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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2010 재규어 XK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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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0-07-13 00:30:21

본문

2010년형 재규어 XK는 한층 강력해진 엔진이 핵심이다. 5리터 V8은 저속부터 고회전까지 폭발적인 힘을 생산하고 변속기와의 궁합도 대단히 좋다.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D와는 상당히 다른 드라이빙 질감을 선사한다. 재규어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타일링도 XK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XK는 빠르기도 하지만 감성적인 면이 더 돋보인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전통은 프리미엄 브랜드에게 매우 중요하다. 프리미엄은 오랜 전통이 쌓여서 만들어지는 것이고 이런 것들이 모여 비싼 값을 정당화 한다. 많은 메이커들이 열심히 모터스포츠에 출전하고 과거의 업적을 지속적으로 들춰내는 것도 프리미엄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누구에게나 전통은 중요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재규어 XK의 경우 E-타입이라는 전설적인 명차의 후광을 등에 업고 있다. 재규어의 럭셔리 GT로서 꾸준하게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게 XK이다. E-타입과 XJS, XK8, 그리고 2005년에 XK로 다시 태어났다. 시승차는 파워트레인이 개선된 부분 변경 모델이다. 현행 모델은 숫자를 떼어버리고 간단하게 XK로 바뀌었으며 보디는 XJ처럼 올 알루미늄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알루미늄으로 바뀌면서 당연히 차체 중량은 감소했다. 5리터 자연흡기 엔진의 XK는 BMW 650i, 메르세데스 SL 500 보다 50~100kg 이상 가볍다. 그러면서도 섀시의 비틀림 강성은 31%가 오른 3만 Nm/degree이다. 이는 애스턴마틴 밴티지나 페라리 F430 보다도 높은 것이다.

그리고 스타일링도 이안 칼럼의 지휘 아래 새롭게 변모했다. 이안 칼럼은 전임자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난 새 스타일링을 보여주고 있다. 애스터마틴 DB7과 뱅퀴시에서 보여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E-타입의 요소에 현대적인 미를 더한 게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재규어는 타타 산하로 들어가면서 회생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여전히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포드 시절보다는 움직임이 빠르다. 일단은 타타가 인수하면서 새 파워트레인이 나온 게 두드러진다. XF와 XJ에 이어 XK에도 5리터 엔진을 위시한 새 엔진과 변속기가 장착되고 있다. 상품성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독일 메이커들처럼 다운사이징을 추구한 것은 아니지만 배기량이 커졌으면서도 연비가 좋아진 것은 두드러진 개선이다. 역시 투자하면 효과가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포드 시절에는 이런 부분에서 미흡한 게 사실이었다. 신형 5리터 엔진은 기존의 4.2리터를 대체하는 성격이며 수퍼차저 버전 역시 마찬가지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통상적으로 모델 체인지가 늦고 재규어는 가장 늦은 편에 속했다. 하지만 새 파워트레인이 개발되자 랜드로버와 함께 빠른 업그레이드가 이뤄지고 있다. 단촐한 라인업으로 볼륨을 확대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브랜드이니만큼 지금까지와는 다른 반등세도 기대해 볼만하다.

EXTERIOR & INTERIOR

XK는 낮고 넓은 프로포션을 고수하고 있다. XK 시리즈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애스턴마틴의 헤드램프를 보면 돌고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비슷한 느낌을 XK에서도 받는다. 긴 보닛과 낮은 루프 라인은 전형적인 그랜드 투어링의 모습이다.

XK는 재규어의 전통에 현대적인 미를 더했다. 전면에는 풍만한 펜더와 보닛이 포인트이다. 가운데가 불룩 튀어나온 보닛과 그릴은 XK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켜준다. 그릴과 범퍼에 적용된 메시는 클래식하면서도 고급스럽고 가까이서 보면 더 두드러진다. 범퍼 가장자리에 적용된 인테이크는 기능성까지 겸비했다. 세로로 길쭉한 펜더의 인테이크는 다른 모델과 다르게 숨겨진 타입이다.

