중에서는 처음이다. 가운데 커다란 온보드 컴퓨터 디스플레이창에 다양한 그래픽의 차량 정보가 나타난다.

시트는 5인승. 한국산 중형차 최초로 운전속 조수석 모두 통풍 시트를 채용했다. 바늘땀을 흰색으로 처리해 도드라지게 처리한 것도 질감을 위한 것. 여기에 고분자 코팅 및 은성분이 함유된 원단을 적용해, 원적외선이 방출되므로 인체의 생체기능 활성화에 도움을 주며, 균일한 열 발생으로 쾌적한 운전환경을 제공하는 바이오 캐어 온열 시트를 적용했다.

기아측은 원적외선은 침투력이 강하여 우리 인체 내에 30~50mm 까지 침투해서 온열효과를 일으키며, 혈액순환과 세포들의 신진대사를 촉진하여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장비를 비롯해 다양한 새로운 장비를 적용해 상품성 확보를 위해 무언가 색다른 것을 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보이는 대목이다. 이는 포르테와 스포티지R, 쏘렌토R, K7등 이미 출시된 모델들에서도 보여 준 기아자동차의 의욕이 드러나 있다.

리어 시트는 60 : 40 분할 폴딩식. 머리 공간, 무릎 공간 모두 넉넉하다. 리어 시트에 앉으면 파노라마 선루프로 인한 개방감이 먼저 다가온다. 선 루프는 헤드 콘솔의 버튼으로 앞뒤의 커버를 오픈 할 수 있고 앞 부분의 글래스만 열린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쎄타Ⅱ 2.0과 2.4GDi 가솔린과 2.0LPi등 YF쏘나타와 같은 구성이다. YF쏘나타에 이어 K5에도 ‘세타 GDi 엔진’이 탑재된됐다. 이번에도 디젤 엔진은 빠졌다. 유럽 수출용 사양에는 라인업 될 것이다. SUV 에만도 탑재하기에 부족할 정도로 수요가 많지만 세단에 탑재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현대기아는 현재 R 디젤엔진의 개량 버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리터 직분엔진은 쎄타 엔진을 베이스로 헤드 유닛을 컨티넨탈과 협력으로 직분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커먼레일 압축압력은 135바. 성과는 연비 2∼3% 향상, 성능 10% 이상 향상, 촉매 LOT 50∼60% 단축으로 배출가스 저감으로 나타났다. 오늘날 화두인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현대자동차의 자료에 따르면 저중속에서 8%, 고속에서 10%의 토크 증대를 이루었다고 한다.

배기량 2,359cc 직렬 4기통 직분사 엔진의 최고출력은 201마력/6,300rpm, 최대토크25.5kg.m/4,250rpm다. 절대 수치상으로는 2.0리터도 그렇지만 경쟁사 동급 GDi 엔진보다 우위다. 하지만 이미 트윈 터보차저 시스템까지 폭 넓게 적용하고 있는 독일 메이커들의 성능에 비하면 아직은 거리가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지금 2.4리터 GDi터보 엔진을 개발 중에 있다.

최대토크가 발생하는 엔진 회전수도 크게 높은 것도 그대로다. 자연흡기 엔진과 터보차저 엔진을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일반 유저들에게는 그런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실제 사용시의 메리트라는 점에서의 이야기이다.

트랜스미션도 현대 자체 개발(현대파워텍)의 6단 AT 그대로. YF쏘나타에는 패들 시프트가 적용되어 있었는데 K5에는 없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750rpm, 레드존은 6,600rpm.
정지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200rpm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발진시 미세한 휠 스핀이 있는 것도 YF쏘나타와 같다. 그러면서 시트백이 밀어 붙이는 듯한 감각도 있다. 60km/h에서 2단, 95km/h에서 3단, 140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2단 기어 폭이 캠리보다 약간 좁다. 가속성보다는 효율성 중시의 세팅이라고 이론적으로는 설명할 수 있다. 가볍게 치고 올라가는 맛이다. 워낙에 엔진 성능의 발전이 빨라서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2.4리터의 배기량으로 3리터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다운사이징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수행하면서 성능 또한 증강시킨 것은 직접분사방식의 적용이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체감상 푹발적인 느낌 대신 세련된 감각이 우선 감지된다. YF 쏘나타에서도 그랬듯이 그것만도 큰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트랜스미션과 매치, ECU와 TCU의 통신 등 소프트웨어의 차이인지 초기 가속력은 동급차에 비해 출력 수치만큼 강력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엔진 사운드가 노이즈로 들리지 않는 것도 평가할만한 내용이다. 4,000rpm 부터 사운드가 두터워지며 엔진은 더 활발해진다. 4,000rpm은 통상적인 주행에서는 자주 사용하지 않는 범위이다. 일반 운전자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범위이지만 아우토반 등에서는 필요한 수치일 수도 있다.

고속도로 구간이 없는 시승 코스라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오른 발에 힘을 주어 가속을 하면 시트백이 등을 밀어 붙인다는 느낌이 든다. 토크감도 그 정도가 다르다. 여유있는 가속을 할 수 있다. 여기에 터보차저가 적용된다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진다. 분명한 것은 최근 들어 디젤 엔진 못지 않게 가솔린 엔진의 성능 향상과 연비의 개선, 배출가스 저감의 발전 또한 괄목할만하다.

