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데스크 | 알파로메오 미토(Mi.To) 1.3 JTDM 시승기 |

페이지 정보

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한상기(hskm3@hanmail.net)  
승인 2010-10-25 09:30:23

본문

미토로 인해 알파로메오에 대한 환상이 상당 부분 날아갔다. 개성적인 디자인을 제외한다면 파워트레인이나 하체의 성능에서 큰 매력을 찾긴 어렵다. 1천 km를 달리면서 20km/L 안쪽의 빼어난 연비를 내긴 했지만 1.3리터 디젤+수동변속기 조합인 것을 생각하면 이 역시 아주 좋다고는 할 수 없다. 편의 장비는 충실한 편이지만 소재는 싼 티를 면한 수준이다. 그래도 미토는 예쁘다.

글, 사진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한 번도 타보지도 않고 좋아한 브랜드를 꼽는다면 단연 알파로메오이다. 사실 알파로메오를 좋아한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예전에는 접하기도 어려웠지만 관심을 끌만한 구석이 별로 없었다. 디자인도 앞모습이 너무 뾰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발터 드 실바 시대로 접어들면서 눈에 확 들어왔다.

발터 드 실바가 손을 댄 알파로메오는 기가 막히게 예뻐졌다. 그것도 알파의 전통을 살리면서 너무나 매끈하게 디자인을 뽑아냈다. 현재의 알파로메오 디자인도 드 실바가 남긴 유산이다. 발터 드 실바의 전성기는 알파로메오라고 생각하며 지금도 그를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로 꼽는다. 그리고 오스트리아에서 들었던 147의 4기통 가솔린 엔진 소리는 정말 매혹적이다. 한 마디로 얼굴과 목소리에 반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렌트카 회사 직원이 미토가 있다고 할 때 가슴이 뛰었다. 이렇게 알파로메오를 타보는구나 하고. 일정상 2박 3일을 빌려야 했고 가격은 450유로였다. 여기에 3일의 GPS 비용을 합하면 60유로가 추가된다. 거기다 마일리지 제한이 있어 하루 300km, 총 900km에서 1km를 넘을 때마다 0.76유로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아무리 동행과 반땅 한다고 해도 당초 예산을 초과하는 액수다. 당초 계획은 스마트 포투를 제외한 가장 작은 차였다. 포투 타고 파리에서 독일, 그리고 뉘르부르크링을 탈 엄두는 나지 않았다.

미토(Mi.To)는 알파로메오서는 처음 내놓는 소형차로서, 아우디 A3 등을 경쟁 상대로 꼽고 있다. 차명의 Mi는 ‘Milan`, To는 ’Turin`을 의미한다. 세 자리 숫자의 조합을 사용하던 현재의 작명법 대신 알파로메오의 시작이자 현재의 생산지인 밀란과 토리노의 이니셜을 사용한 것. 밀란은 알파로메오가 1910년 창업한 도시이며 현재도 근교의 아레세에 스타일링 센터가 있으며, 생산지인 미라피오리 공장은 토리노에 위치해 있다. Mi.To는 이태리어로 전설 또는 신화(Myth)를 뜻한다. 미토가 출시되면서 147 3도어는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두툼한 차키를 받아들고 주차장에서 만난 미토는 단연 돋보이는 디자인을 자랑하고 있다. 파리에서 흔하디흔한 PSA와 르노 속에서 미토가 튀는 건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토의 디자인은 남다르다. 넓은 주차장에서 아주 쉽게 미토를 발견했다. 동급에서 미토만한 스타일링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미토는 피아트 그란데 푼토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063×1,1720×1,446mm, 휠베이스는 2,511mm 매우 컴팩트하다. 얼핏 보면 147과 구분이 쉽지 않지만 미토만의 특색은 분명히 있다. 그리고 차체가 작지만 알파 특유의 아이텐티티도 분명하다.

