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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BMW 520d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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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0-11-24 02: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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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520d를 통해 2리터 디젤과 다단화 변속기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됐다. 520d의 동력 성능은 생각보다 괜찮고 연비는 너무나 좋다. 어지간하지 않으면 실연비가 10km/L을 넘고 신호등 없는 도로에서 신경 좀 쓰면 20km/L 넘는 건 일도 아니다. 220km/h을 넘기는 끈질긴 가속력까지 갖췄다. 이 정도의 상품성이면 많이 팔릴 게 불 보듯 빤하다. 거기다 520d도 BMW의 5시리즈이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BMW 520d는 국산 경차보다도 연비가 좋은데 동력 성능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물론 가격이 몇 배나 비싸니까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래도 쉽지 않은 일임에 분명하다. 5시리즈 차체에 2리터 디젤을 얹고 이 정도의 성능과 연비가 나오기가 쉽지가 않다. ‘스펙’만 놓고 봐도 매력적인데, 실제로 타 보면 더 매료된다.

5시리즈 런칭됐을 때 가장 큰 관심이 가는 항목은 520d였다. 전 모델에 8단 자동이라고 했으니 520d도 해당된다. 520d면 2리터 배기량에 4기통인데 변속기가 8단이면 좀 오버가 아닌가 했다. 아무리 이론적으로는 기어수가 많을수록 좋다지만 고작 4기통에 무슨 8단. 그러고 보면 520d는 변속기 기어가 엔진 기통수 보다 2배나 많은 첫 번째 케이스가 된다. 뭐 중요한 건 아닌데 또 하나의 세계 최초라고나 할까.

같은 2리터 엔진의 120d나 X1, 320d는 시끄럽다. 하지만 520d는 다르다. 결정적으로 방음 대책이 다르다. 보닛 안쪽에 철판이 그대로 드러난 X1은 말할 것도 없고 120d나 320d와도 다르다. 분명히 디젤 특유의 소음이 들리긴 하지만 확실히 정숙하다. 하긴 5시리즈 모양새에 실내에서 디젤 소리가 크게 들리면 좀 어색하긴 하겠다. 물론 외기 소음은 별 차이 없다. 막말로 밖에 있으면 털털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엔진은 최근의 다른 BMW처럼 184마력(39.8kg.m)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수치를 보면 5시리즈 차체에 부족함 없어 뵈지만 2리터 배기량을 생각하면 조금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신형 5시리즈는 대형급에 가깝게 커졌고 생긴 것도 7스럽다. 이러니 막연하게 생각하면 2리터 디젤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하긴 S 클래스에도 4기통 디젤이 올라가는 세상이니 특별히 새삼스러울 것도 없긴 하다.

제원을 보면 0→100km/h 가속 시간은 8.1초, 최고 속도는 225km/h로 출력은 엇비슷하지만 차체는 훨씬 작은 골프 GTD(8.1초, 220km/h)와 비슷한 성능을 낸다. 제원이 다가 아니지만 실제 성능도 부족함 없다. 출발 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노면에 따라서 간헐적인 휠 스핀도 발생한다.

체감으로는 순발력이 빠르지는 않다. 오히려 속도가 어느 정도 붙은 상태에서 밀어주는 느낌이 더 좋다. 이런 느낌은 X1 23d에 쓰이는 2리터 트윈 터보와 조금 비슷하다. 쭉 가속을 하면 의외로 속도계 바늘이 끈질기게 올라간다. 동영상은 0→200km/h까지의 가속을 촬영한 것이다. 참고로 초기 가속에서는 평지, 130km/h까지는 약한 내리막, 그 이후부터는 완만한 오르막이었다.

예상으로는 6단에서 최고 속도가 나오고 7, 8단은 항속용 기어비가 아닌가 싶었는데 최고 속도는 7단에서 나온다. 195km/h에서 7단으로 변속되고 가속이 많이 주춤할 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기어비가 낮은 7단에서도 HUD에 226km/h이 찍힌다. 제원상 최고 속도는 225km/h니 HUD 상으로는 조금 더 가속이 될 듯하다. 아무튼 꾸역꾸역 속도가 올라가는 것은 기대 이상이다.

2리터 디젤은 부드러운 음색으로 회전수를 높이 올려도 부담이 적다. 가속할 때는 디젤 특유의 갸르륵 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볼륨은 크지 않다. 다른 디젤도 마찬가지지만 터보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엔진은 더 조용해진다. 거기다 차 전체적으로 방음이 잘 됐다. 바람 소리나 하체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잘 차단된다. 이렇다 보니 대단히 편하다.