YF 쏘나타와 마찬가지로 토요타 캠리와의 비교 시승 기회를 제공했다. 마찬가지로 뚜렷하게 우위에 있다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절대 수치는 높지만 그것이 뚜렷하게 두드러지지는 않는다는 것은 K5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엑셀러레이터 응답성은 기존 엔진과 비슷한 정도의 즉답식 ‘지향’이다. 하지만 반응을 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시프트 히스테리가 있다. 킥 다운을 하지 않아도 가속을 위해 오른 발에 힘을 주면 두 단계에 거쳐 시프트 다운이 진행된다. 너무 예민하게 다루는 것이 아닌가 해서 몇 차례 시도했지만 마찬가지이다. 과거 아이신 AW의 변속기를 처음 접했을 때 이런 반응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통상적인 크루징이라면 크게 문제될 수준은 아니지만 시승이라는 조건에서는 조금은 아쉬운 대목이다.

다시 한 번 R2.2 디젤엔진을 탑재하면 펀치력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시장에 중형 모델에 디젤엔진을 탑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오너들이 디젤엔진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현대기아차그룹은 말한다. 그것은 현대자동차가 그만큼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수익성을 쫓은 결과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녹색성장을 말로만 외치지 말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솔린 대비 30% 가량 적고 그만큼 연비성능도 좋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소음과 진동도 이제는 가솔린과 같다. 미국에서는 클린 디젤이 하이브리드와 함께 친환경차로 분류되어 환급금을 받고 있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짧다. 한국차로서도 그렇지만 단지 감쇄력만으로만 보면 유럽차와 비슷한 감각이다. 그래서 단단한 승차감으로 다가온다. 비교 시승을 위해 동원한 토요타 캠리는 YF쏘나타와 마찬가지로 미국 시장 유저들의 취향을 많이 고려해 부드럽다. K5와는 그 부분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고속에서의 하체 반응도 225/45/R18 사이즈의 타이어가 상당 부분 제어해 준다. 45시리즈의 타이어는 차체의 당당한 자세를 표현하는데도 큰 역할을 하지만 성능에서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YF 쏘나타에 비해 와인딩 로드에서 회두성도 더 예민하다. 조타에 의해 상체가 흔들렸다가 복원되는 시간이 눈에 띄게 빨라졌다. 속도를 올리면 차체 중량을 의식하게 되는 정도도 분명 다르다. 다만 고속 영역으로 올라가면 노면과의 교감이 2%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는 한계다. 이것은 테크니컬 문제가 아니다. 실차 테스트를 얼마나 철저하게 하느냐의 차이이다. 비용 때문에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주로 의존하는 메이커와 그렇지 않은 경우는 분명한 격차가 아직 존재한다.

록 투 록 2.9 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약 언더. 굳이 표현하자면 그렇다는 얘기이다. 유격이 작지는 않지만 하체를 단단하게 설정해 응답성은 상대적으로 예민하게 느껴진다. 이 점 역시 유럽 취향이다.

여전히 2.0리터와 같은 13.0km/리터의 연비는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다. 거기에 단순히 현재의 운전상태가 경제적인지 안내하는 시스템에서 한 단계 발전한 액티브 에코 시스템을 채용했다. 최적의 연비효율을 확보하도록 차량상태(출력, 연비)를 능동적으로 제어하고 있다. 연비와 이산화탄소는 그 어떤 것보다 최우선의 과제가 되어 있는 시대라는 것을 잘 보여 주고 있다.

K5는 분명 YF쏘나타와 같은 연구소에서 개발되어 같은 파워트레인을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스타일링 디자인에서 차별화를 이루고 있고 운동성능에서도 그 성격을 뚜렷히 구분하고 있다. 그만큼 현대기아의 개발 능력이 향상됐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2.0리터급 모델의 시판 가격을 동급 경쟁모델보다 낮게 책정하고 있다. 2.4 GDi의 가격은 에어컨까지 탑재하면 3,000만원이 넘는다. 현대기아차의 시판 가격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생각이다. 다만 가격 역시 마케팅의 일환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의 변화를 소비자들이 어떻게 소화할지가 관건이다.

주요제원 기아 K5 GDi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45×1,835×1,455mm
휠베이스 : 2,795mm,
트레드 앞/뒤 : 1,591/1,591mm(18인치 타이어)
차량중량 : 1,465kg
연료탱크 용량 : 65리터
트렁크용량 : ----리터

엔진
형식 : 2,359cc 직렬 4기통 직분사
보어×스트로크 : ---- mm
압축비 : 11.3:1
최고출력 : 201마력/6,300rpm
최대토크 : 25.5kg.m/4,250rpm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AT
기어비(1/2/3/4/5/6/R) :
최종감속비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파워)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 : 225/45R18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성능
0-100km/h : ---초
최고속도 : ----km/h
최소회전반경 : - m
연비 : 13.0km/리터

차량 가격
2.0 럭셔리 : 2,495만원
2.4 프레스티지 : 2,825만원

(작성일자 : 2010년 5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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