엄밀히 본다면 미토의 외관에서 독일차 같은 단단한 맛은 떨어진다. 대신 동급의 다른 모델에게서는 찾기 힘든 우아함이 있다. 알파는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많이 팔리지 않기 때문에 역삼각형 그릴의 희소성도 있다. 2박 3일 동안 파리와 뉘르부르크링을 오가면서 알파로메오 몇 대 못 봤다.

16인치 휠의 디자인은 차급 이상의 멋이 있다. 림으로 뻗어나간 더블 스포크 디자인은 미토의 디자인과도 썩 잘 어울린다. 1.3리터 디젤에 16인치 휠이나 195/55 사이즈의 타이어나 조금은 큰 감이 있다. 타이어는 콘티넨탈의 콘티프리미엄콘택트 2이다. 타이어의 선정에서부터 미토의 성격을 암시하고 있다.

알파로메오하면 생각나는 색상은 페라리 뺨치는 레드이다. 렌트한 미토는 외관이 검정색이지만 실내에는 빨간색이 적용됐다. 물론 색상 자체가 옅고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 일부에서만 볼 수 있다. 미토의 실내는 나름 포장을 잘했다. 하지만 꼼꼼히 보면 소재를 좋다고 할 수 없다. 싼 티 안 나게 포장을 잘한 것이다. 그래도 왕년에 듣던 것보다 마무리는 좋다고 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의 디자인은 단순하다. 커다란 송풍구 아래에 오디오 패널, 그 하단에 공조 장치가 있다. 공조 장치는 완전히 덮어서 바람을 안 나오게 할 수도 있지만 회전시키는 타입이라서 바람의 방향을 바꾸기도 쉽다. 센터페시아 상단 패널의 알루미늄 트림도 보기 보다는 플라스틱 티가 덜 난다.

오디오 버튼은 간략하게 정리돼 있고 중앙의 다이얼로 조작한다. 특이한 것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음악이 나오면 가수와 곡명이 액정에 표시되는 것이다. 공조 장치는 좌우 독립식이다. 알파로메오는 나름 프리미엄 브랜드인 것이다. DNA(DYNAMIC, NORMAL, ALL WEATHER) 버튼 때문에 기어 레버 앞에는 컵홀더가 하나만 마련된다. 컵홀더는 양쪽 도어 트림까지 총 3개이다. DNA도 미토의 사이즈를 생각하면 호화 장비라고 할 수 있다. 5단 변속기의 기어 레버는 다소 긴 편이다. 그리고 기어 레버 뒤에는 USB 단자가 마련된다.

투톤 직물 시트는 촉감이 좋다. 미토의 차체 사이즈를 생각하면 시트가 큰 편이다. 차체가 훨씬 커도 시트가 작은 차가 있다.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차가 링컨 에비에이터다. 1열의 공간은 수준급으로 생각보다 넉넉하다. 전방이나 좌우 시야 모두 훌륭하다. 시트 조작은 모두 수동이며 등받이 조절은 다이얼 방식이다.

계기판은 양쪽에 속도계와 타코미터가 있고 중앙에 연료와 수온 게이지가 있는 디자인이다. 속도계 스케일은 260인데 엔진의 배기량이 출력을 생각하면 허풍이 심하다. 작은 액정에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표시된다. 트립 컴퓨터는 스티어링 컬럼 좌측에 있는 메뉴 버튼을 이용해 조작한다. 바로 아래 있는 작은 수납함은 장거리 여행에서 요긴하게 쓰인다.

가죽으로 감싼 스티어링 휠은 그립이 좋다. 대신 미토의 차체 사이즈를 생각하면 크다. 그러니까 미토는 전반적으로 여유로운 성격이다. 차체 사이즈에 비해 기어 작동 거리도 길고 시트와 운전대도 크다. 발랄한 외관을 감안하면 운전대 사이즈를 좀 더 줄여도 되지 않나 싶다.

2열 공간은 거의 볼보 C30급이다. 1열 시트를 젖히는 게 좀 귀찮아서 그렇지 일단 들어가면 의외로 넓은 공간이 나온다. 성인이 앉아도 레그룸이 그렇게 협소하지가 않다. 헤드룸도 넉넉하다. 트렁크는 깊긴 하지만 용량은 270리터로 크지 않다. 여행용 가방 하나 들어가는 정도다.

