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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기아 리갈 REX20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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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2-05-30 13: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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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옵티마의 럭셔리 버전 리갈을 선 보였다. 플랫폼과 보디에서의 큰 변화는 없지만 편의장치와 주행성, 안전성 등에서 업그레이드시킨 리갈은 전체적으로 꼼꼼한 마무리와 편의장치, 고급장비가 가장 큰 차이로 다가왔다. 국내 세단 시장이 고급, 중×대형화로 흐르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 모델로 볼 수 있는 리갈은 패션 디자이너와 사진작가 등을 동원한 소위 명품 예술 마케팅을 시도 하고 있다.


기아가 EF쏘나타와 플랫폼을 공유한 옵티마를 선 보인지 2년만에 이번에는 다시 프리미엄 어퍼 미들급임을 표방하는 리갈을 추가했다. 크기에서는 대동 소이하다. 전장×전폭×전고가 4,745×1,820×1,420mm로 전폭에서만 옵티마보다 5mm가 넓다. 휠 베이스도 2,700mm로 똑 같다. 바꾸지 않았다는 얘기이다. 우선 외형적인 변화는 프론트와 리어의 이미지가 크게 달라져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수직형으로 더 크게 내렸고 헤드램프는 좌우측 각은 그대로 살리면서 트윈화했다. 범퍼 아래쪽에 있는 안개등은 쏘나타의 것을 가져왔다. 후드탑 마크를 다는 것은 최근 유행이 되다시피 하고 있는데 리갈도 예외는 아니다.


사이드 프로텍터의 디자인이 바뀐 것도 눈에 띤다. 리어로 돌아가면 테일램프의 디자인이 달라져 있다. 각진 트렁크 리드의 선은 그대로 살아 있다. 그리고 넘버 플레이트 주변의 가니시에 크롬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여러 부분을 바꾸면서도 옵티마의 기본 이미지는 그대로 살리고 있는 점이 의외다. 지금까지 마르샤라든가 매그너스 등 이런 류의 모델들은 기존 모델과 확실한 차별화를 꾀했었다는 점에서 리갈의 의도는 자못 궁금하다.


하지만 프론트 그릴과 헤드램프로 인한 차별화는 엠블럼을 적용한 것과 어울려 고급감을 살리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특히 적당한 직선의 사용으로 보수적인 취향을 가진 소비자들을 위한 배려를 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가면 많이 바뀐 분위기이다. 전체적으로 블랙톤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가죽과 우드 그레인으로 이루어진 스티어링 휠 패드 가운데에는 기아 엠블럼이 추가 되었다. 센터 페시아의 디자인이 일신되었다. 우드 트림을 좀 더 적게 사용하고 센터 콘솔 부분까지 길게 이어진 라인은 분명 더 고급스럽다. 물론 기능에서의 차이는 크지 않다.


계기판의 디자인에도 변화가 있다. 투과식 형광조명인 것은 같지만 옵티마보다 훨씬 심플한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6웨이 전동 조절식 프론트 시트는 착좌감에서는 조이는 맛보다는 넉넉함을 표방하고 있다. 운전석 시트의 시소 방식 조절은 체형에 따른 편안한 자세를 위해 기여할 듯하다. 열선이 내장된 것도 이제는 유행이다시피한 내용. 그리고 무엇보다 의외인 것은 오디오 시스템을 JBL 앰프와 스피커로 했다는 것이다. 실제 CD를 삽입하고 음악감상을 해 보았다. 이구동성으로 음의 찌그러짐 현상에서의 우월성이 두드러진다는 것이었다.


이 외에도 앞 유리에 열선을 내장한 것과 비가 내리면 자동으로 와이퍼가 작동되도록 하는 시스템도 추가했다. 이런 것들은 대부분 럭셔리성을 표방하기 위한 장비이다. 오토 헤드램프를 비롯해 가스식 후드 리프트, 무선 시동 기능, 컵 홀더 내장형 플로어 콘솔, 다기능 ETWIS&배터리 세이버, 자외선 차단 유리 등이 그것이다. 여유있는 주행성을 무기로 다양한 안전장비 만재.


