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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현대 아반떼 XD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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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0-04-25 15: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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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준중형 아반떼가 풀 모델체인지를 단행했다. 특히 EF 이후 감성품질을 강조해온 현대자동차가 중형급에 뒤지지 않는 안전, 편의장치와 마무리를 세일즈 포인트로 내 세운 아반떼 XD 조수석의 스마트 에어백이라든가 사이드 에어백의 적용 등을 적용해 성격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아반떼 XD는 몇가지 의미가 있는 모델이다. 우선 모델 개발기간이 24개월로 그 동안 현대 모델들 중 최단기간의 기록이다. 앞으로는 18개월까지 단축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150회 정도의 실차 충돌시험을 한 것은 물론이고 100대의 시작차와 510대의 시험생산차를 통해 품질개선을 이룩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 플랫폼은 앞으로 5년 동안 150만대의 아반떼 XD를 생산하는 것은 물론이고 티뷰론과 기아자동차의 세피아 후속모델에도 적용이 되며 RV모델까지도 파생된다. 그렇게되면 단일 플랫폼으로 400만대 이상의 모델을 생산해 내 규모의 경제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게 된다.

실제 모델을 보고 느낀 첫 인상은 크다는 것이다.
준중형급이라는 애매한 단어는 어쩌면 우리의 실정에 적합한 그런 모델일 것이라고 처음 엘란트라가 나왔을 때 생각했었다. 경차가 없던 시대에 엔트리카는 당연히 엑셀급 모델들이 담당해야 했고 그 부류의 오너들이 단숨에 중형으로 전이되기가 어려운 점을 감안한다면 준중형이라는 단어가 차라리 현실적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얘기이다.

그래서인지 각 사에서는 앞 다투어 준중형 모델들을 내 놓았고 90년대 중후반까지는 시장의 중심을 형성하며 세력을 키워왔다. 당연히 경쟁은 심화되었고 메이커들마다 소비자들을 흡수 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크기이다. 이 시장의 대표적인 모델이라고도 할 수 있는 대우 누비라Ⅱ와 이번에 데뷔한 아반떼 XD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워낙에 현대자동차는 실내공간 넓히기에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었지만 거기에 누비라가 도전장(?)을 내면서 더욱 격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아반떼 XD를 보면 외형은 물론 실내공간이 한층 더 커져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거의 중형급에 가깝다. 현대도 그런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내 입장에서는 그 크기가 꼭 좋아 보이는 것만은 아니다. 1.5리터의 배기량으로 1,167kg이나 되는(기존 아반떼는 1,110kg) 차체를 전혀 무리없이 즐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누비라Ⅱ에서 이미 드러난 내용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쩌랴. 한국의 오너들 대부분이 크기를 바이어스 포인트로 삼고 있는 것을. 또한 유럽의 자동차선진국들을 제외한 개도국, 즉 한국차가 인기를 끌고 있는 나라들의 오너들도 그런 면을 상당히 중시하고 있다는 것이 개발시 고려되었을 것이다.


초호화 안전 및 편의장비. 중형급에 결코 뒤지지 않아

어쨌든 아반떼 XD는 크다. 크면서도 스타일링에서는 타협을 한 흔적이 보인다. 기존 아반떼가 시대를 앞서가는 터치로 거부감을 가진 오너들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 시대적 감각에 충실하려 했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보수적인 성향이 많이 가미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거부감없이 다가가고자 한 의도가 엿보인다.

그런 보수적인 것과는 달리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안전 및 편의사양들은 보는 이를 압도한다. 전동식 사이드 미러는 접이식이 적용되었고 보조 제동등이 내장된 리어 스포일러 등은 오히려 당연한 듯이 받아 들여진다.
2리터 골드 모델의 경우 미적 감각이 높은 시인성이 돋보이는 VDO계기판이 현란하게 다가오는 것조차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 정도로 갖가지 안전장비와 편의장비가 만재되어 있다.

조수석에는 동급 국내 최초로 스마트 에어백(승객이 탑승했을 경우에만 에어백이 작동)과 사이드 에어백이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또한 고급차에서나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던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울산에서 서울까지 오는 도중 정말로 빈틈없는 길 안내를 해 주었다.

동급 최초는 이외에도 TCS를 비롯해 10인치 대용량 싱글 브레이크 부스터, 탠덤 브레이크 부스터, 가변 배기 머플러, 엔진 커버, 히트 실드 등도 있다. 뿐만 아니라 잔광식 룸램프를 비롯해 무선 시동장치, 뒷좌석 듀얼 컵 홀더 등 EF쏘나타에 적용되고 있는 모든 편의장치가 기본 또는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여기에 차 안 곳곳에 설계된 크고 작은 수납공간은 세밀한 배려를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시트 설계에 대한 배려도 빼 놓을 수 없는 내용이다. 프론트 시트는 요추받침과 높이조절 기능이 추가되어 있는데 그야말로 사치의 극을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스식 댐퍼 채용으로 충격 흡수능력 향상

현대자동차는 아반떼XD를 위해 기자들을 울산공장으로 초청해 보도발표회를 가졌는데 주행시험장에서 여러가지 모델들을 모아놓고 골고루 시승해 보는 기회도 주어졌다.
XD의 엔진은 현대 자체개발의 α엔진 1.5리터 사양과 린번, β엔진인 2리터 엔진을 기본으로 베리에이션을 구성하고 있다.

