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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로터스 엑시지 S240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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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0-12-15 00: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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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 엑시지 S240은 도로보다는 트랙이 더 어울린다. 그렇다고 대단히 부담스러운 것은 아니다. 불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운전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전자 장비가 없어도 그립이 워낙 좋기 때문에 생각보다 안전하다. 이전에 탔던 엑시지 S에 비해 미세하게 부드러워진 느낌이지만 압도적인 그립은 여전하다. 바람 소리도 대폭 줄었다. 엑시지 S240은 운전하는 자체가 운동이 된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로터스에 대해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가 드디어 공식 시승차를 타보고 그 실체를 알 수 있었다. 로터스는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와인딩에서의 압도적인 그립, 그 감각은 2년이 지났지만 잊혀지지 않는다. 보통 일주일에 2대 정도를 시승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가물거리기도 하는데 로터스는 그렇지 않다. 이와 비슷한 성능 또는 감각의 차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것이 바로 로터스의 포인트이다. 확실한 자기 색깔이 있고 거기에 화끈한 성능으로 보답하기 때문에 여전한 인지도를 자랑한다. 2년 전 탔던 로터스는 218마력의 엑시지 S였고 이번 시승 모델은 242마력으로 출력을 높인 엑시지 S240이다. 참고로 엘리스/엑시지 라인업도 점차 무거워지는 게 맘에 걸린다. 창업자의 철학을 따른다면 지금이 거의 마지노선이 아닌가 싶다.

확실히 경험해 본 것과 아닌 것은 차이가 있다. 첫 시승 때는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됐지만 이번엔 그때보다는 한결 마음이 편하다. 그래도 퓨어 스포츠카를 타야 하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는 필요하다. 엑시지 S240은 타는 것부터 남다른 마음가짐을 요구한다. 고급스럽고 편한 요즘 차에 한껏 길들여졌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엘리스도 예쁘지만 엑시지도 만만치 않다. 어떻게 보면 장난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확실한 건 제대로 튀는 디자인이다. 디자인도 예쁘지만 수퍼카 같은 자세가 작은 차체에 압축돼 있기 때문에 시선을 한데 모은다. 엑시지는 여성들도 많이들 쳐다본다. 예쁘지만 막상 운전하라고 하면 기겁하지 않을까 싶다.

엑시지는 타는 것부터 쉽지가 않다. 도어를 열면 시트가 밑으로 푹 꺼져 보이고 앙상하게 드러난 알루미늄 섀시가 곳곳에 보인다. 엑시지는 문턱이 높고 넓은데다 입구도 좁다. 들어가기가 어려운 게 당연한다. 탑승을 위해서는 다리 하나를 먼저 집어넣고 머리를 숙인 후 미끄러지듯 들어가는 게 좋다. 내리는 건 타는 것보다 좀 더 어렵다. 평소에 운동 안 했던 사람은 엑시지에 몇 번 타고 내리면 여기저기 쑤실 수도 있다. 내가 그랬었다.

신기한 것 중 하나는 운전 자세다. 엑시지의 시트는 등받이 고정식이다. 즉 앞뒤로 조금 슬라이딩만 될 뿐 등받이는 움직일 수 없다. 스티어링 휠도 고정이다. 운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자세가 대단히 한정적인데도 앉자마자 운전하기 편한 자세가 바로 나온다. 보통 처음 차를 타면 운전 자세를 잡는데 시간을 보내지만 엑시지는 그럴 이유(필요)가 없다. 거기다 얇은 시트는 엉덩이의 밀착감이 대단히 좋다. 보기에는 밋밋한 모양새인데 막상 타면 딴판이다.

시트 포지션은 밑으로 푹 꺼져 있다. 과연 엉덩이와 땅과의 거리가 얼마나 될 것인가가 궁금하다. 포지션이 낮아 체감 가속력이 더욱 강조되기도 하지만 운동 성능에도 유리하다. 차는 작지만 포지션이 낮기 때문에 헤드룸은 여유가 있다. 실내는 딱 운전만 하는 공간이다. 운전 외의 다른 짓은 생각키 힘들다. 그만큼 좁다. 운전석에 앉아 팔을 옆으로 뻗으면 동반자석 도어에 닿는다. 따라서 사이드미러 조절이 수동이어도 별로 불편하지 않다. 이는 전폭이 좁은 게 아니다. 전폭은 1,850mm나 된다. 쏘나타 보다도 넓다. 문턱이 넓어서 실내 폭이 좁아진 것이다. 물론 그만큼 강성에 도움이 된다.

시트에 앉으면 달리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특별히 볼 것도 없고 정신을 뺏길 만한 구석도 없다. 커버가 달린 작은 수납함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든다. 작은 수납 공간이 있긴 하지만 달리다 보면 떨어지기 일쑤다. 그래도 에어컨이나 알파인 헤드유닛은 사치스러운 편의 장비다. 선바이저는 왜 달아놨는지 의문일 정도로 짧다.