미토는 생긴 거는 핫해치인데 빌린 차는 그거와 거리가 멀다. 1.3 JTDM은 라인업에서 배기량이 가장 작은 경제형 모델이다. 출력은 95마력이며 수동 변속기 사양에 스톱-스타트까지 있다. 유럽 기준으로 공인 연비가 25.0km/L이다. 한국에서 하는 일반적인 시승이 아니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기통당 배기량이 작아서인지 아이들링 정숙성은 대단히 좋다. 진동도 없다. 딱 한 번 접했던 피아트 디젤은 사브 9-3 TiD였다. 그 한 번 시승으로 피아트 디젤은 성능은 좋은데 시끄럽고 진동이 심하다는 인식이 생겼다. 하지만 미토 1.3 JTDM은 그 반대다. 아이들링 시 정숙성 좋고 진동도 높은 수준으로 억제돼 있다.

클러치는 순정 수동이 그렇듯 아주 나긋나긋하게 가볍다. 힘이 하나도 안 든다. 그리고 미트 시점이 금방 파악된다. 수동변속기는 클러치 미트 시점을 찾는데 약간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미토는 쉽게 익숙해진다. 클러치 페달은 그렇지만 기어 레버의 조작감은 별로다. 일단 조작 거리가 길고 쏙쏙 빨려 들어가는 맛은 없다. 특히 고회전에서 5→4단으로 변속할 때는 종종 걸린다. 미토 1.3 JTDM 특성상 고속도로에서 4단을 쓸 일이 많았는데 걸릴 때마다 김이 샌다.

0→100km/h 가속 시간은 11.6초로 배기량이나 출력을 생각하면 준수하다. 최고 속도 180km/h도 이해해줄 만하다. 하지만 체감은 느리다. 시내를 거치지 않고 곧장 고속도로를 탔고, 초행길이라 2차선을 타고 5단으로 살살 달렸다. 잠시 달리다 보니 힘이 딸리는 것을 깨달았다. 5단에서는 너무 힘이 없다.

변속을 해보니 5단과 4단의 기어비 차이가 크다. 5단으로 달리다 4단으로 변속하면 거의 1천 rpm이 떨어진다. 그리고 5단 자체의 기어비도 낮다. 5단으로 100km/h를 달리면 회전수가 2,200 rpm 정도이다. 일반적인 5단 보다 낮은 것이다. 연비에 목숨 건 세팅이며 유럽 고속도로의 제한속도에 맞춘 느낌이다. 미토는 계기판에 시프트 업 하라는 안내도 뜬다. 가장 연비가 좋을 수 있는 회전수를 안내하는 것이다. 안내 시점은 2천 rpm인데 이대로 변속하면 힘이 없고 언덕에서는 빌빌댄다.

기어가 5단일 경우 보통의 제한속도인 130km/h에서 엔진은 3천 rpm이다. 5단이면 3천 rpm은 돼야 힘을 받는다. 100km/h에서 5단으로 가속하려면 답답하다. 긴 언덕을 만나면 볼 거 없이 4단으로 기어를 내려야 한다. 물론 연비 때문에 가속 페달 밟는걸 주저하기도 했지만 힘이 딸리는 것은 분명하다. 좀 지나서 보니 미토의 가속과 클러치 페달은 작동 거리도 길다.

5단에서 또 다른 방법은 있다. 기어 변속하기 귀찮으면 DNA의 모드를 다이내믹으로 바꾸면 된다.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스티어링이 민감해지고 댐핑이 단단해지기도 하지만 엔진도 달라진다. 가속 페달을 더 깊게 밟지 않아도 다이내믹 모드로 바꾸면 좀 더 힘이 생긴다. 아무래도 연료량이 늘어나는 것 같다. 트립 컴퓨터로 보면 연비가 떨어진다. 다이내믹 모드는 110km/h 이전에 작동해야 한다. 이 이상의 속도에서는 모드 변환이 안 된다. 만약 110km/h 이상을 달리다 다이내믹 모드를 사용하고 싶으면 속도를 낮춰야 한다.

