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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재규어 올 뉴 XJ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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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한상기(hskm3@hanmail.net)  
승인 2010-09-19 20:50:19

본문

재규어 올 뉴 XJ는 실내에서 포드의 냄새를 걷어낸 것만 해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 반짝거리는 실내는 XJ의 품격을 제대로 높여주고 양산차 중 최고라 자부하는 B&W의 오디오 시스템도 자랑거리다. 동력 성능 자체는 5리터 가솔린이 좋지만 3리터 디젤 모델이 더 다루기가 쉽고 느낌도 좋다. 3.0d는 가솔린 부럽지 않은 정숙성도 갖췄다. 올 뉴 XJ 더욱 화려해졌지만 여전히 동급에서 가장 퓨어한 운전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재규어코리아

타타로 경영권이 넘어간 후의 재규어는 포드 시절과 분명 다르다. 파워트레인과 신차에 있어 힘이 생기고 있다. 포드 시절과 달리 괜찮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새 기함에는 많은 기대가 모아지는 게 당연하다. 자고로 XJ는 재규어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이다.

작년에 공개된 현행 모델은 8세대에 해당한다. 2003년 데뷔한 7세대 이후 6년 만의 풀 모델 체인지이다. 올 뉴 XJ의 3대 테마는 디자인과 고급스러움, 그리고 퍼포먼스이다. 모두 재규어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디자인을 진두지휘한 이안 칼럼은 이전에는 없었던 자동차가 바로 XJ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기대가 큰 것이다.

올 뉴 XJ의 면면을 보면 우선 안팎의 디자인이 확 바꾸었다. 파워트레인도 최근에 나온 유닛으로 싹 교체됐다. 풀 모델 체인지에 걸맞는 변화이다. 대신 플랫폼은 구형의 것을 이어받고 있다. 많은 돈을 들인 플랫폼이기에 지금도 경쟁력은 충분하다. 이는 XF와 비슷한 개념으로 비용도 생각지 않을 수 없다.

XJ의 상징과도 같은 알루미늄 섀시는 여전히 첨단이다. 아우디가 주로 용접을 사용하는 반면 재규어는 사출성형된 알루미늄을 리벳과 에폭시를 이용해 제작한다. 로터스와 비슷한 방식이다. XJ의 알루미늄 섀시는 구형에 비해 비틀림 강성이 11% 높아지면서 안전성과 핸들링 성능이 더욱 개선됐다. 노벨리스가 공급한 알루미늄은 강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동시에 무게는 더욱 낮춘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알루미늄 섀시 덕분에 XJ의 차체 중량은 경쟁 모델 보다 150kg 이상 가볍다. 스티어링 기구는 XFR에서 가져왔다.

서스펜션의 특징 중 하나는 리어에만 에어 스프링이 적용됐다는 것이다. 앞뒤 모두 적용됐던 구형과는 다른 접근이다. 재규어는 일반 스틸 스프링이 더욱 직접적인 리스폰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빌스타인이 제공한 CATS도 더욱 성능이 좋아졌다.

올 뉴 XJ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바로 최고의 오디오 시스템이다. B&W(Bowers & Wilkins)의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은 1200W의 출력을 자랑하며 20개의 스피커가 곳곳에 박혀 있다. 양산차에 탑재된 오디오 중에서는 가장 높은 출력이다. 재규어는 오디오를 위해 별도의 시간을 마련했을 정도다. 주목할 것은 상위 트림에만 적용된 게 아니라 모든 XJ에 기본으로 채용된다는 것이다. 재규어에 따르면 올 뉴 XJ에 탑재된 B&W의 오디오만 3천만 원에 해당한다.

EXTERIOR

올 뉴 XJ 디자인의 가장 큰 변화는 재규어가 고집을 버렸다는 것이다. XF에서 예고되긴 했지만 XJ의 스타일링은 극적으로 변했다. XJ가 1968년 데뷔한 이래 실질적으로 스타일링이 풀 모델 체인지된 게 바로 8세대이다. 그만큼 XJ의 스타일링은 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었다.

XJ는 라이언스 경이 디자인한 스타일링을 7세대까지 유지했었다. 지속적인 개량은 있었지만 큰 틀은 그대로 유지했었다. 클래식한 디자인은 XJ의 아이콘과도 같아 골수 마니아들을 잡아둘 수는 있었겠지만 손해가 더 많았다. 좁은 2열이나 트렁크 공간은 기함에는 어울리지 않았고 에어로다이나믹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재규어는 상당히 과감한 결정을 한 것이다.