타이어는 던롭 SP 스포트 01이다. 성능 위주의 타이어지만 구름 저항까지 줄인 게 특징이다. 사이즈는 앞-245/40, 뒤, 275/35로 뒷바퀴굴림 특유의 스포츠성을 살리는 세팅이다. 19인치 휠은 10 더블 스포크 타입으로 이 역시 과거의 디자인을 재해석 했다.

XK의 실내는 이전과는 다른 접근이다. 재규어의 특징과도 같았던 나무 느낌 강한 우드를 배제하고 메탈로 멋을 내고 있다. 메탈 트림 때문에 실내로 들어서면 번쩍거리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고급스러움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시트 조절 장치이다. 벤츠를 닮은 디자인의 시트 스위치들은 피아노 블랙과 메탈로 치장해 상당히 고급스럽다. 시트는 럼버 서포트까지 모두 전동이며 작동 폭도 넓다. 방석은 시트 일부분이 펼쳐지는 게 아니라 방석 전체가 앞으로 미끄러지는 타입이다. 작은 다이얼을 돌리면 시트의 날개가 조여지는 기능도 있다. 이런 기능들은 동반자석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동반자석에 손잡이가 없는 게 특이하다.

센터페시아와 기어 레버 주위는 모두 피아노 블랙으로 마감해 메탈 트림과 좋은 대비를 이루고 있다. 이전에 비한다면 플라스틱의 질감도 향상됐다고 할 수 있다. 포드의 냄새가 조금씩 걷혀간다고 할까.

모니터에는 다양한 기능이 통합돼 있다. 아쉬운 것은 국내에서 단 내비게이션과 XK 순정 시스템의 공유가 안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비게이션 사용 중에 에어컨을 끄고 싶으면 리모컨으로 내비 버튼을 누른 후 다시 CLIMATE로 들어가 OFF 버튼을 눌러야 한다. 번거로운 게 사실이다. 켤 때도 OFF를 눌러야 한다. 물론 오토 버튼을 누르고 바람 세기를 줄이는 방법도 있다.

기어 다이얼과 주변 디자인은 XF와 동일하다. 시동을 키면 다이얼이 솟아 오르면서 손에 쏙 들어온다. 다이얼 주위에는 DSC와 윈터 모드, 다이내믹 모드 버튼이 위치해 있다. 콘솔 박스에는 아이팟과 USB 단자, 키 홀더가 마련됐다. 키 홀더는 시동이 걸린 상태에서는 키가 빠지지 않는다.

계기판은 이 차가 XK인 것을 감안할 때 뭔가 아쉽다. 꾸밈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 전통대로 속도계는 홀수 단위로 표시가 돼 처음에는 속도 파악에 약간 헷갈린다. 가운데 액정에 표시되는 디지털 시계도 조금은 특이하다. 연료 게이지도 디지털이다. 3스포크 핸들은 그립이 좋고 스포크의 다이얼도 작동 감촉이 좋다. 실내는 도어 트림과 천정 필러까지 부드러운 소재 깔아 고급 쿠페임을 강조하고 있다. 트렁크는 겉에서 보는 것 보다 넓다. 스타일링상 입구는 작지만 안은 좌우 폭이 넓다.

POWERTRAIN & IMPRESSION

2010년형은 파워트레인이 가장 큰 변화이다. XF와 XJ에 이어 XK에도 신형 5리터 V8 엔진이 채용됐다. XK에 올라가는 기본형은 4.2리터였지만 2010년형부터는 5리터이다. 5리터의 출력은 385마력, 최대 토크는 52.5kg.m으로 기존의 4.2리터 보다 출력이 80마력 넘게 올랐지만 연비는 거의 동일하다. 변속기는 ZF의 6단 자동이 기본이다.

잔잔한 아이들링과는 달리 저속부터 무섭게 치고 나간다. XK는 초반 가속력이 거세고 특히 체감이 더 빠르다. 0→100km/h 가속 시간은 5.5초지만 몸으로 느끼는 순발력은 그 이상이다. 5리터 엔진은 저회전부터 많은 토크를 쏟아내고 고회전까지 꾸준한 힘을 제공한다.

