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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선웅 | 쏘나타, 긴장하다 - 기아 K5 2.0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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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0-07-20 23:5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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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5 2.4 GDI를 시승한 이후에 기아차에 대한 편애는 극에 달했다. 2005년 기아 프라이드를 시승한 이후 기아자동차가 현대의 그늘에서만 머물지만은 않을 거라는 막연하고도 당시 뜬금없던 기대가 2010년, 5년이나 지나서야 확연하게 드러난 것 같아 내심 뿌듯하기도 했다. 휴대폰을 골라도 남들 다사는 폰보다 조금은 마이너하지만 개성있는 휴대폰을 고르고 모두 칭찬하는 레스토랑보다는 내입맛의 마을식당을 찾는 취향의 독자라면 같은 심정이지 않을까 싶다.

글,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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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의 라인업은 모두 잘아시다시피 현대자동차의 라인업과 겹친다. 스포티지R과 투싼IX, K7과 그랜져, K5와 쏘나타 등 기아자동차에서 새모델을 출시할 때마다 나오는 얘기는 같은 등급차종간의 간섭현상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수년전이라면 그저 ‘간섭’정도라고 치부할 수 있겠지만 이젠 사정이 좀 다르다. 출시 첫달 1만6천여대가 판매되며 판매 1위에 올랐다. 국내자동차시장 부동의 1위라는 쏘나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기에 그 의의는 더 크다. 현대자동차가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시장에서 상이한 반응을 이끈 반면 기아자동차는 K7과 스포티지R에서 보여진 볼륨감있고 안정적인 디자인으로 점차 대중의 시선을 끌더니 기어이 K5를 통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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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5 2.4 GDI 시승한 이후 가장 큰 볼륨을 차지할 2.0 모델에 대한 궁금증도 더해갔다. 그 찰나 시승이 이루어진 K5 2.0. 1,998cc 직렬 4기통 DOHC 엔진은 최고출력 165마력/6,200rpm, 최대토크 20.2kg.m/4,600rpm 로 GDi엔진에 비해 출력은 낮지만 400만원 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소유욕을 높이고 있다. 수치상으로만 차의 가치를 논할 수는 없는 일. 직접 자유로 일대를 돌아보며 느낀 K5 2.0의 느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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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5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디자인이다. 특히나 군더더기 없는 측면라인은 인상적이다. 쏘나타의 유려한 곡선으로 만들어낸 측면라인과는 다른 모습의 디자인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일단 높은 벨트라인은 쏘나타나 동급 세단들이 추구하는 스포티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동일한 요소이지만 헤드램프와 앞 팬더에서 시작되어 뒷팬더까지 한번에 이어지는 강인한 직선을 통해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보닛과 앞유리의 각을 줄이고 루프에서 트렁크 리드로 흐르는 라인을 길게 설정해 쿠페라이크한 디자인을 보이는 것도 K7에서 이어져온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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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5는 다른 중형 승용차들에 비해 약간 낮고 넓은 차체를 가진, 쿠페에 가까운 치수비례를 보여준다. 게다가 측면의 창문 형태와 A 필러에서 시작되어 C 필러까지 연결되는 크롬 몰드는 쿠페 같은 이미지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두툼한 프론트 엔드는 호랑이얼굴을 형상화한 디자인 컨셉으로 K7과 스포티지R에도 적용된 페밀리룩이다. 하지만, K7보다 중형급인 K5에 좀 더 잘 어울리는 볼륨감과 화려함이다. 헤드램프와 일체된 디자인은 전면디자인의 일관성을 완성시키고 있다. 날카로운 눈매의 헤드램프와 안개등 위의 방향지시등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측면의 헤어밴트는 그저 디자인적인 요소이긴 하지만 디자인으로서의 효과는 확실하다.