리갈의 엔진은 2.0과 2.5 V6 두 가지. 이 엔진들은 이미 현대와 기아가 대부분 공유를 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것은 없다. 시승차는 2.0리터 모델. 중저속에서의 엔진회전 감각은 특별히 두드러지는 것은 없다. 하지만 고속으로 올라가거나 킥 다운을 시도하면 약간은 차체의 무게를 의식하는 듯한 반응을 보인다. 회전상승의 매끄러움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것이 말랑말랑한 서스펜션과 어울려 전체적인 주행감각을 소프트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쇽 업소버의 댐핑 스트로크는 비교적 큰 편에 속한다. 그래서 푹신한 승차감을 준다. 다만 롤링 각도는 가능한 억제하고자 한 흔적은 보인다. 하지만 와인딩에서의 몸놀림의 여유로움은 이 차가 가진 특징으로 보는 것도 한국시장에서는 용인된다. 물론 저속에서의 노면 충격 흡수능력은 발군이다. 트랜스미션은 세미 오토매틱 4단 AT와 역시 세미 오토매틱방식의 CVT(무단변속기) 두 가지. CVT는 2.0리터 모델에 기본으로 채용되며 4단 AT는 옵션. 시승차는 4단 AT사양이다. 풀 스로틀시 6,000rpm까지 거침없이 상승하며 시프트업을 진행한다.


엑셀러레이터는 즉답식이 아니다.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는 민첩함보다는 여유있는 주행을 추구하는 편이다. 가끔씩 약간의 시프트 히스테리가 느껴지는 것은 내가 너무 예민해서일까.
EBD ABS의 감각은 하지만 아주 부드럽다. 과거 기아의 장기로(?) 여겨졌던 즉답식이 아닌 점은 변함이 없다. 그저 원하는 만큼의 제동력이면 족하다. 운전석과 조수석, 그리고 사이드 에어백도 이제는 당연한 장비가 되었다.


리어 범퍼 안에 송수신 겸용 초음파 센서를 적용하여 후방 주차시 장애물 유무를 판단 경고음을 발생시켜 접촉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게 해주는 후방경보장치, 차량의 위치파악 또는 타인이 차량에 손상을 입히거나 침입시 비상등 및 경보음을 지속적으로 발생시켜 위험을 사전에 예방시켜 주는 위험 알림기능 적용 등도 리갈이 주장하는 럭셔리의 기본 장비인 듯하다. 도어가 열렸을 때 혹은 엔진오일의 점검 등 10가지에 해당하는 차량의 각종 이상유무를 음성으로 알려주는 음성경보장치, 무선 시동장치, 담배연기 등 유해물질 감지 시 농도에 따라 저속, 고속으로 작동해 실내를 정화하고 또한 인체에 이로운 음이온을 발생시키는 공기 청정기 등 호화로운 장비를 만재하고 있다.


그런 변화로 인한 리갈의 가격은 기본이라 할 수 있는 2.0 R20 고급형이 1천7백30만원이고 최고급형 1천8백61만원, RX 고급형 1천8백60만원, 최고급형 2천12만원, REX20 고급형 1천9백60만원, 최고급형 2천1백24만원, 2.5 R25V 고급형 2천2백10만원, 최고급형 2천3백36만원이다. 하나의 플랫폼으로 베이스인 EF에 이어 그랜저XG, 싼타페, 옵티마에 이어 다섯 번째 형제차를 만들었다면 가격에서의 혜택이 기대되기도 했었지만 거기에도 고가전략이 적용된 것 같아 아쉽다.


기아측의 주장대로 명품 예술 마케팅을 펼쳐 이런 가격의 가치를 느끼게 해준다고 하지만 소비자가 그것을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앞으로 더욱 치열해져 가는 이 시장에서 과연 어느 정도의 입지를 구출할 수 있을지 주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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