엔진 보다는 배기음이 더 강조된 것도 특이 사항이다. 회전 영역에 따라서는 소리도 조금 다르다. 가속 시 들려오는 건조한 음색은 모터사이클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엔진의 반응과 가속 시 들려오는 소리 때문에 XK는 천천히 운전하기가 힘든 차종이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오른발에 들어간 힘이 빠지질 않는다.

1~3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60, 105, 165km/로 기어비 세팅은 평범하다. 5리터 엔진의 토크가 워낙 좋기 때문에 특별히 가속형 기어비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 XK는 4단에서 220km/h까지 가속하고 5단에서는 6천 rpm에서 (계기판 상) 260km/h에 도달한다. 5단으로 넘어가면 가속이 주춤하긴 하지만 무리 없이 속도 제한에 걸린다. 6단 100km/h 시 회전수는 1,500 rpm이 조금 넘을 뿐이다.

XF에서도 느꼈지만 최근의 재규어는 변속기에도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5리터와 맞물리는 ZF 6단 자동은 스포티함이 두드러진다. 사실 D에서도 충분하지만 시프트 패들로 기어를 조작하면 수동에 맞먹는 필링을 얻을 수 있다. 거기다 다이내믹 모드 버튼을 누르면 완전 수동 모드로 전환된다. 다이내믹 모드로 전환 시 계기판 액정에 커다랗게 기어 단수가 표시되고 레드 존에서도 자동으로 시프트 업 하지 않는다. 다이내믹 모드에서의 민감함은 D와 큰 차이를 보인다.

하체는 단단한듯 하면서도 댐핑의 스트로크는 길다. 다른 재규어들처럼 XK는 상당히 퓨어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반면 DSC가 개입하면 성격에 비해서는 엔진의 출력을 확 줄이는 게 아쉽게 느껴진다. XK의 성격이나 하체의 능력을 생각하면 DSC 개입을 늦추거나 보다 스포티한 세팅도 바람직해 보인다. 반면 저속에서 단단한 하체는 고속에서는 오히려 롤이 늘어나는 것처럼 느껴진다. 고속 주행 시 찰싹 달라붙는 느낌은 아니다.

브레이크 성능은 값비싼 그랜드 투어링에 걸맞는다. 페이드의 시점이 상당히 늦고 고속에서 급제동 시 좌우의 밸런스도 나무랄데가 없다. 급제동 시 브레이크에서 들려오는 소음조차 스포티하다.

재규어도 발전하고 있다. XK를 위시해 최근에 선보일 신차들이 그 증거이다. 파워트레인을 바꾸니 성능 면에서 두드러진 개선을 보이고 있다. XK는 재규어가 표현하는 그랜드 투어링의 성격에 최신의 유닛으로 성능을 보강했다. 한층 매력적인 그랜드 투어링으로 변모한 게 2010년형 XK이다.

주요제원 2010 재규어 XK

크기
전장×전폭×전고: 4,780×1,890×1,305mm
휠베이스 : 2,750mm
트레드 앞/뒤 : 1,560/1,600mm
차량중량 : 1,690kg
최소회전반경 : 5.48m

엔진
형식 : 4,999cc V8 DOHC 자연흡기
최고출력 : 385마력/6,500rpm
최대토크 : 52.5kgm/3,500rpm
보어×스트로크 : 92.5×93.0mm
압축비 : 11.5:1
구동방식: 뒷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자동
기어비 : 4.171/2.340/1.521/1.143/0.867/0.691/ 후진 3.403
최종감속비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 CATS
브레이크 : V. 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파워)
타이어: 245/40ZR19 , 275/35ZR19

성능
0-100km/h : 5.5초
최고속도 : 250km/h(속도제한)
연료탱크 : 70.6리터
연비 : 7.8km/리터

시판가격
쿠페 : 1 억 5,900만원
카브리올레 : 1억 6,900만원(부가세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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