우선은 1.5리터 MT사양부터 타보았다. 여닫을 때 매끄러운 작동을 보이는 도어를 열고 시트에 앉자 상대적으로 커진 A필러가 약간 거슬린다. 개발과정에서 이 두께에 관한 논란이 있었다고 하는데 크게 지장을 주지 않아 안전을 고려해 약간 두껍게 하는 쪽으로 결정이 났다고 한다.

넓어진 무릎과 좌우 공간, 우드트림으로 된 대시보드의 디자인이 넉넉함을 준다. 역시 크다는 말이 가장 먼저 떠 오른다. 이그니션 키를 돌리자 회전이 상승하는 느낌으로 시동이 걸린다. 기존 모델에 비해 엔진 회전이 훨씬 매끄러워 졌다. 가속시에 오른발의 스트레스가 훨씬 줄어들었다. 우선은 풀 가속을 해 보았다. 기존 아반떼와 큰 차이는 없다. 다만 기본적으로 가속에 비중을 둔 세팅에서 최종감속비의 조절로 이번에는 크루징시의 부드러움 쪽에 더 힘을 준 듯하다. 아반떼는 5단 2,800rpm에서 100km/h를 가리켰으나 XD는 2,500rpm. 그래서 저속에서의 가속성보다는 고속주행시의 매끄러움으로 그 갭을 메우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쨌든 1,500cc 배기량, 4마력이 향상된 108마력의 출력은 무거워진 차체를 어느정도 커버하고는 있었지만 넘치는 파워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러나 하체의 세팅은 상당한 발전을 했다는 것이 시승에 참가한 대부분 기자들의 의견이었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러트, 뒤 듀얼링크식인데 가스식 쇽 업소버를 기본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 쇽 업소버의 댐핑 스트로크가 짧아져 꾀 하드하다는 의견과 그래도 유럽차들과 같은 정도는 아니고 미국시장을 염두에 둔 세팅이라는 의견이 교차했다. 큰 차체를 지탱하기 위한 세팅이어서 하드하게 느껴지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소프트함이 살아있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적당한 타협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충격흡수능력은 칭찬할만한 수준이었다.


고속 크루징성능 돋 보이고 중형 이상 가는 쾌적성 자랑

2리터 모델로 바꾸어 탔다. 심리적인 안정감이 플러스된 탓인지 훨씬 여유로웠다. 가장 먼저 테스트 코스에서 안티 스쿼트에 대한 대책이 얼마나 되어 있는지 살펴 보았다. 그냥 통상적인 감각으로 가속페달을 밟거나 풀 가속을 하기 위해 페달을 끝까지 밟거나 앞이 들린다. 어쩌면 누군가는 또 힘이 넘친 결과라 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일단 가속을 하고 나면 실키 드라이브 그 자체이다. 동승자의 말마따라 가속을 할 때 외에는 엔진 소음을 느낄 수가 없을 정도다. 보디 곳곳에서의 바람 가르는 소리도 현격한 차이가 난다. 작년에 준공한 풍동시험장치 덕인 듯하다.
여기에 현대가 자랑하는 하이벡 AT는 와인딩 로드 공략시 진가를 발휘했다. 꽤 여러번 돌고 도는 길을 달리는데 기존 AT처럼 순간순간 업다운을 해 위화감을 주지 않은 점이 정말로 마음에 들었다. 그래도 MT처럼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점에서는 일상에서 벗어난 운전을 하고 싶을 때 걸림돌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쨌거나 크루징시의 매끄러움은 수준급이었다. 조용하면서도 원하는 만큼의 가감속이 이루어진다. 물론 그렇다고 레이싱 드라이빙을 기대한다면 다른 얘기가 된다. 엔진 회전 3,000rpm을 전후해서 느껴지는 토크감은 일품이었다. 고속도로 주행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영역이기에 드라이버는 피로를 훨씬 덜 느끼며 장거리 주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곧 흔히 말하는 쾌적성 문제에까지 이어진다.

여기에 준중형급으로는 처음 적용된 내비게이션이 압권이다. 울산에서 목적지를 설정하고 경로를 따라 주행하다가 중간중간 촬영을 위해 경로를 벗어났다가 다시 경로탐색을 해가며 주행을 했는데 가끔씩 잘 알지 못하는 곳에서 큰 길로 접어 드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다만 두 번인가 큰 길을 따라가는 도중 경로를 벗어났다는 음성메시지가 당황하게 했는데 새로 뚫린 도로의 업데이트가 안된 탓인 듯 했다.

XD. 지금 경제적인 사정 때문에 중형으로 가기에는 애매하거나 중형급의 큰 차체는 싫지만 다양한 안전장치 및 편의장치를 원하는 오너라면 망설일 필요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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