올 뉴 XJ의 얼굴은 부풀린 XF를 연상케 한다. 사진에서는 XF를 키우느라 약간은 어색함이 느껴졌지만 실물로는 아주 잘생겼다. 확실히 사진보다는 실물이 더 좋은 차가 XJ다. 보닛의 굵은 주름은 전진감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남성적인 멋까지 강조하고 있다. 그릴의 경우 특유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요즘 트렌드에 맞춰 4도어 쿠페의 실루엣을 지향한 것도 포인트다. 눈물 방울을 형상화 했다는 재규어의 설명이며 테일램프에는 바 타입의 LED가 추가됐다. 멋진 앞면에 비해 리어의 디자인은 조금 심심하다. 특히 트렁크 가운데 떠 있는 재규어의 엠블렘은 여백이 너무 많아 보인다.

구형의 플랫폼을 이어받은 올 뉴 XJ는 휠베이스도 3,032mm로 동일하다. 기본적으로 구형과 차체 사이즈의 변화는 크지 않은 편이다. 1,448mm의 전고는 구형 보다 조금 높아졌지만 여전히 독일 경쟁자 보다는 낮다. 일반 모델의 전장×전폭×전고는 5,122×1,894×1,448mm이다. 공기저항계수가 0.32에서 0.28로 대폭 감소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5리터 가솔린 모델에는 던롭 스포트 맥스 GT 타이어가 기본 장착된다. BMW 신형 5시리즈에도 장착되는 이 타이어는 고성능 지향이면서도 구름저항을 줄인 제품이다. 사이즈는 앞-245/40R, 뒤-275/35R로 화려한 디자인의 20인치 휠과 매칭된다.

INTERIOR

디자인 변화는 실내에도 이어진다. 실내로 들어서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우선 실내를 감싸는 대시보드 디자인이 압권이다. 라운드 디자인의 대시보드는 고급 요트를 연상케 하며 높이도 낮아서 시야도 좋다. 화려한 디자인에 가려있긴 하지만 대시보드의 플라스틱은 XJ에 기대하는 만큼은 아니다. 생각보다 딱딱하다. XJ 정도면 좀 더 소프트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실내는 하이 그로시 트림이 주를 이루고 있다. 확실히 요즘은 블랙톤의 하이 그로시가 대세다. 소재는 고급 가죽과 우드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필러와 천정은 부드러운 느낌의 직물로 마감했다. 전반적인 디자인이나 소재의 고급스러움이 구형보다 비약적으로 좋아진 것은 물론 많은 부분에서 경쟁 모델 보다 우위에 있다.

실내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받던 센터페시아의 디자인도 확 바뀌었다. 구형의 센터페시아는 포드의 냄새가 너무 강했다. 하지만 신형은 그야말로 재규어스럽다. 실내에서 포드의 냄새가 가신 것만으로도 올 뉴 XJ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의 버튼은 간소화 됐다. 대부분의 기능이 8인치 모니터로 통합됐기 때문이다. 자주 사용하는 공조장치와 오디오의 버튼만 나와 있고 다른 기능들은 터치스크린으로 작동한다. 보쉬가 제공한 듀얼 모니터는 운전석과 동반자석에서 각기 다른 화면을 볼 수 있다. 즉 운전자는 내비게이션, 동반자석에서는 DVD를 시청할 수 있다. 중간으로 위치를 옮기면 두 화면이 겹쳐 보인다.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일명 가상 계기판이다. 시동이 꺼져 있을 때는 계기판에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시동을 켜면 아름다운 디자인의 계기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디자인이나 시인성에서 최고 수준을 구현했다. 가속 페달의 터치에 따른 타코미터의 바늘 반응이 약간 늦은 감은 있지만 디자인이 워낙 좋아 크게 신경도 안 쓰인다.

가죽 시트는 풀 옵션 사양이다. 방석이 슬라이딩 되는 것은 물론 날개 부분이 조여지는 기능도 있다. 시트에는 냉난방과 마사지 기능까지 내장된다. 가죽으로 감싼 스티어링 휠에는 오디오와 핸즈 프리, 트림 컴퓨터, ACC 등의 버튼이 마련돼 있다.

롱 휠베이스 모델임을 감안해도 2열 공간은 상당히 넓다. 더 이상 XJ의 2열이 좁다는 말은 할 수 없게 됐다. 레그룸은 물론 헤드룸까지 넉넉하다. 2열의 시트는 몸이 완전히 잠기는 포지션이다. 시트의 쿠션도 탄탄하다. 2열에는 접이식 테이블과 발치의 조명까지 마련돼 최고급 세단임을 강조하고 있다. 테이블이나 천정의 화장 거울만 봐도 고급스러움을 살리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올 뉴 XJ에는 5리터 자연흡기와 수퍼차저, 3리터 트윈 터보 디젤 3가지가 준비된다. 모두 최근의 XF와 랜드로버에 선보인 엔진들이며 이전보다 출력과 연비가 동시에 좋아졌다. 변속기는 ZF의 6단 AT가 기본이다. 우선 5리터 자연흡기 사양의 운전대를 잡았다.