1.3리터 엔진은 아무래도 배기량의 한계가 있다. 전반적으로 토크가 모자라다는 느낌이 강하다. 회전 질감이나 소음은 나무랄데가 없지만 말이다. 한국에서 흔히 시승했던 골프는 둘째치고 프라이드만 돼도 이보다 한결 넉넉하게 달리지 않았을까 싶다.

파리에서 독일로 가는 고속도로는 거의 2차선이고 평지가 별로 없다. 계속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된다. 평지가 있긴 하지만 미토의 제원상 최고 속도를 낼 정도는 아니다. 180km/h는 내리막을 만나야 낼 수 있고 아주 긴 내리막에서는 200km/h도 찍긴 했다. 평지에서 180km/h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드골 공항에서 나와 국도를 지날 때 미토는 상당히 편했다. 차체 사이즈를 잊을 만큼 어딘지 넉넉한 기분이 들고 하체도 탄탄한 감각이었다. 그리고 130km/h 정도까지는 승차감이 대단히 좋다. 반면 고속에서는 그런 안정성이 떨어진다. 저속에서는 단단한듯 하고 고속에 가면 롤이 많아지는 것은 어딘지 알페온스럽다. 그리고 고속에서 뒤가 좀 노는 것은 아반떼와도 비슷하다.

미토의 EPS는 세련된 감각이 떨어진다. 돌릴 때 간헐적으로 걸리는 느낌도 난다. 그러니까 요즘 신차에서 경험한 최신의 EPS는 아니다. EPS라는 인위적인 감각이 물씬하고 조향 감각도 정확하다고 할 수 없다. 코너링 그런 거 안 해봤다. 렌트카에 무보험, 초행길임을 감안해 달라. 특별히 할 곳도 없었다.

파리를 출발해 뉘르부르크링에 도착했을 때 주행 거리는 500km가 조금 되지 않았다. 생각보다 별로 멀지 않다. 이때 연비는 19.8km/L. 연료 게이지의 바늘은 절반 조금 밑으로 떨어졌다. 미토 1.3 JTDM의 연료 탱크는 45리터니까 확실히 연비가 좋긴 좋은 셈이다. 하지만 요즘 디젤은 워낙 연비가 좋아 특별한 강점으로 다가오진 않는다. 스톱-스타트도 있는데 지금까지 경험해본 다른 차 보다 유지 시간이 짧다. 배터리 용량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간단히 요약하면 미토는 생각보다 스포티하지 않다. 고속 주행보다는 중저속에서 경쾌한 움직임이 어울릴 것 같은데 1.3 JTDM으로는 그것도 쉽지 않다. 대신 연비는 좋으니 예쁜 외관과 함께 메리트는 분명히 있다. 미토를 렌트한 걸 잘한 건지 못한 건지 판단이 안 선다. 사실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이 보이는 차라서 아쉽긴 했다. 그래도 미토는 제일 예쁘다.


알파로메오 미토(Mi.To) 1.3 JTDM 주요 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063×1,1720×1,446mm
휠베이스 : 2,511mm
트레드 앞/뒤 :1,483/1,475mm
차량중량 : 1,334kg
트렁크 용량 : 270리터

엔진
형식 : 1,248cc 직렬 4기통 터보 디젤
보어×스트로크 : 69.6×82mm
압축비 : 16.8:1
최고출력 : 95마력/4,000rpm
최대토크 : 17.6kg.m/1,500rpm(스포트 모드 19.7kg.m)
구동방식: 앞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수동 5단
기어비 :
최종감속비 : 3.563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토션 빔
브레이크 앞/뒤 : 디스크
스티어링 : 랙& 피니언
타이어 : 195/55R16

성능
0-100km/h : 11.6
최고속도: 180km/h
최소회전반경 :
연료탱크 : 45리터
연비 : 25.0km/L
이산화탄소 배출량 : 104g/km

(작성일자 : 2010년 10월 20일)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Gallery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