시동만 걸어도 요란하다. 방음도 부족하지만 엔진과의 거리가 너무 가깝다. 고개를 돌리면 바로 엔진 위에 얹힌 인터쿨러가 보인다. 엔진이 운전자 뒤에 있어도 911은 좀 멀찍이 떨어졌지만 엑시지는 그보다 훨씬 가깝다. 그래도 이전에 탔을 때 보다 엔진 룸과의 밀폐는 훨씬 낫다. 전에는 배기가스가 실내로 들어와서 괴로웠는데 S240은 정차 시에도 쾌적(?)하다.

클러치는 생각보다 무겁지 않다. 왕년에 튜닝 마니아들이 즐겨 사용하던 드래그 997 보다 가벼운 수준이다. 순정에 비해서는 조금 무거운 정도. 포르쉐 911 GT3 같은 차와 비교한다면 새털처럼 가볍다. 그리고 클러치의 작동 거리가 적당하고 붙고 떨어지는 시점이 민감하지 않다. 그러니까 클러치 페달만 조금 무거울 뿐 작동 느낌 자체는 일반 승용차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정체 구간에 걸리면 힘들긴 하다.

차들 사이에 섞여 달릴 때는 살짝 겁이 나기도 한다. 운전을 해보면 차가 작은 게 실감이 난다. 모닝만 해도 올려다 보고 대형 트럭은 집채만 하다. 시야도 제한된다. 룸미러로 보는 후방 시야는 없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주정차를 할 때는 조금은 조심스러워지지만 그나마 차가 작아서 다행이다. 대신 작은 사이드 미러는 시야가 상당히 좋다. 사각지대가 최소화 돼 있다.

엑시지 S240에 달린 1.8리터 수퍼차저는 기본적으로 고회전 지향이다. 수퍼차저는 저회전의 토크와 순발력을 보조하는 수단이다. 가능한 회전수를 3천 rpm 이상으로 유지해야 성격에 걸맞는 성능을 발휘하고 기어비도 그런 세팅이다. 242마력의 최고 출력은 8천 rpm에서 23.0kg.m의 최대 토크는 5,500 rpm에서 나온다.

엑시지 S240의 0→100km/h 가속 시간은 4.2초에 불과하다. 100km/h까지는 2단이면 되는데 8천 rpm까지 제대로 돌려줘야 한다. 초반 가속력은 전방의 풍경이 앞유리로 빨려드는 느낌이고 시트 포지션이 낮아서 더욱 빠르게 느껴진다. 3단 150km/h까지는 정신없이 속도가 올라간다. 급출발 해도 휠 스핀 그런 거 없다.

S240에는 런치 컨트롤도 있다. 수동변속기에 런치 컨트롤을 사용해보는 건 처음이다. 사용 방법은 다른 DCT와는 조금 다르다. 런치 컨트롤 사용을 위해서는 일단 시동을 꺼야 한다. 시동을 끈 상태에서 클러치와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고 기어 레버 옆에 있는 작은 버튼을 누르면 계기판 액정에 `LCT`라고 뜬다. 이 상태에서 시동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되는데, 그 전에 해야 할 게 있다. 스티어링 컬럼 왼쪽에 붙어 있는 작은 다이얼로 출발 시 회전수를 선택하는 것이다. 최저 rpm은 3,500 rpm이고 최대는 9천 rpm까지 세팅할 수 있다.

3,500 rpm으로 세팅하고 출발해도 직접 컨트롤하는 것 보다는 빠르지만 초반에 약간은 처짐이 있다. 5천 rpm으로 회전수를 올리면 순발력이 더욱 좋아진다. 런치 컨트롤을 사용해도 타이어의 휠스핀은 없다. 노면을 박차고 나간이다. 런치 컨트롤로 출발하면 더 정신이 번쩍 든다. 초반에 변속할 타이밍이 더 빨라지기 때문이다.

엑시지의 클러치는 참 좋다. 보통은 이 정도로 회전수 띄우고 출발하면 클러치의 성능 저하가 금방 일어난다. 하지만 엑시지 S240은 계속된 고회전 변속에 이어 런치 컨트롤 2회 연속 시행에도 미끄러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8천 rpm이라는 고회전에서 변속을 위해 클러치 페달을 밟았을 때 순간적으로 동력을 끊는 느낌이 기가 막히다. 찰나의 시간에 동력이 끊고 이어지는 느낌 자체도 쾌감의 일부다.

예전의 포르쉐 6단 수동처럼 엑시지의 기어비 역시 3단까지는 넓은 편이고 그 이후에서는 좁아진다. 3단으로 150km/h이지만 4, 5단은 180, 210km/h 정도로 보폭이 좁다. 회전수 상승이 빠르고 속도계의 시인성이 좋지 않다 회전수나 속도를 보는 것도 쉽지 않다. 8천 rpm 부근으로 가면 계기판 작은 액정에 빨간색 불이 하나 둘씩 들어온다. 이 램프의 시인성도 그렇게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없는 것보다는 백번 낫다.