520d의 하체는 535i나 530d보다 소프트하다. 5시리즈 자체가 부드러워졌는데 520d는 그중에서도 가장 컴포트를 지향한다고 해야겠다. 과거에는 단단함 속에 부드러움이 감춰져 있었는데 520d는 그 반대다. 전반적으로 댐퍼 스트로크가 긴 편인데, 회전할 때는 비교적 탄탄하게 차체를 지지한다. 고속 직진이나 코너링에서는 535i나 530d보다도 편하게 느껴진다.

이전에 시승했을 때는 언더스티어의 양이 위급 모델보다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 시승하니 언더스티어가 줄었다. 어떨 때는 약한 오버의 느낌도 나고 노면이 불규칙한 곳에서는 우당탕 하면서도 접지를 잃지 않는다. 시승차에는 급작스럽게 타이어 펑크가 발생해 하나만 다른 제품이었다. 520d는 피렐리 신투라토 P7(225/55R/17)인데, 운전석쪽 리어 타이어만 굿이어 엑셀런스였다.

ZF의 8HP는 다단화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 100km/h까지는 3단으로 커버해 저단의 기어비를 촘촘히 세팅하는 한편 7, 8단은 상황에 따른 크루징 기어로 활용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60km/h이면 7단, 70km/h면 8단이 들어간다. 감속할 때는 8단이 1,500 rpm 이하까지 기어를 붙잡고 있다. 그리고 긴 내리막에서는 4천 rpm 정도의 회전수에 이를 때까지 적극적으로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한다. 520d의 연비가 좋은 건 8단 자동변속기의 역할도 지대하다. 반면 저속에서는 변속 충격이 다소 있는 편이다. 간헐적으로 약하게 울컥대는 면이 있다.

연비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520d는 신호등 없는 도로에서 조금만 신경 써서 운전하면 실연비가 쉽게 20km/L를 넘긴다. 예를 들어 주로 사용하는 90km/h의 속도로 크루즈 컨트롤을 세팅하면 연비가 22~25km/L가 나온다. 속도를 110km/h 정도로 올려도 20km/L 내외이다. 2리터 디젤의 연비야 다들 좋지만 5시리즈 차체로 이 정도의 연비가 나온다는데 의의가 있다. 이보다 차체가 작은 다른 2리터 디젤과 비교한다면 차이를 보이는 건 고속 주행 시 연비이다. 골프나 120d, 308 MCP 같은 모델은 가속 페달을 바닥까지 밟고 최고 속도로 달리면 연비가 8km/L 내외로 나오지만 520d는 5km/L로 차이가 있다.

보다 실생활에 가까운 연비를 보기 위해 고모댁이 있는 분당을 다녀왔다. 저녁 7시 반에 고양시를 출발해 강변북로를 이용해 분당에 도착하니 1시간 20분 정도가 소요됐다. 거리는 51km였고 서강대교~반포대교 사이에서는 꽤나 밀렸었다. 분당에 도착하니 연비는 14.9km/L가 나왔다. 청담대교를 넘어서는 상황에 따라 나름 열심히 달렸기 때문에 이 정도면 연비가 잘 나왔다고 본다. 반면 10시가 좀 되지 않아서 집으로 돌아올 때는 ‘연비 그런 거 몰라’ 모드로 달렸더니 10.6km/L가 나왔다. 따라서 출퇴근 시간의 극심한 정체에 걸리거나 처음부터 뻥 뚫린 도로를 죽어라 밟지 않는 한 연비는 10.0km/L가 넘는다고 봐야겠다.

520d는 탈수록 매력적이다. 5m에 가까운 세단이 이렇게나 연비가 좋고 동력 성능도 괜찮다. 넓은 실내 공간과 520리터의 트렁크는 덤이다. HUD도 있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푹신한 시트 정도이다. 가격은 6,240만원으로 구형보다 낮아졌고 직접적인 경쟁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E 220 CDI 보다는 약 400만원이 싸다. 많이 팔릴 수 밖에 없는 상품성이다.

BMW 520d 주요 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99×1,860×1,464mm
휠베이스 : 2,968mm
트레드 앞/뒤 :1,600/1,627mm
차량중량 : 1,625kg
트렁크 용량 : 520리터

엔진
형식 : 1,995cc 직렬 4기통 DOHC 터보 디젤
보어×스트로크 : 90.0×84.0mm
압축비 : 16.5:1
최고출력 : 184마력/4,400rpm
최대토크 : 38.8kg.m/1,900~2,750rpm
구동방식 : 뒷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8단 자동
기어비 : 4.714/3.143/2.106/1.667/1.285/1.000/0.839/0.667
최종감속비 : 2.929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인테그럴 V 멀티 암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 225/55R/17

성능
0-100km/h : 8.1초
최고속도: 225km/h
최소회전반경 : --
연료탱크 : 70리터
연비 : 18.7km/L
이산화탄소 배출량 : 144g/km

가격 : 6,240만원
(작성일자 : 2010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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