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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선웅 | 내차가 오징어로 보인다 - BMW 520d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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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0-12-17 00:4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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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빈이 출연한 `아저씨`라는 영화를 보고 올린 한 여자분의 트윗을 보았다. 이런 내용의 글이었다.

"어제 `남자친구`와 극장에서 `아저씨`를 보았다. 2시간 가까이 `원빈`의 얼굴을 보다가 극장의 불이 켜지고 옆을 보니 웬 `오징어` 한마리가 나에게 `저녁 뭐 먹을까?` 하고 묻고 있었다."

한국사회 `아저씨`의 개념조차 바꿔버린 원빈의 `아저씨`는 그렇게 많은 서민남자들의 모습을 `오징어`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여기 어지간한 자동차들은 `오징어`로 만들어버리는 세단. BMW 520d를 만났다.

글,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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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하나로 모든 것을 말하는 BMW 520d
지난 8월초에 플래그십 모델로 출시된 BMW 520d는 수입차 9월 판매동향에서 BMW 603대를 판매하면서 수입차 디젤 세단의 강자인 폭스바겐 골프 2.0TDI를 밀어내고 9월 판매순위에서 베스트셀링 1위의 모델로 등극했다. 9월 수입차 시장에서 BMW는 1911대를 판매해 라이벌 메르세데스-벤츠(1,452대)를 누르고 브랜드별 판대대수 1위를 차지했다.

국내 판매중인 BMW의 5시리즈는 현재 6종. 가솔린엔진이 장착된 523i, 528i, 535i, 550i xDrive 와 디젤엔진이 장착된 520d, 535d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가장 저렴한 모델은 6,240만원의 520d. 일단 5시리즈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면 가격면에서도 매력적이다. 550i의 경우 520d의 두배에 가까운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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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520d는 기존 BMW 520d의 4기통 2리터 디젤엔진과 같은 엔진이다. 하지만, 세팅을 달리해 이전보다 연비와 성능이 향상되었다. 최고출력은 177마력에서 184마력으로 올라가면서 구형보다 출력이 좋아졌으며 최대토크 또한 35.7kg․m에서 38.8kg․m로 높아졌다. 급가속시 종종 휠스핀이 일어날 정도. 구형이 1750~3000rpm 사이에서 최대토크가 나오는 데 비해 신형은 1900~2750rpm으로 폭이 약간 좁아졌다.

향상된 성능은 실제 주행에서도 느껴질 만큼 변화의 폭이 크다. 1.7톤의 육중한 차체를 8.1초 만에 100㎞/h까지 끌어올린다. 225㎞/h에서 속도제한이 걸려있으나 엔진은 아직 힘이 남아있음을 알 수 있다. 시승 중 `가솔린보다 잘나가는 것 같다`고 농담처럼 얘기를 했었는데 실제 523i와 제로백을 비교해보니 520d가 8.1초로 0.4초가량 빨랐다. 배기량의 차이를 토크로 극복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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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도 성능이지만 무엇보다 520d를 빛나게 하는 것은 바로 연비이다. 구형 엔진은 연비가 15.9km/ℓ였지만 신형은 18.7km/ℓ라는 놀라운 연비를 나타낸다. 경차와 맞먹는 이 연비는 실제 경험하기 전에는 믿기가 힘들다. 어느 순간보다 연비를 비교하는 순간이 가장 내 차가 오징어로 보이게 되는 때가 아닐까. 250km정도를 달린 시승에서 기록한 평균 연비는 16.1km/L. 시승을 위해 잦은 가속과 급정거, 시내주행까지 병행되었음에도 경차 연비에 육박하는 수치를 나타냈다. 타이어를 연비향상을 위한 타이어로 바꾼다면 좀더 나은 연비를 기대할 수도 있겠다. 이 말은 반대로 생각하면 만족스러운 동력성능이지만 좀 더 나은 성능을 위해선 주행성능을 강조한 타이어로 바꾼다면 조금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타이어,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차량의 움직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결합된 8단 변속기는 가감속시마다 분주하게 움직인다. 100km/h까지 세차례나 변속되며 최고 속도는 7단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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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도로위를 달리다 잠시 정차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니 그제서야 이 차에 디젤엔진이 실려있음을 귀를 통해 실감하게 된다. 실내에서는 디젤이라는 사실을 잊을 만큼 소음처리가 잘되어 있다. 같은 배기량의 디젤엔진이 탑대된 120d나 320d의 경우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이 만만치 않은 반면 차체 하부와 엔진룸간의 방음처리가 잘된 520d의 경우 차에서 내려야 디젤엔진의 격한 소음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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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솔린모델에 비해 빠진 부분이 있긴 하지만 5시리즈의 기본적인 편의장비는 갖추고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나 주차 보조시스템, i 드라이브 같은 기능이 적용돼 기본적인 편의장비 수요를 만족시켜 준다. 주행중 자동으로 주차브레이크를 걸어주는 오토홀드 기능도 유용하다. 하지만, 전화이용시 블루투스기능을 지원하지 않고 후방카메라가 장착되지 않은 부분은 아쉬운 부분. 가장 저렴한 5시리즈라는 부분에서 위안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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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의 단점을 지적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그리고 독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데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단점을 찾기 참으로 힘든 차량을 종종 만나기도 한다. 올해 만난 시승차량 가운데 가장 힘들었던 차량이 바로 520d이다. 5미터에 유박하는 차체를 가지고 경차수준의 연비와 잘나가는 중형세단의 성능을 겸비했다면 참으로 지적거리를 찾기가 난감하다. 거기다 구형보다 싸진 가격은 `돈만 있다면` 전시장으로 달려가고 싶은 충동을 가지게 한다. 다시 한번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결의를 다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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