안을 들여다 보면 K7과 스포티지R에서 보았던 좌우를 크게 가로지르는 센터페시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에 K7이 빛을 활용해 실내공간을 더욱 고급스럽게 연출해 독창성을 보였고 스포티지R이 일체형 패널로 중량감을 살렸다면 K5는 운전자를 향하고 있는 센터페시아를 통해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운전자가 더욱 중시되는 중형차의 특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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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공간에서는 유럽의 승용차들과 같이 질감을 중시한 디자인을 볼 수 있다. 물론 차량 등급에 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아무튼 직접 가죽을 감싸서 재봉처리를 한 것은 단순히 금형에서 가죽 무늬와 재봉선을 성형한 것과는 확연한 질감의 차이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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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5는 센터페시아 뿐만아니라 기어노브도 운전자쪽으로 보다 가깝게 설계되어 있다. 또한 컵홀더도 앞쪽으로 배치되어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각종 조작 버튼은 크기도 큼직해 조작하기 편하며 상단에 위치한 디스플레이창에는 현대 모젠 네비게이션과 함께 차량의 상태를 점검하고 소모품 교환시기를 알려주는 오토케어 시스템의 정보가 보인다. 오토케어시스템에는 소모품교환시기에 자동으로 운전자에게 교환주기를 알려주고 운행정보 등이 표시되어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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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쏘나타와 비교해서도 단단하기가 확연히 다르다. 단단한 시트가 불편하다고 많이들 생각하시는데 장거리 운전에서는 오히려 허리와 몸을 단단히 받쳐주는 시트가 피로도 덜하고 운전도 편하다. 여기에 원적외선 열선까지 적용되어 있는데 기아차의 설명으로는 생체기능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는 설명까지 붙어있지만 그정도까지의 효능을 체험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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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 시트는 60 : 40 분할 폴딩식. 머리 공간, 무릎 공간 모두 넉넉하다. 리어 시트에 앉으면 파노라마 선루프로 인한 개방감이 먼저 다가온다. 선 루프는 헤드 콘솔의 버튼으로 앞뒤의 커버를 오픈 할 수 있고 앞 부분의 글래스만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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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GDI엔진이라는 걸출한 라인업을 가지고 있는 K5지만 실제 가장 많이 팔리는 엔진은 쏘나타에도 실린 쎄타Ⅱ 2.0 엔진이다. 165마력의 출력은 동급 최고의 출력을 자랑한다. 그래서일까, 생각했던 것보다 엔진음이 제법 실내로 몰아친다. 르노삼성 SM5와 비교하면 확연히 차이를 보일만큼의 소음이다. 3천RPM이상에서는 제법 높아지는 엔진음에 오디오볼륨에 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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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성능은 동급에서는 만족스러운 수준. 5단에서 200km/h에 도달하는 준족의 성능이다. 여기에 4단에서 6단으로 훌쩍 업그레이드된 변속기가 장착되어 변속충격이 적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한다. 수동모드에서는 강제로 기어를 내릴수는 없게 세팅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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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기아차의 하체세팅은 국산차 가운데 단연 돋보인다.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단단한 하체이면서도 둔턱을 넘는 움직임에는 부드러움이 있다. 고속으로 코너 진입시에도 언더스티어가 적고 거동의 움직임이 적다. 브레이크 성능 또한 최근 소개된 국산차들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중형급인 만큼 차량가격을 생각해 장착되다 보니 최고의 선택을 할 수 는 없겠지만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는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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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5는 대한민국 중형세단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현대 쏘나타를 두 달만에 왕좌에서 끌어내린 ‘물건’이다. 실내사양과 옵션들만 보면 K7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의 관심까지 끌어올 듯 하다. 여기에 연비까지 작은 차이지만 쏘나타를 능가하고 있다. 미국의 한 리서치에서는 성장세인 기아차가 현대자동차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라질 것이라는 내용의 조사를 최근 보고한 적이 있다. 하지만, 기아차를 결과물을 보면 그러한 예측이 얼마나 기우인지 알 수 있다. 쏘나타는 이제 제대로 된 경쟁 상대를 만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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