일반 엑시지 S와 비교 시 6단에서의 가속력은 한결 좋아졌다. 6단에서도 어느 정도의 추진력으로 꾸준히 속도를 밀어 올린다. 정확히 보면 체감 가속력이 좋다고 해야겠다. 6단에서 올라가는 체감보다 계기판 속도 상승은 둔한 편이다. 안정성이 탁월하긴 하지만 장시간의 고속 주행에 적합한 성격은 아니고 타이어 역시 그렇다. 이전에 비해 바람 소리가 대폭 줄어들어 다시 한 번 쾌적(?)하다고 느꼈다. 전에 시승할 때는 고속에서의 바람 소리가 무시무시했다.

회전수가 5천 rpm을 넘어가면 엔진 소리는 격렬해지기 시작한다. 소리만 들어서는 변속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막상 타코미터를 보면 아직 1천 rpm 정도의 여유가 남았다. 8천 rpm 부근에서 발생하는 금속성 사운드가 들리면 더욱 긴장감이 생긴다. 딱 하나 흠을 잡는다면 엔진 소리가 그렇게 아름답지 않은 것이다.

6단 변속기는 변속 거리가 적당하다. 그렇게 길지도 짧지도 않다. S2000 경우에는 변속 거리가 짧아서 처음에는 기어가 물렸는지 모호하기도 했는데 엑시지는 변속이 어렵지 않다. 기어가 물리는 느낌도 확실하다. 고회전에서 5→4단으로 변속 시 종종 기어가 걸리긴 했다. 변속 시에는 왼쪽 다리가 문턱에 닿기 때문에 반복되면 아프기도 하다. 내가 엑시지 오너라면 문턱에 헝겊이라도 댈 것 같다. 힐 & 토가 편하게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의 거리는 가깝다. 이렇게 저렇게 해본 결과 나한테는 발의 앞부분으로 동시에 페달 두 개를 밟는 게 더 편한 것 같다.

로터스, 그리고 경량화가 제공하는 가장 큰 즐거움은 회전에 있다. 엑시지를 탈 때는 몸이 기억하는 일반적인 차의 한계는 잠시 잊어야 한다. 평소처럼 회전하면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다. 조금 빠르지 않나 싶을 정도로 속도를 올려야 차가 반응을 한다. 어지간해서는 타이어에서 소리도 나지 않고 몸이 쏠리는 일도 없다.

회전할 때는 그야말로 퓨어하다. 달려 있는 TCS는 거의 장식이다. 엑시지의 TCS는 마른 노면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봐야한다. 코너의 정점에서는 언더와 오버스티어가 순간적으로 교차하고 이럴 때 스티어링으로 계속 조향하면서 치고 나가야 한다. 회전하면서 가속 페달을 밟아도 뒤의 움직임이 크지 않고 입력한 대로 출력해 낸다. 엑시지로 회전을 즐기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팔 힘은 필요하다.

작은 운전대는 세미 슬릭 타이어만큼이나 그립이 좋다. 손에 땀이 잘 나는 편인데도 짝짝 달라 붙는다. 파워 스티어링이 아니라서 무거운 건 감안해야 한다. 그 옛날의 (앞에 엔진이 있는)프라이드도 이렇게 무겁지 않았는데 엔진이 뒤에 있으면서도 꽤 무겁다.

브레이크는 굳이 말할 필요없이 좋다. 단순히 제동력만 좋은 게 아니라 제동 시 자세도 죽여준다. 급제동 하면 노즈 다이브 없이 차 전체가 가라앉는 느낌을 받는다. 거기다 급제동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여건이 주어진다. 보통은 급제동 했을 때 시트에서 몸이 움직이고 이에 따라 최대의 다리 힘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가 있다. 하지만 엑시지는 엉덩이 끝으로 완전히 몸을 지지하고, 있는 힘껏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는 환경이 된다. 급제동의 끝에서 타이어가 숨 넘어가는 소리를 내긴 하는데 이마저도 듣기가 좋다.

엑시지를 운전할 수 있는 조건은 정확하게 차의 성격을 이해해야 하고 소음에 관대해야 하며 회전을 즐거워 해야 한다. 수동을 몰 줄 아는 것도 필수이다. 그리고 꽤 많은 돈이 필요하다. 모든 옵션을 다 선택하면 1억이 넘는다. 로터스 엑시지 시리즈는 세컨드 카를 넘어 거의 서드 카의 개념이다.

로터스 엑시지 S240 주요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3,785×1,850×1,117mm
휠베이스 : 2,300mm
트레드 (앞/뒤) : 1,457/1,506mm
최저 지상고 : 130mm
중량 : 935kg

엔진
형식 : 1,796cc 직렬 4기통 DOHC 수퍼차저
최고출력 : 242마력/8,000rpm
최대토크 : 23.0kg.m/5,500rpm
보어×스트로크 : 82.0×85.0mm
압축비 : 11.5:1
구동 방식 : MR

변속기
형식 : 수동 6단
기어비 : 3.116/2.050/1.481/1.166/0.916/0.815
최종감속비 : 4.529

섀시
서스펜션 (앞/뒤) :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 앞-195/50/16, 뒤-225/45/17

성능
0-100km/h 가속 : 4.2초
최고속도 : 241km/h
연료탱크 용량 : 43.5리터
연비 : 11.0km/L

가격 : 1억 490만원 (부가세 포함)
(작성일자 : 2010년 1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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