XJ의 성격에 맞게 아이들링은 대단히 조용하다. 당연히 진동도 없다. 저속에서는 아주 부드럽게 움직여 385마력을 실감키 어렵다. 385마력을 즐기고 싶다면 회전수를 조금 올려야 한다. 반면 저속에서는 약간은 굼뜨다. 저속 토크가 부족하다기 보다는 의도적인 세팅으로 보인다. 회전수를 어느 정도는 띄워야 제대로 힘을 받는다. 0→100km/h 가속 시간은 4.9초에 불과하다.

대신 회전수가 높아지면 차고 나가는 힘이 보통이 아니다. 대배기량 엔진으로서 고회전 질감도 더할 나위 없이 좋고 토크의 하락도 느껴지지 않는다. 같은 엔진의 XK 보다는 못하지만 순발력이나 고속까지 뻗는 힘은 재규어에 걸맞는 날램을 보여준다. 가속 시 터져 나오는 나직한 배기음은 외부에서 들었을 때 더 듣기가 좋다.

넉넉한 엔진에 맞춰 기어비도 길다. 제한된 주행 여건과 제주도의 도로 상황에서는 어지간하면 3단으로 가속이 끝난다. 시프트 패들로 수동 조작하는 맛도 좋다. XF와 XK에서 느꼈던 것처럼 수동으로 기어를 내릴 때 회전수를 보상해 주는 능력이 뛰어나 자꾸 조작하고픈 충동이 일어난다. XJ의 변속기는 수동 조작 후 +쪽으로 2초 이상 당기면 D로 전환된다. 그리고 수동 조작 시 30초 후에는 자동으로 D에 복귀한다.

275마력의 3.0d는 5리터 가솔린 보다 출력이 100마력 이상 낮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오히려 더 강력하게 느껴진다. 저속에서 토크가 더 좋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운전도 편하다. 터보로 인한 지체 현상은 없다시피 해 반응도 빠르다. 가속 페달을 깊게 안 밟아도 원하는 만큼 가속된다.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5리터 가솔린과 큰 차이 없는 정숙성도 장점이다. 물론 회전수를 높이 쓰는 전력 가속에서는 동력 성능에서 차이가 난다.

하체는 구형 보다 단단해졌다. BMW와는 반대의 행보다. 마지막으로 탔던 XJ가 R 버전이어서 처음엔 크게 와닿지 않았지만 운전을 할수록 달라진 하체가 실감난다. 짧아진 댐핑 스트로크와 타이어의 편평비를 생각한다면 승차감은 신기할 정도로 좋다. 다이내믹 모드를 선택하면 하체와 스티어링의 반응이 더욱 민감해지는 것은 경쟁 차종과 비슷하다. 하지만 느낌은 보다 퓨어하다.

XJ는 이번에 나온 8세대를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상품성을 놓고 본다면 구형과 접근 자체가 다르다. 안팎의 디자인부터 달라진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다. 그러면서도 XJ 특유의 맛과 전통은 지키고 있다. 달라진 상품성은 보다 대중적인 매력을 갖춰 이전보다 많은 오너들의 선택을 받을 게 확실해 보인다.

주요제원 재규어 올 뉴 XJ

크기
전장×전폭×전고 : 5,247×1,894×1,448mm
휠베이스 : 3,032mm
트레드 앞/뒤 : 1,626/1,604mm
차량 중량 : 1,796~1,915kg
트렁크 용량 : 520리터

엔진
형식 : 5000cc V8 가솔린
보어×스트로크 : : 92.5 x 93.0mm
압축비 : 11.5 : 1
최고 출력 : 385마력/6,500rpm
최대 토크 : 52.4kg.m/3,500rpm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AT
기어비 : 4.17/2.38/1.52/1.14/0.87/0.69/후진 3.40:1
최종 감속비 : 3.31:1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파워)
타이어 : 245/40R, 275/35R20
구동방식 : 뒷바퀴굴림

성능
0-100km/h : 4.9초
최고속도 : 250km/h
최소회전반경 : 6.4m
연비 : 8.5km/L
CO2 배출량 : 264g/km
연료탱크 용량 :82리터

차량가격
1억 2,990~2억 840만원(VAT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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